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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k2pPeGpXuk 2019/04/06 00:35:59 ID : 6rwGso7tdDt
(하도 글을 안써서 하루에 한문장이나 한문단이라도 쓰려고 만든 스레야. 내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글이니 이상할수도 있어. 인증코드는 내 트위터닉) 하루에 몇번씩이라도 가슴 아픈 사랑을 하자. 그렇게 계속 사랑하다보면 내 사랑은 한계에 다다르고 모든걸 끝낼수있을거야. 근데 내 사랑의 끝을 나도 잘 몰라. 그러니 이해하고 넘어가줘. 그런 생각을 하며 오늘도 손틈새로 너를 바라보았다.
◆uk2pPeGpXuk 2019/04/06 22:32:04 ID : 6rwGso7tdDt
너의 색은 노란색이야. 밝고 명랑하지만 가끔씩 볼때면 짜증나. 귀여워보이지만 너무 구차해보여. 어두운 도시에서 빛나는 야경이 되고 싶었니? 그럼 그 어두운 도시는 나구나. 너를 빛낼수있는곳은 가장 어두운 곳일테니까. 그래, 그럼 마음것 빛내봐. 그래야 너가 금방 지루해져서 다음 도시를 찾아갈테니까.
◆uk2pPeGpXuk 2019/04/08 00:27:35 ID : 6rwGso7tdDt
아마 내가 사랑했던건 너의 단편적인 모습이였나봐. 흘러내리는 꽃잎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그런 나와 너는 불완전한 엔딩을 맞을수밖에 없는거겠지. 이별은 우리의 만남부터 예정된 것이였단걸 깨달았다. 쓴 웃음을 지으며 손을 놓았다.
◆uk2pPeGpXuk 2019/04/10 00:49:18 ID : 6rwGso7tdDt
나는 내가 투명인간이길 빌었다. 모두가 주목하는건 아니였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주목하지않는것도 아니여서, 씁쓸한 커피 사탕을 입에 집어넣었다. 우중충한 날씨에 널어둔 빨래가 눅눅해진것처럼 어깨가 무거워 당장이라도 쓰러질것만 같았다.
◆uk2pPeGpXuk 2019/04/10 23:43:03 ID : 6rwGso7tdDt
엄마인지 아빠인지 언니인지 아니면 나인지. 누군가가 사놓고 구석에 놓아둔 운동기구가 눈에 들어왔다. 엉성한 뼈대로 만들어진 그것은 과연 운동효과가 있기나할까.-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그 위에 뽀얗게 쌓인 먼지는 고요하게 잠들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써주지않고 닦아주지도 않는 그 운동기구는 입이 없기에 비명조차 지르지못한채 구석에서 늙어 가고 있었다.
◆uk2pPeGpXuk 2019/04/12 21:35:25 ID : 6rwGso7tdDt
(스레주 독감 걸려서 이제야 살아났다!) 발끝으로 춤을 추는것마냥 사뿐사뿐 걸어나갔다. 아무도 없는 주말의 마루에서는 아이의 숨소리만이 들려왔다. 열어둔 창문틈으로 바람이 살랑 불어오자 발걸음을 멈추었다. 마당에서 길고양이가 기지개를 펴며 지나가고 있었다. 어릴적 들었던 노래가락을 흥얼거리며 아이는 다시 발끝으로 걸어갔다.
◆uk2pPeGpXuk 2019/04/13 22:44:11 ID : 6rwGso7tdDt
기억은 흐려지지않지만 감정은 흐려지기 마련이지. 나는 너에 관한 분노를 매일 곱씹어야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은 무의미해져. 지금 이순간에도 시간은 멈추지않고 난 앞으로 나가야만 해. 난 모든것을 넘길수있어도 잊을수없다. 너에겐 나의 시간을 낭비할만큼의 가치는 없으니까. 나는 내가 너를 용서했다는 착각을 하지 않길 바란다.
이름없음 2019/04/15 02:20:19 ID : 1yILhzhs09t
익숙한 향기다. 어디선가 맡은 코튼 향수인데 나의 가슴은 미친듯이 뛰었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나봐.
