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89uq4Zbhf9f 2019/03/27 21:39:50 ID : 84E9BwNyZa6
오늘은 날씨가 매우 좋은 날이었다. 며칠간 비가 쏟아져서 어두웠던 하늘이 맑개 개이며 푸른 얼굴을 보였다. 나는 아주 작은 메모장을 가지고 나와 정해진 곳 없이 동네를 헤메었다. 중간에 적을것을 들고오지 않았다는 것이 떠올라 전에는 없었던 가게에 들어가 제일 싼 볼펜 하나를 사서 나왔다. 여전히 하늘을 맑았고 햇살은 따스하게 내려와 모든것을 껴안고있었다. 작은 장난을 치던 바람들은 나뭇잎을 건드리며 다른곳으로 향했다. 나는 한 손에는 메모장을, 다른 한 손에는 볼펜을 쥐고 어딘가에 숨겨져있을 정원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한 번 비가 온 뒤의 하늘이기 때문일까, 오늘따라 유난히 푸르러보이는 길을 걷다 보니 옆에 고양이 한 마리가 보였다. 사람을 경계하지 않는듯이 애교스럽게 다가와 머리를 부비고 짧게 울더니 이내 무언가를 발견한듯이 바로 발걸음을 돌려 숲속으로 사라졌다. 나는 왜인지 그 고양이가 너무나도 순수한 하얀색으로 보여 하늘을 바라보았다. 여전히 하늘은 밝았고 주변의 환경들은 어느새 하얀색으로 물들어있었다. 하늘에서 걸어다닌다면 이런 느낌일까. 아무도 없는 푸른 거리를 걸었다. 하늘이 푸른빛이 세상의 하얀빛과 만나 더욱 푸르게 보여 나조차도 하얀색이 된듯했다. 발걸음이 닿는대로 움직인지 조금 되었을까, 언젠가 본적이 있던 공터가 있던 곳이 다른 건물로 채워져있는것을 보았다. 그 뒤로 있던 작은 집은 어느샌가 모습을 감추어 작은 꽃들이 그 자리를 채우고있었다. 나는 발걸음을 돌렸다.
◆lzO1julhgqp 2019/03/27 21:41:40 ID : 84E9BwNyZa6
이런식으로 생각을 거치지 않은 글들이 올라오는 곳이 될거에요. 누구나 어떤 말을 할 수 있으니 편하게 왔다 이야기를 풀어놓고 가도 괜찮답니다. 가끔씩, 작은 조각들이 떠오를거에요. 그때는 잘 부탁드릴게요. :)
◆lzO1julhgqp 2019/03/27 21:42:28 ID : 84E9BwNyZa6
코드는 내가 자주 쓰는 제목
◆lzO1julhgqp 2019/04/27 20:06:37 ID : SFfTU7vvjzb
“ ... ” “ ... ” “ ...형? ” 그 날은 아무일도 없던 날이었다. 평소와는 달리 어떤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오랜만에 휴가를 받은 날이기도 했다. 그래서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하룻동안 정말 신나게 놀 예정이기도 했다. 그 아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 ...리스? ” “ ...아, 아니야. 잠깐만. 잠깐만 타임. 이건 아니잖아. ” 그 아이는 갑자기 나타났다. 말 그대로 아무 신호도 낌새도 없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원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그곳에 홀로 서있었다. 그런 아이는 내가 이름을 부르자 당황한 듯 무언가를 중얼거리고는 고개를 떨구고 손에 얼굴을 묻었다. 일단은 저 아이가 진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내 친구들도 같았는지 상에 있던 술들을 다 치우기 시작했다. 안주까지 다 치우고 난 후에는 아이가 좋아했던 핫초코를 타주었다. 물론 나는 주스였고 친구들은 각자 알아서 커피를 타거나 주스를 따르거나 핫초코를 타던가 했다. 그러고 몇 분이 지났을까, 아이의 조용하지만 언어가 되지못한 소리가 조금씩 줄어들고 우리는 조용했다. 아이는 우리가 대화하는 것 조차 듣지 못한 듯 했다. 핫초코가 미지근해지고 빠르게 마시던 친구는 이미 잔을 비운지 오래였다. 느리게 비워지던 내 잔에도 주스는 3분의 1밖에 안남았고 그것마저 다 비워지려는 때에 그 아이는 정신을 차린 듯 나를 바라보았다. “ ...형. ” “ 응. ” “ ......형... ” “ 그래. ” 그렇게 몇 번 나를 부르던 그 아이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나를 보곤 자신의 손을 보더니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금 시간이 더 흘렀을까, 다시 나를 보던 아이의 눈에서 물방울이 떨어졌다. 너무 당황해서일까, 아이를 달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이를 달래야 하는데, 아이가 뚝뚝 흘리는 눈물이 언뜻 보석으로 보여서 일까, 소리도 없이 그저 눈물만을 흘려보내는 것이 너무나 슬퍼보여서 일까. “ 형... ” 눈물만을 떨어뜨리던 아이는 이내 자신의 손에 얼굴을 묻고는 흐느끼며 울기 시작했다. 