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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2/02 12:02:10 ID : 3SE7cK3Xs4E
참 라이트노벨 같은 제목이고 실제로 내용도 그렇긴 하지만... 아무튼 재밌게 봐줬으면 해! 제목을 바꿨어...ㅋㅋㅋ.. NTR은 빼앗기다, 정도로 보면 되고 NTL은 빼앗다, 정도로 보면 될것 같아. 내가 원래 매번 소설을 쓰다 마는데... 익명 사이트라도 이런식으로 올리면 이번엔 진짜 제대로 끝낼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올려봐.
이름없음 2019/02/02 12:02:37 ID : 3SE7cK3Xs4E
프롤로그 어느 무더운 여름날, 손님 몇명 없는 작은 카페. 그곳에는 두 남녀가 마주보고 앉아있었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는 애정이라고는 담겨있지 않아, 싸늘하게 식어있을 뿐이었다. 남자가 뭐라 입을 열수 있기도 전에 흑발의 직모를 포니테일로 해서 묶은 여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너, 바람폈지?" 여자의 말에서는 감정을 잡아낼수가 없었다. 화가 난것 같지도, 슬퍼하는것 같지도 않았다. 그리고 그를 알고 있기라도 하듯, 남자 역시 감흥없어 보이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야. 우리, 어차피 서로 안 좋아하는거 알아. 그렇다곤 해도 바람을 피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하지 않아? 차라리 깔끔하게 헤어진 다음이면 모를까." 여성은 일관된 높낮이로 남성을 쏘아붙였고, 그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있다가 결국에는 입을 열었다. "그래 미안하다. 그럼 헤어지자." "그래." 그대로 두 사람은 누가 뭐랄것도 없이 일어서서 카페를 나서 각자 자신의 목적지로 향했다. 그렇게도 쉽고 , 별거 아닌 이별이었다. 아무런 아쉬움도, 슬픔도, 아픔도 남지 않은 이별. 그런 헤어짐.
이름없음 2019/02/02 12:03:02 ID : 3SE7cK3Xs4E
1화 - 만남 그렇게 쉽고 간단했던 이별 뒤에 남자에게 찾아온 감정은 개운함이었다. 여자에게 찾아온 감정은 황당함. 처음엔 두 사람도 서로 사랑했었다. 다른 커플들처럼 너무 좋아서 만나기만 해도 꺅꺅 거리는 정도는 아니었어도 나름 달달하게 사귀고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이렇다 할 계기도 없이 두 사람은 서서히 식어가기 시작했다. 남자는 여성과 헤어지지도 않은채 바람을 피우기 시작했고, 여성은 남성에게 무관심했다. 두 사람은 서로 연락도 하지 않고 그렇게 지내다가 바로 어제, 결국 이 관계의 끝을 맺기로 결심했다. "화영아, 너 남자친구랑 헤어졌다며?" 이화영. 바로 얼마전에 7개월간 사귀던 남자친구와 이별을 맞은 여성의 이름이다. "응." "그래, 잘했어. 그런 쓰레기랑은 헤어지는게 나아." "응." 화영은 감흥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녀의 친구, 강예린이 그런 화영을 빤히 바라보다 궁금하다는 듯이 물었다. "야 그래도 이렇게 그냥 아무것도 안할거야?" "뭘?" "복수라도 해야지." "무슨 복수?" "야 그도 그럴게 그 새끼 바람 핀거잖아. 아무리 서로 안 좋아하고 있었다 해도 그렇지... 상대한테도 예의가 아니고." "응 뭐 그렇지." 사실 그건 화영도 동의하는 바였다. 아무리 서로 좋아하지 않는다곤 했어도 당당하게 바람을 피는것은 확실히 좋은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화영은 관심이 없었다. 그가 뭘하던 말던, 그녀와는 관계 없는 거였으니까. "야 하다못해 상대 여성에게 알려주는게 낫지 않아?" 예린이 말하자 화영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내가 왜?" "상대 여성분도 알건 알아야 할거 아니야." "내가 알려줄 필요는 없잖아." "그건 그렇지만 말이지~... 그래도 왠지 찜찜하잖아." "그런가?" "그래그래." "그냥 예린이 네가 오지랖이 넓은거야." "네가 너무 남일에 관심이 없는거겠지."
이름없음 2019/02/02 12:03:26 ID : 3SE7cK3Xs4E
결국 그 말을 끝으로 두 사람은 자연스레 다른 주제로 이야기를 넘겼다. 두 사람의 관계는 이런 것이었다. 서로 꺼릴것도 없고, 숨길것도 없는 편한 관계. 하지만 서로 선을 정해두고 그 선 너머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았다. 화영은 관심 없다는 듯이 말했지만 사실 그녀도 예린의 말이 걸리긴 하였다. 확실히 상대 여성분은 그 남자가 바람이나 피고 다니는 쓰레기라는 사실을 모를수도 있다. 아니, 모를것이다.그렇다면 알려주는게 옳겠지. 하지만 화영에게는 그렇게 해야할 의무도 없었고 무엇보다, 화영은 상대 여성을 알지 못했다. 화영이 그녀의 전남친이 바람을 피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것도, 우연히 그가 이세희,라는 여성과 나눈 문자내용을 읽게 된 것 뿐이었으니. 애초에 그가 숨기려고 하지도 않았기에 그가 바람을 피고 있다는걸 알아차리는 것은 꽤나 쉬웠다. 결국 화영은 알려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해봤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상대에게 가서 "그쪽 남친이 바람피고 있어요" 라고 하기에는 조금 허들이 높았기에 결국 그녀는 그냥 이 일을 잊어버리기도 했다. . . . 그렇게 화영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녀만의 생활을 즐겼다. 그녀의 머릿속에서 이미 김태준이라는 이름의 전남친은 잊혀져 가고 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이미 잊고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토요일, 그녀는 우연히 길거리에서 그녀의 전남친, 김태준을 보게되었다. 한 여자와 함께. 물론 그녀는 별 생각은 없었다. 화영은 두 사람을 힐끗 보고는 그대로 시선을 돌렸다. 