이름없음 2019/04/15 02:53:20 ID : klg7zgqnWnU
빛은 어둠과 함께지만 어둠은 그렇지 않더라. 그 어떤 빛이라도 무언가 있으면 그림자라는 어둠이 생기지만, 진정한 암흑속에서는 단 한줄기의 빛도 없었어.
◆uk2pPeGpXuk 2019/04/15 16:13:06 ID : 6rwGso7tdDt
아직 살아있어? 창문에 걸터앉아 말을 걸었다. 필름이라도 붙인것마냥 온 세상에는 푸른빛이 돌고 있었다. 너를 바라보고 말을 걸 수 있을만큼만 살아있어. 투명한 눈을 바라보았다. 얇아진 옷과 팔이 가루가 되어 날아가는 모습을 상상했다. 그렇게 지루한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uk2pPeGpXuk 2019/04/16 20:37:57 ID : bxDz82tBy7t
인간이 태어난 이유는 뭘까. 내가 만들어졌을때 무언가를 속삭였던 존재가 있었을까? 그것이 있다면 내 무의식 속에 새겨져야했던거아닐까. 사실은 우리가 만들어진 이유따윈 없을지 몰라. 단지 그걸 우리가 받아들이기 싫어 제멋대로 태어난 이유를 만드는거겠지. 무언갈 이뤄야한다는 사명감에 휩싸이는게 우리가 태어난 이유일수도 있겠네. 알았어. 쓸모없는 철학같은 얘기는 집어치우고 밥이나 먹자.
이름없음 2019/04/18 23:24:05 ID : Alu8p85Rwre
가슴이 아려와요. 한없이 시리고 아파요. 멍하니 구멍이 뚫려버렸어요. 마치 날 바라보는 그대 눈처럼, 텅 비어버렸어요.
◆uk2pPeGpXuk 2019/04/22 23:26:21 ID : 6rwGso7tdDt
속눈썹 위에 앉아 녹아드는 눈송이처럼. 너는 그렇게 사라졌다. 뭐가 그리도 급했는지 작별인사도 하지않은채 떠나갔다. 네가 나에게 남긴것은 얇고 가느다난 상처였다. 그 속에서 쏫아났던 붉은 피를 기억했다. 너는 상냥했기에 상처조차 조심스레 남겼다. 그러나 사라지지않았다. 너는 나의 상처의 시작이자 끝. 그러니 떠나지않길 바랬는데.
◆uk2pPeGpXuk 2019/04/23 23:32:24 ID : 6rwGso7tdDt
안개꽃 말이야, 작고 하얀색이여서 좋아해. 창문에 양손을 얹고 얼굴을 바짝 붙였다. 오돌토돌하게 붙은 하얀색 꽃들이 한가득 피어있었다. 입안에는 쌉싸르한 치약의 맛이 감돌고 있었다. 입을 벌려 조금씩 그 맛을 날려보내고 있었다. 윗층에선 쿵쾅거리는 발소리가, 현관에서는 초인공 소리가 울려퍼지고 있는 평일날 오후.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계획이 완성되었다. 여행을 떠날거야.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름없음 2019/04/24 00:01:53 ID : PfQmnCpf9ip
너 정말 날 사랑했을까? 아니, 어쩌면 나는 널 사랑했을까?
◆uk2pPeGpXuk 2019/04/25 22:54:59 ID : 6rwGso7tdDt
너와의 숨바꼭질. 너가 숨은 장소는 잘 알고 있지만, 조금 모른척해볼까. 하얀선 위에 서서 빙글빙글 돌고 달빛을 바라보며 쓰러져. 너가 있는 곳은 알아도 너를 잡을 방법은 없기에 울퉁불퉁한 초코머핀을 베어물었다. 저 위에 드림캐쳐에 걸려있는 너. 나는 나를 잡을만큼 크지않아서. 네가 나쁜 꿈이라면 웃음이 나오지말아야하는데. 이 기쁜 감정은 무엇이란말인가. 영원한 악몽에 갖혀살아간다면, 내 몸이 쪼글아들어 형태조차 알아볼수없게된다면. 그것이 내 최선의 끝일지모른다.
