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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4/25 18:16:53 ID : BwLhvzXBBBy
내가 겪었거나 본건 아니고 건너건너 들은 이야기랑 소문으로 들었던 이야기를 재미로 올려보려구 나도 주작인지 아닌지 모르는 이야기들이고 신상 정보를 필터링 할거기 때문에 좀 두서 없을수도 있어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일제 강점기때 일본인 여학생들을 위해서 지어졌던 학교야. 동네 자체가 조선인들을 쫓아내고 만든 일본인 거주지였어서 오래된 일본식 건물이 엄청 많았고 우리 학교 뿐만 아니라 주변에 100년 넘은 학교가 꽤 있었어. 나무도 엄청난 고목이 구석구석 수십그루나 있는데다가 주변엔 큰 군부대도 있고. 당연히 괴담이나 전해지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이상하게도 우리학교는 많이 없더라고. 아마도 원래 옆에 여고의 기숙사로 쓰이던 건물이라서 그런것 같았어. 중학교니까 밤 늦게까지 남아있을 일도 별로 없고 말이야. 그래도 알아보니까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되는 이야기가 몇개 있었어
이름없음 2019/04/25 18:20:04 ID : eK6qmE789xW
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18:22:04 ID : BwLhvzXBBBy
건물은 당연히 몇번 재건축 했기 때문에 오래된 감은 있어도 낡아빠질것 같이 생기진 않았어. 한번은 반 애들이 선생님한테 비도 오는데 무서운 이야기를 해달라고 했었어. 선생님이 담임이였던 반의 학생 이야기인데, 귀신이 보였대. 선생님은 예전에 이 학교에 근무 하시다가 전근 가셨다 다시 돌아오신 분인데 아마 한 4기수 정도 위의 선배 이야기였을거야.
이름없음 2019/04/25 18:23:00 ID : AkoFfRDze3P
보고있습니다 휴우우먼
이름없음 2019/04/25 18:24:38 ID : BwLhvzXBBBy
우리학교가 원래는 기숙사 건물이라고 했잖아? 그래서 여고랑 엄청 붙어있는데 중간에 벽돌로 된 담이 경계를 나누고 있어.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운동장을 각자 시공해서 그런건지 여고쪽이 우리보다 땅이 더 높았어. 그러니까 중학교에서는 담이 전부 다 보이는데 여고는 밑에 반정도는 시멘트에 묻혀있는거지
이름없음 2019/04/25 18:24:55 ID : yE2nDwHyK0q
보고있어 스레주
이름없음 2019/04/25 18:28:17 ID : BwLhvzXBBBy
작은 동네였기 때문에 언니가 옆 여고를 다니는 애들이 상당히 많았어. 우리학교는 저저번 교장이 없애버려서 매점이 없었기 때문에 가끔 점심시간에 담에 붙어서 언니가 매점에서 사다준 간식을 받아먹는 애들이 있었지. 담이 잘 쓰이지 않는 급식실 출구 옆에도 이어져 있어서 보통은 거기로 받는것 같더라구. 그쪽은 작은 대나무 숲이 있어서 선생님들한테 잘 안걸린대. 나는 한번도 그렇게 받아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이름없음 2019/04/25 18:31:09 ID : BwLhvzXBBBy
당연히 예상했겠지만 그 선배가 대나무 숲쪽에서 귀신을 봤다는거야. 여고쪽에서 우리 학교를 내려다보는 귀신도 있고, 담 위에 서있는건지 발만 보이는 귀신도 있고. 그중에서 제일 눈에 띄는건 대나무 위에 서있는 귀신이였대. 그 귀신도 상체는 보이지 않았지만 다른 귀신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거나 간식을 먹는 애들을 비웃거나 하고 있는데, 선배는 대나무 위의 하반신이 자신을 바라보는게 느껴졌대.
이름없음 2019/04/25 18:34:43 ID : BwLhvzXBBBy
자기 눈에 보이지도 않는 눈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느껴졌다는거야. 그 전에도 귀신을 본 경험이 여러번 있었기 때문에, 굳이 아는척 해서 좋을건 없다고 생각하고 친구들이랑 대화를 하면서 애써 모르는척 하며 지냈대.
