스레주는 올해로 18살되는 훈남..은 아니고 평범한(?) 남학생임. 노는거 좋아하고, 공부는 지극히 싫어하는.. ㅎㅎㅎ 사실 스레주는.. 평범하다기 보단.. 무지막지한 관종임. 그렇다고 길거리에서 빼애애액 하고 소리지르는 건 아니고, 장난치는 걸 무지 좋아한다. 오늘은 그런 장난들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당
◆7atuq0ldBgp2019/01/20 20:13:42ID : s9AjdvdvjAl
지금 다니는 학교에서의 관종짓의 서막은 입학식 당일부터였음. 중학교 동창이자 지금 내 여친(당시엔 아니었음)인 포테토(별명)와 같은 반에 배정받았음. 저 친구 별명이 왜 포테토냐면, 우리집에서 졸업파티 할 때 혼자서 포테토칩 다섯봉지를 먹어치웠음. 그냥 포테토칩만 좋아하는 친구임. 스윙칩이나 포카칩은 거들떠도 안보더라고...
◆7atuq0ldBgp2019/01/20 20:15:42ID : s9AjdvdvjAl
또 다른 중학교 동창 새치라는 친구랑도 같은반에 배정받아서 안면있는 친구는 총 세명이 되었음. 우리는 일단 입학 첫 날이라 무시받지 않기위해 인상을 팍 쓰고 아침 7시에 젤 먼저 반에 들어가서 뒷자리를 다 찜해놨음. 근데 나중에 쌤이 자리를 섞으셨음. aㅏ..
◆7atuq0ldBgp2019/01/20 20:17:22ID : s9AjdvdvjAl
우리 학교는 의무적으로 학술동아리랑 자율동아리를 가입했어야 했는데, 학술동아리는 매주 일정한 시간마다 자리 앉아있으면 생기부 채워주는거라 진로에 맞게 들면 됬는데, 자율동아리가 문제였음. 자율 동아리는 대부분 음악,체육,미술 등 노는시간(?) 과목들로 편성 가능한거라 그냥 친한애들끼리 모여서 놀다가 생기부 적히고 그런 거였음.
◆7atuq0ldBgp2019/01/20 20:19:24ID : s9AjdvdvjAl
자율 동아리는 4명 모아서 새로 편성해도 되고 기존 동아리에 가입해도 됐는데, 천성 아싸인 우리 3인방은 남들과 섞이기를 거부하며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었음. 동아리 창설 신청서를 들고 담당 쌤을 찾아갔는데!!
담당 쌤: 너흰 3명인데? 동아리 개설은 4명부터 가능해^^
나: 사실 저희 친구 한명이 은신술을 쓰고 있는중이거든요..
담당 쌤: 벌점 받고 싶다는 말을 왜 그렇게 길게 하는거니?^^
나: 제송합니다..
◆7atuq0ldBgp2019/01/20 20:22:03ID : s9AjdvdvjAl
동아리 창설을 거부당한 우리는 침울해져서 한숨을 팍팍 내쉬었음. 다른 애들이랑은 죽어도 놀기 싫었던, 사실 싫었다기 보다는 다른애들이랑 섞이기 좀 부끄러웠던 그때는 ㄹㅇ 큰 고민이었음. 근데 우리 친구 새치가 이 고민을 단박에 해결해줬음. 같은반에 새치의 친구(동창은 아닌데 모종의 이유로 친했음)가 있던 거임. 그 친구는 검정고시 출신자라서 아는 사람이 없던차에, 새치가 낚아옴. 그 친구 별명은 우유였는데 피부가 많이 하얘서 우유였음.
◆7atuq0ldBgp2019/01/20 20:24:22ID : s9AjdvdvjAl
우린 당당히 4명이라는 머릿수를 채우고 담당 쌤을 다시 찾아갔음. 이번엔 빠꾸 안당하겠지!!!!!@!!!
나: 쌤 4명 채워왔습니다
담당 쌤: 음~ 동아리 주제는?
나: 네???
포테토: 음악동아리요!!!
나: 네?????????
새치: 네!! 저흰 음악인이 될 운명들입니다!