그때서야 몸을 움직일 생각이 다시 든 나는 아이에게 다가가 껴안고는 조용히 아이의 등을 토닥였다. 그것이 기점이었을까, 아이는 잠시 몸을 굳히더니 잠시 뒤 굳었던 몸이 풀리고 작은 울음소리를 흘리며 나를 꽉 붙잡고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무엇이 그렇게도 서러웠는지 온 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갈 듯이 울었다. 나는 아이를 더욱 끌어안으며 등을 토닥였다. 아이의 얼굴이 닿아있는 부분의 옷자락은 눈물로 젖었다. 친구들은 어느새 2층의 손님방으로 이동을 한 듯 각자가 마시던 잔이 치워져있었고 내 잔에는 다시 주스가 채워져있었다. 물론 아이의 잔에도 핫초코가 다시 따뜻한 온기를 가득 품고 있었다. 어느새 눈물이 멈췄는지 아이의 들썩이던 몸이 진정되었다. 이대로 무슨 얘기를 하더라도 괜찮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에 아이를 안은 상태로 들고 일어나 아이의 컵이 있는 자리에 앉혔다. 나는 그 옆자리에 앉아 아이의 손에 잔을 쥐여주곤 천천히 마시라며 웃어주었다. “ ... ” 아이는 그런 나를 쳐다보더니 자신의 손에 들려진 잔을 내려다보았다. 그 내용물이 핫초코라는 것을 보고 표정이 잠깐 일그러지기에 조용히 아이를 바라보다 이내 표정이 펴지더니 무언가에 잠긴 눈으로 핫초코를 마시는 모습에 내 잔에 들어있던 주스를 입으로 흘려넣었다. 그렇게 또 다시 몇분이 흘렀을까, 아이가 너무 조용하기에 고개를 돌려 아이를 보았다. 역시 아까 너무 운 탓인지 눈가가 빨개진채로 잠들어있었다. 언제 다 마신것인지 비어있는 잔을 들고 주스를 단숨에 들이키곤 부엌으로 들어가 잔을 놔두고 아이가 있는 소파에 다시 돌아갔다. 잠든 아이는 색색- 하는 소리를 내며 등을 기대고 있었고 이대로 재우는 것은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 나는 아이를 조심스레 안아들고는 내 방으로가 아이를 눕혔다. 내가 쓰는 것보다 조금 낮은 베개에 아이의 머리를 두고 이불을 살짝 들어 아이를 그 안에 눕게 했다. 그 다음 이불을 잘 덮어준 뒤 방 창문에 있는 커튼을 치고 방에 켜져있는 작은 등을 끄고 방 밖으로 나왔다. “ 애는 자? ” “ 응. 많이 울어서 그런지 지쳐서 잠든거같아. ” “ 그래? 지칠땐 자야지. 잠들어서 다행이네. ” “ 그러게. ” 언제 온건지 자연스럽게 나를 데리고 2층에 있는 손님방으로 데려간 친구는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그 뒤를 따라 들어가 문을 닫고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친구들 사이에 꼈다. “ 그래서 애는? ” “ 자. ” “ 그래. 그만큼을 울었는데 자야지. 온 몸의 수분을 다 빼낼 기세로 울더만, 잘 시간이니 잘됐지. ” “ 니방? ” “ 응. ” 간단하게 아이의 상태를 얘기하고 이제 어쩔거냐는 친구의 물음에 나는 너네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오늘 노는건 안될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에 내 머리를 누르고 웃던 친구들은 어차피 나만 시간이 나면 되는 거라며 나중에 놀자며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 너무 미안해 하지는 마. 어차피 시간은 많잖아. 너가 시간을 조금만 내면 되는거고. ” “ 맞아. 우리는 뭐, 다 너보다는 한가한 사람들인거 알잖아? ” 장난스럽게 어깨에 걸친 팔과는 다르게 부드러운 목소리의 친구는 그렇게 말하고는 살짝 웃었다. 장난끼가 담긴 말투로 말한 친구는 내 머리를 흐트리더니 환하게 웃었다. “ 어차피 우리도 그 애는 걱정되니까 너보고 잘 돌보라고 맡기는 거야. 쟤였으면 그딴거 없는거 알지? ” “ 아! 나는 왜!!! ” “ 애 깰라. 좀 조용히 해봐. ” 나가는 순간까지 장난을 치던 친구들은 인사를 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그대로 돌아 부엌으로 들어가 잔들을 닦고 정리한 후 내 방으로 들어갔다. 방 안에는 여전히 내 침대에서 자고 있는 아이가 보였고 나는 혹여나 아이가 깰까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 침대로 향했다. 넓은 침대로 산것을 지금은 다행으로 여기며 베개를 끌어당기고 이불 위로 아이를 조심조심 토닥였다. 조금 찌푸려져 있던 이마가 규칙적인 토닥임에 서서히 풀려가는 것을 보곤 몸을 아이쪽으로 돌려 살짝 껴안고는 머리를 쓰다듬었다. “ 잘자렴. ” 자는 아이에게 미소를 지으며 그대로 눈을 감은 나는 조금 떨고 있던 아이가 진정되길 바라며 꼭 안고는 서서히 잠기는 의식에 몸에 힘을 아예 풀고는 몰려오는 어둠에 의식을 맡긴채로 잠이 들었다. ------ 아침에 눈을 뜨고 나는 품안에 있는 아이를 본 뒤 머리를 살짝 쓰다듬었다. 그리고 이제 깨려는지 움찔거리는 눈꺼풀을 보며 가만히 있던 나는 서서히 열리는 눈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내 완전히 뜨인 그 눈이 너무나도 예뻐보여 나는 환하게 웃고 아침인사를 하며 아이를 다시 껴안았다. “ 안녕, 잘 잤니? ”
