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19/02/12 02:19:31 ID : JU6mNtii3Ck
지금까지 내가 어떻게 지내왔는지 한 번 써놓고 털어놓고 싶었어. 답답하고 속이타는데 나도 이제 어떻게 해야 될 지 모르겠다.
이름없음 2019/02/12 02:25:15 ID : JU6mNtii3Ck
몇 년 전 이사 오고나서부터 우리 가족의 평화는 깨졌다. 아빠의 사업이 위태로워지면서 우리 또한 위태로워졌으니까. 그로 인해 부모님의 싸움은 잦았다. 이혼 위기를 겪으며 어린 나와 언니는 그 모습을 눈에 담아낼 수 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가난에 시달렸으며 돈으로 인한 제한적인 삶이 시작 되었다.
이름없음 2019/02/12 02:28:04 ID : JU6mNtii3Ck
어느덧 11살이 되고 이 곳에서 학교 생활을 다시금 시작했다. 이곳으로 와서 내 성격에 영향이 많이 갔던것 같다. 철이 그때부터 들기 시작한 것 같은데 그래서 그런지 내 또래 11살 아이들과는 잘 못 어울렸다. 지금보면 그때 나는 감정에 많이 서툴렀던것 같다.
이름없음 2019/02/12 02:31:05 ID : JU6mNtii3Ck
공부를 무작정 시작했다. 매일 매일 빠짐없이 공부를 했다. 성공하려고. 성공해서 기필코 가족들이랑 다시 화목해지겠다 라는 마인드로 지내왔다. 밖에서는 나 스스로를 보호 하려고 관계를 쌓지 않았으며 안 좋은 비난을 들어도 괜찮은 척 담담하게 지냈던것 같다. 공부를 그때 당시 열심히 했던게 그게 당연히 내 의무였다고 생각한다. 이래야 행복해질수 있다, 이래야 돈을 벌 수 있다, 이래야 부모님이 좋아할거다. 이런 생각으로 나 스스로를 세뇌 하고 채찍질 했던것 같다.
이름없음 2019/02/12 02:34:36 ID : JU6mNtii3Ck
그러다가 그 당시 담임 선생님이 그런 날 인상 깊게 여기신건지 굉장히 예뻐해주셨다. 누가봐도 차이 날 정도로. 그러니까 얘들이 보기에는 더더욱 재수 없었나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남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었다. 또 아무렇지 않은 척 공부를 하면서, 경험을 쌓으면서 시간을 보내왔던것 같다. 그렇지만 담임 선생님은 좋은 분이셨고 굉장히 능력 있는 분이셨다. 나에게 여러 대회과 경험들을 시켜주셨고 그간 느끼지 못 했던 감정과 경험들을 이 분 덕에 느껴봐서 난 아직도 이분을 존경한다.
이름없음 2019/02/12 02:37:28 ID : JU6mNtii3Ck
그러면서 지내다가 12살이 되었다. 조금은 감정에 대해서 물러졌다. 나 스스로에게 엄격하던 것을 줄이고 친구들과 지내왔던것 같다. 문제는 친구들과 지내면서의 일이였다. 여자얘들 친구관계는 참 이상한 것 같다. 서로를 헐뜯고 욕하고 왕따 시켜야 만족하는것 같다. 거기에서 지낸 나도 당했다. 가장 친하다고 여겼던 내 친구가 나를 왕따 시키고 그랬던걸 떠올리면 아직도 기분이 이상하다.
이름없음 2019/02/12 02:39:13 ID : JU6mNtii3Ck
아마 그때는 처음으로 인간관계에서 데여봐서 바보같이 굴었던것 같다. 착하게 나올 필요도, 내가 져줄 이유도 없었는데 뭐가 무섭다고 당하고 당해왔는지. 집에 오면 왜 가족 몰래 울고 예민해져 있는지. 그때 이후로 친구를 사귈때 좀 문제가 있다.
