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 스레:http://thredic.com/index.php?document_srl=28848496 ※현재는 예약된 사람 외의 새 시트를 받고있지 않습니다. -영웅 강림-

토드 >>101 루사루카 >>97 루드비코 >>96

슬라임을 지나쳐갈 때, 돌바닥 위에서 늘어진 푸른 액체 덩어리는 마치 나에게 답변을 하는 듯이 꾸물거리며 움직였다. 깨어난 이후로 처음으로 인사를 주고 받은 것이 이러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나로서는 꽤나 신기한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점차 깊숙이 거리 속으로 들어서자, 여전히 침묵만이 주변을 감돌고 있었다. 아니, 자세히 본다면 똑같다고 할 수는 없었다. 이 곳에도 다른 누군가의 인기척이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이전까지는 이 곳에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었다. 나는 잠시 주변을 둘러본다. 필시 이것만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최후의 순간까지 힘을 다하면서 과거의 시대를 살아갔던 이들을 불러내었던 마법사. 그 모습을 기억하면, 결코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진 유령 거리 때문에 불러낸 것은 아니였다. 아마 그렇게까지 해야 할 정도로 위험한 무언가를, 마법사는 목격했을 것이다. 방금 전까지 있던 회랑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직 미루고 싶었다. 나는 문득, 한 가지 생각에 도달한다. 그러고 보니, 앞서 나갔던 네 명은 어떠한 상황에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그들의 소식에 대해서는 전혀 알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함께 행동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지금 거리를 돌아다니는 나와 마찬가지로 개별적으로 찾아다니고 있을까? 나보다도 더욱 많은 것을 알아내었을 가능성은 높겠지. 나는 이전에 문을 나섰던 이들과 마주칠 수도 있는 가능성을 감안한다. 혹시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지는 않는 지 확인하기 위하여 귀를 기울인다. 자연의 감시자인 레인저, 혹은 숙련된 정찰병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무언가 알 수 있었을까? 그들의 시점으로는 이 단서를 통하여 무언가 다른 것을 발견했을 지도 모른다. 고요함만이 무겁게 깔려있는 거리. 그 곳에서 나는 혹시 모를 기습을 경계하며, 이 곳에 있던 『무언가』, 그것의 흔적이 또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지를 조심스럽게 관찰한다.

쉐도우의 단검이 스태프에 맞고 튕겨나간다. 그리 무겁지 않은 공격이었지만 한 마리가 다른 골목으로 빠져나가는 게 보였다. 무슨 속셈이지? 최대한 빨리 눈앞의 녀석을 처리하고 상황을 마무리 지어야겠다. 나는 공격보단 치료에 특화된 자니 혼자서 싸우는 지금이 달갑지 않았다. 주변에 함께 싸우는 동료가 있다면 효율이 극대화되겠지만... 아쉬운 마음을 접고 쉐도우에게 스태프를 찌르듯이 내질렀다. 스태프는 꽤나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어 찔리면 피를 보기 쉬웠다. 쉐도우가 피를 흘리지는 않겠지만 이번에도 피해를 입힐 순 있겠지.

>>104 스태프로 쉐도우들의 뚝배기를 깨는 전 교황이라... TRPG에 익숙한 토드가 본다면 첫 인상이 『킬레릭』이겠군요.

>>105 이런 캐릭터가 될 줄 몰랐습니다ㅋㅋㅋ 막상 돌리고 보니 신관(물리)였어요!

당신이 본 흔적 중 하나는 당신의 정면을 향해있음을 알 수 있다. 무언가 불길한 직감이 당신에게 찾아온다. 마치 이대로 가면 뭔가 '위험한 것'이 있다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본능의 경고일까. 그것은 당신으로서는 아직 알수 없는 일일터이다.

당신의 내지른 공격은 쉐도우를 꿰뚫었다. 그 쉐도우는 이내 형체를 잃어버리며 한 종이를 떨어트렸다. 하지만 다른 쉐도우 한기는 당신을 보며 단검을 휘드르려는 자세를 취하려고 한다. 이대로 가면 한대 맞는 참사가 벌어질지도 모른다.

어째 지금 상황이 잘못하면 각개격파당할 것 같은 데요? ㅋㅋㅋㅋㅋㅋㅋ

어설픈 실력으로나마 내가 거리의 흔적을 살펴보고 있는 지 얼마나 지났을까? 이윽고, 나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된다. 이 거리에서 머물고 있던 『무언가』. 그 흔적의 경로는 지금도 침묵만이 무겁게 감돌고 있는 앞길을 향해 이어지고 있었다. 마음 속의 경종이 울리는 듯 하다. 저 흔적이 이어지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면, 어떠한 위기가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감각은 익숙했다. 생전에, 강자들이 나를 기습하기 위해서 자리를 잡았을 때에도 느꼈던 것이였다. 나는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하게 보이던 길이, 사실은 알 수 없는 위험이 기다리고 있는 험지임을 깨닫게 된다. 주머니 속의 노란 보석, 『귀환석』을 조심스럽게 잡는다. 만약, 나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것이라면 사용해야겠지. 만약 내가 본 것이 중요한 정보에 포함된다면, 이것을 알린다는 것은 앞서 거리에 나섰던 네 명에게 있어서 큰 도움이 될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혹시 이 흔적을 남긴 존재가 그 중 한 명을 노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 나는 방금 전에 느낀, 위험에 대한 경고를 무시하지 않는다. 칼집에서 검을 뽑는다. 롱소드의 칼날은 고요한 햇빛을 머금으며, 시퍼렇게 번뜩인다. 주변에서 기척이 느껴지는 지를 감지하며, 나는 흔적이 이어지는 앞길로 걸어간다.

"거기 잠깐 멈춰서시지" 당신이 다가서자 누군가의 목소리가 정면에서 들려온다. 마물의 기운이 느껴지지만 모습은 다른 곳에 숨기고 있는 것일까. 보이지 않는다. "이 곳은 그림자화된 이 거리의 주민들과 가끔 기어다니는 슬라임 외엔 아무것도 없는 곳, 목숨이 아깝다면 돌아가는 것이 좋을거야" 경고인 것일까. 그 마물은 당신에게 그리 말하고는 여전히 어딘가에 숨어있을뿐이다.

