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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cNuoIGpRB 2019/05/04 12:56:32 ID : hcE647vvbhf
한 2, 3년쯤 전인가 내가 어떤 어플에 쓰던 글들인데 다시보니 오싹한 느낌이 드는 글들이 많아서 올려보려 하는데 여기 올려도 상관없나?
◆VfcNuoIGpRB 2019/05/04 12:58:18 ID : hcE647vvbhf
"정신 차려보세요!" 사람을 치어버리고 말았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채 우선 뒷좌석에 태웠다. 근처에 병원이 어디있더라, 나는 일단 차를 출발시켰다. 젠장, 어떡하지. 그냥 이대로 도망칠까. 초조한 마음으로 운전하고 있을때 뒷자석에서 신음소리가 들렸다. 나는 반사적으로 뒤를 돌아보았고 그 순간 차가 무언가와 충돌했다. 나는 차를 멈추고 밖으로 나와 주변을 살폈다. 사람을 치어버리고 말았다. "정신 차려보세요!"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채 우선 뒷자석에 태웠다. 어둔운 하늘에선 소나기가 내린다.
◆VfcNuoIGpRB 2019/05/04 12:59:04 ID : hcE647vvbhf
"어제 그 방송 봤어? 너무 재밌더라." "맞아, 나도 보다가 숨 넘어가는줄 알았어." 둘은 사이좋게 웃으면서 걸어갔다. "특히, 미행하다가 걸렸던 부분에서는 정말." "아쉽다. 나는 어제 그 부분은 못봤는데......" 그렇게 둘은 계속해서 웃으면서 걸어갔다. 그러다가 갈림길에서 서로 손을 흔들더니 다른방향으로 헤어졌다. 그리고 잠시 후, 오른쪽으로 갔던 소녀의 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점점 빨라지기 시작하더니 나중에는 급기야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소녀가 재빨리 집으로 들어가자 '나'는 포기하고 자리에 멈춰서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젠장, 눈치는 더럽게 빠르네.
◆VfcNuoIGpRB 2019/05/04 12:59:41 ID : hcE647vvbhf
"주식회사 미래입니다." "네?" 나는 전화기를 바라봤다. "10월 25일 고객님 주변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됩니다." "당신 누구야." "저희는 주식회사 미래. 앞으로 일어날 사건을 예측하여 전달해드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 그날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데." "고객님이 다니는 회사를 중심으로 무차별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 예측됩니다." 나는 전화기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왜 나한테 그런 걸 알려주는 거지?" 그때 전화기 너머에서 살짝 웃음소리가 들린 것 같았다. "행운을 빕니다." 전화는 그 말을 끝으로 끊어졌다. 생각하자. 미래를 알고 있다라니 당연히 거짓말 일거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디서 들킨 거지?
◆VfcNuoIGpRB 2019/05/04 13:02:39 ID : hcE647vvbhf
엄마가 살해당했어...... 아직도 귓가에 엄마가 지른 비명이 생생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괴로워. 누군가 이 악몽 같은 상황을...... "경찰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온 경찰은 내게 이것저것 묻기 시작했어. 엄마가 죽었을 당시의 상황을 전부. 하지만 난 모른다고. 범인도, 엄마가 죽은 이유도. 제발 모두 사라져. 엄마, 엄마는 왜 사라진 거야. 시간이 흘러도 괴로워. 경찰이 조사를 하고 간지 이틀이 지났어. 그런데 뭔가 이상해. 점점 질문이 집요해져. 내 알리바이도 물어봐. 난 엄마랑 같이 있었다고! 뭐, 엄마가 죽어서 무의미하다고? 설사 그렇다 해도 내가 엄마를 죽일 리가 없잖아! 경찰이 점점 나를 압박해오는 게 느껴져. 엄마, 난 어떡해야 돼? 이젠 두 가지 결론밖에 머릿속에 없어. 사건을 직접 해결하든지 도망치던지. 하지만 해결은 무리야. 그렇다면...... 엄마가 있는 곳으로 도망쳐도 될까?