이름없음 2019/04/25 18:37:28 ID : BwLhvzXBBBy
물론 거기서 끝나는거면 스레딕까지 와서 스레를 세우진 않았겠지! 그렇게 귀신이 보이지만, 아닌척 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어느 비오는 날, 늘 한자리를 지키며 바라만 보던 대나무 위의 귀신이 안 보이는거야.
이름없음 2019/04/25 18:41:04 ID : BwLhvzXBBBy
이전에도 몇번 안 보인적이 있긴 하지만, 그건 영안이라고 하나? 귀신 보는 눈 같은게 시원찮을때라 귀신 자체가 없어진건 아니였다고 하더라. 이번에는 진짜로 없어진거야. 그렇게 존재감이 강하던 귀신이 퇴치당했는데 못 알아챌 정도로 본인이 바보는 아니라고 생각한 선배는 당연히 어딘가로 자리를 옮긴거 아닌가 생각했지. 대나무 숲이 나름 최근에 생긴거라 누가 시체를 묻은게 아닌 이상 귀신이 붙을만한 장소는 아니였기에 이상한 일은 아니래.
이름없음 2019/04/25 18:44:37 ID : BwLhvzXBBBy
좀 찜찜한 감은 없지않아 있지만, 비가 많이 와서 대나무를 직접 보러 가기도 뭐하고, 상당히 보기 불편한 귀신이였기 때문에 어딘가 눈에 안보이는 곳으로 옮겼으면 잘됐다 싶어서 앞으로 신경 끄려고 했겠지.
이름없음 2019/04/25 18:45:06 ID : 008pgklfTU7
어디서 들은 얘기지만 귀신들이 제일 좋아하는 나무가 대나무라던데
이름없음 2019/04/25 18:47:13 ID : BwLhvzXBBBy
여담이지만 동네에 자그마한 대나무 숲이 있으면 안 들어가는게 좋아. 귀신 같은건 아니고, 동네 애들이 거기에 큰거 작은거 볼일 많이 보더라.. 요즘 애들은 또 안그럴지 모르겠지만 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19/04/25 18:49:41 ID : BwLhvzXBBBy
그렇게 점심을 먹고 교실에서 수업을 듣는데 비 때문에 너무 추워서 특별히 난방도 틀었고, 배도 부르고 해서 시험기간도 아니니까 한숨 잘까 생각하면서 책상에 머리를 대고 누웠을 때, 창밖으로 대나무가 보이는거야.
이름없음 2019/04/25 18:50:00 ID : 008pgklfTU7
현실적이라서 더 와닿는데?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 2019/04/25 18:54:36 ID : zatvBhyY2nz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9/04/25 18:54:49 ID : BwLhvzXBBBy
학교 건물이 재건축을 좀 계획없이 해서 엄청 특이하게 생겼거든? 디테일하게 설명은 안할건데, 여튼 급식실은 후관 1층에 있고 선배가 수업을 듣는 교실은 본관 3층에 있는데, 창문이 학교 제일 앞에 있는 운동장을 향해 나있기 때문에 대나무가 보일 일은 전혀 없었어. 다른 건물이였어도 급식실이 아닌 이상 절대로 대나무가 보이진 않아. 이건 내가 직접 확인해봤어.
이름없음 2019/04/25 18:58:43 ID : BwLhvzXBBBy
당연히 선배는 식겁을 했지. 누가봐도 대나무 숲의 귀신일거 아니야. 자기가 묶여있는 (이 경우에는 좋아하는 같대. 귀신의 정확한 기원은 알 수 없지만, 묶인건 아니라고 확신했대.) 환경을 흉내낼 수 있는건 상당히 기가 강한거라고 하더라. 추위나 뭐 그런건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느껴지진 않았는데, 대나무가 엄청나게 이질적이였대. 혼자서 약간 블러처리를 한 느낌?