◆uk2pPeGpXuk 2019/04/25 23:06:45 ID : 6rwGso7tdDt
오색빛 찬란한 비단을 그대 발밑에 깔고, 가장 밝은 밤하늘의 별을 따다 그대 앞길을 밝히리라. 그대의 옆엔 시들지않는 꽃을 심고 시원한 바람을 날려 그대 가시는길 편안하도록 노력하련만, 내 가진것이 없어 머리칼을 뽑아 만든 천을 그대 발밑에 깔고 뼛조각을 매달아 앞을 밝힙니다. 그대의 옆엔 내 꿈을 심고 내 마지막 숨을 내뱉어 그대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날려보내봤습니다. 새푸른 그대 뒷모습을 미련으로 붙잡으며 바라만 봅니다. 부디 눈물지으며 뒤돌아보지말고 웃으며 달려가소서. 그대의 이별길은 내 몸을 깎아만든것이니.
이름없음 2019/04/27 17:13:09 ID : ak4Nvu5U6lD
두꺼운 문제집 옆에 나뒹구는 청녹색 샤프의 끝자락을 딸깍거렸어. 재미없을 정도로 일정한 샤프심이 계속해서 튀어나오는 것이 우스워. 평생, 진심으로 노력해 본 적은 없었어. 불우한 가정사, 좋지 않은 교우 관계. 언젠가 학교 구석 계단의 끄트머리에서는 지옥의 고3이라는 타이틀을 맞기 전에 깔끔하게 생을 마감하자고 결심했는데. 몰랐어, 나는. 그게 쉬운 줄 알았지, 나는. 그런데 정작 벼랑 끝에서 마주한 감정의 쓰나미에, 결국 야자실 작은 자리를 차지하고서 다시 샤프심을 딸깍딸깍. 7,8 등급이 난무한 시험지를 흘깃 보다가 결국 엎드려서 울음을 터뜨렸어. 생애 처음 마주한 지독한 나태의 그림자에서 죽음으로도 벗어날 수가 없어서. 나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할까? 막연한 미래에 겁 먹고, 또 처참한 현재에 치이고. 누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게 공부라고 했는데, 나는. 끝없이 몰아치는 자괴감 속에서는 나만 넘어져있어. 삶은 원래 이런거라는데, 그런데도 너무 겁이 나.
◆uk2pPeGpXuk 2019/05/03 12:19:33 ID : 2MmE2tBzbCp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달려갔다. 나에겐 여전히 크지만 너에겐 작은 별장의 마당을 빙빙 돌았다. 끝이 없는 술래잡기가 계속 되었다. 네 손이 내 팔을 잡자 뒤를 돌아 너의 얼굴이 보았다. 힘들다는듯이 숨을 고르는 네 모습에 헛웃음이 나왔다. 딱딱한 가죽 신발의 바닥 위에 올라선 발바닥이 욱씬거렸다. 정말 나한테 말할거없어? 아무런 말이 없는 네 손을 뿌리치고 구두를 벗어 너에게 던졌다. 깜짝 놀라면서도 피하지않는 너의 모습에 더 화가 차올랐다. 넌 이 구두같아. 남들한텐 멋지고 좋아보일지 몰라도 나에겐 쓸모없어. 이미 상처에 익숙해진 나는 더이상 발을 보호할 신발이 필요없거든. 굳은살이 딱딱하게 박혀있어서 불편하기만 할뿐이지. 날선 말을 내뱉어도 너는 가만히 눈을 깔고 풀을 바라보았다. 발가락 사이로 하얀 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혀를 차며 처음 만났었던 그때의 연못으로 들어갔다. 고작 발목이 잠길정도인 옅은 연못 옆의 돌에 걸터앉아 첨벙거렸다. 아직 안갔어? 곁눈질을 하며 너에게 말했다. 평소의 거침없던 모습은 어디가고 뭐마려운 강아지처럼 잔디밭에 서서 쩔쩔매는 모습이 신선하면서도 짜증났다. 그냥 와서 안아주면 안되는걸까. 손에 잡히는 잔디를 꽉 쥐었다가 놓았다.
