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다니는 여학생이야. 내가 반에서 친구가 많지 않아서 친구 한 명이랑 다니거든. 편의상 n이라고 할게. 저번 년도 중순부터 n이랑 친하게 지내면서 n의 친구들하고도 친해졌어. 그러다 이번 년도에 n이랑만 같은 반이 되었어. 딱히 친하게 지낼 친구가 없어서 n이랑 단둘이 다니는데, 자꾸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겨.
n이 외동이거든. 가족들도 딱히 평범하진 않고 공부를 엄청 많이 해. 그러다보니까 성격이... 남한테 고맙다는 말을 잘 안 하고, 자기가 잘못한 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 그리고 조금 다혈질이야. 왠만하게 장난치면 때려. 정색도 엄청 많이 하고. 급식실에서 조금 깐죽댔다고 작작 좀 하라고 정색하고, 나랑 말 하는 도중에 다른 친구가 계속 장난을 쳤는데 심한 게 아니었어 그런데도 그만하라고 정색하고... n의 친구들이 성격이 좋아서 장난으로 넘기려고 했기에 다행이지... n은 모르는 것 같은데 화 엄청 많이 내. 키도 크고 힘도 세서 맞으면 아픈데 자꾸 롱패딩이라던지, 넥타이라던지 손에 잡히는 걸로 때리니까 무서워. 완전 세게 맞지는 않는데... 긴 물건 휘두르면 얼굴에 맞을까봐 무섭기도 하고... n이 장난도 많이 치는데 내가 볼 땐 장난같지가 않거든? 오늘 그거 때문에 일이 터졌어.
손 발톱 모양으로 벌리는 거 뭔지 알지? 그렇게 나하고 친구들을 막 쫓아오는데 친구들 중에 순하고 겁이 많은 애가 울어버린거야... 무섭다고 하면서.. 금방 그치긴 했는데 그게 n한테 큰 충격으로 다가왔나 봐. 막 자기가 무섭냐면서 자기 >>세 보여도 많이 소심하다면서<< 여기서 1차로 얼척... 어이없다는 듯이 하소연을 하더라고.. 그리고 자신은 >>화를 별로 내지 않는 성격인데<<라고 말하는거야. 여기서 2차로 짜증이 났어. 순간적으로 세상에 화 안 내는 사람 다 얼어죽었나, 라는 의문이 들더라고.
또, 자신이 이제 오늘 운 친구랑 같이 못 다니겠다고 하는 거야. 그래서 화난 거냐고 물어봤는데 그건 또 아니래... 자신한테 화가 난 거래는데 아무리 봐도 운 친구한테 화가 난 거거든.
그러고 횡설수설하면서 자신이 당황하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둥 앞의 말이랑 모순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도데체 뭐하자는 건지 싶었어.
그리고 친구가 운 그 상황에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장난쳐서 미안해라는 말이 먼저 나가는 거 아냐???? 화 나도 그 뒤라고 생각하거든???? n이 미안해라고 말하는 걸 들어 본 적이 없어. 고마워도 마찬가지야.
이름없음2019/03/15 14:23:03ID : 9fUZctBwNtg
좀 이따 이어서 쓸게!
이름없음2019/03/19 20:03:27ID : cK0nDAjbfXu
나도 외동인 입장에서 썩 기분 좋은 내용은 아니다..이런게 모여서 외동=인성파탄자로 여겨지니까
29년 살면서 지금 여친 한 명 말고는 누구한테도 외동이라는 사실 밝히지를 않았어...외동이라 오냐고냐? 다 해줘? 그거야 잘난 중산층 집안이지ㅡㅡ 아빠는 6살에 이혼해서 기억도 없고, 기초생활수급자+비참한 가난 속에서 거의 평생을 살아왔어....공과금 밀려서 전기/수도 끊긴 집에서 지내봤고, 쌀이 떨어졌는데 살 돈이 없어서 밥도 굶어봤다. 집안 전재산이 0원으로 줄어드는 경우도 흔했지.. 그렇게 가난하게 살면서 초중고 졸업하고 대학교 졸업하고 직장에서 일하는데 내가 외동이라고 밝히는 순간 다들 무슨 부유층 재벌 2세처럼 살았다고 생각하겠지? 레주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넷상에서 보이는 외동에 대한 수많은 편견들이 사람 가족관계까지 거짓말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너무 짜증나.. 도대체 소위 말하는 외동의 성격이 뭔데? 난 레주가 말하는 그 외동의 성격이라는거 이해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