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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2/09 18:27:36 ID : vzPa4E2qY67
소설을 썼는데 이거 어떤지 좀 봐줘 나는 이거 여기말곤 배포 못하겠어 이거 아직 완성은 아닌데 기승전결에서 기부분까지야 해가 지고 밤이 되었지만 달은 도통 떠오를 생각이라고는 없는 것 같았다. 한 달에 한 번, 온 세상을 칠흑같이 어두움으로 덮는 '삭'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있다고 하니... 끼익하는 소리와 이내 자그마한 형체가 밝은 불 빛으로 가득한 집을 나섰다. 그는 들키지 않으려는 듯 종종걸음을 쳐, 고운 꽃신을 신은 발 뒤꿈치는 땅에 채 닿지도 못하였다. 그 시각, 한 사내가 높은 돌담에 기대어 있었다. 마치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러나 그의 곁에 개미 한 마리도 얼씬대지 않자 한숨을 푹푹 내쉬고는 애꿎은 땅만 발로 후벼 파기를 반복했다. "여기." 꽃신을 신은 작은 형체가 돌담의 사내에게 자신이 왔음을 알렸다. "어찌 이리 늦었소? 안 오시는 줄 알고 내 얼마나 섭섭하던지..." 사내가 퉁명스러운 말과는 다르게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는 돌담에 기대던 몸을 벌떡 일으켜 제 앞에 있는 작은 형체를 마주했다. "호롱을 구하느라 조금 늦었습니다. 여종이 어찌나 잘 숨겨뒀는지... 찾는데 꽤나 애를 먹었습니다." 자신의 손에 들린 작은 호롱을 자랑하듯 보여주고는 작은 형체가 혀를 찼다. 작은 형체가 제 머리에 덮고 있던 쓰개치마를 걷어내자 단정히 땋은 머리와 조그마한 얼굴이 보였다. 잔잔한 호롱불에 총명한 눈망울은 마치 사슴의 것처럼 빛났고, 희고 투명한 피부에 오뚝한 코, 산딸기 보다 붉고 앙증맞은 입술은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이 여인보다 아름다운 사람은 없었을 것이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내였다. 그런 사내를 꿰뚫어 본 듯, 여인은 한심하다는 듯 비웃고는 어서 가자고 사내의 도포자락을 잡아당겼다. '월하정인(月下情人)' 세상을 밝히는 달도 없으니, 둘을 비추는 것은 호롱불뿐이요, 몰래 정을 통하는 그들을 발견할 이는 없을 것이다. 그렇게 사내와 여인은 돌담을 지나, 마을을 넘어, 한적하고 고요한 길로 접어들었다. 야삼경 하늘의 공기는 시원해, 마치 서리가 내린 것처럼 찬 바람도 불어왔다. "낭자, 내 한 번 뛰어볼 테니 잡아보시려오?" 웃으며 묻는 사내에 여인은 그를 쳐다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거절하겠습니다."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여인을 보며 다른 사람들은 혀를 내두르겠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다 묻는 사내였다. "그러지 말고 한 번 잡아보시는 게 어떻소?"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하였는가, 게 누가 말했는지는 몰라도 이 여인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싫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싫다는 기색이 역력한 표정으로 눈썹을 치켜 올렸다. "사람의 행실이 곧 그 사람이 어떠한지 비추지요. 