◆lzO1julhgqp 2019/04/27 20:14:40 ID : SFfTU7vvjzb
“ ... ” “ ... ” “ ...형? ”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 ...리스? ” “ 아, 아니야. 잠깐만. 잠깐만 타임. 이건 아니잖아. ” 내 눈에 보이는 그 사람이 있어서는 안되는데. 형이, 그 사람이 보이면 안되는데... 속으로만 중얼거린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입은 열리고 나는 입밖으로 형태를 알 수 없는 말을 내뱉고있었다.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았다. 왜? 형은 이미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러니까, 이미 죽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내 눈으로 봤다. 형이 죽은 모습을. 그 후로도 그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아 현실을 부정한 것이 몇 번째인지 조차도 셀 수 없었다. 겨우겨우 주위 사람들 덕분에 정신을 차리고,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인다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내가 정말로 돌아버린건지 아니면 내 무의식이 기어코 환각을 만들어낸 것인지. 일단은 생각을 정리해야 할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형은 그 날 사고로 인해 죽었고, 지금 그와 같이 있는 친구들은 지금과 같은 얼굴이 아니었다. 그들의 얼굴에도 세월이 흘러 그 흔적이 조금씩 나타났었다. 이미 아이가 있는 사람도 있었고 외국으로 나가 있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튼,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었다. 그 날 나는 그가 죽은 모습을 보았다. 그 뒤로는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았다. 문득 정신이 들어 정면을 응시했을 때는 이미 형이 땅에 들어가 누워있었다. 그 뒤로도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멍하니 하루를 보내며 지냈었다. 그 뒤에는 그럴리가 없다며, 어딘가 여행을 떠났거나 숨어서 나를 놀리는 것이라며 현실을 믿지 않았었다. 그 만큼 나에게 있어 형의 죽음이란 충격적이었고 또 믿기지 않는 사실이었다. 사실 이렇게 생각을 해보아도 내 손에 느껴지는 촉감은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러나 비에 젖어 축축해야 하는 내 몸이 물 한 방울 묻지 않은채 서있다는 사실은 내가 환각을 보고 있는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래, 지금 내가 제정신이 아닌 모양이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럴리가 있냐며 이 상황을 꿈으로 받아들이자고 내 머리가 주장하고 있었다. 마음 한 구석에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느껴졌지만 그것은 무시되어 어느새 얼굴에서 떨어진 손에 고개를 들었다. “ ...형. ” 입에 맴돌던 말이 튀어나왔다. “ 응. ” 반응이 돌아왔다. “ ......형... ” 아. “ 그래. ” 이건, “ 형... ” “ 응. ” 너무나도, “ 형...... ” 현실같아서, 주위를 잠시 둘러보다 형을 바라보았다. 볼 위로 물이 흘러내렸다. 소리조차 나오지 않은채 조용이 울며 형을 보았다. 기억속에 있는 형이었다. 내가 울면 당황해서 몸이 굳어있는 것도, 머리도 잠시 굳은듯이 내 눈을 멍하니 보는것도. 그 주위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형의 친구들도, 모두, 기억에 있었다. “ 형... ” 입 밖으로 소리가 새어나왔다. 손을 얼굴로 가져가 내 모습을 감추었다. 흐으, 하는 소리가 나오고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이 더 많아지기 시작했다. 몸이 자잘하게 떨렸다.