그렇게 주말이 지나가고 월요일이 돌아왔을때, 화영의 머릿속에서 그 두사람은 이미 잊혀진지 오래였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는 두 사람에게서 시선을 돌리는 순간 이미 그에 대해 잊고 있었다.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 그러던중, 캠퍼스 내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 돌아보자, 그곳에는 바닥에 전공책과 종이가 여기저기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사람도 같이. 화영은 그녀를 도와주기 위해 다가갔다. 그녀는 아무 말 없이 종이와 전공책을 주워다가 그 사람에게 건네주었다. "아 저기.. 가, 감사합니다!" 화영은 그 말에 대답대신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대신하고는 손을 뻗었다. 바닥에 주저앉아있던 여성은 망설이더니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섰다. 화영은 여성이 일어나자 쭈그려 앉아서 더러워진 그녀의 바지를 손으로 툭툭 털어주었다. "아 제, 제가 해도 되는데..." 여성의 말을 들은건지 안 들은건지, 화영은 대답도 하지 않은채 그녀의 주머니에서 검은색 손수건을 꺼내 여성에게 건넸다. 여성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화영은 답답하다는 듯이 여성의 손목을 쥐고는 그녀의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했다. 넘어질때 손으로 바닥을 짚을때 손바닥에 상처가 생긴듯, 여성의 손바닥은 빨갰다. "아...." 눈치채지 못했다는듯 여성은 멎쩍게 웃었고, 화영은 아무말 없이 여성의 손바닥을 털어주었다. 화영이 무심코 여성의 얼굴을 보자, 여성의 얼굴은 부끄러움 때문인지 빨개져 있었다. 그리고 화영은, 그녀가 어딘지 낯이 익다-까지는 아니었어도 어디선가 본적 있는 얼굴이라는걸 깨달았다. 화영은 사람의 얼굴은 잘 기억하지만 관심이 없으면 금방 잊어버리기 때문에 이런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했다. 얼굴은 본적이 있는데 누군지는 모르는 경우. "저기." "아, 네!" "저희, 어디선가 만난적 없어요?" 화영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네? 아, 아뇨 없는것 같은데..." "아 그래요? 죄송해요. 어디선가 본적 있는 얼굴이라. 제가 착각했나봐요." "아니에요, 제가 흔하게 생긴 얼굴이라 그런 말 자주 들어요." 여성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화영은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긴뒤 조심해서 다니라는 말을 남긴뒤 다시 가던 길을 재촉했다. 다음 강의실이 먼건 아니었지만 예상치 못한 만남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촉박해진 화영은 발걸음을 빨리했다.
이름없음 2019/02/03 06:26:25 ID : 3SE7cK3Xs4E
2화 - 네토리 여성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그 대답을 들은 화영은 그냥 그런가보다-하고 넘긴뒤 조심해서 다니라는 말을 남긴뒤 다시 가던 길을 재촉했다. 다음 강의실이 먼건 아니었지만 예상치 못한 만남이 있었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촉박해진 화영은 발걸음을 빨리했다. +++++++++++++++++++++++++++++++++++++++++++++++++++++++++++++++++++++++++++ 화영이 예린과 함께 카페테리아에서 점심을 먹고 있던 도중, 카페테리아 내에서 불안하다는 듯이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는 한 여성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아까 캠퍼스 내에서 요란하게 넘어졌던 여성이었다. "흠..." 역시 어디선가 본 얼굴이란 말이지-그렇게 생각하며 화영은 입에 있는 음식을 우물거렸다. "왜 그래?" "아니 저기 저 여자분." "누구?" "저 갈색 단발." "아... 세희 선배?" "왠지 익숙한 이름인데... 아는 사람이야?" "아는 사람이라기보다.. 유명한 사람?" "우리 과?" "아니, 육아학과." 기계공학과인 두 사람과 육아학과의 사람은 전혀 연이 없었다. 어째선지 두 학과의 건물은 꽤나 가깝게 붙어있었지만 같은 학과 내에서도 그닥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는 화영이나 예린이 육아학과 사람들과 안면이 있을리가 없었다. "육아학과? 넌 어떻게 알아?" "저 선배, 인기 많거든." "그래?" "응." 화영은 밥버거를 먹으며 관심없다는 듯이 답했다. "근데 저 선배가 왜?" "아, 어디서 본 얼굴 같아서." "그래? 캠퍼스 내에서 본거 아니야?" "그럴수도." "아 아니면... 전남친 바람 상대라던가?" 능글맞게 웃으며 농담을 던진 예린 덕에 토요일에 그녀가 봤던 광경이 화영의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 그렇네." "아하하하하하 역시 그렇구나~ 화영이 전남친 바람 상대였구나~" 화영의 대답에 예린은 어딘가 아픈 사람처럼 마구 웃기 시작했다. "아하하 그렇구나~" "응." "뭐가 응이야 응은!!!!!" "깜짝이야. 소리 지르지 마." "아니 전남친 바람 상대잖아?! '저 여우년이 내 남자를...!' 까진 아니어도 적어도 무슨 반응은 있어야 하는거 아니야?!" "왜?" "왜라니 하... 그래 넌 원래 이런 애였지..." "응." "에휴 난 모르겠다." "아..." "또 왜." "김태준 일, 말해줘야 하나?" "네 마음대로 해." "전엔 말하라며." "상대가 저 선배면 다르지." "그래?" "그래. 저 선배 유명하니까, 잘못하면 이상하게 소문날걸?" "무슨 소문이 나." "뭐 저 선배가 널 나쁘게 말할것 같진 않지만... 네가 저 선배 남친을 꼬셨다는 식으로 소문이 날수도 있지." "아 그래?" "흥미 있는 척이라도 하면 안되냐 좀." "관심 없어." "그래보여." 화영은 세희라고 소개받은 사람에게서 눈을 돌려 한입 남은 밥버거를 입에 집어넣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 . .
