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이제 나는 고3 올라갔고, 인문계인데 공학에 합반인 학교야. 내가 학교를 진학을 했다가 겨울 방학에 이사를 해서 전학을 가게 된 거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었어. 우리 입학식이 10시거든? 그때 당연히 입학식때 혼자겠거니 하고 10시 거의 다달아서 갔었단 말이야. 그러니까 남은 자리는 당연히 맨 뒷자리에 서 있었어.

내 기준에서는 되게 평균이라고 생각하는 161인키였는데. 보통 남자애들이 뒤에 많이 서잖아? 그거때문인지 나는 맨 뒤에 서니까 그냥 앞이 안보이더라고. 그런데 내 앞에 있던 애가 나를 보더니 그냥 살짝 몸을 옆으로 비켜주더라고. 얘 앞으로 많이 나올꺼 같으니까 A 라고 둘께.

나는 그 애를 모르고, 그 애도 나를 모르는데, 같은 반에서 1년동안 봐야 하는 애라서 그런지 나도모르게 살짝 웃으면서 인사하게 되는거야. 그러니까 A도 나한테 그냥 손인사 하고. 서로 뻘쭘해져서 앞만 보고 있었는데, 입학식이 빨리 끝났어. 당연히 애들은 친구들끼리 모여서 자기 반으로 이동하는데, 나는 아무도 없으니까 쪽팔리는거야. 그래서 그냥 살짝 빠져있다가 맨 마지막으로 나가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A가 나가다말고 옆에 빠져있는 나를 보더니 자기도 잠시 빠져서 내 쪽으로 오는거야.

보고있어

솔직하게 살짝 기대는 했어. A가 잘생긴편이기도 했고, 키도 컸으니까. 로맨스일까 생각은 했는데 내 얼굴 생각하고는 바로 포기. 그리도 A 친구들인지 A를 데리러 4명인가 들어온거야. 나는 걔네랑 같이 졸졸 따라서 반으로 올라가고.

>>5 헐 고마워. 재미 없을텐데

>>6 뭐 그렇게 올라가니까 당연히 남은 자리에 A친구들이 다 앉고, 나는 어릴때부터 남자가 다가오면 도망가기 바빴던 애라.. 가방만 슬쩍 내려놓고서 뒤로 가서 섰지. 다들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는 반 뒷편에 졸리면 서서 공부하라고 높은 책상 하나가 있거든. 거기에 서 있었어.

그렇게 서 있는데 A가 맨 뒤에 앉아서는 몸 돌아서 나보고 이름 뭐냐고 묻고, 페북친추하자고 뭐라뭐라 하는거야. 그래서 당연히 A한테 이름 알려주고 서로 친추하고. 그러다 보니 A친구들이랑도 인사하고. 그런데 보통 친구들 사귀는건 유유상종이라 하잖아. 비슷한 애들끼리 논다고.

다 나한테 인사해주는데 , 한 애만 인사를 안해주는거야. 그래서 다들 인사 해줘서 나도 인사를 그냥 해봤는데... 무뚝뚝? 까칠? 그런 느낌으로 손만 들었다가 내려놓는거야. 객관적으로 보면 잘생긴 축인데. 잘난애들 사이에 있어서 부각 안되는 케이스. 딱 얘였는데. 약간 소심...? 했어. 얘를 B 라고 할게.

B를 제외하고 A친구들은 진짜 잘놀았어. 나랑 처음 봤는데도 어느샌가 서로 말 놓고 이름 알려주고 주고받고 어느샌가 얘기도 편하게 하고? 그러면서 안게. B는 우리 집이랑 완전히 정 반대방향. A는 우리집 정류장 5개 앞. 다른 애들은 다른 곳에서 오고. 걔네 덕분에 이 학교에서 친구가 빨리 생긴거 같긴해. 내가 A랑 A친구들이랑 놀고 있으니까 여자애들이 근처로 와서 떠들고, 그러니까 자연스럽게 남자애들도 모이는 구조?

ㅂㄱㅇㅇ

되게 시끌시끌하게 있으면서 수련회 가기 전까지 진짜 빠르게 지나갔어. 별일없이. 나는 그러면서 여자애들도 되게 많이 친해졌고. 나는 댄스부터 들어갔고. 그렇게 수련회 되게 시끌시끌 하고. 우리는 수련회가 날짜만 짧은 수학여행? 그런 느낌이란 말이야. 진짜 엄청 노는.

그냥 일상 부분은 그냥 뛰어넘을게. 사건 중심으로. 그렇게 수련회가기 전날부터 A랑 B 사이에서 되게 이상한 기류가 흐르는거야. 원래 거의 안싸우기도 했고, 투닥거리더라도 둘이 금방 풀어서 나는 별 걱정 안했는데, 수학여행 가는 날도 A + B제외 3명 + 나 이렇게 서고, B는 맨 뒤에 서서 혼자 있는거야. 왜 안풀었지. 하고 버스에 타서 내 옆에 앉은 A한테 물으니까, 짜증나게 해서 서로 싸웠는데, 자기는 잘못한거 없으니까 B가 사과할때까지 얼굴도 안보겠대.