◆uk2pPeGpXuk 2019/05/04 23:58:15 ID : 6rwGso7tdDt
환한 미소를 지으면, 제 앞에 앉아있는 자는 표정을 찡그러트렸다. 그것이 정말로 싫은것이 아닌 단순한 장난이란걸 아는 그는 바람에 흔들리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몰락한 왕가의 세자, 그러니까 자신이 제 오른팔의 붕대를 감고 있는 자에게 주워진지 7일이 되는 날이였다. 마법을 쓸줄알면서 이깟 팔 하나도 못 고친다니. 스프를 입에 넣으며 농담을 건넸다. 전에도 말했듯이 난 치유마법에 관한건 읽지도 못했거든? 사느라 바빠서! 눈썹을 세우며 자존심이 상한 말투로 아직 어린 티가 나는 소년이 팔을 쳤다. 아프다며 엄살을 부리곤 몸을 움추렸다. 마법사는 흔하지 않은데, 특히 요즘 세상엔 말이야. ...이쯤되면 슬슬 말할때가 되지않았나? 누가 너에게 마법을 가르쳤지? 환장하겠네. 눈알을 빙글 굴리는 소년이 그리 중얼거리는것처럼 들렸다. 몇번이고 말했다. 소년의 가문은 귀족이였지만 전쟁이 나면서 몰락하였고, 4살이였던 소년은 노예가 되어 한 귀족의 집으로 팔려갔다. 하지만 소년의 어머니는 소년이 한때 귀족이였음을 매일 밤마다 속삭이며 소년에게 글을 가르쳤다. 소년이 15살이 되던해에 소년은 서재에서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마법서를 발견해 어떻게든 익혀 315일동안 눈이 내리고, 35일은 구름이 끼고하고, 14일은 거센 바람이 불고, 1일은 해가 고개를 내미는 이 산으로 도망쳐왔다고. 그는 소년의 말을 믿지 않는것이 아니였다. 다만, 315일동안 눈이 내리고, 35일은 구름이 끼고, 14일은 거센 바람이 불고, 1일은 해가 고개를 내미는 이 산 속에선 달리 할것도 없었다. 그렇기에 그는 항상 소년과 같은 주제로 입씨름을 반복하였다. 밖으로 나갈수없는 이곳에서 그의 유일한 취미이자 일상이였다. 악취미야. 그것을 아는 소년은 질색을 하며 오늘 점심인 빵에 그가 싫어하는 건포도를 넣으리라 다짐하였다.
◆uk2pPeGpXuk 2019/05/09 21:13:48 ID : 6rwGso7tdDt
난 항상 여기 있으니까 힘이 들때는 꼭 옆으로 와. 어쩌면 너보다 너를 더 잘아는 존재일수도 있지. 안녕, 잘가. 내가 너의 삶의 일부분이 될수있었음에 감사해.
◆uk2pPeGpXuk 2019/05/16 20:19:07 ID : 6rwGso7tdDt
그렇게 밤은 찾아왔고, 소년은 아직 제 옆에 몸을 웅쿠리고 있었다. 안좋은 꿈이라도 꾸는것인지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소년의 불을 쿡 찔렀다. 슬쩍 고개를 돌려 제 손가락을 피하려 애썼지만 긴 손가락은 여전히 볼위에 놓여져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다는듯 소년은 다시 규칙적인 숨을 내쉬며 잠에 빠져들었다. 몸을 돌려 창문을 바라보았다. 초승달이 하늘에 떠있었다. 오늘은 달이 어두워서 못가겠네. 되도 않는 변명을 중얼거리며 소년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눈을 감았다.
◆uk2pPeGpXuk 2019/05/16 22:41:00 ID : 6rwGso7tdDt
그래요, 나도 알아요. 내 이상은 저 나비의 날개 위에 있지만 내 욕망은 여기 있다는 걸. 소녀는 고요히 울부짖었다. 내 기억은 황금과도 같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난 그걸 만질수없어요. 그리고 그건 사고 팔수도 없죠.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을 황금으로 살수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와 다른 사람의 지식이 내 머릿속에 채워진다는게 어떤 느낌일까요. 줄무늬 고양이는 소녀를 비웃었다.