어느 정도 발걸음을 옮겼을 때였을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것은, 마찬가지로 낯선 누군가로부터 들려오는 것이였다. 다만, 나는 그 모습을 아직 확인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나에게 말을 걸었던 자는 스스로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로 한 것 같았다. 다만, 느껴지는 기척은 생각보다 익숙한 것이였다. 생전에도 마주친 적이 많았던 이들이였지. 바로 앞선 슬라임과 같은 마물이였다. 현재 이 낯선 목소리의 주인은 어떠한 모습을 하고 있을 지는 알 수 없었으나, 적어도 나를 곧바로 적대할 생각은 없음을 깨달았다. 진심으로 적대하는 입장이였다면, 이렇게 경고를 하기는커녕 전술적인 이점을 취하기 위하여 어떠한 방식으로든 기습을 가했겠지. 이어서 듣게 되는 말은, 이 거리가 어떻게 되었는 지를 알게 해주었다. 그림자화된 거리의 주민들, 그리고 기어다니는 슬라임인가? 「방금 전에, 슬라임과 인사를 나누었지요.」 자칫 들으면 농담으로 치부될 법한 말이였지만, 나는 진심으로 말하고 있는 내용이였다.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별개의 문제겠지만. 나는 무조건적으로 적대할 의사가 없음을 밝히기 위하여, 그렇게 말을 하는 것과 동시에 롱소드를 다시 한 번 칼집에 집어넣는다. 「너그러우신 분이시군요. 진심으로 적대를 하는 이들은, 경고는 하지 않으니까요.」 상대에게 진심으로 말하고 있기에, 비아냥거리는 어투는 하나도 들어가 있지 않았다. 실제로도, 나를 향하여 진심으로 살의를 향하던 이들은 단 한 번도 어떠한 경고를 한 적이 없었다. 그 어떠한 방식으로든, 그들은 나를 해하기 위하여 공격의 순간을 숨겨두고 있었다. 「돌아갈 곳이, 정확히는 없다고 해야겠군요. 깨어나 보니, 이 거리였습니다.」 나는 내 스스로가 누군가에게 거짓말을 잘 하지 못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것은 좋을 것이 없음은 깨닫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말을 통하여 해결을 하려고 하는 만큼 나도 역시 그에 걸맞는 경의를 표하기 위하여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괜찮으시다면, 부디 이 곳에 어떠한 일이 있었는 지 알려주시겠습니까?」

롱소드를 집어넣는 당신에게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는 코웃음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거짓말하지마라. 깨어나보니 여기였다면 너는 저기 쉐도우들처럼 변해있었겠지. 이 곳은 그리 평화로운 곳이 아니야" 어떤 일이 있었느냐는 말에는 대답이 들려오지 않습니다. 기운이 느껴지지 읺은 것을 보니 다른 곳에 간 것일까요. 그렇게 대화는 일방적으로 종료됬습니다.

흔적을 보이지 않고 하는 도발이라. 남자답지는 못한 녀석이로군. 이 보석을 이용해서 저지른 일인가? 대략적으로는 그렇게밖에 생각을 하지 못하겠는데... 좋아, 이제 어쩐다. "이거 참. 우선 돌아가봐야 하나?" 그러기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소득이 없다. 하지만 정보를 모으는 것도 중요할텐데... 그래. 어차피 귀환석이 있으니 조금 더 걸어봐도 문제는 없겠지. 길을 따라서 주위를 좀더 살피도록 한다.

주위를 둘러보니 근처에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황량한 거리만이 아고르를 비추고 있네요. 다만 어떤 거리 안 쪽에서 뭔가 강대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 외엔 누군가 흘린 것인지 곰인형이 보입니다.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게 말을 끝내자, 돌아오는 답변은 상대의 코웃음이였다. 진실을 이야기하였으나, 상대는 믿어주지 않는 모습이였다. 그 점에 나는 꽤나 아이러니함을 느낀다. 누군가에게 진실을 들려주었으나, 반대로 거짓으로 치부받는다는 것은 어찌 보면 기묘한 것이다. 더 이상 그 어떠한 대답도 들려주지 않으며, 지금까지 느껴지고 있었던 마물의 기척이 사라진다. 아마, 더 이상 나와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는 듯 하였다. 아까 나에게 말을 걸었던 누군가로부터 지금 이 거리에 정확히는 어떠한 일이 있었는 지를 알아내는 것은 무리인 듯 하다. 다만, 방금 전까지 들었던 대답을 통해서 어느 정도는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림자화된 이 거리의 주민들』, 『이 곳에서 깨워났다면 마찬가지로 쉐도우로 변했을 것』. 본의는 아니였으나, 나를 멈추어 세웠던 자는 내가 가지고 있었던 한 가지 의문을 해결해주는 것이였다. 그래, 기억대로라면 사람들이 내는 소리로 활기찼을 거리. 이 장소에 있던 자들은 어디로 갔었던가? 만약, 방금 전에 들은 것과 같이 그들이 쉐도우로 변해버린 것이라면 설명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어째서 이 곳의 치안을 유지하는 병력이 없는 지도 설명이 된다. 단순히 이 거리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들까지도 모조리 쉐도우로서 이 거리를 떠돌아다니고 있다는 것이니까. 나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고 있는 바가 없었기에, 단지 그 사실만을 알 수 있었다. 자리에서 멈추어 있던 나는 잠시 눈을 자그맣게 좁힌다. 어째서 한 번 삶의 끝에 도달한 이들을 불렀어야 했는 지, 알 것만 같았다. 더 이상 상대와 대화를 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시선을 돌린다. 방금 전까지 집중하고 있던 『무언가』의 흔적을, 나는 조심스럽게 다시 추적한다. 칼집에서는 다시 한 번 롱소드가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다.