이름없음 2019/02/03 06:26:43 ID : 3SE7cK3Xs4E
며칠뒤, 다시한번 세희의 존재가 화영의 기억속에서 지워져 가고 있을 무렵, 그녀의 기억을 상기시키는 대화가 그녀와 예린 사이에서 오고갔다. "아 나 얼마전에 길에서 김태준 만났거든?" "김태준? 그게 누구-아. 응." "누구냐니.. 아무튼 그랬는데 너 말대로 세희 선배랑 같이 있더라." "말했잖아." "아 진짜 존나 짜증나 그 새끼. 당당한것도 정도가 있지." "응 뭐." 화영은 관심 없다는 듯이 휴대폰으로 눈길을 돌렸다. 그리고 예린은 그 모습에 더 답답하다는 듯이 말을 속사포로 내뱉었다. "아 진짜 그 새끼도 천벌받아야해. 아니, 야 너가 좀 뒷통수를 후려갈겨 주라니까?" "그래그래." 이 대화가 이미 귀찮아진 화영은 대충 대답했다. "그 뭐라 그러냐 네토리? 그거 해버려." "네토리? 애인 있는 사람 뺏는거?" "그래 그거. 아 물론 김태준 그 망할새끼 말고. 여자친구 쪽." 대답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화영을 보며 예린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야 아니 그 물론 농담-" "그거 재밌겠다." "뭐?" 하지만 화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린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이름없음 2019/02/04 10:09:18 ID : 3SE7cK3Xs4E
3화 - 희생의 대가 대답도 하지 않고 조용히 있는 화영을 보며 예린은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니었나, 하는 생각에 입을 다물었다. "야 아니 그 물론 농담-" "그거 재밌겠다." "뭐?" 하지만 화영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린의 상상을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었다. +++++++++++++++++++++++++++++++++++++++++++++++++++++++++++++++++++++++ "재밌겠다고?" "응." 나사가 어디 하나 빠진게 아니라 빠질 나사가 하나밖에 남지 않은것 같은 화영의 대답에 예린은 잠시 할말을 찾지 못하고 멍하니 있었다. "그럼... 할거야?" "응. 해보자." 그런 화영의 말에 예린은- "크으~ 역시 내 친구!! 그래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내가 다 도와줄게. 하자하자!" -열심히 맞장구를 쳤다. 누가 그랬지, 친구끼리는 닮는다고. 예린 역시 빠질 나사가 하나 정도밖에는 남지 않은 상태였던 것이다. "아 일단 뭐 뺏어서 사귀지까지는 않더라도, 헤어지게는 해야지." "응, 김태준이랑 계속 사귀게 둘수는 없으니까." "그렇지, 세희 선배도 알건 알아야 하니까." "응." 화영은 답지 않게 상기된 표정이었다. 언제나 진지하고 무서운 인상을 주는 사람이었지만 그녀는 이상한데서 불이 붙곤 했다. 그리고 그렇게 붙은 불은 물을 몇리터를 쏟아부어도 쉽사리 꺼지지 않았다. "그러면, 어떻게 할거야? 무작정 나타나서 '그쪽 남친이 사실 제 전남친이에요!' 라고 해봤자 안 믿을텐데." "일단은, 친해져야지." "친해진 다음엔?" "남자친구가 있냐고 떠보고, 하다가... 친해지면 자연스럽게 남친 자랑도 하겠지. 그러면 대충 사진도 보게 되겠지." "오 그러면 그때 딱!!" "저 사람 바람펴서 헤어진 내 전남친이라고 하는거지." "크으~~ 좋아좋아. 아 그대로 공략해버리는 거야. 엔딩을 보는거지." 미연시 덕후인 예린이 흥분해서 말했다. "현실은 미연시가 아니야." "주인공이 사기면 괜찮아. 꽤 비슷하게 이끌어갈수 있어." 예린은 화영을 가리키면서 말했고, 화영은 그 말에 대답도 하지 않은채 알쏭달쏭한 미소를 지었다. +++++++++++++++++++++++++++++++++++++++++++++++++++++++++++++
이름없음 2019/02/04 10:09:39 ID : 3SE7cK3Xs4E
바로 다음날, 화영은 바로 행동을 시작했다. 원래 남일에 관심 따위 없는 그녀였지만 그녀는 꼭 이렇게 좀 묘한 일에 흥미를 보이고는 했다. 어차피 같은 수업을 듣는곳은 꽤나 가깝기 때문에 오다가다 얼굴을 보는것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대신 그것을 지나치지 않고 인연으로 만드는것은 꽤나 어려웠지만. 화영은 그날의 마지막 강의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커피를 들고 걸어가고 있는 세희를 발견하곤 자연스럽게 그녀의 앞쪽에서 걷다가- "꺄악!" "아." -의도적으로 부딪혔다. 세희가 들고 있던 커피는 화영의 옷을 흠뻑 적셨고, 세희는 꺅꺅 거리면서 어쩔줄 몰라하고 있었다. "꺅! 죄송해요 이거 어떡해... 진짜 죄송해요! 세, 세탁비 드릴게요 그..." "아 아니에요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옷이야 빨면 되는 거니까." "아, 아니 그래도 저 그..." "괜찮다니까요." "아니 그래도 어떻게 그래요 으... 진짜 죄송합니다..." 그 말에 화영은 곤란하다는듯이 웃고는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면, 번호 좀 주세요." "네?" "빨리요." 세희는 영문도 모른채 자신의 번호를 화영의 휴대폰에 입력했다. 휴대폰을 받아든 화영은 만족스럽다는듯이 웃었다. "정 그렇게 죄송하시면 다음에 커피라도 사주세요. 그거면 되니까." "네? 아 네... 으... 죄송해요..." "오늘은 옷이 이래서 좀 어려울것 같으니까... 나중에 연락할게요. 시간 괜찮을때 커피 사줘요." "그, 그걸로 괜찮으시다면... 그렇게 할게요." 그럼 다음에 봬요-라고 짧게 인사한뒤 화영은 걸어가면서 예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야." "오 왜 그래? 네가 전화를 다 걸고." "번호 땄다." "번호를 땄다니 그게 무슨-아아아아아. 설마 세희 선배?" "응." "야 어제 말 끝내자마자 오늘 번호를 땄냐, 미친놈." "희생이 조금 있었지만." "희생? 무슨 희생." "제일 아끼던 셔츠에서 커피 냄새가 나고있어." "뭔말이야." "알아서 상상해." "뭐? 야 아니 전화를 걸었으면 설명을 제대로-" 설명이 귀찮아진 화영은 그대로 전화를 끊고는 그녀의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이름없음 2019/02/04 10:10:00 ID : 3SE7cK3Xs4E
4화 - 그때 그 커피숍 "희생? 무슨 희생." "제일 아끼던 셔츠에서 커피 냄새가 나고있어." "뭔말이야." "알아서 상상해." "뭐? 야 아니 전화를 걸었으면 설명을 제대로-" 설명이 귀찮아진 화영은 그대로 전화를 끊고는 그녀의 휴대폰을 바지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 전화를 끊은뒤 여러 위험한 단어가 나열된 문자 수십통이 화영의 휴대폰에 전송되었지만 화영은 크게 개의치 않고 철저히 무시했다. 그날 저녁, 화영은 예린의 문자에 답해주는것 대신, 세희에게 연락을 하는것을 택했다. 화영: 안녕하세요 세희 선배. 문자를 보낸뒤 답장이 오려면 좀 걸릴거라 생각해 화영은 눈을 감고 잠시 침대위에 드러누워 있었다. 그렇지만 채 5분이 지나기 전에 화영의 휴대폰이 진동하며 문자가 왔음을 알렸다. 세희: 누구세요...? 화영: 오늘 학교 끝나고 선배한테서 번호 따간 사람이요. 세희: 아 그 커피... 화영: 네 커피요. 세희: 아 죄송해요 ㅠㅠ 화영: 괜찮아요. 세희: 제가 워낙 조심성이 없어서... 화영: 괜찮아요. 커피 사주시기로 하셨잖아요. 세희: 네... 화영: 시간 언제 괜찮아요? 세희: 음.. 내일은 강의 없어서 하루종일 한가하긴 한데... 화영: 내일 오후 괜찮아요? 아쉽게 오전에는 제가 수업이 있어서. 세희: 네 오후 괜찮아요! 화영: 그럼 내일 오후 2시에 역앞에 있는 카페에서 뵐수 있을까요? 세희: 네 괜찮아요! 화영: 네 그럼 내일봬요. 화영은 그대로 휴대폰을 충전기에 연결한뒤에 잠들었다. . . .