◆uk2pPeGpXuk 2019/06/02 10:54:59 ID : 6rwGso7tdDt
내가 사랑하던 가장 큰 사람이 가장 작은곳에서 무너져버렸다. 그 맑고 투명한 그림자를 못이기고 그만 쓰러져버렸다. 창문앞에 서있는 나무의 잎사귀는 아직 연두빛깔인데, 그걸 보지도 못한채 사라져만 간다.
◆uk2pPeGpXuk 2019/06/03 20:55:01 ID : 6rwGso7tdDt
너의 가장 완벽한 행복을 내 손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만들어낸것은 끝맛이 씁쓸한 어중간한 행복. 그럼에도 너는 웃었다. 몸이 차가워져가는 그 순간에도 너는 웃었다. 그 식어가는 몸을 품고 있는건 너인지 나인지. 시선이 얽매이고 서로의 눈동자가 서로를 비추고 있었다. 식어가는건 우리 둘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너는 행복하게 웃고 있고, 나는 그 웃음을 따라하니. 식어가는것이 누구인지는 중요치 않았다.
◆uk2pPeGpXuk 2019/07/22 01:32:14 ID : 6rwGso7tdDt
'그럼에도 너였기에' 이라는 이유로 무너져내린다. 그럼에도 너는. 이라는 씁쓸함이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미워해도, 그럼에도 너의 모든것이 그것이여서 나는 너가 소중했다.
이름없음 2019/07/28 02:16:13 ID : 6rwGso7tdDt
나는 그저 너가 한없이 소중했을뿐이였는데. 너는 내가 귀찮고 무례한 애로만 보이는구나. 하지만 그건 맞는 말이니까. 변명하고 싶어도 아무말도 나오질않아. 그냥 입다물고 있을게. 차라리 그게 좋겠다.
이름없음 2019/07/29 03:47:15 ID : DxSL9a3u3Bd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왜 난 아직도 그 여름 속에 머물러 있는지. 내 인생에 가장 후회되면서도 후회하지 않을 그 여름. 내게 여름의 싱그러움을 가르쳐준 그 나른했던 나날들. 여전히 나는 그 야릇했던 오후에 우두커니 서서 잎새들을 매만진다. 추상적인 단어들로 그 여름을 다시금 새겨본다.
◆uk2pPeGpXuk 2019/08/03 14:50:08 ID : 6rwGso7tdDt
나는 항상 너의 옆에 있을것이다. 나는 너가 가지고 있는 모든것을 빼앗으며 자라고 너가 앞으로 받을 것들도 빼앗겠지. 너가 가장 높은곳에 있을때도 가장 낮은곳에 있을때도 함께 있을것이다. 너가 가장 기쁠때 나는 너에게 말을 걸것이다. 그렇게 나는 너의 슬픔이 된다.
이름없음 2019/08/03 18:02:20 ID : O4HzPhe7ze3
왜 난 행복해질 수 없는거야? 옥상 위에서서 혼자 고민해보았다. 쓸때없이 밝은 햇빛은 날 따갑게 비춰주었고 시원한 바람은 얼어버린 날 부셔버릴 듯이 불고 있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해가 밝아 눈을 잘 못뜨겠어서 실눈을 뜨고 봤다. 그래도 빛이 어둠을 집어삼키려 나오고 싶어했지만 고개를 내려버렸다. 다시 물을게. 난 행복해질 수 없는거야? 왜? 나만? 하필 내가?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왜냐하면, 내 가 죽 었 기 때 문 이 지 .