이름없음 2019/04/25 19:00:08 ID : vipdTU42Fil
내가 다니던초등학교도 100년됬는데
이름없음 2019/04/25 19:02:54 ID : BwLhvzXBBBy
놀라서 이젠 잠도 오지 않고, 해코지를 당할까봐 무서웠던 선배는 의자를 당겨 앉고 그 귀신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보려고 눈을 가늘게 떴대. 대나무는 보이지만 귀신은 발가락조차도 보이지 않으니까 말이야. 영안도 눈을 가늘게 뜨면 더 잘보이는가봐 ㅋㅋㅋㅋ 아님 그냥 더 잘 보고싶다는 생각에 반사조건일지도 모르겠다. 여튼, 이상하게도 보이지 않는 귀신이 안보이는건지 없는건지 구별이 안되었대. 없으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야 하는데, 대나무 때문인지 텅 비어있는 느낌은 안났다는 모양이야.
이름없음 2019/04/25 19:05:53 ID : BwLhvzXBBBy
그렇게 아무 죄도 없는 대나무랑 몇분간 눈씨름하고 난 선배는 안되겠다 싶어서 창가로 다가갔어. 수업시간이였으니까 당연히 뭐라고 한 소리 들었지. 잘 기억은 안나는데 아마 젖은 양말을 널겠다고 그랬나 하면서 창가에 다가갔다고 들었던것 같아. 가까이 다가가는게 위험하긴 하지만, 가만히 있다가 큰코 다칠바에는 어떻게든 쇼부를 보겠다는 마음이였대.
이름없음 2019/04/25 19:11:02 ID : BwLhvzXBBBy
선생님이 그러는데 선배가 자기가 어렸으니까 그런 마음이 생겼지, 뭘 좀 알았으면 쇼부고 뭐고 눈감고 모르는척 잤을거라고 했다더라. 다가갔을때 귀신이 바로 보인건 아니였어. 선생님이 한번 더 들어가라고 할때까지도 귀신은 코빼기도 안보였거든. 그렇게 등이 오싹한 채로 선배는 하루종일 수업을 들었어야 했어. 그래도 다행인건 6교시만 하는 날이였던거지.
이름없음 2019/04/25 19:13:48 ID : thcMlwlhfcN
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19:17:30 ID : dCrvxDs2twN
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19:20:13 ID : BwLhvzXBBBy
고작 2시간 남짓 앉아있었으니 다행이지 고등학생이였으면 당일날 크게 일이 났을수도 있었대. 하교할땐 아무렇지 않은척 친구들 팔을 끌어당기고 집으로 향했지. 친구들을 최대한 설득해봤지만, 비도 오고 해서 어쩔 수 없지 중간부턴 혼자 골목길을 걸어가야 했어. 아마도 주택에 살았던 모양이야. 동네에 아파트보단 주택이 많았어. 그리고 선생님이 확실히 그렇다! 라고 말한건 아니지만, 내가 논리적으로 생각해봤을땐 선배가 사는 곳이 택이 확실했어. 주변에 굽이굽이 골목이 있어 위험한 아파트는 거의 없었거든.
이름없음 2019/04/25 19:23:35 ID : BwLhvzXBBBy
그렇게 집 현관을 몇발자국 채 남기지 않았을때, 주변에서 고양이 소리가 났어. 애옹거리는거 말고, 누가 털을 잡아당기기라도 하는 듯 터질듯한 소리였대. 클리셰긴 하지만, 하루종일 무서운 일을 겪은 선배에게는 충분히 공포스러웠겠지. 고작 그 몇걸음을 죽어라 뛰어서 몸을 던지듯 집에 들어가선 화장실에 들어가니까 얼굴에 온통 생채기가 나있었대.
이름없음 2019/04/25 19:26:48 ID : zatvBhyY2nz
ㅇㅁㅇ......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19:31:36 ID : BwLhvzXBBBy
이상하게도 피는 나지 않았지만 피부에 수십개씩 손가락 마디 하나만하게 갈라진 부분이 있는거야 . 얼굴에 자국이 남으니까 그제서야 부모님 생각이 났대. 무당 같은건 아니지만 귀신을 보는건 집안 내력이라 가족 모두 다들 잘 알고 있었어. 떨리는 손으로 일하고 있을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지. 자초지종을 들은 선배의 어머님은 딸을 진정시키고는 최대한 빨리 가겠다고 했어. 그동안은 할머니 댁에 가있으라고 하면서 말이야. 나도 할머니가 외할머니인지 어떤지, 친가쪽 유전인지 외가쪽인지는 못 들었어. 할머니가 선배에게 굿 같은걸 해준것도 아니였고 말이야. 주변에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 다행히 할머니 집에선 딱히 별일 없었대.