◆lzO1julhgqp 2019/05/02 17:14:08 ID : 40mnBhurgnT
숨이 막힐듯이 짙게 깔린 풀내음.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푸른 하늘. 폐 안으로 들어오는 신선한 공기. 약간은 뜨겁다고 느껴질 정도로 세상을 비추는 햇살. 그 열을 식혀주는 선선한 바람. 눈 앞에 펼쳐진 푸르디 푸른 풀밭과 그 위에 지어진 동화같은 집 하나. 그리고 그 주위에 있는 장난감 집같은, 귀엽지만 아름다운 마을. 이곳은 나의 두번째 집입니다.
◆lzO1julhgqp 2019/05/19 10:44:25 ID : hfbyHxu5SJT
그날은 오늘과 같이 비가 오던 날이었다. 하늘은 흐리고 아침부터 비가 와 우산을 챙기고는 밖으로 나왔다. 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단순하게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것을 실행으로 옮긴 것 뿐이니까. 집 밖으로 나와 문을 닫고는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 우산을 펼치고 집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가 공원 중앙에 있는 정자에 앉았다. 오늘은 무슨 특별한 만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조금 바보같은 생각이 들었다. 주말이기도 하고 어중간한 시간대라 그런지 오늘은 비가 내리는것을 생각해도 사람이 없었다. 어떤 빗방울은 하늘에서 내려오며 나뭇잎과 부딪혀 부서져 그 잔해들이 바닥으로 떨어졌고 어떤 빗방울은 꽃잎에 떨어져 또르르 흘러 바닥에 내려앉았다. 정자의 한 쪽 기둥에 등을 기댄채로 비가 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비가 떨어지며 들리는 소리와 약간 서늘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온도가 너무나도 좋았다. 이렇게 있다보면 나도 저 빗방울처럼 떨어져 흘러 내려가 어느순간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그렇게 멍하니 의미없는 생각에 잠겨 비내리는 풍경을 계속 보고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이제는 쌀쌀하다고 느껴지는 날씨에 몸이 잘게 떨렸다. 옷을 얇게 입고 나오지는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러는 걸 보니 확실히 비가 오는 날은 춥다고 생각했다. 슬슬 집으로 들어가볼까, 하며 우산을 펼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지나왔던 자리는 비에 젖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위를 다시 돌아가며 걷자니 물에 잠겨 있는듯한 미묘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집으로 돌아가면 따뜻한 핫초코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하며 걸었다.
◆lzO1julhgqp 2019/05/19 10:45:52 ID : hfbyHxu5SJT
첫번째 글에 인증코드를 달려 했지만 다른거랑 헷갈려서 틀리고 말았다...!!!