이름없음 2019/02/04 10:10:15 ID : 3SE7cK3Xs4E
다음날 그녀는 학교에서 예린에게 꽤나 추궁을 받았지만 개의치 않고 간략하게 전날 있었던 일을 설명해주었다. "뭐야, 그럼 오늘 커피 얻어마시는 거야?" "그렇지 뭐." "아 진짜 이 미연시 주인공 같은 녀석." "그거 칭찬이지?" "아마?" 화영은 예린의 머리에 약하게(?) 춉을 날려준뒤에 발걸음을 재촉해 커피숍으로 향했다. 참고로 이 커피숍은 화영 그녀가 태준과 이별을 고했던 커피숍. 물론 화영이 그 사실을 노린건 아니었지만. 현재 시각은 오후 1시 34분. 약속시간에 대해선 철저한 화영은 언제나 무슨 약속이든 30분 정도 전에 도착해있었다. 역시 아직 와 있을리는 없다 생각해 화영이 아무곳에나 자리를 잡고 앉으려고 할때 뒤에서 누가 톡톡, 하고 어깨를 두드리는 감촉에 뒤를 돌아봤다. "아, 먼저 와계셨네요." 화영을 건드린 장본인은 바로 어제 화영의 옷에 화려하게 세계지도를 그려준 인물이자 캠퍼스 내에서 화려하게 굴렀던 인물로, 어딘지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아 그... 어떤걸로... 드실래요?" "아 그렇네요...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로 부탁드려요." "네?" 평소에 딸기 프라푸치노 같은 달달한 것만 마시는 예린에게 있어 에스포레소의 세계는 너무나도 생소하고 험난했다.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요." "에스페레소 리, 리스트레토...." "네." 열심히 커피의 이름을 몇번이고 중얼거린 예린이었지만 막상 주문을 하게 되자 우물쭈물 거리며 주문을 하지 못했다. 화영은 이를 가만히 지켜보다가 결국 본인이 주문했다.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 하나랑... 어 선배는요?" "따, 딸기 프라푸치노요..." 점원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화영의 뒤에 숨어 벌벌 떨다 싶이 하는 예린을 보며 화영은 꽤나 귀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딸기 프라푸치노 작은걸로요." "네,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 하나랑 딸기 프라푸치노 맞으신가요?" "네." 예린이 어찌어찌 돈을 지불한뒤 두 사람은 잠시 서서 기다리다 음료를 받아들고 빈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이름없음 2019/02/05 10:58:26 ID : 3SE7cK3Xs4E
5화 - 에스프레소는 쓰다 점원과 눈도 마주치지 못하고 화영의 뒤에 숨어 벌벌 떨다 싶이 하는 예린을 보며 화영은 꽤나 귀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딸기 프라푸치노 작은걸로요." "네,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 하나랑 딸기 프라푸치노 맞으신가요?" "네." 예린이 어찌어찌 돈을 지불한뒤 두 사람은 잠시 서서 기다리다 음료를 받아들고 빈 자리를 찾아서 앉았다. +++++++++++++++++++++++++++++++++++++++++++++++++++++++++++++++++++++ "커피 고마워요. 잘 마실게요 선배." "아 네... 어 근데 제 이름을 어떻게...?" "아, 전에 친구한테서 들었어요. 꽤 인기 많은 선배라고." "이, 인기가 많다니 그런건... 아닌데..." 세희가 몸을 베베 꼬고 부끄럽다는 듯이 볼을 빨갛게 물들인채로 말했다. "아 근데 선배라고 부르는걸 보면..." "네, 선배보다 한 학년 아래에요." "아.. 그, 그러시구나.." "말 편하게 해주세요 선배. 선배한테 존댓말 듣는건 아무래도 불편해서." "아, 으, 응. 그렇게 할게." 화영은 그녀가 주문한 커피를 한모금 마셨다. 화영은 특이하게도 어릴때부터 쓴걸 잘 먹어서 중고등학생때 이미 블랙 커피를 곧잘 마시곤 했다. 남들이 보기엔 기겁할 만한 입맛이었지만. "아 음 저기 혹시 이름이..." "아, 통성명도 안했구나. 강화영이에요." "그래 화영이..." "네." 화영은 흘러내린 머리를 귀뒤로 넘기면서 커피를 또 한모금 마셨다. 아무래도 기본적으로 양이 많지는 않은 커피다 보니 몇모금 마시지도 않았건만 화영의 커피는 어느새 반도 남지 않았다. "응? 아 선배." "왜 그래?" "그때 넘어진건 괜찮아요?"