>>107, >>115 『불길한 직감』과 『무언가 강대한 기운』이라... 현재 아고르와 토드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일까요?

휑뎅그레한 거리만이 나를 반기고 있다. 사실상 벽돌이 널린 황무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군. 똘어진 곰인형 하나를 들어, 먼지를 툭 툭 털어낸다. 주인 잃은 곰인형이라. 의미하는 바가 크지. 이런 걸 가지고 놀만한 어린아이들도 참사에 휩쓸렸다는 말이다. 피난을 가든, 끝을 맞이하든... "사태는 절망적이군." 그렇기에 나, 혹은 다른 이들이 지금의 시대로 불려온거겠지. 곰인형을 적당히 눈에 띄지 않을만한 곳에 두고, 거리를 따라 걸어간다. 거리 안쪽에서 느껴지는 심상치 않은 기운에 미간을 찌푸린다. 특별히 마법이나, 초감각 같은게 없어도 느껴질 정도라니. 방패와 도끼를 손에 들고 그쪽을 향해 걸어간다.

둘는 하나의 기운을 향해 조심히 추적합니다. 그리 다가가자 보이는 것은 하나의 안개로 이류어진 벽. 그리고 둘은 서로 회랑에서 스쳐가듯 본 다른 영웅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1.보스전에 진입한다. 2.아직 진입하지 않는다.

>>120 어려운 난이도라... 다른 분들이 전부 모일 때까지 기다리는 것도 좋겠군요.

또각. 또각. 또각. 적막한 거리 위에 부츠의 바닥이 마주치는 소리가 울려퍼진다. 현재까지, 나는 다른 것을 발견하지는 못 했다. 방금 전에 말을 걸었던 마물이 존재한다고 알렸던 쉐도우는, 적어도 내가 걸어가는 방향에서는 머물고 있지는 않은 것 같았다. 그리고, 아직 나보다 앞서서 회랑의 문 밖으로 나섰던 네 명. 그들이 현재 어떠한 상황에 처해있는 지는 아직까지 알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루스리카 왕국의 영웅이라고 부르는 만큼, 나는 그 네 명이 결코 쉽게 당해주지는 않을 것이라고만 추측할 수 밖에 없다. 방금 전의 거리로부터의 흔적은, 계속하여 이어진다. 언제 들이닥칠 지도 모르는 기습을 경계하며, 나는 조용히 흔적을 따라간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나는 곧바로,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던 거리의 모습과는 틀림 없이 이질적인 요소를 발견한다. 「안개...?」 그래, 안개였다. 흔적의 경로가 이끄는 곳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짙은 안개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안개 속에 무엇이 있을 지를 관찰하지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시야를 가로막는 짙음은 허공으로부터 늘어지는 듯, 지상까지 깔려가는 듯 하였다. 그것만이 아니였다. 본래라면 이 거리 전체를 뒤덮었어야 할 안개는, 마치 『형상이 의도되었다는 것처럼』 하나의 벽으로 감돌았다. 그 너머를 바라보았을 때, 아까 전에도 느꼈던 불길한 감각이 울려퍼진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며, 다시 한 번 눈을 자그맣게 좁혔다. 이 곳 너머로, 거리로부터 흔적을 남겼던 『무언가』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 이상 현상은, 틀림 없이 이 고요함만이 감돌게 된 거리에서도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 아직까지는 모습이 보이지는 않으나, 아마 앞서 나갔던 네 명으로서는 듣고 싶을 정보 같았다. 「이것이 그 다크 소울인가 무언가하는 그것인가?」 침묵에 잠긴 거리, 마물로 변하게 된 마을 사람들, 죽음으로부터 돌아온 존재, 안개로 이루어진 장벽, 그 너머의 위험한 무언가. 공통점이 생각보다도 많은 것 같았다. 아주 오래 전, 생전에 해보았던 컴퓨터 게임이 떠오르는 것은 필연이였을 지도 모른다. 지금부터는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결정해야 했다. 지금까지 알게 된 정보를 다른 이들과 교환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들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 지는 알 수 없었다. 무엇보다도, 이 거리는 생각보다도 크기가 컸기에 그들과 마주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귀환석을 사용하는 편이 좋을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 인기척이 느껴졌다. 나는 조용히, 다가오는 자를 본다. 갑주 특유의 금속음이 거리에 울려퍼진다. 이윽고, 바로 이 자리에서 생각보다는 익숙한 모습의 거한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회랑에서 한 번 본 적이 있던 자였다. 와인빛의 플레이트 아머는 근육질의 회색빛 피부 위를 덮으며, 보호한다. 갑옷 너머까지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검은빛이였고, 그 수염은 목까지 늘어지며 마치 옛 양반과도 같은 인상을 주었다. 그의 굳게 닫힌 입 너머로 오크 특유의 엄니가 자그맣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고, 두 눈에는 나무의 그것과도 같은 갈색 눈동자가 보인다. 관에 적혀있던 내용대로라면 그는 아마, 『위대한 전사』 아고르라고 불리는 사람일 것이다. 바로 이 자리에서 가장 먼저 문 밖을 나섰던 사람과 조우하는 것은 예상 외였다. 그렇지만, 그것은 동시에 행운이였다. 안개의 벽 너머에 있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 거리에서 발견한 것들에 대해서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그에게 인사를 한다. 플레이트 아머의 뒤로 메여져 있는 것은 큼지막한 방패였고, 그의 단단한 손에 쥐어진 것은 룬이 새겨진 외날 도끼였다. 무기의 기예를 익힌 또 다른 자를 만난다는 것은, 상당히 인상적이였다. 「이 곳에서, 잠시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까?」 나는 회색 피부의 거한에게 그렇게 말한다. 곧바로 안개 너머로 돌입하기를 권하지 않는 것은 여러 모로 합리적이였다. 위험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직감에 따르면, 상대는 결코 가벼이 여겨서도 안 되고, 또한 그럴 수도 없는 상대로 보인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서로가 무엇을 알게 되었는 지를 알려주는 것은 이 상황에서는 중요한 기회가 될 지도 모른다. 무엇보다도, 저 안개 너머로 들어서게 되더라도 회랑에서 깨워났던 모두가 들어선다면 더욱 승산이 높을 것으로 보였다. 「-저 안개 너머로는, 아무래도 위험한 것이 도사리는 것 같으니까요.」

저건 아고르주가 답레할 문제니 따로 판정은 없습니다!

