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우리 가족이 할머니 댁에 간 날이었다. 할머니는 정말 친절하고 항상 웃으신다. 하지만 요새는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너무 그리워하신다. 치매 증상도 보이고 걱정이다. 게다가 할머니댁은 치한이 안 좋기로 소문난 동네였다. 그런 동네에서 혼자사시는 할머니를 위해 우리 가족은 주말마다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
사건의 발단은 할머니가 밤에 혼자 나가셨다가 길을 잃은 것이었다. 나는 그 전날 너무나도 일찍 자서 새벽 쯤에나 깨어났다. 할머니도 아침 잠이 없던 것을 알았던 나는 할머니를 보러 할머니 방에 갔다. 할머니는 그 어떤 방에도 계시지 않았고, 나는 조바심에 밖으로 뛰어나갔다.
할머니는 휴대폰 사용 방법을 잘 모르신다. 스마트폰으로 연락 하는 것도 어려워하신다. 그래서 당신은 위험한 상황에서도 우리 가족을 부르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재빨리 Zenly 어플 (GPS를 통해 스마트폰의 위치를 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켠 후 할머니의 위치를 찾았다. 만일을 대비해 할머니의 휴대폰에 Zenly를 깔아두었어서 할머니를 꽤나 빨리, 그것도 나 혼자 찾을 수 있었다.
할머니는 내가 당신을 걱정했는지도 모른채 여기가 어디냐고 내게 물었다. 그리고 당신의 옆에서 할아버지의 형상이, 할머니를 감싸안고있던 그 형상이 보였다. 예전의 일이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찰흑의 어둠만이 감도는 그 날의 밤은 나에게 꽤나 빛이 났고 감명을 주었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신 후에도 할머니를 지켜주었던 것이었다!
이름없음2019/03/26 23:57:32ID : nyE5O7gkspd
직접적으로 찬란한 어둠을 언급하지는 못했네ㅠㅠ 어둠을 넣어서 만들어봤어 완전 초짜니까 기대하지 말아줘...
이름없음2019/03/26 23:58:49ID : xzQsqkraoGq
영원히 넌 알 수 없겠지만
이름없음2019/03/27 00:11:50ID : ljz81a9tbii
오.. 혼백의 수호를 찬란한 어둠에 빗댔구나.. 고마워! 잘썼어!!
이름없음2019/03/27 00:14:03ID : nyE5O7gkspd
'야 너 좋아하는 사람 있어?'
'ㅇㅇ'
남들은 흔히 하는 친구끼리의 대화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를 꽤나 오랫동안 좋아해온 나에게 그런 질문은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다.
'나 너 좋아해'
하루에 몇 번씩 썼다 지웠다 하는 말이다. 이까짓 문장이 뭐라고 이렇게 어려운지. 내가 너랑 친구가 아닌 연인이 되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사랑하는 게 내 큰 욕심인 걸 알기에 난 항상 쓰고 '지운다.'
하루는 너에게 괜히 떠봤다. 네 반응이 궁금해서.
'아 남자친구 가지고싶다.'
그랬더니 넌
'또 지*이야 ㅋㅋ'
ㅋㅋㅋㅋ 기대했던 내가 병*이다. 좋아하는 건 숨길 수가 없나보다. 난 평소에도 네가 눈치챘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말을 내뱉고는 한다. 너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 물론 그게 나였으면 좋겠다. 왠지 내가 아닐 거라는 확신이 들어서 기운이 빠진다. 만약 너에게 딱 한 마디밖에 할 수 없다면 난 분명
"내가 말 안 한다면 영원히 넌 알 수 없겠지만, 너를 많이 좋아해."
라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