◆VfcNuoIGpRB 2019/05/04 13:04:28 ID : hcE647vvbhf
지이잉 나는 귀를 틀어막고 주저앉았다. 젠장, 젠장 눈 앞이 점점 하얗게 변해간다. 몸이 차가워지고 토할 것 같아. 눈을 감고 귀를 틀어막고 잠시 그대로 주저앉아있었다. 다시 눈을 뜨니 시야가 제대로 돌아왔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지만 그냥 지나간다. 원인은 저 신호등 때문이겠지. 나는 초록색 불이 깜빡거리는 신호등을 노려봤다. 빨간불로 변했다. 어린아이와 엄마가 신호 앞에 멈춰 섰다. 그날도 그랬었어. 나는 다시 주저앉아 그 날을 떠올렸다. 엄마와 같이 이제부터 갈 곳을 기대하면서 신호등 앞에 서 있었는데...... 갑자기 비명이 들려 정신을 차렸다. 아이와 같이 있던 엄마가 도로에 나가 차에 치였다. 왜? 나는 옆에 있는 아이를 봤다. 공포에 질려 그저 울고 있었다. 내가 밀어버린 거야?
◆VfcNuoIGpRB 2019/05/04 13:05:52 ID : hcE647vvbhf
매일 바라보던 그림 속에서 아이가 사라졌다. 엄마의 손을 붙잡고 울고 있던 아이는 엄마에게 도망쳐 어디론가 가버리고 말았다.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걸까. 아이의 엄마는 불안해하며 아이를 찾아 헤맨다. 그리고 나와 눈이 마주친 엄마는 그림 안에서 그림 밖으로 손을 뻗는다. 나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엄마에게 그림 밖에서 그림 안으로 끌려들어 갔다. 나는 필사적으로 거부하며 손을 쳐냈지만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붙잡힌 오른손을 풀지도 못한 채 나는 엄마의 옆에서 울고 있었다. 그렇구나. 그림 속의 아이는 나였구나. 저 멀리서 도망친 아이가 미소 짓고 있었다.
◆VfcNuoIGpRB 2019/05/04 13:06:54 ID : hcE647vvbhf
지루한 수업이 계속되고 나는 어느샌가 졸고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밖으로 나오자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고 있었다. 등줄기에 흐르는 불쾌한 땀을 느끼며 나는 걸었다. 흘러내릴 듯한 더위 속에 목적지도 정하지 않고 계속해서 걸어갔다. 문득 시선이 느껴져 뒤를 돌아보니 처음 보는 아저씨가 따라오고 있었다. 나는 그저 바라봤다. 더위속에 숨겨진 무수한 짜증과 알 수 없는 불안. 그 아저씨가 나에게 걸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그저 바라봤다. 허름한 옷을 걸친 그 아저씨는 뭐가 그리 기쁜지 아까부터 웃고 있다. 주머니에서 뭔가 꺼내는 게 보였다. 하지만 햇살에 반짝여서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칼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 때, 종이 울렸다. 나는 수업을 마치고 밖으로 나갔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고 있다.
이름없음 2019/05/04 17:02:02 ID : 5WrxSMjg43O
헐뭐야 최고 ㅜㅜㅜㅜ
◆VfcNuoIGpRB 2019/05/04 17:10:33 ID : Mpgo6o7z9eN
고마워!
