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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2/25 02:20:01 ID : U1BcNy0lfPh
난 여고생이고 12년 넘게 동경해왔던 사람이 있어. 우리 엄마가 학원 원장인데 엄마가 운영했던 그 학원에 다녔던 나보다 10살 위인 오빠야. 내가 7살때부터 그 오빠를 봐왔고 그 오빠는 항상 나를 공주님이라고 불렀어. 12년을 그렇게 불러줬어. 내가 어려서 넘어지면 “괜찮아요 공주님? 아구 아팠겠다”. 이러면서 안고 토닥여주고 치료해줬고 내가 중학교에 입학하고 사춘기가 와서 그 오빠한테 까탈스러울땐 “우리 공주님이 왜 이렇게 뾰루퉁 하실까?” 하면서 나를 달랬고. 마법이나 아픈 날은 약이며 병원이며 데려다주면서 지극정성으로 날 돌봐줬어. 그 오빠가 외동이고 우리 엄마한테 어릴때부터 공부를 배운터라 우리 가족이랑 친했고 그 덕에 꾸준히 내가 지금까지 그 오빠를 볼 수 있었지. 내가 중학교때부터 그 오빠한테 발렌타인데이나 빼빼로데이를 항상 챙겼어. 남자친구가 있어도 그 오빠것을 먼저 챙길 정도로 각별히 챙겼지. 그래서 올해도 평소처럼 발렌타인때 초콜릿을 줬는데 나한테 “어쩌지 오빠는 이번에 공주님한테 답례를 할 수 없는데.” 이러는거야. 솔직히 이거 들을때는 별생각 없었어. 근데 그 뒤로 카톡이든 전화든 답장이 진짜 빠르던 그 오빠가 내 톡을 무시하고 답장도 안하는거야.그래서 뭔일이 있는 줄 알고 엄마한테 물었는데 알려주지도 않고. 그러다가 몇주후인 오늘. 엄마가 그러더라. 오빠가 해외로 발령이 나서 이제 볼 수 없다고. 안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그걸 듣는데 와씨 그냥 눈물이 너무 나는 거야. 그런데도 진짜 그 오빠를 미워할 수 없는게. 오늘 카톡으로 보낸 마지막 말이. “공주님 잘 살아. 아니 잘 살거라고 믿어. 잘 지내”이 말이 전부였어. 이걸 읽는데 이런 생각이 들더라. 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래서 나도 놓아야 하나봐. 이제 나에게 공주님이라 해주던 왕자님은 없으니까. 현실로 돌아와야지. 아니다 애초에 왕자님은 없었을지도 몰라. 항상 나를 공주님이라 불러주던 오빠한테 왕자님이 되어달라 말할때마다 오빠는 나한테 “공주님의 왕자님은 내가 아니야. 나보다 더 멋지고 공주님을 사랑해줄 왕자님은 따로 있을거야”하고 말하던 오빠였으니까. 진심으로 동겼했어. 나의 왕자님. 부디 잘 지냈으면 좋겠어. 우리가 나중에 정말 나중에 만나게 된다면 그땐 환하게 웃으면서 말할게. 잘 지냈다고. 이젠 오빠가 예전처럼 내가 넘어졌다고 달려올 필요도 아픈 날 들쳐엎고 병원으로 달려갈 일도 없다고. 어엿하게 컸다고. 그리고 마지막에 이 말은 꼭하고 싶어. 오빠를 본 순간부터 오빠를 동경해왔다고. 내 인생의 왕자님이 오빠였으면 어떨까 라고 수십수백수천번을 생각했었다고. 진짜 올해 수능 끝나면 멋지게 고백하려고 했는데 꼭꼭 숨겨왔던 말들을 여기서 밖에 할 수 없는 내가 너무 밉다 정말.
이름없음 2019/02/25 02:23:19 ID : 5V85WnPeNAr
수능 끝나고 이 글이 그 왕자님이란 분께 보여지거나 알려졌음 좋겠다!
이름없음 2019/02/25 02:24:50 ID : htjuslBglyI
돌아오지 않아도 세상 좁으니까 만날거라 생각해. 원래 인연이 닿은 사람하고는 계속 엮이는 법이라고 들었거든 힘내 스레주
이름없음 2019/02/25 07:44:37 ID : cty6pglwmpX
무슨 한 편의 동화같다. 나도 좀 있으면 누군가와 원하지 않는 이별을 해야하는 상황으로서 이 내용이 무겁게 와닿는다. 난 헤어질 그 상대에게 항상 말해 내가 어느 날 너의 앞에 나타나있겠다고 잊지만 말아달라고. 그리고 기다리지 말아달라고 처음은 힘들겠지만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맞아 시간이 점점 너를 달래줄거야 예쁘고 성숙한 어른이 되는 날 그 왕자님이 너의 앞에 나타나줄거야 그 날만을 꿈꾸며 아름답게 성장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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