담당 쌤: 그래.. 동아리 승인 된거구 내일까지 동아리 이름이랑 주제, 목표같은거 정리해서 ppt 해와^^
◆7atuq0ldBgp2019/01/20 20:26:55ID : s9AjdvdvjAl
졸지에 나는 생각에도 없던 musician이 되어버렸음. 근데 뮤지션 철자가 저게 맞나? 암튼 우린 동아리명을 정해야했음. 동아리명은 그 동아리의 정체성이자 얼굴이니까 굉장히 엄청 많이많이 중요했음.
나: 우리 동아리 이름은 스레주와 친구들로 하자. 내가 대장이니까.
포테토: 우유야 무시해 쟤 특기가 개소리를 길게 하는거야.
새치: 동아리 이름 큐티뽀쨕으로 하면 안대..? 그게 좋지 않을까..?
나: 어째선데
새치: 그냥.. 귀여우니까 ㅎㅎㅎ
◆7atuq0ldBgp2019/01/20 20:29:50ID : s9AjdvdvjAl
귀엽다는 이유로 동아리 이름을 큐티뽀쨕이라고 짓자고 했음. 음악과는 전혀 상관없는 큐티뽀쨕으로!!!! 차라리 스레주와 친구들이 더 나았겠지만 내 의견은 묵살당한 상태라서 일단 이름 후보에 큐티뽀쨕이 올라갔음. 그때 한 마디도 않던 우유가 조용히 입을 열었음.
우유: 음악동아리니까.. 더뮤지션 어때...?
나: 그거 게임이름 아냐?
포테토: 지금까지 나온것중에서는 저게 제일 정상적이야..
◆7atuq0ldBgp2019/01/20 20:31:49ID : s9AjdvdvjAl
나: 아니 그럼 너도 의견을 내봐 테토야!! 왜 자꾸 태클거는데!!
포테토: 어?? 음.. 난 그냥 더뮤지션에 표 줄게 ㅎㅎㅎㅎ
나: 나도
새치: 나도
우유: 그럼 여따가 더뮤지션이라고 쓴다..?
그렇게 길고 거친 논쟁끝에 우리 동아리 이름은 더뮤지션이 되었음. 실제활동은 음악과 전혀 관련이 없었지만 아무튼 더뮤지션이 되었음. 더뮤지션 게임을 좀 아주 많이 하긴 했는데 암튼 더뮤지션이 되었음.
이름없음2019/01/20 21:04:51ID : mslvh8005O2
훈남에서 잠깐 설렜잖냐
이름없음2019/01/21 00:12:32ID : anAZdClvg6k
보고있다!
이름없음2019/01/21 00:23:51ID : SE4FiphAnSG
보고있어 재밌다 ㅎㅎ
이름없음2019/01/21 02:11:34ID : k5XBy42FdzT
오 재밌당
이름없음2019/01/21 04:08:44ID : eGla7dWmE4L
먼뎈ㅋㅋㅋㅋㅋ
◆7atuq0ldBgp2019/01/21 21:16:53ID : s9AjdvdvjAl
미안해 친구들.. 내가 어제 이유를 모르겠는데 픽 잠들어서 ㅋㅋㅋㅋㅋ 오늘 이어서 한다!
◆7atuq0ldBgp2019/01/21 21:18:19ID : s9AjdvdvjAl
일단 동아리가 만들어진 기념으로 우리 넷은 친목도모를 위한 회식자리를 가지기로 했음. 회식메뉴는 삼겹살!! 사실 치킨, 초밥 등등 의견은 많았는데 네이버 제비뽑기로 결정한 결과 삼겹살이 되었음. 제비뽑기 결과에.. 승복해야해..
◆7atuq0ldBgp2019/01/21 21:20:53ID : s9AjdvdvjAl
한창 맛난 삼겹살을 우걱우걱 씹고 삼키고 있는 와중에 우유가 잠시 화장실을 간다고 자리를 비움. 그때 갑자기 새치가 마치 걸신이 들린것 마냥 웃어댐
나: 친구야 니가 드디어 죽을때가 되었는갑다 밥 먹다 이렇게 웃어싸는걸 보면..
새치: 얔ㅋㅋㅋㅋㅋ 우리 우유 컵에다가 장난칠래???
나: 오??? 미친??