◆VfcNuoIGpRB 2019/05/04 17:17:18 ID : Mpgo6o7z9eN
...... 내가 뭐 하고 있는거지?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어두운 주방에서 냉장고를 열어놓은 채 물병을 꺼내 마시고 있었다. 몽유병인가? 실제로 겪어보니 상당히 어이없다. 무의식중에 여기까지 걸어와서 물을 꺼내 마셨다는 건가...... 그러고보니 며칠전부터 뭔가 이상해서 녹음기를 켜놓고 잤었는데, 몽유병 때문이었던 건가. 나는 물병을 냉장고에 집어넣고 침실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워있자니 묘하게 잠이 안온다. 그냥 누워있기도 뭐해서 여태 녹음한거를 재생시켜보았다. 숨소리만 이어진다. 코는 골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계속 듣고있으려니 불규칙적인 숨소리가 묘하게 잠을 불러일으켰다. 정신줄을 놓고 잠으로 빠지기 바로 직전 침대에서 일어나는 듯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나는 녹음기의 시간을 봤다. 12분이 지났다. 침대에서 일어나는 시간이 너무 빠르다. 12시에 녹음기를 켠채 잠들고 지금은 4시다. 3시간 넘게 나는 서있었던 건가? 그 시간동안 뭘했지? 잠이 싹 달아나서 녹음기를 바라보고 있으려니 방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났어?" 뭐? 나는 녹음기를 앞당겨 다시 들어봤다. "일어났어?" 누구 목소리지? 아니 누구길래 이렇게 친근하게 말을 거는거지? 그보다 여긴 나혼자 사는데? 들어본적 없는 목소리인데? 나는 잠시 녹음기를 중단하고 귀를 귀울여봤다. 고요하다. 누군가 있는 기척이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등 뒤로 식은 땀을 흘리며 녹음기를 계속 재생시켰다. "언제왔어?" 이건 내 목소리다. 아는 사이인가? 하지만 모르겠다. 아니 그보다 몽유병중에 말도 할 수 있는건가?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럼 오늘도 힘내자." 무슨소리야. 거기서 갑자기 녹음기가 노이즈를 일으켰다. 마치 들어서는 안되는 듯이 들을 수 없다는 듯 그렇게 3시간 가량 노이즈가 흘러나왔다. 노이즈 사이사이 뭔가 대화하는 듯한 소리가 들렸지만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었다. 온몸이 긴장으로 차갑게 식었을 때 뭔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났다. 크게 놀라 문자 그대로 침대에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아픔을 느낄새도 없이 온 신경이 소리가 난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녹음기의 그 자인가? 긴장한채 혹시 무슨 소리가 더 나려나 가만히 숨을 죽였다. 소리는 더이상 들리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노이즈도 언제부턴가 멎어서 아무소리도 나지 않고 있었다. 용기를 내서 문을 열려고 한 순간, 녹음기에서 소리가 났다. "그만둬." 내 목소리다. 마치 지금의 나에게 충고를 하는 듯한 기분에 움직일 수 없었다. "떨어지는게 좋을거야" 정말 나에게 하는 말인가? 그럴리가. 하지만 나는 뒤로 물러서서 침대로 돌아왔다. 녹음기를 바라보니 꺼져있었다. 전원이 꺼져있었다. 언제부터지? 언제부터 꺼져있었던 거지? 나는 혼란에 빠졌다. 설마 노이즈가 나오지 않았던 무렵에 이미 전원이 나가있었던건 아니겠지? 믿을 수 없다. 하지만...... 내가 직접 들었잖은가. 나는 녹음기를 켜보았다. 배터리가 없어 켜지지 않는다. 뒷부분이 궁금하지만...... 나는 문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나갈 용기가 없다.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그러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 목소리인걸 어떻게 한번에 알아챈 거지? 내가 느끼는 내 목소리와 실제 목소리는 달라서 녹음을 처음 해보면 깜짝 놀라기 마련이다. 즉 한번에 내 목소리인걸 알아챌 수는 없을 터인데...... 그 목소리는 내가 들어본 내 목소리였다. 미치겠다. 지금 당장 나가서 녹음기를 충천해 내 목소리가 실제로는 어떤지 비교해 보고 싶지만 만약 저기에 정말 다른 누군가가 앉아 있다면 어쩌지? 설마 내가 아까 몽유병에서 깨 침실로 돌아오던 와중에도 누군가 있었나? 나는 최대한 기억해 보려 했다. 안되겠다. 기억하면 할 수록 누군가 서서 나를 바라보고 있던것만 같은 기분이다. 문을 바라보고 침대를 바라보고 나는 눈을 감았다. 자자. 자고일어나면 모든게 꿈일거야. 나는 침대에 누웠다. 탁자위의 시계는 12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젠 뭐가 뭔지 모르겠다. 정말 꿈일지도......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VfcNuoIGpRB 2019/05/04 17:20:07 ID : Mpgo6o7z9eN
