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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JU5go6i8rx 2019/01/27 17:01:58 ID : vfU6rwE66rx
ㅎㅎ 괴담판에서 넘어온 스레임
◆2JU5go6i8rx 2019/01/27 17:03:00 ID : vfU6rwE66rx
아빠는 우리집의 가장이랍시고 엄마를 부려먹었다. 엄마가 만들던 음식마다마다 토를 달았고, 자기 마음에 안맞으면 크게 소리를 쳐 우리 가족들을 덜덜 떨게 만들었다. 엄마와 아빠가 싸울때면 내가 사라졌음 좋겠다고 생각했다. 음.. 싸움이 아니려나. 대부분 아빠 혼자 고래고래 소리치는게 일수였다. 씨x년아 썅x아 개x아 듣기도 싫은 말을 어찌도 그리 래퍼처럼 뱉어내는지.. 아가리를 벌려 안에 목구멍에 걸레가 있나 확인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2JU5go6i8rx 2019/01/27 17:03:39 ID : vfU6rwE66rx
그런 상스러운 말을 내뱉던 아빠가 손찌검은 안했을까. 학교 끝나고 폰을 키니 문자와 전화가 몇십통 와 있더라. 알고보니 엄마에게서 온 것 들이었다. [엄마:땡땡아] [엄마:엄마 진짜 죽고 싶다] [엄마:내가 왜 사는지 모르겠다.] 대부분 이런 내용의 문자였다. 중간중간 오타가 난 것 보니, 아마 엄마는 내게 수십통의 문자와 전화를 걸면서 하염없이 울고 있던 거겠지. 깜짝 놀란 나는 엄마한테 뭔 일이냐 물어봤다.
◆2JU5go6i8rx 2019/01/27 17:04:38 ID : vfU6rwE66rx
왜그래 엄마 하면서 급하게 문자를 넣어봤다. 전화는 안받더라. [엄마:엄마 아빠한테 맞았어] [엄마:아주 쎄게 머리를 때리더라] [엄마:아빠한테 엄마가 말했다 하지 말고..] [엄마:아빠한테 얘기 꺼내지마.] 손이 덜덜 떨렸다. 사실인가 눈을 퍼뜩퍼뜩 감았다 떠보기도 했고. 여러분은 이 좆같음과 서러움, 분노가 동시에 합쳐졌을 때의 심정이 어떤지 아는가. 아빠라고 부르기 더러울 정도로 그 사람이 역겨워졌다는걸.
◆2JU5go6i8rx 2019/01/27 17:05:28 ID : vfU6rwE66rx
한동안 우리집은 분위기가 어두웠다. 그 사람 얼굴이 보기 싫어 방에만 쳐박혀 있곤 했다. 근데 그 사람은 뭘 잘했다고 밥은 다 같이 모여 먹기를 원했는지, 밥 먹을때마다 목구멍에 뭐가 넘어가는지도 모르는 채 아무거나 입에 쑤셔넣었다. 그 와중에 그 사람은 엄마와 화해하고 싶던 모양이었다. 사과가 아닌 화해 말이다. 그 사람은 시도때도 없이 엄미한테 사과를 했고 엄마는 불쾌하고 더러운 기분을 애써 감추고 받아주는 듯 했다. 하지만 사람이 어디 변하겠는가. 그 후로도 엄마를 폭행하고 내게 씨x련아 하면서 주먹을 날리려 했던 그 순간을 나는 기억한다. 그 날의 분노와 두려움. 중학생 소녀는 덩치 큰 아저씨한테 쨉도 안된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고서는 허탈함에 벽에 기대고선 한없이 울었다.
◆2JU5go6i8rx 2019/01/27 17:06:28 ID : vfU6rwE66rx
*** "뭐 그런거 갖고." 식사중이었다. 아빠는 일을 나간 평화로워야 할 주말 낮이었다. 엄마는 어이없다는 표정과 함께 친할머니를 바라봤고 나 또한 분노섞인 눈빛을 쏘아댔다. "남자가 일을 하는데 스트레스 좀 받을 수 있지. 니가 당연히 참아야 할것들이다." 누군가 내 머릿속에서 어이 한뭉치를 꺼내간것 같았다. 이보세요, 할머니. 미안한데 우리 엄마도 발로 뛰는 직장인인데요? 엄마는 어깨를 한껏 움츠리고 밥을 깨작깨작 먹었다. 그새 엄마가 해준 음식들을 다 먹은 할머니는 매너없는 트림을 하고선 방으로 들어갔다. 또다시 분한 기분이다. 엄마의 어깨가 저리 작아진걸 보니 내가 대신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한 나는, 할머니를 따라 방에 들어갔다. "밥 안먹고 어디가?" "잠깐만, 엄마."
이름없음 2019/01/27 17:07:14 ID : vfU6rwE66rx
"할 말이에요?' 할머니께 대뜸 물었다. 할머니는 내려보는듯한 눈을 하고서는 뭘?이라며 되물었다. 나는 일부러 보라며 싸가지 없는 표정을 하고선, 하! 라며 추임새를 붙였다. "내 애비가 그러는거, 당신 남편때문이잖아." 미친짓이었다. 아무리 내가 그 사람의 유전자를 갖고 태어났다 해도 한평생 살면서 애비라는 말을 쓴 적 없다. 그리고 저렇게 싸가지 없게 군 적도 없다.
◆2JU5go6i8rx 2019/01/27 17:08:08 ID : vfU6rwE66rx
할머니는 충격을 먹은 표정을 하고선 몇초간 아무 말을 못했다. 그리고 정신을 차렸는지 얼굴을 구기고 떠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씨부렸어, 이년아..?" 이성을 잃은 나는 팔짱을 끼고선 여유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신 남편도 당신 때렸다며. 우리 애비가 당신 남편 닮은거 아니야? 걸레같은 말투는 당신을 닮은건가? 아 진짜 웃긴다." 퍽. 주먹이 날라왔다. 어찌도 저리 작은 노인의 체구에서 이런 힘이 났는지, 코에서 피가 줄줄줄 샜다. 갑작스런 주먹에 나는 한동안 벙쪄있었고, 몇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소리를 듣고 온 엄마는 씩씩대는 할머니와 피를 흘리는 내 모습에 눈물을 흘렸다.
◆2JU5go6i8rx 2019/01/27 17:09:49 ID : vfU6rwE66rx
나는 벙찐 상태에서 손에 묻은 피를 확인했다. 눈물이 나오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좆같은 환경에서 참고 버틴 내공을 활용하여 눈물을 티 안나게 걷어내곤, 할머니를 노려봤다. "뭐라고 씨부렸어 걸레년아." 할머니는 여전히 씩씩거리며 욕을 뱉었고 엄마는 나를 붙잡고 그만하라며 울었다. 나는 그런 엄마를 감싸안고선, 등을 토닥이고 큰 소리로 말했다. "엄마. 걍 이혼하자. 내 애비는 저 사람한테 맡기고. 자기 아들인데 어화둥둥 잘 감싸고 살겠지. 그러니까 지금도 그 새끼 인성이 그런거겠지. 엄마 나도 못참겠어 이제. 우리 나가서 살자." 엄마는 말없이 울기만 할 뿐이었다. 할머니는 기가 차다는 듯 어이고, 어이고야, 애써 키워줬더니만 저런식으로 커? 라는 듯 악설을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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