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이 좋진 않지만 내가 쓰는 소설과는 별개로 대충 머릿속에 문득문득 떠오르는 문단을 적으려고. 적다보면 필력도 늘지 않을까 싶어서. 지적이나 조언은 언제나 환영이야!
이름없음2019/03/29 10:35:50ID : zhzbAY3Co7z
우울의 상징은 파란색이라고들 하지. 깊은 바다도 진한 파란색이고. 그곳은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잖아. 혹시 내가 우울한것도 파란색깔을 자주 접해서일까. 아,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아닌가. 하긴, 어느 한 특정 색깔을 자주 접했다고 정신병에 걸린다거나 하는 일은 좀처럼 없지. 근데 그럼 난 대체 왜 우울한걸까. 그래, 파란색 때문이야. 그 색깔 때문이야. 그 색깔이 날 우울하게 만드는거야. 일단은, 그렇다고 해두자. 난 깊고 깊은, 숨막히는 바다처럼 짙은 파란색깔 때문에 우울해진거야.
이름없음2019/03/29 10:46:20ID : zhzbAY3Co7z
투두둑 투둑, 하고 빗물이 일정하지 않은 간격으로 내 방 창문을 때린다. 마치 피리부는 사나이의 피리소리에 이끌린 쥐가 된것마냥, 나는 빗소리에 이끌려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았다.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사람, 가방을 우산 대신으로 머리위에 올리곤 허겁지겁 달리는 사람, 우비를 입고 신나게 뛰어다니는 어린아이들까지, 정말 여러모습이 보인다. 아까 제대로 닫지를 않은건지 조금 열린 창문 틈새로 빗물 몇방울과 함께 비가 내릴때의 특유의 내음이 방안에 들어왔다. 이런 냄새, 나쁘진 않다.
뭐 하지만 이대로 두면 방이 젖어버릴테니 창문은 닫아야지. 무거운 몸을 억지로 일으켜 창문을 세게 닫았다. 방안으로 조금씩 새어들어오던 빗물과 그 냄새는 얼마지나지 않아 완전히 흔적을 지워버렸다. 나는 창문을 닫은뒤 또다시 창밖을 내다본다. 버스나 자동차가 튀긴 물을 피하려고 버둥거리는 사람, 운 없게도 그런 물을 뒤집어쓴 사람, 아까는 보지 못했던 또 다른 모습들이 보인다.
역시 비는 좋아. 정말로 뜬금없게 내린 결론, 하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결론, 그런 결론을 내린 나는 책상위에 흩뿌려져 있는 종이 뭉치로 눈을 돌린다. 빨리 이것들 좀 끝내야지. 하기 싫은일을 하고 있으려니 자꾸만 잡생각이 든다.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귀에 이어폰을 꽃고 음악을 재생한다. 베토벤의 교향곡 제 9번. 웅장하진 않지만 차분하지도 않은 그런 음악이 내 귀를 만족시켜준다.
역시 클래식은 좋아. 또 다시 내린 뜬금없는 결론. 나는 이번에야말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여러 생각들을 억지로 몰아내며 눈앞의 종이에 빼곡히 적힌 글자들을 읽어 내려갔다. 가끔은 이런것도 좋겠지.
의식의 흐름대로 쓴 글... 내가 뭐 하다가 되게 자주 다른 생각 하느라 집중을 못해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생각 들어서 써봤어.. 심지어 이거 쓰는데도 다른 생각해서 약간 글이 여기저기 가있는듯...
이름없음2019/03/31 12:45:59ID : ApbAZii09xO
저도 필력 딸리긴 하지만 내 생각을 말해 보자면.
가방을 우산 대신으로 머리 위에 올리곤-> 가방을 우산 대신 머리 위에 올리곤.
아까 제대로 닫지를 않은 건지-> 아까 제대로 닫지 않은 건지
이 편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물론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