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곧내
정신질환 관련 커뮤니티도 이미 몇 곳 하고있지만 여기처럼 익명으로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곳도 없고, 정신질환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과도 소통해보고 싶어서 일단 세워봄.
현재 약물치료와 수험공부를 병행하고 있는 고졸자임.
난입, 질문 환영
◆7wIHDwNyZh92019/03/26 04:08:45ID : u8nPirs3xA3
정신과를 처음 가봐야겠다고 생각한 건 고등학생 때였고, 이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되고나서 치료를 받기 시작함.
현재 먹고 있는 약은 콘서타(adhd에 쓰는 도파민 재흡수 억제제)와 데파코트(조울증약).
adhd는 과잉행동은 잘 안 나타나지만 주의력 결핍으로는 중증인 것 같고, 조울증은 아직 매우 경미한 수준임. (아마 2형인 것 같음)
자세한 설명은 차차 풀어 써나가겠음
이름없음2019/03/26 04:15:35ID : u8nPirs3xA3
사실 조울증약은 몸에 잘 안 맞아서 복용 중단하기로 했었는데, 요 며칠간 기분이 급격히 무기력해져서 다시 먹고있음.
먹으면 기분이 한결 편안해진다고 해야하나.
우울증이 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최근에 스트레스 받을 일들이 겹쳐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감정 상태가 평온하지 않으면 집중력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데다가 무엇보다 내가 힘들어서 그냥 먹게 되더라.
◆7wIHDwNyZh92019/03/26 04:21:21ID : u8nPirs3xA3
요즘 adhd 환자로서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매일 일정 시간 이상 수험 공부를 하는 것인듯.
수험생이라고 해놓고 3월 학평 한참전에 끝난 시점에 뭔 말도 안되는 소리인가 싶지만 이게 정말 힘들더라.
다리 떨거나 말 더듬는 건 약으로 어떻게든 고쳐지던데 이거는 ㄹㅇ 안 고쳐짐ㅋㅋㅋㅋ
일단 순공 5시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솔직히 3시간도 못 채우는 날이 많은 것 같아...
이렇게 쓰고있는 나 자신이 너무 부끄럽네.
이름없음2019/03/27 00:11:54ID : qrzdSLfcE2p
병 치료도 받는데 공부까지 안 놓고 하려는 마음도 이미 대단한거야
그런 의미에서 잘하고 있으니까 공부 열심히 하되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사실 과거로 가면 예전의 공부하던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네
조현병 앓는 전직 수험생으로서 응원의 따봉 쿡 누르고 감
다 잘될거야
뿅
이름없음2019/03/27 02:43:21ID : eNtfQleLe5h
코리안매니아?
◆7wIHDwNyZh92019/03/31 05:05:16ID : u8nPirs3xA3
응원해줘서 고마워. 너도 치료 잘 받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
내가 먹는 adhd약은 콘서타라고 하는, 원래는 효과가 두 세 시간 짜리인 adhd 치료제를 몸속에서 천천히 녹게 만들어 12시간동안 쭉 지속되도록 해놓은 약이다.
문제는 이게 천천히 녹다보니 몸 속에서 조금 녹았을 때랑 많이 녹았을 때 나타나는 효과가 천지차이라는거지...
◆7wIHDwNyZh92019/03/31 05:11:58ID : u8nPirs3xA3
그래서 가끔 약효가 가장 크게 발휘될 시간대에 내가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약빨이 너무 심하게 들어서 몸이 힘들 때가 있다. 일종의 부작용인데, 방금 그걸 겪고왔어...
손이 떨리고, 숨을 쉬기 힘들고, 정신이 어지럽다.
근데 그 와중에 공부를 억지로 하려고 하면 머리가 평소보다 잘 돌아가는게 느껴져.
그래서 adhd가 공부를 잘 하게 해주는 약이라는 오명을 쓰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이렇게 정신없는 상태로 시험봤다간 오히려 망치기 딱 좋을 것 같지만.
◆7wIHDwNyZh92019/03/31 05:41:14ID : u8nPirs3xA3
adhd 약 부작용 중에 식욕이 떨어지는 것도 있는데 그것 때문에 치료 시작하고서 10kg정도 체중이 줄었다.
원래 통통한 편이었어서 결과적으론 잘 된거지만.
아까도 너무 배가 고파서 치즈 케이크를 먹었는데, 편의점에서 파는 싸구려 치즈빵 배 채우려고 억지로 먹는 기분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