이름없음 2019/04/25 19:36:02 ID : BwLhvzXBBBy
선배네 어머님이 다시 집으로 데려갔을때도 마찬가지로 위험한 일은 없었어. 사실 할머니댁이 정말 바로 코앞이고, 생채기가 난 이후로는 별 일이 없었기 때문에 올 필요까진 없었지만, 딸이 많이 걱정되셨겠지. 할머니도 많이 걱정하시며 직접 데리러 오셨으니까 말이야.
이름없음 2019/04/25 19:37:11 ID : zatvBhyY2nz
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19:38:26 ID : BwLhvzXBBBy
바람도 불지 않는데 창문만 덜컹거리거나 집밖에 아무도 없는데 벨이 울리는 등 이상현상은 꽤 있었지만 이 전의 생채기처럼 선배가 다칠만한 일은 없었어. 생채기는 거짓말같이 다음날 없어져 있었지. 문제는 그 다음날 학교에서 생겼어. 선배와 선배네 부모님은 할머니댁 과 비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학교에 있으니, 큰 일이 생기진 않을거라고 생각했대.
이름없음 2019/04/25 19:38:35 ID : 5huldyNvDs6
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19:43:48 ID : BwLhvzXBBBy
사람이 엄청 많은게 오히려 문제가 된거지. 선배를 계속 주시하고 있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말이야. 친한 친구라고 해도 수업시간엔 따로 앉고, 선생님도 수십명의 학생 중 한명인 선배에게 모든 관심을 쏟진 않잖아? 심지어 우리학교는 이동수업을 했었어. 매 교시마다 다른 교실로 이동해서 수업을 듣는건데, 쉬는 시간에 매번 이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엄청 산만하고 다들 바빠. 게다가 급식실 옆을 지나가야 할 일이 생긴거야.
이름없음 2019/04/25 19:44:54 ID : 6rwFhcE8jbd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9/04/25 19:45:53 ID : gpf9fO66rtc
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19:48:25 ID : BwLhvzXBBBy
본관-후관-특관 이런 식으로 건물이 있는데, 본관 1층에서 특관 1층으로 이동하려면 당연히 후관 1층을 지나가야해. 후관 1층이 급식실이고 말이야. 어제처럼 비라도 왔으면 오픈되어있는 급식실 옆 복도는 피했을텐데, 날은 쨍쨍했고, 이전교시에 교과서가 필요 없는 수업을 들어서, 홈베이스를 들렀다가 가야할 일도 없었지. 괜히 둘러댔다간 친구들이 이상하게 볼지도 모르고 말이야.
이름없음 2019/04/25 19:52:46 ID : BwLhvzXBBBy
목숨이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사회적인 지위가 지금 중요하냐 할지도 모르지만, 그땐 선배도 중학생이였고, 친구들이 세상의 전부라고 느끼는게 이상한건 아니잖아? 여튼, 선배는 선택지가 없다고 느꼈어. 다음 교시만 마치면 급식을 먹는데다가, 특관 1층은 그 어디보다도 급식실과 가까웠거든. 친구들은 누구보다 먼저 밥을 먹는다는 목표를 위해 자기들이 어떻게 달려나갈지 계획을 세우며 농담따먹기를 했지. 옆에서 선배는 급식실과 가장 가깝단 사실이 하얗게 질리도록 무서워하고 있었지만.
이름없음 2019/04/25 19:55:32 ID : BwLhvzXBBBy
최대한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린채 선배는 친구들과 급식실을 지나가고 있었어. 제발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말이야. 어느새 선배는 급식실을 다 지나가고 특관 복도에 서있었어. 정말 다행이였지. 어제 겪은 일을 생각해보면 귀신이 피를 철철 흘리며 달려왔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았을건데 말이야. 크기 놀라긴 했겠지만.
이름없음 2019/04/25 19:59:25 ID : 781cmoLe1u3
ㅂㄱㅇㅇ!