선비란 비록 빈궁한 생활을 하더라도 도덕을 숭상하고 실천하며, 반드시 예의와 염치, 그리고 지조를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선비의 신분으로 뛰어다니실 생각을 하시는지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그것도 이 흙 바닥에서 먼지를 폴폴 날리며." "내 낭자 곁에 있을 때에는 선비고, 양반이고, 무슨 신분이 그리 중요하겠소. 우리 단둘이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는 게 중요하지요." 능글맞게 웃으며 제 얼굴을 들이미는 사내에 여인은 그를 밀어냈다. "낭자께서 나를 잡으시면 내 낭자의 소원을 하나 들어드리도록 하겠소. 이렇게 내가 간절히 바라는데 그게 그리도 싫소?" 사내가 서운하다는 듯 울상을 지었다. 그 표정에 여인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나중에 다른 말씀 하시기 없습니다." 당돌하게 자신을 잡겠다는 여인에 사내는 웃고 말았다. "내 어찌 낭자에게 거짓말 하겠소. 어디 잡아보시오!" 그리고는 뒤돌아서 풀럭풀럭 뛰어가버렸다. 여인은 한 손으로는 호롱불을, 한 손으로는 쓰개치마를 움켜잡고 사내 뒤를 쫓아갔다. 고요했던 밤은 흙 바닥 길을 뛰어다니는 연인들의 발걸음과 숨소리로 경쾌해졌다. 사내는 뜀박질에 자신이 있는지 뒤돌아서 여인을 마주보기도 뛰기도 했다. 여인은 나름 진지하게 사내를 잡으러 쫓아다니지만 정작 내기를 건 장본인은 뭐가 그리 좋은지 입을 귀에 걸고는 사뿐사뿐 뛴다. 빠르지 않게. 그렇지만 순순히 잡혀줄 것처럼 느리지도 않게. 그래야 여인은 잡힐 듯 말 듯한 감질 맛에 더욱 사내를 쫓을 것이고, 그게 바로 사내가 원하는 것이니. “그리 잡고 싶으시다면 내 당연히 잡혀드려야지요.” 사내는 뜀박질을 멈추고 뒤를 돌았다. 갑자기 멈추는 사내에 여인은 그만 놀라 뜀박질을 멈추려고 했지만 안타깝게도 사내의 의도대로 그의 가슴팍에 안긴 꼴이 되어버렸다. "앗. 이런, 내가 졌소. 하하." 사내는 퍽 다정하게 눈을 내리깔고 여인의 허리에 팔을 두른 채로 말했다. "내 낭자, 무얼 원하시오?" 그는 여인의 쓰개치마를 살짝 걷어내고 여인의 뺨을 쓰다듬으며 물었다. 그 손길이, 그 말투가 정을 통한 한 쌍의 남녀가 아니라면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니, 여인이 그 고운 얼굴을 붉힐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참…. 이럴 속셈이었습니까.” 하며 여인은 사내를 살짝 밀어 품에서 빠져 나왔다. “낭자가 너무 예쁜 탓이 아니오?” 하며 다시 여인을 살포시 안았다. 이번에는 밀어내지 않지만 그렇다고 같이 껴안아주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낭자의 소원은 무엇이오?” 하며 남자가 여인에게 물었다. 여인은 옅은 미소를 띄고 사내를 말없이 떼어내고 다시 걸었다. “어..어디 가시오?” 하며 사내는 여인의 뒤를 쫓아갔다. “소원은 나중에 말하겠습니다. 잠시 걸읍시다. 안 그래도 온종일 앉아있느라 좀이 쑤셨습니다.” 하곤 걷기 시작하니 사내도 뒤를 따랐다. 그렇게 걸어 걸어 마을의 연못 앞에서 멈춘다. 달도 나오지 않아 별이 빛나는 풍경이 연못에 담겨 연못이 밤하늘 같았다. “낭군.” 하며 여인은 사내를 바라봤다. “왜 그러시오?” 하며 둘은 다정하게 마주봤다. <여기는 생각 중> 여인은 사내를 끌어당겨 세게 안아주곤 종종걸음으로 돌아갔다. 사내는 멍하니 연못을 바라보다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이름없음 2019/02/10 15:16:31 ID : e1Ci9zbu3u1
내 눈앞에서 둘이 뛰고 있는 듯 근데 조금 가벼운 감이 있는데 다음편은 조금더 갬성적은 문장 팍하면 좋을 것 같아 글 열심히 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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