짙은 안개가 길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이 안개의 성채 너머에, 적장이 있다는 것이겠지. 오랜만에 다시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지만... 아직 나는 적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무모한 전투는 피해야만 하는 법이지. 그리 생각하며 안개를 향해 조금씩 다가가던 중, 누군가가 한명 더 안개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생존자인가, 싶었지만 애석하게도 그건 아니었다. 허나 이 자도 나와 같은 자격으로 이곳에 다시 한번 나타난 이로써, 지나가는 눈길에 회랑에서 한번 본 적이 있다. 애석하게도 나는 이 자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 나와는 다른 시대를 살아갔던 존재인가? 아마 그렇겠지. 복식이라던지, 무장이라던지 전부 내가 살아생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다. 세계 곳곳의 전장과, 그 근처의 도시들을 돌아보았음에도 말이다. 내 이후 시대의 영웅이라. 이것도 꽤나 흥미로운걸. "반갑군. 자네도 이 너머에 있는 녀석에게 이끌려 온건가?" 기골이 장대하다는 인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 인간치고는 큰 신장에도 불구하고 날렵해보이는 느낌이 강하게 자리잡았다. 검은색 일색을 이루는 머리카락과 눈은 매우 평범해 보였지만, 수많은 전장을 헤쳐나간 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을 것이다. 그의 눈은 절대 필부의 눈빛이 아니었다. 이거, 시간이 된다면 한번 붙어보고 싶은 눈을 가졌군. 별다른 갑옷이 아닌, 평복 위에 서코트만을 걸친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의아했지만 크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이국의 전사들 중, 저런 식으로 최대한 가벼운 무장만을 하고 덤벼드는 성가신 녀석들도 있었으니 말이다. 저 정도는 약과지. 아무렴. 그의 애병은 검인가. 이질적인 모습에 비해 검의 형태는 상당히 모범적이었다. 검신과 손잡이의 비율도 적당해 보이고. 양손으로 오로지 검에 기대어 싸우는 모습이 볼만하겠군. "물론. 쉽게 달려들만한 놈은 아니군. 힘을 좀 들인다면 어떻게 해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심한 도박이야." 전투는 매 시, 매 분 매 초마다 바뀔 가능성이 있다. 절대라는 것이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나와 차이가 나는 존재라도 조금의 가능성은 있는 법인데다, 하물며 나는 상대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 오히려 불리한 싸움이지. "설마 자네는 여길 박차고 들어가 만용을 부릴 생각은 아니었겠지? 그럴만한 범우라고 생각하진 않겠다만." 그리고는 귀환석을 꺼내들며 말했다. 이 영롱한 빛은 마치... 집을 생각나게 하는군. 이상하구만. 생전 본적도 들은적도 없는 물건에서 향수를 느끼다니. 마법이란 정말 거슬리는 존재란 말이야. 편리하기도 하지만... "놈이 별다른 이동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가능한 병력들을 더 모아서 놈을 칠 생각이다만, 자네는 어떻게 할텐가?"

「그렇습니다. 거리에서 발견한 흔적이, 이 곳까지 이어지더군요.」 와인빛의 전신 플레이트 아머를 걸친 거한- 그가 던진 질문에, 나는 이 곳까지 오게 된 이유를 간단하게나마 설명하였다. 정황을 보아하니, 아고르라는 이름을 지닌 것으로 추정되는 저 남자도 역시 무언가를 느껴서 이 곳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 마력, 기(氣). 이러한 현상을 감지하기 쉬운 대표적인 힘의 예시였다. 그러한 힘을 다루는 자들은, 저 안개의 장벽에 대하여 정밀하게 탐지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무언가를 감지하는 힘은 오로지 그러한 이들에게만 허용된 것이 아니였다. 적과 바로 마주치며, 사선을 넘나드는 이들. 그들도 어떠한 것을 직감할 수 있는 힘- 육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을 개화하였다. 특별한 힘을 다루지 못 하는 나로서도, 거리의 흔적을 추적하면서 어떠한 위험이 기다리고 있다는 예감을 느낄 수 있었다. 루스리카 왕국으로부터 영웅이라고 불렸을, 저 거한. 그의 무쇠와도 같은 신체를 본다면 그것은 아마 정답에 근접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 관찰한 그의 걸음, 움직임, 그리고 자세. 그 모든 것은 눈 앞의 남자가 몇 번이고 사투를 거쳐 온 전사임을 알려준다. 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생전에 마주쳤던 반 거인족의 광전사를 떠올린다. 그의 폭발적인 완력은 왕국에서 으뜸이기로 유명했다. 그의 커다란 도끼가 휘둘러질 때마다, 거대한 마물이 참혹한 결말을 맞이하였다. 그것을 목격한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 하였지. 만약, 눈 앞의 남자가 그와 만날 수 있었다면 정면에서 힘을 겨루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역시 그도 생전에 사선을 넘나들었던 경험이 있었는 지, 거한은 안개 속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어 보였다. 심한 도박이라, 상대에 대해서 모르는 만큼 그것은 사실이였다. 무엇보다도, 지금 이 자리에는 회랑에서 깨워났던 다섯 명 중 오로지 두 명만이 모여있었다. 이 정도의 인원만을 가지고 저 너머에 머무르고 있는 무언가와 마주치는 것은 좋은 선택은 아니였다. 최악의 경우에는, 모두가 각개격파당하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겠지. 「물론입니다. 저희 모두가 불린 것에는 이유가 있으니까요.」 전사의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아직은 추측일 뿐이지만, 이 시대에도 강력한 힘을 지닌 자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이들이 현재까지 보이지 않고, 마법사가 회랑에 있던 다섯 명을 깨운 것에는 충분히 그럴 만한 위기가 닥쳤다는 의미다. 이 곳의 둘 뿐만이 아니라, 현재 모습이 보이지 않는 다른 세 명도 그것을 간과하면서까지 저 안개 속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떠오르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눈 앞의 거한은, 이 고요한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다른 무언가를 발견했던 것일까? 「이동이라... 거리에서 발견한 흔적을 보아하니, 무언가를 사냥하러 갔더군요.」 나는 이 곳까지 이어지고 있었던 흔적에 대해서 회상하며, 눈 앞의 남자에게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짧게나마 전해주었다. 아마 위험을 직감하게 하는 이 『무언가』는 저 안개 너머에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저 안에 그것의 목표가 있다는 말인가? 「병력이라고 한다면, 혹시 문 밖을 나섰던 다른 세 명을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귀환석을 꺼내든 전사의 말에, 나는 그렇게 질문하게 된다. 그래, 이 거리에는 더 이상 치안을 유지할 병사들조차 존재하고 있지 않았다. 나보다 앞서서 이 주변을 살펴보았던 그라면 이 곳을 돌아다니는 슬라임과 쉐도우를 마주쳤을 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좋은 생각이로군요. 저도, 아직까지는 그 분들과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진 대화를 잘 생각해본다면, 정황 상 눈 앞의 남자도 역시 문 밖을 나선 다른 세 명과 마주치지는 않은 듯 했다. 그렇다면, 나머지 세 명은 아직 안개의 장벽이 머무르고 있는 이 곳으로부터 제법 떨어진 거리에서 돌아다니고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도, 서로가 알게 된 정보를 나누는 것도 중요할 테고요.」