이름없음 2019/02/05 10:58:40 ID : 3SE7cK3Xs4E
화영이 반은 놀리듯, 반은 순수하게 걱정을 하며 물어봤다. 그러자 세희도 그때의 일이 생각난듯, 멎쩍게 웃었다. "아하하... 응, 맞아 그때 도와준게 너였구나... 그땐 고마웠어." "뭘요, 바닥에 떨어진 종이를 주워드린거 뿐이잖아요." "그래도, 보통 다들 무시하니까." "뭐, 그건 그렇죠." 상기해내지 못했다곤 하나 잊은건 아니었기에 세희는 화영을 나름 좋게 보고 있었다. 그렇기에 극도로 낯을 가리는 세희가 화영에게 만큼은 떨지 않고 말을 할수 있는걸지도 몰랐다. 물론 떨지 않는다는것 치곤 말을 좀 더듬긴 했지만 세희에게 있어 이 정도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서로 말도 하지 않고 음료만 들이키기를 수분, 세희가 안절부절 못하면서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기 시작하자 화영이 말을 꺼냈다. "선배." "으, 응?" "계속 연락해도 될까요? 저 선배랑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꽤나 단도직입적이고 뜬금없는 화영의 말에 세희는 당황했지만 이내 기쁜듯이 웃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낯을 심하게 가리는 성격탓에 친구가 몇 없는 그녀에게 있어 화영의 제안은 그녀가 시킨 딸기 프라푸치노 만큼이나 달콤한 것이었다. "그럼, 저희 친하게 지내요." "응!" 물론, 화영이 그녀의 뱃속에 품고 있는것은 그녀가 시킨 에스프레소 만큼이나 쓴것이었지만 세희가 그것을 알턱이 없었다. 화영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를 미소를 지으며 또 한모금, 에스프레소를 들이켰다. 그녀가 쓴것을 잘 먹는다곤 해도 그녀가 쓴맛을 느끼지 못하는것은 당연히 아니었기에 아무래도 쓴 커피를 마시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릴수밖에 없었다. 화영은 일이 잘 풀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세희와 대화를 나눴다. 전남친에 대한 복수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장난끼가 넘쳤고 흥미 위주였다. 그렇지만 단순한 장난이라고 하기에는 스케일이 꽤나 컸고, 화영 본인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간에 멈출거였으면 그건 화영이 아니었다. 그녀는 한번 하기로 한 일은 무슨 일이 됐던 끝까지 해내는 고집이 있었으니. "아 맞아 화영아." "네 선배." "화영이는 전공이 뭐야?" "아, 전 기계 공학과에요." "우와 기계 공학과? 난 기계는 잘 못 다뤄서.. 그런거 멋있더라." "고마워요. 선배는... 육아학과.. 였나요." "응 맞아! 육아학과!" "선배랑 잘 어울리네요." "그래? 고마워." 화영은 웃으며 마지막 한모금 남은 에스프레소를 들이켰다. 커피의 씁쓸한 맛이 그녀의 입안을 맴돌았다.
이름없음 2019/02/09 13:23:17 ID : 3SE7cK3Xs4E
6화 - 백마탄 여기사 이벤트 "응 맞아! 육아학과!" "선배랑 잘 어울리네요." "그래? 고마워." 화영은 웃으며 마지막 한모금 남은 에스프레소를 들이켰다. 커피의 씁쓸한 맛이 그녀의 입안을 맴돌았다. +++++++++++++++++++++++++++++++++++++++++++++++++++++++++++++++++ 커피숍에서의 만남 이후로도 화영은 간간히 세희에게 연락을 하며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졌다. 처음에는 캠퍼스 내에서 만나면 인사를 하는 정도였다. "선배 안녕하세요." "아, 화영이구나. 안녕~" 화영은 고개를 약간 끄덕이고는 예린과 대화를 하면서 다음 강의실로 걸어갔다. "응? 세희 너 쟤랑 아는 사이야?" "화영이? 음... 조금?" "오오 우리 낯가리는 세희가 저런 유명인이랑 아는 사이라니.." "유명인? 화영이 유명해?" "몰랐어?" 세희는 그녀의 친구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질문했다. "응 몰랐는데..." "음 뭐 유명하다기 보다 인기가 많지. 아 그게 그건가?" "헤에 그렇구나." "응 아무래도 이게 되잖아." 세희의 친구가 자신의 얼굴을 가리키며 손으로 원을 저으며 말했다. "얼굴?" "그래 와꾸." "와, 와꾸..." "키크지, 이쁘지, 기계 잘 다루지... 남자애들 뿐만 아니라 여자애들 한테도 인기 많던데?" "아 진짜?" "응, 뭐 차가워 보여서 못 다가가는듯 하지만." "흐음~..." 세희는 화영이가 걸어간 방향을 쳐다보았다. . . .