새치의 제안은 이랬음. 우유가 마신 콜라컵에다가 슬쩍 식초, 간장같은걸 넣어보자는 거임. 포테토도 동의한 가운데 나는 떨리는 손으로 간장 한 방울을 살짝 떨어뜨렸음
◆7atuq0ldBgp2019/01/21 21:22:24ID : s9AjdvdvjAl
새치: 너무 쩍은거 아냐?? 더 넣어야할 것 같은데
나: 아냐아냐 잠만 ㅋㅋㅋㅋ 이 정도면 충분할 듯
그동안 우유는 자기 컵에 무슨 사변이 일어난지도 모르고 싱글벙글 앉아서 콜라를 쓱 들이켰음.
나: (꿀꺽)
우유: 콜라 왤캐 맛있냐?? 코카콜란가??
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새치: 앜ㅋㅋㅋㅋㅋㅋ
우유: ??? 너네 사레 들림?? 왜 그래..
◆7atuq0ldBgp2019/01/21 21:25:42ID : s9AjdvdvjAl
그렇게 우유는 자기 잔에 뭐가 들어갔는지도 모르고 맛있게 콜라를 들이켰음. 장난기가 왕창 발동한 나는 슬쩍 우유의 티셔츠에 간장을 묻혔음.
나: 야 우유야 너 어깨에 뭐 묻었다
우유: 엥? 아.. 기둘 장실가서 빨고옴
이때 새치와 눈이 마주쳤음. 이번엔 우유가 사이다를 마시고 있었기에 티나는 간장 대신 식초를 넣어보기로 함.
나: 이번엔 좀 많이 넣어서.. 으어럭ㅊ얼
새치: 야 이 손 장애같은 자슥아 아휴..
내가 실수로 그만 식초 한 통을 사이다 잔에 쏟아버림; 식초가 원래 별로 없긴 했는데 굳이 따지자면 적어도 반 모금 정도가 잔에 섞임 ㅋㅋㅋㅋㅋㅋㅋㅋ
◆7atuq0ldBgp2019/01/21 21:28:44ID : s9AjdvdvjAl
옷을 다 빨고 온 우유는 이번에도 목이 탄다면서 사이다를 벌컥벌컥 들이켰음. 근데 식초가 너무 많이 들어갔는데.. 우유는 그만 사이다를 바닥에 뿜고 말았음
포테토: 헐 우유야 왜 그래 속 안 좋냐?
나: 얘가 얘가 왜 마실걸 뱉어
새치: 바닥 어띃게 닦지/;;;
우유: 야...
우유가 순간 개빡친 눈으로 우리를 내려다봤음. 난 그때 하나도 안 무섭긴 개뿔 슬쩍 쫄아가지고 아무말도 못하고 눈깔고 있었음.
우유: 아...ㅆ
나: (ㄷㄷㄷㄷㄷㄷ)
우유: ㅆ..ㅂ 이거 상한 사이다 같은데.. 이 쉑기들 손님한테 상한걸 팔아?
나: ????????
◆7atuq0ldBgp2019/01/21 21:31:37ID : s9AjdvdvjAl
상한거라니요 좀 신내가 많이 나겠지만 아까까지 님이 잘 드시고 계신건데 아무튼 우유는 사이다가 상했다고 생각하고 직원한테 따지려고 함
나: 우유야 일단 참고 다음에 와서 따지는게 어떨까?
우유: 개소리여 지금 아님 언제 따져; 먹는걸로 장난치는 것들은 불빠따로 후두려줘야됌 ㄹㅇ
나: 그치만 실수일 수도 있으니까..
우유: 실수는 얼어죽을 나도 실수로 여기 사장 얼굴 좀 패고싶다
나랑 새치는 우유를 붙잡고 옥신각신하고 있었음. 잘못되면 ㅈ되니까.. 그때 나는 당시 17년 인생동안 얻어온 모든 정수와 지혜를 이용해 상황을 바꿔버렸음.
나: 그거 사실 새치가 식초 한 통 부어서 그래,.. 내가 하지 말랬는데.. 하..
새치: ???????????
포테토: 마자 나도 봄 새치 욕먹을까봐 말 못했어 고멩네
우유: 아 ㅆ 너였냐??????
새치: 아니 잠시만 내가 아니라
우유: 변명을 하지마라 (스윽)
그날 새치는 9번 맞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