현재 개학 및 개강 시즌이기도 해서, 다른 분들이 바쁘신 것 같기도 하군요.

제법 말이 통하는 남자로군. 영웅의 자질이란 역시 무력만이 아니지. 인성과 지성 또한 널리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고 본다. "음. 가능하면 진짜 병사들이 있으면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런걸 기대하기란 무리겠지. 최소한 남은 셋만이라도 집결해야만 한다고 봄세." 고개를 끄덕이자, 갑주가 절그럭 하는 소리를 내었다. 그렇담 남은 셋을 어떻게 찾는게 좋을까. 역시 회랑으로 돌아가 봐야 하나? 아니면 그들도 모조리 흩어져 있는것일까? "...그러면, 우선은 회랑으로 돌아가보는게 어떻겠나? 내가 여태 알아낸 정보는 거기서 이야기하도록 하지." 귀환석을 꺼내들며, 그에게 물었다. 아니, 잠깐.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이거, 내가 실례를 했군. 이름을 물어도 되겠나?"

철컹. 회색 피부의 거한이 고개를 끄덕이자, 질문의 긍정을 확인하는 듯이 갑옷이 흔들린다. 역시, 눈 앞의 남자도 알고 있었다. 적막함이 감돌고 있는 이 거리에서는, 병사들의 지원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것을. 슬라임과 쉐도우들이 머물고 있다는 것을. 이윽고, 눈 앞의 전사는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였다. 나는 그것이 무엇인 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정황을 보아하니, 그는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뒤따라 나간 다른 세 명과 마주치지 못 한 것 같았다. 그들의 위치를 알고 있다고 한다면, 고민할 필요는 없었겠지. 그것을 감안하게 된다면, 한 가지 최악의 경우가 있을 것이다. 회랑에서 깨어난 다른 세 명- 그들 모두가 이 넓다란 거리에서 모두 뿔뿔이 흩어졌을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것을 가정할 시에는, 모두가 한 자리에서 모이기에는 꽤나 복잡한 상황인 것이다. 회랑을 나서기 전에, 서로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방도를 마련한 것도 아니였다. 나를 포함하여 회랑에서 마주치게 된 이들은, 아마 서로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을 가능성도 무척이나 높았다. 이대로는 모두가 한 자리에서 모이기에는 까다로운 조건인 것이다. 「좋은 생각입니다. 이 곳은, 이야기를 길게 하기에 좋은 곳은 아니니까요.」 노란 돌- 귀환석을 꺼낸 전사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물이 말했던 대로, 이 거리는 더 이상 평화로운 곳이 아니였다. 어떠한 때이든지, 어떠한 장소로부터 쉐도우가 출몰한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한 곳에서 이야기를 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은 아니였다. 일단은 회랑으로 돌아온 뒤에, 갑옷을 걸치고 있는 이 전사와 이야기를 나누어도 늦지 않는다. 지금은 이 곳에 없는 다른 세 명이 귀환석을 사용하기를 기다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저도 역시, 나름대로 발견한 것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도 역시, 바지의 주머니로부터 귀환석을 꺼낸다. 생전에도 공간을 이동하는 마법을 본 적이 있었지만, 지금 나의 손에 잡힌 이 돌은 꽤나 진귀한 물건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어떠한 장소로, 몇 번이고 이동을 해주게 하는 마법 물품은 결코 흔하지 않았다. 「토드, 라고 합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회색빛 피부의 거한에게 대답한다. 그러고 보니, 회랑에 있던 다섯 명 모두가 통성명을 하지 않았다. 입 밖으로 내뱉은 이름은 본래 내가 불렸던 이름은 아니였다. 그렇지만, 생전에 이 세상에서 눈을 뜨며 자칭하게 된 이름이였다. 「그렇다면, 당신의 이름을 여쭈어보아도 괜찮겠습니까?」