이름없음 2019/04/25 20:00:55 ID : BwLhvzXBBBy
그런데 분위기가 이상한거야. 평소에도 특관이 다른 건물에 비해 싸하긴 했어. 다른 건물들보다 늦게 지어져서 나무로 된 골격이 비교적 많이 남아있었고, 제일 덜 쓰이는 건물이기도 하고, 악기 같은게 많이 있어서 평소에 온도 관리도 더 많이 했거든. 그런 특관이라고 해도 너무 추운거야. 전날 비가 오긴 했지만, 그날은 해가 정말 쨍쨍해서 애들이 다 기어다니고 싶어할 정도였어. 근데 마치 12월에 맨발로 복도에 서있는것 마냥 바닥에서 냉기가 살살 올라오더래.
이름없음 2019/04/25 20:03:38 ID : BwLhvzXBBBy
그걸 느끼마자 친구들한테 말을 꺼냈지. 친구들이 걱정되기도 하고, 그냥 어제 비가 와서 그런거 아닐까 하는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기도 하고. 최대한 급식실에서 떨어져있으려고 오른쪽 끝에서 두번째에 서있었어. 자연스럽게 고개를 반대쪽으로 돌리려면 친구가 반대편에 한명은 있어야 하니까 말이야.
이름없음 2019/04/25 20:07:31 ID : BwLhvzXBBBy
선배의 오른쪽에 서있던 친구는 아무 말이 없었어. 분명 아까까지 과학 선생님이 엄하고 어쩌고 하던 애가 여기 좀 춥지 않냐 라고 물으니까 답이 없는거야. 자기가 이상한 말을 한것도 아니고, 정말 일상적인 질문이였는데 말이야. 눈알이 빠질 만큼 돌렸던 시선을 조금 옮겨서 친구를 바라봤어. 다른 친구들은 벌써 교실에 자리잡고 앉아서 떠들고 있었는데, 그 친구는 교실 문 앞에 가만히 서서 선배를 쳐다만 보고 있었어.
이름없음 2019/04/25 20:12:44 ID : BwLhvzXBBBy
순간 싸해지는 느낌에 선배는 애써 웃으면서 왜 그런 장난을 치냐며 친구 팔을 잡아당기려 잡았어. 그런데 손가락을 드라이아이스에 가져다 댄것 마냥 친구의 팔이 차가운거야. 화들짝 놀라면서 선배는 손을 뗐지. 손가락을 바라보니 온통 벌겋게 부어올라있었어. 엄청 당황했지만, 이상한걸 티 냈다가는 더 큰일이 날것 같은 기분이 들어 친구 뒤에서 등을 밀었대. 특관 1층에 있는 교실들은 전부 교실 문이 하나밖에 없었거든. 친구가 계속 서있었으면 반 애들이 들어오지도 못하고 어쩌면 선생님까지 불러야할지도 모르는 일이였어.
이름없음 2019/04/25 20:17:11 ID : BwLhvzXBBBy
온 힘을 다해 친구를 밀어내니까 마치 얼음이 미끄러지듯 앞으로 움직였대.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지 않은채로 말이야. 선배는 도움을 청하려고 다른 친구들을 바라보며 몇명을 불렀어. 근데 아무도 선배를 쳐다보지 않는거야. 마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인듯 말이야. 더 이상한건 아까 분명히 선배 친구들 밖에 없었는데, 다른 반 애들도 앉아있는거야. 친구가 막고 있는 문 말고는 출입구가 아예 없는데 말이야. 창문이 있긴 하지만, 누가 비켜달라고 해보지도 않고 냅다 창문으로 들어가겠어.
이름없음 2019/04/25 20:18:22 ID : wq0lcpU40q0
보고이써
이름없음 2019/04/25 20:20:26 ID : BwLhvzXBBBy
선배는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 않았어. 친구를 끌고와서 의자에 앉혀야할까? 다른 친구들은 어쩌고.? 가서 말이라도 다시 걸어봐야하나? 내가 안보이는걸까? 끝없는 의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 결국 선배는 다른 친구들에게 말을 걸어보기로 했어. 문 앞에 서있던 친구는 어찌저찌 교실 안으로 옮기긴 했으니까 말이야. 교실의 반대쪽 끝을 향해 걸음을 옮기던 선배는 등골을 파고드는 시선을 느꼈어.