...... 너무 조용하다. 나는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어 둘러봤다. 아까까지 뛰어놀던 아이들이 멈춰 서서 가만히 있었다. 뭐지? 잠시 보고 있었지만 아이들은 그대로 멈춰 움직일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나는 다시 창문을 닫고 책을 펼쳤다. 한동안 책에 집중하려 했지만, 오늘따라 이상하게 조용하다. 신경 쓰여 집중이 안되네. 오늘이 무슨 날이었나. TV를 켜보려 리모컨을 눌렀지만 반응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으로 알아보려 했지만 와이파이도 멈춰 검색도 안된다. 뭔가 심하게 이상하잖아. 둘 다 안되면 남은 건 라디오인가. 나는 라디오를 듣기 위해 차로 향했다. 시동을 걸고 카라디오를 켜봤지만 지지직거리기만 한다. 어딜 틀어봐도 마찬가지. 어차피 내려온 거 그냥 저 애들한테 물어볼까. 가만히 있는 애들한테 다가가서 물어봤다. "너네 뭐하니?" 아무런 대답이 없다. 한 아이의 어깨를 흔들어 봤지만 반응이 없다.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이제 깨달았는데 아이들 머리 위에 이상한 숫자가 떠 있었다. 29758:14;46:32 아이들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모두 숫자가 떠 있었다. 그 숫자를 계속 바라보고 있었더니 묘한 게 떠올랐다. 아까 집에서 나오면서 시간을 봤을 때가 14분이었다. 그런데 그전에 와이파이 확인할 때도 14분. 혹시나 싶어 지금 꺼내서 봤더니 마찬가지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잠시 생각해보자. 그때 갑자기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나 놀라서 뒤돌아봤다. 한 소녀가 놀란 듯 나를 바라봤다. "어떻게, 여기에" 이 소녀는 뭔가 아는 건가? "저기......" "나가!" 그 소리와 함께 갑자기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아까와 마찬가지로 책을 보고 있었다. 밖에서는 아이들이 신나게 떠드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름없음 2019/05/04 20:16:41 ID : 1bfRwleE66j
와 재밌당 멋ㅈㆍ니
◆VfcNuoIGpRB 2019/05/05 08:38:48 ID : 2IK7ze40oK7
우연히 열었던 문이 다른 세계로 향하는 문이었다. 원래 문 뒤에 있었어야 할 화장실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처음 보는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마치 거울 공간처럼 현실과 똑같은 세계. 나는 호기심 반, 두려움 반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곳에는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평소와 다름없이 살고 있었다. 다만, 뭐가 어떻게 다른지 모르지만 그들에게는 내가 안 보이는 듯했다. 건드려봐도 물건을 슬쩍 가져가 봐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가볍게 때려봤지만 허공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이쪽 세계의 주민들은 말을 하는 걸 본 적이 없다. 거기서 하지 말았어야 할 생각이 떠올랐다. 여기서 범죄를 저지르면 어떻게 될까. 그런 생각이 들자 갑자기 답답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나는 범죄를 저질렀다. 저지르면 저지를수록 즐거워졌다. 반쯤 미쳐가다가 문득 떠올랐다. 지금 원래 세계는 어떻게 되었을까. 딱히 원래 세계에 미련은 없지만 또다시 호기심이 발동했다. 여기가 정말 거울 세계라면 내가 죽인 사람은 다들 어떻게 됐을까. 다시 가슴이 답답해지고 나는 미소 지었다. 다시 화장실 앞에 서서 문을 열었다. 예상대로 원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나는 밖으로 나가 그들이 어떻게 되었을지 확인하려고 했다. 그러나 곧바로 체포되었다. 어째서? 그 세계로 가는 문은 나 밖에 모를 텐데? 그러다가 떠올랐다. 그곳이 정말 거울 세계라면 왜 나는 없던 걸까. 혹시 나와 마찬가지로 세계를 넘어 이곳에 왔던 게 아닐까?