이름없음 2019/08/03 18:26:34 ID : KY62E4NtfPi
We've been making shades of purple out of red and blue
이름없음 2019/08/04 01:55:32 ID : Xvwk5O8mJSN
눅진한 공기가 내려앉은 여름 밤 중고장터에서 산 고물 텔레비전은 지직 거리는 파열음을 내고 유성우의 소식을 들은 너는 삐딱한 시선을 하고 말했다. 낭만도 한순간이야. 반박의 말을 찾기엔 애초에 기회조차 없었다. 창문으로 비친 네 볼을 타고 언뜻 유성 하나가 긴 꼬리를 끌고 지나간 듯 했고 나는 가만 눈을 끔벅일 뿐이었다. 우리가 지나온 계절은 항상 무언가 낙사하고 있었고 우린 그걸 낭만이라고 여겼다. 분홍 벚꽃과 햇빛 파편, 불콰한 낯의 단풍과 시린 바람 타고 하나 둘 푹푹 내려앉던 눈. 그리고··· 짧게 스치는 섬광과 함께 거실은 부지불식간 암전되었다. 너는 말이 없고 땅바닥을 처벅처벅 끄는 발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종내 눈꺼풀을 닫았다. 저 너머 저수지와 풀숲에서 개구리 울음이 왈칵왈칵 터져나오고 풀벌레들이 바스러지듯 마른 아우성을 친다. 너는 고요 속 몸을 싣었고 나는 비문증처럼 어둠 속을 둥둥 떠다니는 섬광의 잔상을 좇다 잠들었다. 비로소 7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이름없음 2019/08/06 19:50:23 ID : A5e41yNyZhe
인간이 그렇지. 뭘 기대했니? 나는 너에게 말했어. 그 무엇도 기대하지 말라고. 근데 너는 결국 멋대로 기대하고 희망을 품는구나. 아아,불쌍해라. 결국에 그무엇도 나에게서 얻을수 없는 것을. 멍청해라. 결국에 나를 불여우라 욕하는 모습도. 꼴사납게 내가 먼저 꼬셨다는 변명도. 모든것이 내탓. 정말이지 들어주것도 사치인것을 알아야지. 이제 그만 꺼지렴
◆uk2pPeGpXuk 2019/08/06 23:57:00 ID : 6rwGso7tdDt
결국에는 이렇게 됬을거, 왜 그렇게 서로를 미워했을까. 그 작은 사회가 우리를 그렇거 만들었을지도 몰라. 우리 속에 우리를 집어넣고 가만히 내버려두는거야.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잔인해지고 말아. 왜 그랬을까. 지나고보면 별거 아니였을텐데. 그래, 물론 너에게 말이야. 고개를 돌려 네 목 밑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피를 바라보았다. 다행이다. 그때랑 똑같아. 너가 만들었던 그 피와 똑같은 색이야.
Hhh 2019/09/07 16:27:48 ID : ilDBusi9xWn
땀나는 단체활동이나 첫교시 체육, 삐뚤어진 인간관계, 짝사랑이라는 말을 싫어한다. 난 내 하루가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 편안하고 의미없는 것들로 이루어지길 바란다. 일기에 쓸 말이 딱히 없는 하루를 원한다. 그러므로 앞서 말한 단어들처럼 뒤죽박죽 얽혀 복잡하게 기억에 남는 것들로 하루를 허비하고 싶지않다. 내 삶의 방향성이 그렇다.
이름없음 2019/09/07 16:51:37 ID : 1g7tcnB9dvi
여기 문단쓰는거아니엇구나
Hhh 2019/09/08 20:35:12 ID : r860q5801fW
초등학교 땐 빨간날에 종종 바다에 가곤 했다. 분홍색 바탕에 비행기가 그려진 싸구려 딸기맛 멀미약과 2시간 거리를 차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은 싫었고 사실 물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바다에 가는 날은 그저 들떠서 휴대폰으로 틀어논 마로니에 칵테일을 흥얼거리며 차로 이동하는 2시간을 버텼다. 정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해변가에서 밟은 모래가 찝찝해 바닷물로 여러번 씻은 것 밖에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런 멋없는 기억도 추억이라 부르는 이유는 낭만엔 힘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날 들뜨게 하고 날 순수하게 하고 날 초라하게 하는.