궁금하잖아. 솔직하게. 그래서 물으니까 답을 안해주는거야. 그렇게 계속 말해달라고 조르고 있는데 A는 절대 안알려주고.. 그래서 결국 못들을줄 알았는데 A친구 중 한명이 얘네 싸운 이유가 A가 하는 말마다 전부 태클걸었다는거야 예를 들어서 . A가 밥먹고 싶다 - 하면 야, 밥 안먹었냐? 이러고. 아이, 먹어도 배고프잖아. 이러면 돼지새끼네. 먹고도 지랄이야. 이런식으로 말한다고. 그거때매 싸운것도 있고, 이제것 너무 짜증난 것도 많아서 그냥 손절 할 생각이라고. 작게 말해주는거야.

그래서 나는 아... 하고 넘겼지. 걔랑 뭐 깊은 관계도 아니였고 - 수련회 가서 낮에 보트를 타는데. 바나나 보트같은거. 그런데 나는 그 A쪽 애들이랑 섰고, B는 뒤로 떨어져 있었는데 조 나뉘는 거에서 나랑 B가 되고, A쪽 애들이랑 떨어진거야. 그래서 그냥 서로 타고보자 - 이래놓고 헤어져서 조를 보는데, B가 있는거야.

나는 당연하게 당황하고. 아무 말도 안하고 있는데, 걔가 내 맞은편에서 너무 측은하게 고개만 숙이고 가만히 있으니까 나도 모를 오지랖이 발동했나봐. B 옆에 가서는 무슨 일인지 잘 모르겠는데 잘 풀어봐라고. 걔를 토닥거려줬어.

그게 위로는 된건지, 보트 타고 헤어질때 까지는 되게 웃으면서 헤어졌어. 물론 A쪽 만날때는 무조건 비밀로 하고. 그렇게 낮에 엄청 놀고 밤에 레크레이션을하는데, 댄스부는 댄스부 준비한 곡이 4곡인가? 그랬어. 나만 유일하게 4곡 다 들어가고, 다른 애들은 나누어서 들어가고.

그렇게 무대 뒤에서 준비하고 있는데, 언제 왔는지 B가 파워에이드 하나 사서 나한테 건네주는거야. 마시라고. 그래서 고맙다하고, 빈말로 웃으니까 보기 좋다고 하고 한입 마시고 올라갔어. 그리고 노래 4곡 14분 + 사회자랑 대화 이렇게 대충 하고 내려오니까 20분 정도 지난거야. 그리고 댄스부 애들이랑 얘기하면서 무대 뒤로 내려오는데, 타올을 어디서 들고왔는지 주길래 받아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웃어주면서 A 근처로 돌아왔지.

1박 2일이니까 그담날은 별 일은 없이 끝나고 돌아왔지. 그렇게 얼마 안가서 A랑 B랑 화해했는지 둘이 다시 웃고 떠들길래 역시 얼마 안갈 헤프닝 인줄 알고 그냥 넘겼는데, 둘이 화해하고 얼마 뒤 부터 내 자리에 자꾸 과자나 음료수가 하나씩 있는거야. 아침에 오면.

그래서 초반에는 아, A가 장난치는거구나. 하면서 왜이러냐 하는데 , 절대 자기는 아니래. 자기가 그딴짓을 왜 하냐고. 그런데, 이 과자랑 음료가 학교에서는 안팔고, 편의점에만 파는거란 말야. 그것도 학교 근처에는 편의점도 작아서 재고도 안오는거. 그 중에서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거. 그래서 껄끄러운 마음으로 뭐지.. 하고 그냥 안먹고 그냥 가방 안에 넣어서 집 가서 버렸어.

그 일이 있고 얼마 안돼서 내가 오랜만에 중학교때 친구 만나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일어나서 계산하고 나가는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 그래서 뒤돌아보니까 B가 있는거야. 혼자 왔냐고 물으니까 혼자왔다고. 그런식으로 서로 대화하다가 헤어지는데. 헤어지고 내 친구를 보니까 내 친구 표정이 엄청 굳어있는거야.

그래서 왜 그러냐 물으니까, 저 애. 잘 아는 애냐고 묻길래 그냥 학교애 라고 답하니까 내 중학교때 친구가 하는 말이, B가 우리가 들어오고 얼마 안있어서 내가 화장실갈때 들어와서, 쿠키 하나 시켜서 씹으면서 우리가 나갈때까지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갑자기 와서 말 걸었다는거야.

그때부터 머리가 멍해지면서 ㅇ...? 어...? 이 말만 반복하다가, 생각난게 그 커피집이 우리집에서 별로 떨어진 곳이 아니란 말이야. 그니까... 걔 집에서 적어도 오는데 40분 이상. 멍한채로 주말이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하면서 넘겼지.

아. 내가 말 안한게 있는데, 나는 아침마다 커피한잔 사가! 라떼로. 그런데 내가 사 가는 커피가 개인 카페라서. 그 곳밖에 없단 말이야. 우리집 바로 앞. 그런데 내가 하루 못 사간 날이 있는데.. B가 갑자기 커피 하나를 건네는거야. 오늘 사왔는데 마침 내가 안사와서 준다면서. 그런데 그 커피가... 우리집 앞에있는 그 상표.

나머지는 내일 이을게...! 너무 피곤해..

헐 B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