이름없음 2019/04/25 20:21:03 ID : BwLhvzXBBBy
말이 좀 이상하네...ㅠ 다른 반의 아이들이 아니라 반의 다른 애들.!
이름없음 2019/04/25 20:25:19 ID : BwLhvzXBBBy
아까는 눈치 못챘는데, 걸음을 옮기니까 확실히 느낄 수 있었어. 교실에 있는 모든 애들이 선배를 쳐다보고 있었지. 눈만 움직이면서 말이야. 고개는 대화하고 있는 상대를 향하고 있지만, 눈동자만은 선배를 훑고 있었어. 심지어 자기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애의 뒤통수에서도 시선이 느껴졌지. 마치 아무런 일이 없는 마냥, 시끌시끌하고 활기찬 와중에 눈빛만은 고요했어. 눈빛들만은 아무런 소리를 내지 않고 선배를 공허하게 쳐다보고 있었어.
이름없음 2019/04/25 20:35:48 ID : BwLhvzXBBBy
너무 무서워진 선배는 교실을 박차고 바로 위층인 작은 교무실을 향해 달렸어. 교실을 나서고, 계단을 밟는데, 공기가 확 바뀌는거야. 마르고 차가운 공기가 아니라 습하고 찝찝한 여름 공기. 그제서야 현실감과 안도가 밀려들어온 선배는 계단에 주저앉아 호흡을 골랐어. 잠시 그러고 있는 동안 종소리가 들렸어. 10분짜리 쉬는시간이고, 첫번째 종은 2분 남았음을, 두번째 종은 수업 시작을 알리는 종이야. 한 6분 남짓 그러고 서있었단 소리지. 선배는 체감상 10분은 가뿐히 넘겼던것 같다고 했대. 내려오는 발소리가 들려 고개를 드니 선생님이 있었어. 괜히 걱정을 사기 싫어서 벌떡 일어나 해맑은 얼굴로 선생님과 교실로 향했지. 아까 그 소름끼치는 느낌 그대로 교실이 멈춰있으면 어쩌나 벌벌 떨면서 말이야. 그래도 선생님이 있으니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었대.
이름없음 2019/04/25 20:45:42 ID : BwLhvzXBBBy
분명 박차고 나와 열려있던 문이 닫혀있었고, 시끌시끌하던 아까랑 달리 겨실은 조용했어. 고요하다고 할만한 침묵은 아니였지만. 작게 이야기하는 소리도 들렸지. 선생님이 문을 열자 애들이 다 앉아있는게 보였어. 아까 서있던 그 친구도 앉아있었지. 선배가 바닥에 내팽겨쳐둔 교과서와 필통은 선배의 책상 위에 고이 놓여있었어. 아까처럼 몰려오는 안도감에 선배는 의자에 주저앉고는 눈물을 살짝 훔쳤어. 모든게 거짓말처럼 멀쩡했어. 친구들도 선배를 보더니 장난스러운 표정을 지었고 말이야.
이름없음 2019/04/25 20:54:41 ID : 6rwFhcE8jbd
보고있어~
이름없음 2019/04/25 21:04:56 ID : BwLhvzXBBBy
스레 쓰고 있는데 벌써 학원 갈 시간... 끝나고 이어서 쓸게!
이름없음 2019/04/26 14:45:17 ID : 3xu3wq43Wjj
기다리고이쓍
이름없음 2019/04/26 15:14:58 ID : 4E2q5gkoKY1
우리동네에도 100년넘은 초등학교있어 ㅎㅎ
이름없음 2019/04/26 15:22:13 ID : 4E2q5gkoKY1
보고있어!진짜 무섭다...ㅠㅠㅠㅠㅠㅠㅠ지금 날씨도 우중충하고 추으니까 더 무서월,,,
이름없음 2019/05/21 10:13:43 ID : TPjwMjdDvws
ㅂㄱㅇㅇ 스레주 얼른 와 ㅠㅠㅠ
이름없음 2019/05/21 16:10:21 ID : lbilClCjeIJ
ㅁㅊ 거의 공간조작인데 ㄹㅇ 무섭네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이름없음 2019/05/21 22:56:04 ID : jfQnCnWqi63
스레주 그래서 어떻게 도ㅑ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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