Hhh 2019/09/11 22:11:48 ID : r860q5801fW
당신도 언젠간 내가 끔찍해지는 날이 오겠죠. 의미없는 애정이나 동정은 일회성일 뿐이니까. 그때는 희석된 증오로라도 날 붙잡아줘요. 사랑만이 중요할 때는 지났으니 난 그것도 괜찮아
이름없음 2019/09/12 22:17:54 ID : iqlDwNunDs0
sdsd
◆uk2pPeGpXuk 2019/11/05 22:23:20 ID : 6rwGso7tdDt
난 아마도 평생동안 행복하지 못할거야. 어느날 그런 확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정리할때, 가방을 맬때,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릴때. 그 확신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았다. 평범한 날이였다. 하늘은 흐리고 로션을 바르는걸 깜빡해 피부가 당겨오는, 평범한 날이였다. 나는 그러한 일상속에서 그런 확신이 들고 말았다. 어떤날은 네 생일이였었는데. 나는 제대로 챙겨주지도 못한다. 그것 또한 일상이였다. 누군가가 태어나는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였다. 그것을 까먹으며 내년을 기약하는것도 일상이였고. 왜 나는 일상속에서 행복하지 못할것이란 확신을 느끼는걸까. 그것 또한 일상이였기에? 의문이 가득 차지만 이윽고 무시했다. 여느때와 다름없는 평범한 날이였다.
이름없음 2020/01/01 14:03:19 ID : y3U3TU3U7Bu
애증이라. 한 때 모든게 부질없이 느껴지고 가만히 있는게 참기 힘들었을 때가 있었다. 그를 죽이고 목을 황제에게 바쳤을때, 속의 감정은 무엇이었지. 속이 뻥뚫린 허망함이었나, 이제 죽을 수 있다는 환희었나. 빛바래진 감정을 가지고 시도한 자살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자 눈에 보이는 모든게 흑백이고 지옥같았다. 내가 왜 살아있는지 또한 의문이 들었다. 그를 죽이는게 내 사명이자 존재 이이 아니었나? 나는 왜 아직도. 닥치는대로 술을 퍼 마시고 향락가로 가 쓰레기같이 살았다. 그리고 어느날, 작은방. 햇살이 비치는 침대위에서 섹스를 마친 후 그녀에게 늘어져 있을 때였다. 그 향락가에서 가장 도도한 여자가 나에게 말했다. 엘, 애증이 뭔지 알아? 그녀는 이 창녀촌의 제일 가는 미녀였다. 느슨하게 묶은 붉은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나풀거려 몸선이 유려해 보였다.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귀 뒤로하며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가 마치 나비 날개의 그것처럼 선명하고 화려했다. 그 눈동자에 비친 나는 그녀의 품에 안락하게 쌓여 눈만 나른히 뜬 채였다. 그게 뭔데. 나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고 얼굴을 묻었다. 싸구려 향수 냄새가 났다. 그녀는 나를 내려다보다가 머리카락을 손으로 살살 쓸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들었다. 그녀의 표정은 전쟁에서 죽은자를 보는 그것이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속으로 삭히다가 체념한 자의 표정과 비슷했다. 너는 어째서 그런 표정을 지어? 사람들의 표정에는 신물이 나던 시기였다.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뺨에 손을 가져다 댄다. 그러자 그녀는 어리광 부리듯 손에 뺨을 가까이 하며 눈을 감는다. 팔랑이는 속눈썹이 눈동자를 감추었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뜨며 나를 바라본다. 넌 참 대단해. 어디서 굴러온 놈인지, 귀족인지 모르겠지만 사람을 매혹하는 힘이 있어. 그리 강한 모습으로 약한 면을 보여주면 어떡해.. 나는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다 눈을 감았다. 네가 좋은데 싫어 미치겠어. 죽여버리고 싶은데 또 그럼 내가 슬플 것 같아.. 그녀는 웃기게도 그렇게 지껄였다. 죽이자 마음먹어도 내 몸엔 손톱 끝도 못댈 가련한 개미같은 존재가. 나는 그가 떠올랐다. 그 감정이 애증이었나. 그에게 감정을 주었다는 것 자체로 나를 찢어발기고 싶었고 애증이라는 대단한 단어는 나를 숨쉬지 못하게 만들었다. 결국 나는 인정했다. 내가 죽지 못해 이러는게 아니라 그가 죽어서 이러는 것임을. 다시 죽여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그가 살아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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