이름없음 2019/02/12 02:40:28 ID : 4MrunyGmrbv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9/02/12 02:44:05 ID : JU6mNtii3Ck
13살이 되었을때는 열등감에 빠져 헤어나올수가 없었다. 아빠의 사업이 위태로운걸 보면서, 힘들어하는 가족들을 보면서 성공을 해야된다는 내 욕심은 날이 갈수록 커져갔다. 당시 난 다방면으로 남들에게 많이 인정 받고 있었고 어렸을때부터 그림에 재능이 있어서 늘 칭찬을 받고 살아왔다. 나 스스로도 그림 그리는게 좋았고 자꾸 자존심이 생겨갔다. 매년 내가 1등을 하는 큰 대회가 어느날 다른 친구가 1등을 했었는데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친구였기에 더 충격이 컸던것 같다. 축하해줘야 하는데 아무 말도 나올수가 없었다. 속이 탔고 불안했다 내 자리를 뺏긴것 같아서, 무시 받는것 같아서, 이제 더 이상 인정 받을 수 없을것 같아서.
이름없음 2019/02/12 02:47:39 ID : JU6mNtii3Ck
인정 받고 살았던 내 일상들이 이젠 송두리째 없어질까봐, 내가 잘하는게 없어질까봐 별의 별 불안함에 산 것 같다. 아마 열등감에 처음 느껴본 사람들은 알거다 그때 그 기분. 최근에 어중간한 재능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해본다. 난 어중간한 재능으로 다재다능했다. 진로를 선택 하기도 어려웠었고 무엇으로 성공할 것 인지도 정할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것저것 잘 하려고 했던건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 그때부터 안 좋은 생각을 했던것 같다.
이름없음 2019/02/12 02:52:10 ID : JU6mNtii3Ck
생략이 되었지만 이때도 친구관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안 좋은 친구들을 사귀어서 학원을 째고 땡땡이 치고 안 좋은 말, 안 좋은 행동. 그러면서 느끼는 불안함. 내 의지대로 한 행동들이 아니라 그들에게 또 따돌림 당할까봐, 그들이 내 가치를 더 이상 느끼지 못 할까봐. 그러면서 아무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었던 힘든 가정 생활. 먹고싶은것도, 가지고 싶은것도 여행도 생일 선물도 그때 그 전 사소한 내 모든 행복들이 이젠 더 이상 실현되기 어려웠었다.
이름없음 2019/02/12 02:54:57 ID : JU6mNtii3Ck
지금이야 이해를 하고 있다. 체념과 익숙함 때문에 이런 환경에도 적응 하고 있는거지만, 많은 것을 누리던 우리 가족이 작디 작은 집. 곰팡이로 가득하고 보일러도 수도도 뭐 하나 제대로 갖춰져있지 않던 집. 고물상 자리인지라 쓰레기로 가득했던 그 곳을 갑자기 적응한다는건 굉장히 힘들었다. 사소한거일지라도 우린 그것을 잃어버렸으니까.
이름없음 2019/02/12 02:58:14 ID : JU6mNtii3Ck
이런 상황이였기에 나는 무조건 내가 잘해야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완벽주의자 성향으로 컸고 부족한것은 나 스스로 인정 할 수 없는 부분이 되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부족하고 단점이 있는건데 계속 억지로 포장 했던것도 있던것 같다. 그런 압박감 속에 나는 일단 공부에 더 매진했다. 그래서 학원도 옮겼다. 전국적인 시험들과 대회들을 나가고 준비하는 일상으로 적응을 해나갔다.
이름없음 2019/02/12 03:01:32 ID : JU6mNtii3Ck
몸에 무리가 와도, 결벽증, 강박증을 겪고 귀 이명이 심해지고 소리가 너무나도 나는 계속 달려나갔다. 성공해야되니까. 오직 가족들을 위해서 말이다. 인간관계로 치이고 열등감에 시달리며 여러모로 나 스스로에게 부담감과 압박감을 엄청 줬다. 내 친구들은 걱정 없이 지내던 풍족한 생활들이 미치도록 부러웠다. 부럽고, 부러워서 결국엔 서러웠다. 나도 내가 이렇게 되고 싶었던게 아니였는데.