◆lzO1julhgqp 2019/05/26 22:09:15 ID : wk8i3woE5Wq
" - 그래서 거기서는 별 일 없이 잘 지나갔어. 다행이지 뭐야. " 너는 다행이라는 듯 과장스럽게 한숨을 짧게 내쉬었다. " 와... 잘못하면 큰 일 날뻔했네. " 나는 그 이야기에 맞춰 반응을 했다. " 그렇지? 아, 여기는 어땠어? " 네가 나에게 물었다. " 그쪽보단 훨씬 평화로웠지. 다행이 작은 산골 마을이라 그런지, 아니면 구석에 있는 마을이라 그런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 나는 기쁜소식을 말했고, 이것은 진실이었다. " 다행이다. " 너는 그 이야기를 듣고는 진심으로 다행이라는 듯이 살짝 미소지었다. " 나도 그렇게 생각해. 이번이 운이 좋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마을이 평안했으니 앞으로도 이랬으면, 하고 바랄뿐이고. " 나는 아주 작은 소망을 담으며 지나가는 바람에 내 말을 흘려보냈다. " ...그러게. 계속 이렇게 평화로웠으면 좋겠다. " 너도 그 소망을 담아 바람에 흘려보냈다. " 나도. 어쨌든, 그래서 아무일도 없었다는 거야. 덕분에 그쪽에서 고생할동안 이쪽은 더할나위 없이 잘 지내고 있었지. " 너를 살짝 놀릴 생각으로 조금 얄밉게 말했다. " 와, 진짜 너무하다. 우리는 그렇게 개고생을 했는데... " 너는 조금 울컥한 듯, 조금 억울한 듯이 중얼거렸다. " 뭐 어때. 여기라도 평화로운게 다행이지. 솔직히 바깥처럼 여기도 그러면, 어우. 상상도 하기 싫어. " 말을 꺼내며 바깥을 상상하자 바로 떨려오는 몸에 인상을 찌푸렸다. " 하긴, 그건 나도 그래. " 너도 인상을 살짝 찌푸린채 말했다. " ...앞으로도 습격없이 이랬으면 좋겠다. 이번에 친게 얼마나 간다고 했더라? "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아 너에게 물었다. " 앞으로도 습격은 없을걸? 이번거는 숨겨주기도 한다니까, 어디보자... 적어도 앞으로 200년은 넘게 갈거같아. " 그 말을 듣고 진심으로 안도했다. " 그거 다행이네. 솔직히 100년도 못 갈거 같았는데. " 그때 걱정했던 마음을 꺼냈다. " 그건 그래. 어떤 정신나간 놈이 모든걸 때려부워서 만든다고 해도 못 믿었는데. " 어떤 정신나간 놈이라는 부분에서 웃음이 나왔다. " 흐, 그게 뭐야. 걔가 들으면 너 한 대 맞을걸? " 새어나온 웃음소리를 막지 않으며 그가 할 만한 행동을 너에게 말했다. " 뭐가. 난 진실을 말한 것 뿐이야. 물론 걔가 그만큼 대단한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대단한줄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 " 너는 웃음을 머금고는 장난스럽게 대꾸했다. " 그건 그렇다. " 나도 웃음을 머금고는 말했다. " ... " " ... " 잠시 침묵이 흘렀다. 둘 사이에 아무말도 나오지 않았다. 서로 자신이 보고있는 풍경을 잊지 않기위해 계속해서 앞만을 바라보았다. " ...이번에는, 지키자. " 너는 작은 목소리로 바람에 흘려보내듯이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너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너는 앞을 향해 시선을 고정시킨채 멍한 표정을 짓고있었다. " ...그래. " 나는 그런 너를 보다 고개를 돌려 다시 앞을 향했다. 그리고는 ㅏㄹ했다. " ...꼭. " 자신에게 다짐하듯이, 나에게 약속을 하듯이 말한 너는 그 말을 끝으로 입을 열지 않았고 나또한 입을 꾹 다문채로 고개를 살짝 끄덕이곤 가만히 앞을 바라보았다. 평소와 같은 온기를 품은 바람이 우리를 스쳐지나갔다. 우리가 이 짓을 시작하고 어느새 시간은 흘러 벌써 두 번째 여름이 앞으로 다가왔다.
◆lzO1julhgqp 2019/07/20 19:51:25 ID : 5asjhbzQk9B
만약 정말로 당신이 이 세상의 기적이라면, 그것을 나에게 보여주고 증명해줬으면 했다. 나는 단순한 사람들의 꿈을 믿지 않으니까. 그러니까 당신이 나에게 증명해줬으면 했다. 그 누구도 따라 하지 못하는, 따라 할 수 조차 없는, 언젠가 먼 미래에 그것은 기적이며 신의 강림이었다고 할 수 있는 일을. 나는 겁이 많은 사람이니, 당신이 나에게 보여주었으면 했다. 그렇지 않는다면 나는 분명 당신을 적대하고 상처를 입히게 될 테니 그러기 전에 나를 잡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고 욕을 한다 하더라도 나는 나의 판단을 믿으며 나의 경험을 믿고, 또 그만큼 당신을 믿는다. 그러기에 하는 말이었다. 당신이 기적이 아니라면, 분명 이 세계는 무언가가 크게 잘못된 것일 테니까. 우리는, 찬란한 태양을 잃게 되는 것이니까.