이름없음 2019/02/09 13:23:45 ID : 3SE7cK3Xs4E
화영은 답지않게 계속해서 세희에게 인사도 건네고 선톡도 건네며 친해지려 노력했다. 물론 그녀가 노리는게 있었으니 답지 않다고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는 평소에 누군가랑 친해지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보기에 이는 꽤나 특이한 경우였다. 라곤 해도 캠퍼스 내에서 자주 마주칠수 있는것도 아니었고, 문자를 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친분을 쌓기엔 한계가 있었으므로 그야 첫만남 때보다는 친해지기 했으나 두 사람의 관계는 미묘했다. 문자를 주고받긴 하지만 전화는 하지 않는다. 캠퍼스 내에서 인사와 짧은 대화는 주고 받지만 밖에서 따로 만나지는 않는다. 이러한 미묘한 관계가 지속되자 화영은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아 선배 안녕하세요." "응 화영이 안녕~" 화영은 세희에게 인사를 건넨뒤 발걸음을 옮기면서 생각했다. 어떻게든 번호를 교환하고 연을 만든것 까지는 좋았지만, 벌써 한달동안 이 상태여선 네토라레고 네토리고 불가능했다. 그녀는 약간 초조해지는 것을 느끼며 일단 뭐든 해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예린에게 조언을 구했다. "어떻게 해야 친해질수 있을까..." "놀자고 불러내면?" "친하지도 않은데 불러내서 어쩌려고." "그러면서 친해지는거지." "글쎄..." "아, 아니면." "응."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주는거지. 백마탄 왕자님처럼. 아 이 경우엔 여기사인가?" 화영은 예린의 말에 한심해 죽겠다는듯, 짜게 식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아 왜!! 뭐 왜!!!"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준다니... 누누히 말하자면 현실을 미연시랑 혼동하지 말라고. 그런 상황이 그렇게 간단히 생길리가 없잖아." "거기 아가씨~ 우리랑 같이 놀지 않을래?" "그래그래, 우리랑 좀 놀자~" "아, 저, 저기... 저는 그.." 생겼다. 그런 위험한 상황이 생겨버렸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시간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보자면, 화영이 예린과 헤어진뒤 헬스장에 들러서 잠시 간단하게 운동을 한뒤에 집에 돌아가는 길이었다. 나와서 저녁도 먹고 하다보니 꽤나 늦어져서 밤길은 어두웠고, 화영이 집으로 가던길에 정말 우연찮게도 세희가 질 나쁜 놈들에게 걸린 장면을 목격한 것이었다. 남일에 관심이 없는 화영이라곤 하나 그녀가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지나칠만큼 매정한 사람은 아니었다. 세희가 아니라 처음보는 여성일지라도 도왔을 것이었다. "저기, 경찰 불렀으니까 그쯤 하시죠?" "넌 또 뭐야?" 딱보기에도 질 나빠 보이는 덩치큰 남성 둘이 화영이를 노려보았다. "화, 화영아..." "언니 일루 와요." 세희는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치며 화영의 뒤로 가서 몸을 숨겼다. 세희는 키가 작았고 화영은 키가 큰 편이었기에 화영 뒤에 몸을 움츠리고 있는 세희는 정면에서는 보이지 않았다. "야 너도 꽤 이쁜데... 너도 우리랑 놀래?" 남자중 키가 큰 쪽이 킬킬거리며 기분 나쁘게 웃었다. "그래 너도 놀자." 키가 작은 남자도 그에 동조하며 기분 나쁘게 웃었고, 세희는 그걸 듣고는 화영의 옷자락을 잡고는 바들바들 떨었다. 화영은 손목에 팔찌처럼 두르고 있던 머리끈으로 자신의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은뒤, 몸을 약간 틀어 자신의 옷자락을 잡고 있는 세희의 손을 잡고는 자신의 옷자락에서 그녀의 손을 떼어놓았다. "선배, 잠시만 뒤로 가있어요." "으, 응?" 화영은 그 말만 하고는 두 남성에게로 다가가서는 다짜고짜 키가 큰 남성의 턱에 킥을 날렸다. "너 뭐-컥!?" 취미라곤 하나 3년 이상 킥복싱을 한 화영의 킥은 그냥 매운정도가 아니어서 남성은 그대로 뒤로 나가 떨어졌다. 거기다 말하던 도중이라 혀도 깨문듯, 남성은 혀를 내민채로 바닥에 드러누워 있었다. "너 뭐야?!" 작은 쪽이 삿대질을 하며 화영에게 냅다 달려들었고, 화영은 그를 가볍게 피한뒤에 그의 허벅지를 걷어찼고, 그는 자신의 다리를 쥔채 바닥에 넘어졌다. 화영은 그를 보고는 얼굴에 니킥을 날려 그를 기절시켰다.
이름없음 2019/02/09 13:24:07 ID : 3SE7cK3Xs4E
"선배 괜찮아요?" "으, 응 괜찮아..." 괜찮다는 말과는 다르게 바들바들 떨고 선 자리에서 움직일 생각을 못하는 세희에게 화영이 다가갔다. "많이 놀랐죠." "응..." 화영은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가에 그렁그렁 맺혀있는 세희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으으 화영아... 나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화영은 잠시 고민하더니 세희에게 집 주소를 물었다. "뭐야, 우리 집이랑 엄청 가깝네요." "그, 그래?" "네." 화영은 그 말만 하고는 세희에게 자신의 책가방을 넘겨주고 그녀의 앞에 등을 돌린채로 쭈그려 앉았다. "업혀요." "으응?" "지금 못 걸을거 아니야, 업혀요. 집까지 데려다줄게." "그, 그렇지만 나 무거운데..." "지금 안 업히면 버리고 갈거에요, 빨리." 그 말에 세희는 자신을 버리고 가지 말라고 하더니 결국 넘겨받은 화영의 책가방을 자신이 맨뒤, 그녀의 목에 자신의 팔을 둘렀다. 꽤나 타산적이다... 라고도 할수 있었겠지만 사실 화영은 지금은 네토리고 뭐고 별로 그런걸 계산에 넣고 하는 행동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냥 원래 이런 성격이었다. 남일에 관심은 없지만 곤란에 처한 사람을 두눈으로 보고도 지나치진 않는다, 그리고 최대한 도움을 준다. 화영은 그냥 그런 사람이었던 것이다. "화영아 무겁지 않아...?" "가벼워요. 선배는 좀 더 살쪄야 할것 같은데요? 업혔을때 조금 무거운 정도가 딱 좋아요." "으, 응..." 무자각 플러팅이라고 들어는 봤는가. 화영은 눈치는 빠른 편인지라 누가 누굴 좋아하고, 누가 누구랑 사귀고, 이런건 곧잘 파악하는 편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화영은 본인이 하는 행동들이 플러팅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한다. 또한 누군가가 자신을 좋아하는 낌새를 보이면 그녀는 그것을 귀찮게 여기며 모르는체 하는 편이다. 매정해 보일수 있겠지만 어쩌겠는가. 본인이 나서서 "너 나 좋아하지?" 라고 물어볼수도 없는것을.