이름없음 2019/02/12 03:03:10 ID : JU6mNtii3Ck
아무래도 나도 애여서 그때 환경을 받아들이기에 많은 무리가 있었다. 그래서 이제 난 현실 도피를 시작했다. 자해를 시작하면서부터.
이름없음 2019/02/12 03:05:35 ID : JU6mNtii3Ck
정확히 자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내 삶의 방향성을 잃고나서부터였다. 내가 계속 열심히 버티면서 산 건 내 소중한 가족들 때문이였다. 그들이 내 전부였고 그들과의 추억들과 행복들이 너무나도 소중해서 되찾고싶었다. 그게 전부였다. 누군가에게 전혀 알아달라고 하지 않았다.
이름없음 2019/02/12 03:11:05 ID : JU6mNtii3Ck
귀 이명이 처음 생긴건 13살때가 되고 시작된 것 같다. 못 박는 소리, 벌 소리, 삐 소리 등등 다양했다. 처음엔 다 들리는줄 알았다. 그게 아니란걸 안 건 시공간 제약 없이 똑같은 소리들이 날 따라왔다. 그게 너무 무서웠고 말해봤지만 아무도 걱정해주지 않았다. 가볍게 여겼다. 결벽증 겸 강박증이 생긴것도 이때쯤이였다. 우연히 누군가가 내 뒷담화를 하는것을 들었다. 내가 더럽다고 했다. 나의 모든게 다 싫고 더럽다고 하던 그 친구의 말을 듣고 난 그 뒤로 모든걸 닦아내리기 시작했다. 청결에 많은 신경을 썼고 정신병 아니냐고 할 정도로 매일 손을 10번 이상씩 씻었다. 손이 건조해지고 트고 피가 날 때까지 계속 반복했다.
이름없음 2019/02/12 03:15:02 ID : JU6mNtii3Ck
이것들을 겪으며 오늘도 하루를 버텨갔다. 준비하는 대회와 시험 공부들을 끝마치고 집에 가는 길이였다. 나랑 같이 다니던 친구들. 유독 나랑 더 각별했던 친구. 너무나도 당연한거지만 나 없이도 너무 행복해보여서 서러웠다. 나 없이도, 내가 없어도 너흰 늘 기쁜 일이 함께 할테니까. 비참했다. 내 노력들은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는데 지금 내가 이러고 있는것도 물거품이 되어버릴까봐. 그날 유독 그래서 감정을 많이 표출했었다.
이름없음 2019/02/12 03:18:01 ID : JU6mNtii3Ck
집에 돌아가서 엄마에게 이 얘기를 해보았다. 걔네가 나 없이 행복한 게 당연한건데도 계속 욕심이 나, 너무 비참하고 서러워. 라고 얘기를 해봤다. 그럼 너가 학원을 끊지 말았어야지. 돌아오는 말이 너무 차가워서 난 작은 희망찬 기대를 접었다. 내가 그저 이러고 있는건 우리 가족들이랑 행복해지고 싶어서 노력하고 있는건데... 말도 안 하고 듣고 싶은 말을 듣는단건 너무 이기적이고 과분한 생각이였지만 그 날 하루 만큼은 위로를 받고 싶었다.
