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라는 사람이 너무너무 밉다.
더 이상 같이 살기 싫다.
어떨 땐 차라리 없어져버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왜 마음 편하게, 한없이 증오할 수만은 없을까.
이때까지의 정이 조금이라도 남아서?
화 안났을 때는 그런대로 괜찮아서?
아니면 그냥 이런 사람이라도 내 엄마라서?
난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걸까?
초등학교 땐 엄마가 나랑 동생을 조금이라도 차별하면 너무 슬퍼서 울곤 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엄마가 아무리 화가 나도 동생에겐 화를 내는 기간이 하루를 넘지 않지만, 나에겐 사소한걸로 화가 나도 3일씩 가는걸 알고 있지만 그다지 슬프지 않다.
엄마가 동생은 다정하게 불러주고 나에게는 그렇게 해주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지만 그것 역시 이젠 슬프지 않다. 아니, 더 이상 아쉽지 않다고 해야 하나?
물론 동생과의 차별문제 만으로 엄마가 미운게 아니고, 학업, 가족관계, 모든면에서 나를 억압하는것 등등 복합적이지만 너무 길어서 적지 않을게.
그런데도 왜 나는 아직도 엄마에게 사랑받고 싶은것 같다고 느끼는 거지?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꼈지?
부럽다.
엄마랑 친구처럼 팔짱끼고 쇼핑가던 작년 우리반 애가 그렇게도 부럽다. 엄마랑 셀카 찍은게 몇십장씩 되는 내 친구가 부럽다. 엄마랑 단 둘이 여행간다던 그 연예인이 정말 미치도록 부럽다.
엄마랑 사이가 좋아서 좋겠다. 사랑받고 있어서 부럽다.
이렇게 느낀게 그 근거일까?
나도 잘 모르겠다.
이렇게 부모-자식간의 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나 역시 좋은 부모가 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