이름없음 2019/02/09 13:24:27 ID : 3SE7cK3Xs4E
실제로 그렇게까지 먼 거리는 아니라곤 하나, 세희에게 집에 돌아가는 길은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다. "화영아 그, 고, 고마워..." 세희가 화영의 등에 얼굴을 부비적 거리면서 말했다. "... 별거... 아니에요." 화영의 심장의 고동이 조금 빨라졌다. 가볍다곤 해도 사람 한명이 등에 올라타고 있어서일까. "선배." "응?" "앞으로, 시간 맞으면 저랑 같이 가요. 집까지 데려다 줄게요." "안 그래도 되는데..." "저 놈들이 또 선배한테 뭔짓 하면 어떡하려구요. 여기 사람도 많이 안 지나다니는 길이라 낮에도 위험해요." "그럼... 응... 부탁해." "네." "근데 시간 맞는날, 없을것 같은데..." "제가 빨리 끝나면 기다릴게요. 선배가 빨리 끝나면... 최대한 사람 많은 곳으로 돌아가거나 나 기다려요." "알았어..." "선배 남친은 뭐한대요. 여자친구가 이렇게 어두울때 집에 가는데 데려다주지도 않고." "나, 남자친구는 바빠서... 응? 너 내가 남자친구 있는거 어떻게 알았어?" 그 말에 화영은 순간 당황했다. 왠지 평소의 그녀답지 않았다. 하지 않아도 될 말을 하고, 누가봐도 과도한 친절을 베풀고 있었다. 친하지도 않은데 대학의 후배가 선배를 집까지 데려다 줄 필요가 있었을까. "그냥... 그냥 그럴것 같았어요 선배 귀여우니까." "귀, 귀엽지는... 않은데..." "귀여워요. 그리고 그냥 장난 쳐본거에요. 진짜 있다고 대답할줄 몰랐어요." "그, 그랬구나..." 화영은 어떻게든 잘 넘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보다 선배, 남자친구 있구나." "응. 화영이는 없어?" 화영는 잠시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고민했다. 지금의 대화가 나중을 위한 받침돌이 되어줄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화영은 자연스레 말을 고르게 되었다. 비록 그녀가 처음의 목적, 그를 위해 세희를 도와준것은 아니었으나 결과적으로 보면 이는 그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꽤나 좋은 이벤트였다,고 생각했다. "있었어요. 지금은 없지만." "아... 헤어졌어?" 세희는 말을 한뒤에 본인이 너무 생각없이 말한것 같아 헙-하고 숨을 들이켰다. 화영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물론 세희가 그 미소를 보진 못하였지만. "상대가 바람폈거든요." "뭐? 바람?! 화영이 널 두고? 완전 쓰레기네..." "네 뭐... 별로 상관은 없지만 전 상대 여성분이 좀 걱정이네요." "상대 여성분?" "전 헤어지기라도 했지만, 상대 여성분은 그 사람이 바람을 폈다는 사실은 모르니까요." "아... 으음..." 세희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는듯 했지만 무슨 말을 해도 꼬일것 같았는지 결국 아무말도 하지 않는것을 택했다. 그렇게 고요하고, 또 답답한 분위기에서 수분을 더 걷던중, 화영이 멈춰섰다. "선배가 살고 있는곳, 여기 맞죠?" 화영의 말에 세희가 위를 올려다 보았다. 딱히 오래되지도, 그렇다고 새로 지어진 것도 아닌 한 작은 빌라. 그곳은 세희가 살고 있는 곳이었다. "아... 응 맞아." 화영은 그대로 무릎을 구부려서 세희가 내려가기 쉽게 해주었고, 세희는 화영의 등에서 내려왔다. "오늘은... 고마워 화영아." 화영은 잠시 빌라를 위아래로 훑어보고는 대답했다. "정 그러면 다음에 커피 한잔 사줘요." 화영의 대답에 세희는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화영은 후에 인사를 건네며 빌라 안쪽으로 사라져가는 세희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세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자, 화영은 뒤를돌아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 앞에 도달해서야 잊고 있던걸 떠올렸다. "아, 책가방."
이름없음 2019/02/14 11:36:40 ID : 3SE7cK3Xs4E
7화 - 다시 온 그때 그 커피숍 "정 그러면 다음에 커피 한잔 사줘요." 화영의 대답에 세희는 웃으며 알겠다고 대답했다. 화영은 후에 인사를 건네며 빌라 안쪽으로 사라져가는 세희의 뒷모습을 지켜보았다. 세희의 모습이 보이지 않게되자, 화영은 뒤를돌아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살고 있는 빌라 앞에 도달해서야 잊고 있던걸 떠올렸다. "아, 책가방." +++++++++++++++++++++++++++++++++++++++++++++++++++++ 집에 도착한 화영은 세희에게서 문자가 몇통정도 와있는것을 확인했다. 내용은 당연히 그녀의 책가방에 관한것. 화영은 어차피 내일은 수업이 없는 날이니까 괜찮다고 했다. 그렇게 돼서 결국 내일 화영이는 학교에 세희가 수업을 마치는 시간에 가서 책가방을 받아오기로 했다. "흠 그러면..." 화영이는 예린에게 전화를 걸었다. 몇번의 연결음이 울리고, 예린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무슨 일이야?" "아 예린아." 화영은 방금 있었던 일을 예린에게 보고했다. 사실 그녀는 평소에 이 일, 저 일, 예린에게 보고를 하진 않지만 화영의 계획에 대해 처음 아이디어를 준것은 결국 예린이었기에 자연스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보고하게 되었다. "뭐?! 진짜?! 와... 미연시보다 더 미연시 같아." "그게 대체 무슨 말이야." "아니, 너 대단하다고." "왠지 기분 나쁜데." "칭찬 해줘도 지랄이야. 아무튼 이걸로 호감도는 대폭 상승했겠네?" "호감도라니... 미연시냐." "뭐 어때. 잘됐잖아." "응 뭐..." 화영은 기본적으로 게임은 즐겨하지 않아 당연히 미연시, 비주얼 노벨이라는 장르의 게임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친구인 예린이 계속 그런 류의 게임에 대해 떠벌거리다 보니 그녀의 의지와는 다르게 화영은 자연스레 미연시에 대해 여러가지 알게 되었다. 남자주인공이 꽤나 사기적인 놈이라던가, 눈치가 없고 무자각 플러팅이라던가, 하는 그런것들. 참고로 화영은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며 몸매도 외모도 평균이상이었으며, "미연시 남주를 여자로 만들면 네가 나올거야." "뭐? 그게 뭐야. 아니거든?" "플러팅을 숨쉬듯이 하잖아." "아니거든?" 무자각 플러팅을 밥먹는것처럼 자연스레 하는 인간이었다. 물론 이 사실들은 화영만 모르는 것이었다. "몰라, 나 잘거야." 결국 화영은 대화를 포기하고 통화 종료 버튼을 눌러버렸다. 멋대로 통화를 끊어버린것에 대해 또다시 위험한 단어들이 나열된 문자들이 화영의 핸드폰에 마구 전송되었지만 화영은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둔뒤 그대로 잠을 청했다. . . . 다음날, 화영은 세희의 수업이 모두 끝나는 시간에 맞춰 학교에 도착했다. "아, 선배. 여기에요." "아 화영이 미안. 기다렸어?" "아뇨, 저도 방금 와서." "그래? 아, 여기 네 책가방." 화영은 고마워요-라고 말하며 세희가 건네주는 자신의 책가방을 받아들었다. "아 선배." "응?" "오늘 시간 좀 있어요?" "응 뭐... 한가해." "그럼 저 오늘 커피 사주세요." "응!" 세희는 주인에게 이름을 불린 강아지 마냥 활짝 웃으며 고개를 위아래로 세차게 끄덕였다.