귀환석에서 빛이 나더니, 천천히 공간이 흐려지는것이 느껴졌다. 그렇군. 눈 깜짝할 새 까지는 아닌 것인가? "'격노의 이빨' 일족의 아고르다. 왕국식으로 표현하자면, 아고르 퓨리투스지." 저 일족은 이제 어느 부족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되었겠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아니 어쩌면, 오크라는 종족이 지금까지 남아 있을까? 눈을 한번 깜빡이자, 어느새 회랑의 웅장한 분위기가 갑옷마저도 뚫고 심장으로 흘러들어온다. 이런 곳을 조금 더 오래 봐야 했던 것인데. "토드... 역시 들어본 적은 없군. 고금을 통틀어서 말이야. 아무래도 내가 자네보다 이전 시대에 살아있었던 것 같구만." 그의 이름을 되뇌이고, 확신하듯 말한다. 분명 이 정도의 사내라면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귀환석을 다시 집어넣고, 그것과 바꿔들듯 보석을 들어 보인다. 그 때에, 이상한 목소리가 들렸던 것 말이다. "마물을 해치우고, 그 자리에서 주운 물건일세. 이 일의 원흉으로 보이는 놈의 목소리가 이것을 줍자마자 어디에서부터인가 들려왔어." 그리고는 조금 더 자세히 보라는 듯, 그에게 쥐어준다. 혹시나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심정이다만... 사실 크게 기대는 하지 않는게 좋겠군. 이쪽이나 저쪽이나 마법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어 보이니까. "안타깝게도 내가 알아낸 건 이런 것 정도일 뿐일세. 거의 이 회랑을 떠나자마자 그 안개를 마주친지라."