◆lzO1julhgqp 2019/07/20 19:52:26 ID : 5asjhbzQk9B
당신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과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과 웃으며 손을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나에게 있어 인생의 전부가 되었고, 그런 당신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당신이 나와 함께 살아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그때에는 슬펐지만 너무도 행복하다는 듯, 환하게, 그 무엇보다 빛나게 웃었기 때문에 나는 그것만으로도 만족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은 내가 아닌 그 사람에게 당신을 가게 놔두었지만 처음의 시작은 나에게 와주었기 때문에 괜찮았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당신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세상에 핀 아름다운 두 개의 꽃이 되었습니다. 꽃이 되기 전의 당신을 보았을 땐 이게 끝이구나 하는 예감에 너무나 슬퍼서 울어버렸지만 그 뒤 이렇게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내 앞에 나타나 주었을 때에는 흐르는 눈물을 막지 않은 채 웃어 버렸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마지막 즈음에선 조금 부족하지만 그래도 당신의 인생을 다 봐온 사람이 되었습니다. 처음 당신이 이 세상에 나타났을 때부터 마지막에 당신이 이 세상에서 아름다운 꽃이 될 때까지 나는 당신을 계속해서 봐왔습니다. 비록, 내가 당신과 끝까지 같이 가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마지막의 그 걸음을 배웅할 수는 있겠지요. 아아, 나는 참으로 행복한 날들을 보냈습니다. 지금까지 당신의 여러 모습을 봐오며 지냈던 날들은 다시 오지 못할 하나의 기억으로 남아있겠지요. 설령 우리들이 같이 했던 일들을 잊어버린다 하더라도 당신이라는 사람은 내 안에 남아있겠지요. 당신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 내가 이 이상 무엇을 더 바랄까요. 단지 다음에는 당신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주겠다고 다짐할 뿐이지요. 언제나 반짝거리는 빛이었던 당신을 내가 다시 한번 더 만나게 된다면 이 말 하나쯤은 전해도 괜찮겠지요. 언제나, 나는 당신의 편이었으며 앞으로도 쭉 당신의 사람일 것이라고. 그러니 당신은 언제나 당당하게 빛을 내며 걸어달라고.
◆lzO1julhgqp 2020/03/01 18:09:52 ID : 3u9vBbA445b
이게 맞을까
◆lzO1julhgqp 2020/03/01 18:10:11 ID : 3u9vBbA445b
아, 오랜만이라 걱정했는데 맞아서 다행이다
◆lzO1julhgqp 2020/03/01 18:10:59 ID : 3u9vBbA445b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은 없겠지
◆lzO1julhgqp 2020/03/01 18:11:10 ID : 3u9vBbA445b
오랜만이니까, 작은 글이라도 써볼까
◆lzO1julhgqp 2020/03/01 18:12:27 ID : 3u9vBbA445b
하지만 나는 이제 잘 쓸 수 없으니까
◆lzO1julhgqp 2020/03/01 18:12:34 ID : 3u9vBbA445b
이 스레는 이제부터 끝이야
◆lzO1julhgqp 2020/03/01 18:12:59 ID : 3u9vBbA445b
앞으로 올라오는건 아마 내가 충동적으로 쓸때 뿐일거고
◆lzO1julhgqp 2020/03/01 18:13:17 ID : 3u9vBbA445b
이제 안녕 :)
◆lzO1julhgqp 2020/04/23 14:26:48 ID : yK2K2FdzSK3

레스 작성
9레스읽는 사람들이 만드는 소설new 77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3시간 전
5레스로판에 등장인물 이름 고증 어떻게 해?new 36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8시간 전
399레스첫문장/도입부 적고가는 스레 1035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906레스소설 제목 기부하는 스레 3930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6레스이과와 문과의 고백법 52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3레스웹소설에서 좋아하는 부분 각자 얘기하고 가자 188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42레스'사랑'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보자! 949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347레스마음에 드는 문장 모으는 곳 3733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71레스패러디 소설 창작자+독자 잡담판 1708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5
5레스과거의 흑역사 쪼가리들을 읽어보는 스레 488 Hit
창작소설 이름 : 수치사하기직전 2024.04.14
3레스소설 주제 좀 추천해줄 사람..?ㅠㅠ 49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4
1레스어른이 되고 깨달은 것은 56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6레스너무 특이한 이름 별론가 70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3레스이런 설정 흔한가?? 70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1레스으헤헤 학교 간다 70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5레스소설 여주 이름 지었는데 평가 좀 78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65레스외모 묘사 최대한 맛깔나게 해주라… 1372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2레스미국 배경 로판 머리색, 눈색 76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3레스릴레이 소설을 써보자! 75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2레스내일 봐 105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