이름없음 2019/02/14 11:37:03 ID : 3SE7cK3Xs4E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지난번의 그 커피숍으로 향했다. "으 그 화영이는 뭐더라... 에스프레소.... 라즈베리...?" 화영은 순간 웃음이 터져나올뻔 했지만 꾸욱 참고,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라즈베리 맛이 나는 에스프레소라니, 그건 좀 어떨까 싶네요." 화영의 말에 세희는 부끄러운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고개를 푹 숙였다. "에스페레소 리스트레토에요. 그보다 주문은 제가 할게요." "으응?" "선배, 주문 같은거 잘 못하죠?" 세희는 우으... 하는 소리를 내며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렸다. 결국 두 사람은 같이 계산대에 서서 지난번처럼 화영이 주문을 하고 세희가 돈을 냈다. "잘 마실게요." "응!" 화영은 에스프레소를 한모금 마시며 행복한 표정으로 딸기 프라푸치노를 마시는 세희를 바라보았다. 관계는 확실하게 진전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할것인가, 화영은 잠시 고민했다. 어제의 그 사건으로 두 사람은 더 친해질수 있을것이다 하지만... 벌써 한달이나 지났다.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순 없었다. "아 저기 화영아..." "네 선배." "어제는 그... 고마웠어. 정신이 없어서 어제는 제대로 말도 못했네..." 감사인사라면 어제 받았던것 같은데, 하지만 화영은 개의치 않고 그저 별 말씀을요-이라고 한마디 한뒤에 커피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근데 화영이 너 무슨 운동해?" "음 뭐 혼자서 헬스장에 갈때도 있고... 킥복싱 하고 있어요." 화영의 말에 세희가 몸을 앞으로 숙이며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와아-!! 킥복싱? 대단하다! 나는 운동신경이 없으니까... 그런거 멋있더라!!" 이런식으로 직접적으로 받는 칭찬은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았던터라 화영은 귓볼이 조금 빨개지는것을 느끼며 에스프레소로 타는 목만 축였다. "멋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고마워요." 화영의 말에 세희는 고개를 양옆으로 세차게 저었다. "으응! 완전 멋있어!!" 화영은 다시한번 멎쩍게 고맙다고 한뒤에 커피만 홀짝였다. 원래는 써서 한번에 이렇게 많이 마시면 안되는데, 쑥쓰러워서인지 애꿎은 커피만 계속해서 마시게 되었다. "선배도 무슨 운동해볼 생각 없어요?" "운동... 으음 운동신경이 안 좋아서... 전에 유도라면 배워보려고 한적이 있는데..." 그 말에 화영은 세희가 유도복을 입고 열심히 연습하는 모습을 떠올렸다. 귀엽긴 한데 뭔가 안되겠네-싶은 이미지가 머릿속에 떠오르자 화영은 왠지 납득했다. "선배는 애 같네요." "... 응...?" 화영은 순간 앗차, 싶었다. 아직 친하지도 않은데 선배한테 애같다니, 쓸데없는 말을 해버렸다. 겉으로보기에 화영은 평소와 다를바 없었지만 속으로 그녀는 꽤나 자신의 페이스를 잃고, 어딘지 불안해 하고 있었다. 화영이 멎쩍어 하며 세희의 표정을 확인하자 세희는 볼을 빵빵하게 부풀리고 화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딱히 위협이 되는 표정은 아니었지만. "애, 애같다니 일단은 선배라고!!" 화가 난 목소리는 맞는것 같긴 한데 묘하게 투정을 부리는 어투였는지라 화영은 웃음이 새어나오려는 것을 꾹 참았다. "아, 저도 모르게 말해버렸네요. 죄송해요." "저도 모르게?!" 화영은 세희의 반응이 꽤나 재밌다고 생각하며 속으로 웃었다. 저렇게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재미있는 반응르 보여주니 대화가 지루하진 않았다. 그 후로도 두 사람은 별로 알찬 내용은 아닌 시시콜콜한 대화를 한참동안이나 나누다가 어쩌다보니 같이 저녁도 먹게 되었다. 같이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가는 길, 세희는 편의점 유리창에 붙어있는 영화 포스터에 눈길을 빼앗겼다. "선배 왜 그래요? 아-선배 영화 좋아해요?" "응! 좋아해." "다음번에 같이 보러 갈래요?" "응?" 화영의 말에 의외라는듯, 세희가 포스터에서 눈을 들어 화영을 올려다 보았다. 화영은 너무 성급했나 싶어 속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그래, 어제 막 그런 "이벤트"가 있었을 뿐이다. 너무 앞서 나가면 안된다. "아, 선배는 남자친구랑 보러 가려나요?" 화영이 상황을 수습하려 비아냥 거리듯이 말하자, 세희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팔을 위아래로 퍼덕였다. "아, 아니! 그 음... 남자친구는 영화보러 가는건 별로 안 좋아해서 그..." 그러고보니 김태준은 영화보러 가는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물론 화영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지라 두 사람이 같이 영화를 본 적은 없는것 같았다. "뭐야, 좋아하지 않아도 그렇지, 여자친구랑 같이 영화도 안 봐주는 남자친구가 어딨어요." "그렇지? 너무하지?" 세희는 삐친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 뭐 어쨋든. 선배 남자친구랑 안 보면 저랑 봐요." 제안이 아닌 요구 수준에 가까운 말이었다. 하지만 어째선지 주변 사람들중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 언제나 집에서 혼자 영화를 봐야했던 세희에게 있어 화영의 제안은 꽤나 달콤했다. "응! 보자보자!" "이거 이미 개봉한거네요. 이번 주말에 시간 있어요?" "응 한가해!" "그럼 이번주 토요일날 만나요." "응응!" "상영하는 시간 알아봐서 만날 시간 나중에 문자로 알려드릴게요." 세희는 화영의 말에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행복하다는 듯이 웃었다. "그건 그렇고." "응?" "슬슬 어두워지기 시작했으니 빨리 집에 갈까요."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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