귀환석을 쓰자 주변이 흐려집니다.미치 뭔가 왜곡되듯 주위가 짓눌리는 듯판 풍경이 보이더니 한순한 빛이 나며 둘이 는부심에 는을 감았다 뜨자 영웅의 회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한 손에 쥐고 있던 귀환석. 그것은, 이내 눈부실 정도의 빛을 내뿜는다. 찬란한 토파즈 빛은 자욱하게 깔려있던 안개의 장벽을 물든다. 그 순간이였다. 이상 현상이 일어난다. 주변의 풍경이 일그러진다. 비틀린다. 일렁인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꼭 낯설지만은 않았다. 그래, 생전에 공간 전이의 마법을 경험하였을 때에도 이러한 모습을 목격하였던가? 처음으로 그것을 목격하였을 때, 나는 그 신비로운 현상에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지. 그 때에, 옆에서 있던 마법사가 무언가 이상한 것을 보는 듯한 시선을 보냈던 것도 아직 인상이 깊었다. 그것을 잠시 바라보는 동안, 눈 앞의 전사가 대답을 들려주었다. 그래, 그것은 회랑의 바깥으로 나서기 전에 확인한 관에 적혀있던 것이다. 이전에 예상했던 것과 같이, 잿빛 피부의 거한은 바로 『위대한 전사』- 아고르 퓨리투스임을 밝힌다. 그 이름은 꼭 낯설지만은 않은 것이다. 「아고르 퓨리투스, 로군요. 들어본 적이 있는 이름이로군요.」 그래, 나는 생전에 세상을 여행하며 그 이름을 간혹 들을 때가 있었다. 아고르 퓨리투스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다. 명예로운 부사관이자 용감한 전사, 지혜로운 전술가. 다른 곳에서도 그랬지만, 그는 특히 루스리카 왕국의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영웅이였다. 「제가 살아가고 있을 당시에, 왕국의 오크들 뿐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당신을 존경하였지요.」 음유시인들은 그가 도끼를 휘두를 때마다 천둥이 쳤다고 노래하였다. 적어도 나의 생전에 루스리카 왕국의 백성으로서 인정받고 있던 오크들에게, 그리고 많은 전사들과 장교들에게 있어서 그는 존경의 대상이였다. 아고르 퓨리투스는 루스리카 왕국의 영웅이였지. 이윽고, 나는 아고르 퓨리투스와 함께 익숙한 장소에서 머물고 있음을 발견한다. 바로, 이 거리에서 가장 먼저 눈을 뜨게 된 회랑이였다. 역설적이게도, 큼지막한 분수대로부터 들려오는 활기찬 물소리는 아직까지도 고요함만이 맴돌고 있는 거리와 대비되는 풍경을 자아낸다. 「제가 그보다 더 후대에 살았던 것은, 확실하군요.」 나의 이름을 듣고 의아함을 드러내는 아고르 퓨리투스에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한다. 아고르 퓨리투스는 세계의 많은 도시에 방문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었다. 만약 내가 그와 동일한 시대에 살아가고 있었다고 하면, 그와 마주쳤을 가능성은 높았을 지도 모르지. 아고르 퓨리투스는 귀환석을 집어넣고, 그 대신에 처음으로 보는 동그란, 검은 보석을 보여주었다. 마물이라... 슬라임이나 쉐도우가 떨어뜨리게 된 물건이였던가? 마치 밤의 하늘과도 같은 검은 빛에, 나는 혹시 이 보석이 흑요석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였다. 그 직후, 나는 중요한 것을 듣게 된다. 이 검은 보석을 주운 아고르 퓨리투스는, 사건의 원흉으로 보이는 용의자의 목소리를 들었던가? 아고르 퓨리투스가 쥐어준 검은 보석을 조심스럽게 관찰한다. 그것을 쥔 손에 살짝 힘을 주기도 하지만, 특별한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안타깝게도, 알 수 있는 것은 없군요.」 나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그렇게 대답한다. 현재까지는, 아고르 퓨리투스가 들었다고 하는 그 목소리가 들려오는 기미는 없는 것 같다. 그와 마찬가지로, 나도 역시 마법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다시피 하였다. 나의 역량으로는, 이 보석의 마법적인 특성을 간파할 수는 없다. 「-다만, 지금 깨어난 사람들 중에서 더 알 수 있는 것 같은 사람이 있군요.」 그렇게 말을 하며, 나는 아고르 퓨리투스의 앞에서 한 방향을 향하여 고개를 돌린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이 회랑에서 깨어난 다섯 사람 중 한 명의 관이였다. 『마법의 시조』- 루드비코. 관에는 그 주인의 이름과 칭호가 적혀있었으며, 그녀의 특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마법의 시조라고 불리셨으니 말이지요.」 아마 지금 이 자리에 없는 사람들 중, 망토를 걸치고 있던 소녀. 바로 그녀가, 루스리카 왕국에서 그 누구보다도 마법에 능통한 사람일 지도 모른다. 안타깝게도 현재 이 시점에서는, 그 사람에게 이 수상한 보석에 대하여 무언가 알 수 있는 지를 질문할 수조차 없지만. 「그렇군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제가 겪은 것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나는 아고르 퓨리투스의 갈색 눈동자와 다시 시선을 마주친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조심스럽게 그의 손에 검은 빛의 보석을 넘겨주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감안한다면, 아마 나와 마찬가지로 회랑의 문 밖을 나선 지 얼마 안 되어 방금 전의 안개를 발견한 것 같았다. 「거리에서, 슬라임이나 쉐도우가 아닌 마물과 만났습니다. -저에게 말을 걸었지요.」 나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마물에 대해서 회상하며, 아고르 퓨리투스에게 천천히, 그러나 또박또박하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잘 생각해보면, 이 회랑에서 깨어난 이후로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상대는 바로 나에게 경고를 들려주었던 의문의 누군가였다. 「안개까지 도착하기 전에, 은신한 상태의 마물은 저에게 경고를 하였지요.」 적어도, 경고하기 위하여 말을 먼저 걸었던 이 마물은 무조건적으로 이 쪽을 공격할 의사는 보이고 있지는 않았다. 아직까지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다만, 이 대화가 제대로 이어가지 못 하고 일방적으로 종료가 되었다는 결과만이 남았었다. 「이 거리에 돌아다니는 쉐도우들은, 이 곳의 주민들이 변해버린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하였을 때, 나는 어쩔 수 없이 슬픈 느낌이 들었다. 적어도, 이 회랑에서 다섯 명이 깨어나게 된 시점에서 마물로 변한 주민들을 구할 방법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구할 수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정당한 일이겠지. 「-그리고, 만약 이 곳에서 사람이 깨어났다면 쉐도우로 변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쉐도우. 그것은 살아있는 존재가 그림자로서 변해버린 마물이였다. 지금 이 곳에서, 나는 적어도 한 가지만은 알고 있었다. 단 한 명이 아닌, 이 거리에 있는 모든 주민들이 순식간에 마물- 쉐도우로 변해버린다는 것은 무척이나 이례적인 사례였다. 무엇보다도, 단순히 한 장소에 머물러서 쉐도우로 변한다고 하는 것은 들어보지 못 한 일이였다. 어쩌면, 이 현상도 역시 어떠한 마법을 통하여 구현된 것일까? 다만, 아고르 퓨리투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내용은 여기까지만이 아니였다. 「이 회랑에서, 저희를 포함하여 다섯 명이 깨어났을 것입니다.」 나는 아고르 퓨리투스에게 향하고 있던 시선을, 다시 회랑의 관을 향해 돌린다. 그리고, 그 곳을 향하여 차분하게 걷는다. 이번에 내가 향하는 곳은 깨어나게 된 다섯 명의 관이 아니였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뚜껑이 열려있는 또 다른 관이였지. 「-그러나, 처음에 확인하니 깨어난 것은 저희 뿐만이 아니더군요.」 나는 뚜껑이 열려있는 하나의 관 앞에 멈추어 선다. 그래, 이전에 망토를 걸치고 있던 소녀가 한 차례 살펴보았던 관이였다. 이름은 언급되지 않고, 오직 『기사왕』이라고 하는 칭호만이 적혀있는 관. 그것은, 이 곳에서 깨어난 다섯 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아마, 갑주를 걸친 기사로 생각됩니다.」 아직도 뚜껑이 열린 관 안에는 희미하게 철 냄새가 난다. 관 안에 오직 무기만이 들어갔다면, 이렇게 강렬한 향이 나오지는 않는다. 갑주까지 관에 있었다고 한다면,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 특유의 냄새가 관에 남아있는 것이 충분히 설명이 되는 상황이였다. 「-안타깝게도, 저는 잘 모르는 분이로군요.」 그렇다. 이미 깨어난 다섯 명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들은 바가 있었다. 『마법의 시조』, 『푸른 눈의 수호자』, 『개혁의 교황』, 『위대한 전사』. 관에 적힌 글귀를 보며, 나는 생전에 그들의 이름을 들은 적이 있음을 기억했다. 다만, 『기사왕』에 대해서는 떠오를 수 없다. 기사이자, 루스리카 왕국의 영웅이였다면 그는 틀림 없이 무수한 기사도 작품의 주역 자리와, 수많은 사람들의 동경을 받았겠지. 그의 이름과 행적은 틀림 없이 후대에도 전해졌을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 관의 주인은 생각보다 후대의 영웅이였던 것일까? 「아고르 퓨리투스. 당신께서는, 『기사왕』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재미있구만, 재미있어.” 주변에 보이는 건 물 웅덩이와 그을린 흔적. 별로 특이할 것은 없었다. 눈앞에 있는 주변과 동떨어진 것 같은 느낌의 비석을 제외한다면. 그러고보니 내가 있던 시대에서도 큰 마술을 쓰려면 매개체가 필요하던가? 적에는 다섯명의 마법사가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 산재한 수많은 괴물들… 이상하리만치 마법사들의 주위에만 없었던 것을 보면 매개체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정당할테지… 이동하기 전에 잡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우선은 비석을 살펴보기로 했다. 가까운 곳에서 들려온 총성 때문에 살짝 귀가 먹먹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회복할 수있었다. 비석을 조사하느냐, 총성을 쫓아가느냐. 이중 택일. 지금 같은 상황에선 간단했다. 비석은 언제든지 볼 수 있을 테니까. 우선 챙기기로 할까. 나중에 천천히 해독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거라며 마력을 이용해 비석을 뽑아들고서 천천히 총성이 울리는 곳으로 향했다.