이름없음 2019/02/12 03:23:56 ID : JU6mNtii3Ck
그 뒤로 비슷한 일이 있었다. 공부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힘들었던 내가 힘들다고 얘기 했던것이 화근이 되었다. 엄마가 누굴 위해서 공부 하냐고 물었다. 너 자신을 위해서 하는것이 아니냐? 라고 물으며 화내던 엄마. 그 말을 들으면서 난 내 세상이, 내 삶이 무너져내렸다. 그게 맞다면 난 지금까지 누굴 위해서 이렇게 살아온 것일까. 수 많은 의문점이 들었다. 동시에 처음으로 원망 하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자책하면서 혐오하기 시작했다. 내가 누구때문에 이러는건데? 내가 왜 이러고 살아야하는건데? 내가 왜? 비참했다. 내 세상이 무너져내렸다. 내가 당연하게 맞다고 생각해온것이 부정 당했으니까. 내가 바라보면서 해오던 과정이 옳지 않았으니까. 인정 할 수 없었다. 내가 공부를 하고, 그림을 그리고, 악기 연주를 하고 모든 것들에 있어서 좋은 결과를 내놓을때마다 부모님은 늘 좋은 반응이였다. 그래서 그게 부모님이 조금이라도 기쁠 수 있다는거라고 여겼다. 그러면서의 내가 성공 할 수 있는 방법들.
이름없음 2019/02/12 03:26:16 ID : JU6mNtii3Ck
날이 갈수록 공허해져갔다. 점 점 나는 텅 비어지는것 같았다. 죽고싶었다. 이런 내 삶이 저주스럽고 혐오스러웠다. 태어난걸 싫어하고 원망했다. 그래서 결국엔 커터칼을 시작으로 손목을 그어봤다.
이름없음 2019/02/12 03:27:47 ID : JU6mNtii3Ck
눈물이 나왔다. 어쩌면 고작 커터칼이지만 죽을 각오라는게 진짜 쉽지 않은거니까.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하고 왔는지. 죽고싶었음에도 자칫 죽을까봐, 겁이 났다. 죽음이 두려웠다. 그치만 이 삶을 끝내고 싶었다.
이름없음 2019/02/12 03:29:55 ID : JU6mNtii3Ck
시간이 지날수록 손목의 상처들이 늘어나고 피나고 굳고 흉지고를 반복했다. 힘들다고 위로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그래서 자해와 같이 계속 숨겨왔다. 어쩔땐 목을 졸라보고, 매어보고 물 속에서 숨이 막힐 정도로 있어보고, 이런 삶들을 반복했다.
이름없음 2019/02/12 03:31:19 ID : JU6mNtii3Ck
점 점 강도도 심해져갔고 유서도 쓰게 되었던것 같다. 첫 유서 쓸 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종이가 젖어내려갔고 많은 감정들이 스쳐나갔던것 같다.
이름없음 2019/02/12 03:33:34 ID : JU6mNtii3Ck
혹시 보고 있는 사람 있어? 이런 하소연 봐줘서 진짜 고마워ㅜㅜ..

레스 작성
1레스친언니때문에좋아하는연예인팬그만둘까생각중인데new 20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30분 전
6레스열심히 해도 안 되면 관두는 게 맞아?new 27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52분 전
2레스가난은 가난을 낳는다. 정신적 가난도 포함인거 같아요new 38 Hit
고민상담 이름 : 뒤졌으면 1시간 전
3레스이 심리는 뭘까new 30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시간 전
8레스확실하게 죽는법 알려줘new 549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5시간 전
1레스-new 8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5시간 전
6레스학과 vs 학교 둘 중 뭐를 선택해야 하는걸까……new 79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5시간 전
4레스엄빠 이혼하는 게 답일까?new 369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7시간 전
1레스.new 281 Hit
고민상담 이름 : 프리즌걸스 7시간 전
3레스의사가 싫어졌어.new 482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7시간 전
4레스얘랑 거리둬야할까..?new 107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7시간 전
4레스심연) 내가 사패인가?new 393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7시간 전
2레스23. 인생 망한듯new 27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4레스남친을 사귀고 스킨쉽을 하는게new 11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9레스갑자기 친구가 나 피하는데 어떡함?new 598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1시간 전
1레스정신병원 가봐야 할까?new 23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2시간 전
2레스상담쌤이랃 헤어지기 싫어new 244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2시간 전
2레스다이어트 탄수화물 섭취 257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8
2레스나 알바 그만둬야할까..? 266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8
5레스정신질환이 있었으면 좋겠어 311 Hit
고민상담 이름 : 이름없음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