비석을 챙기고 총성이 울리는 곳으로 가자 무수한 쉐도우가 한 여성을 습격하는 풍경이 보인다. 그녀는 분명 회링에 있을 때 보였던 영웅 중하나일터이다. 1.돕는다 2.무시한다.

그의 생전에서는 내가 칭송을 받고, 내 동족들도 왕국의 시민으로서의 삶을 누렸다고 한다. 이럴수가. 순간 충격을 받았지만 나도 모르게 곧 웃음을 짓고 말았다. "그렇군... 이거 정말 듣기 좋은데. 고맙네." 의미없지도, 안좋은 쪽으로 변질되지도 않았다. 나는 그동안, 싸울 가치가 있는 싸움을 해왔다는 기분이 들어 기뻤다. "음, 문제 없네. 마법의 시조라 불리는 루드비코이니, 괜히 우리같이 무기에 기대 살던 이들이 어줍잖게 건드릴 영역이 아니야." 마법의 시조라. 그런 존재를 놔두고 우리끼리 붙잡고 씨름을 할 필요는 없겠지. 그러면 그녀와 집결하는것을 조금이나마 우선시해야겠는걸. 그에게서 들은 정보는 생각보다 중요한것이 많았다. 그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곱씹어보며 이 정보로 무엇을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지 정리하기 시작했다. 허나 그것도 조금 이후의 기사왕이란 생소한 이름에 잠시 멈췄다. "기사왕이라고? 아니, 처음 듣는데... 적어도 우리보다는 후대의 인물이거나... 문헌이나 전설마저 남지 않을 정도의 고대일지도 모르는군."

내가 생전에 들었던 그의 명성을 이야기하자, 전사- 이고르 퓨리투스는 몸이 순간적으로 굳는다. 그 직후,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 심정은, 나로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 바였다. 눈 앞의 전사와 마찬가지로, 나도 역시 무언가를 위해서 싸워갔었다. 그러한 싸움의 끝이, 과연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인가? 그것은 아마도, 이 세상에서 싸워가기로 결심하였던 이들이 필연적으로 자신에게 되물었을 질문일 것이다. 나 뿐만이 아니라, 이고르 퓨리투스라고 하는 남자도 그랬을 지도 모르지. 사후에, 자신의 싸움을 평가하는 것은 오로지 미래를 살아가는 이들의 몫이였다. 그렇기에,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나도 역시, 현재 이 시점에서는 나의 행동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는 지를 확신하지 못 한다. 생전의 싸움이 분명히 의미가 있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미래에 또 다른 평화를 가져왔다는 점을 듣는다는 것은 틀림 없이 기쁜 일이리라. 나는 그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고맙다고 전하는 이고르 퓨리투스에게 나는 살짝 미소를 짓는다. 「저에게 감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기회에 제가 전해드리고 싶었던 말이 있군요.」 그럴 필요는 없었지. 바로 눈 앞에 있는 회색 피부의 거한이, 내가 살아가던 시대를 보다 평화롭게 이끈 영웅 중 하나였으니까. 과거의 왕국을 다루는 역사 기록을 감안하면, 그것은 틀림 없었다. 그렇기에, 이방인에 불과한 나라도 말하고 싶은 것이 있었다. 「감사합니다, 이고르 퓨리투스. 당신 덕분에, 저는 보다 평화로운 시대를 살아갔습니다.」 이미 회랑의 문 밖으로 나섰던 자- 『마법의 시조』 루드비코에 대한 언급에 이고르 퓨리투스는 곧바로 납득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그의 말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어떠한 분야라고 할 지라도, 그 분야의 스페셜리스트가 가장 의존할 수 있는 법이였다. 무기의 기예를 평생에 걸쳐 익혔던 이고르 퓨리투스, 혹은 나와 같은 입장이라면 마법에 대해서 딱히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잘못 건드리게 된다면 무언가 나쁜 일이 벌어질 가능성도 존재했다. 마법이라는 것은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되었다. 이고르 퓨리투스는 거리에서 만나게 된 모습을 감춘 마물, 그리고 그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대해서 생각에 잠긴 듯 하였다. 만약, 『기사왕』이라고 하는 칭호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면 침묵하는 그의 고민은 보다 더 오래 유지되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습니까? 고대의 사람일 가능성도 있겠군요.」 아마도, 나와 마찬가지로 이고르 퓨리투스는 『기사왕』이라는 칭호를 지닌 자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았다. 혹시나, 단순히 내가 들어보지 못 한 것 뿐이였는가 했었지만 적어도 이고르 퓨리투스의 생전에도 그는 없는 듯 하였다. 가장 단순한 결론이라면, 『기사왕』이라는 존재가 바로 회랑에서 깨어난 다섯 명보다도 후대를 살아간 영웅이라는 것이겠지. 다만, 이고르 퓨리투스가 말해준 내용도 일리는 있었다. 만약, 기록조차 남지 않게 된 옛날이라고 한다면 가능성은 있었다. 「한 가지, 신경이 쓰이는 점이 있군요. 『기사왕』의 관에는 그의 이름은 없었습니다.」 내가 한 가지 알아차린 점이 있다면, 이 회랑에 있는 대다수의 관들은 이 곳에서 깨어난 다섯 명의 것과 마찬가지로 생전에 불리었던 이름이 적혀있다는 점이였다. 그렇다고 한다면, 『기사왕』이라고 하는 존재는 어째서 이름이 적혀있지 않았던가? 「일단은, 앞으로의 일을 먼저 생각해야겠지요.」 나는 그 의문을 일단 뒤로 미루며, 이고르 퓨리투스에게 다시 말을 한다. 그래, 아직은 풀 방도가 보이지 않는 의문보다도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있었다. 이고르 퓨리투스가 보여주었던 검은 보석, 그리고 안개의 장벽 너머에서 있는 『무언가』. 「다른 분들과 어떻게 만나실 지, 특별히 생각해두신 바가 있으십니까?」

예약하신 나머지 두 분이 아직 참여하실 여유가 되시지는 않는 것 같아 아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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