◆VfcNuoIGpRB 2019/05/05 08:39:33 ID : 2IK7ze40o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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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fcNuoIGpRB 2019/05/05 08:40:56 ID : 2IK7ze40oK7
11월 17일 이후로 그녀한테 문자가 오지 않는다. 뭔가 잘못한 건가 싶어 문자를 보내봤으나 답이 오지 않는다. 전화도 마찬가지. 단순히 화가 난 걸지도 모르니 잠시 기다려보자고 생각했는데 일주일이 지나도 답이 없다. 그녀의 친구들에게도 물어봤지만 역시 아무도 모른다. 이젠 불안해져 집으로 찾아가 봤다. 연락해도 받지 않으니 무작정 찾아갈 수밖에.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 그녀의 아버지가 나왔다. 나는 일단 확인 삼아 그녀의 집이 맞는지 물어봤다. "아닙니다. 잘못 찾아오셨어요." "네? 아버님 맞으시잖아요." 나는 당황해서 닫히려는 문을 손으로 잡았다. 잠시 실랑이 후 나는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 무렵 나는 비틀거리며 집에 돌아왔다. 그녀가 병으로 죽어......? 방안에 혼자 누워 아까 아버님한테 들은 이야기를 떠올려봤다. 눈앞이 눈물로 흐려진다. 정말? 병으로 갑자기...... 아버님 말로는 원래부터 몸이 안 좋았다고는 하지만, 나는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를 다시 봤다. 그러고 깜짝 놀라 일어났다. 평범한 문자 속에 세로 읽기로 '도와줘'라고 쓰여 있었다.
◆VfcNuoIGpRB 2019/05/05 10:35:37 ID : io2Lanwq0ld
"사과 좀 깎아줘 봐." 나는 말없이 과도를 들고 사과를 깎았다. 토끼 모양으로 예쁘게 깎인 사과를 접시에 담아 내밀었다. 그는 말없이 창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과 여깄어." "어, 고마워." 링거가 꽂힌 팔로 사과를 집어가더니 잠시 바라보다 먹었다. 병실에는 사과를 씹는 소리만이 가득했다. "안 바빠?" "당연히 바쁘지." "그럼 이제 가봐. 너도 너의 일상이 있잖아." "그렇긴 하지." 나는 그를 바라본 채 이어서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너와의 마지막 추억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해." "나도 이제 좀 조용히 혼자 있고 싶다고." 그는 검지 손가락을 움찔했다. 나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거 알아? 예전부터 넌 마음에도 없는 소리 할 때마다 검지 손가락이 움찔거렸어." 그러자 그는 잠시 자신의 손가락을 내려다봤다. "난 네가 뭐래도 안 갈 거야. 어서 나아서 같이 나가야지." 그는 말없이 다리를 바라보더니 이윽고 눈물을 흘렸다. 그는 주먹을 움켜쥐더니 말했다. "...... 알았어." "난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 얌전히 있어야 돼." "내가 무슨 애냐?" "혹시나 해서." 다시 돌아왔을 땐 창문이 활짝 열린 채 아무도 없었다. 창문 아래 떨어져 있을 그를 볼 용기는 없었다.
◆VfcNuoIGpRB 2019/05/05 10:41:29 ID : io2Lanwq0ld
#2017-07-02 뭔가 이상하다. #2017-07-04 당신들 누구야? #2017-07-11 나는 깨닫고 말았다. 여기는 내가 있던 곳이 아니다. 나는 다른 세계로 와버린 것이다. #2017-07-12 처음 눈치챈 건 소꿉친구와 추억 이야기 도중이었다. 어느 순간 서로 이야기가 맞지 않았다. 얘기해보니 서로 기억하는 내용이 달랐던 것이다. 그날은 단순히 착각이라 생각했다. 다른 날 부모님에게 여쭤보고 나서야 내 기억만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모님은 앨범을 꺼내왔다. 나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곳에서 웃고 있었다. #2017-07-23 주변 사람들이 내가 의심하는걸 눈치챈 것 같았다. 부모님은 나를 정신병원으로 끌고 가려고 한다. 나는 잘못되지 않았어. 내가 기억하는 게 진실이란 말이야. (찢어진 페이지) #2018-08-23 깨달았다. 다수가 틀리고 개인이 맞을 가능성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훨씬 상식적이란 것을. 내가 틀렸던 것이다. 이제 아무런 문제도 없어.
◆VfcNuoIGpRB 2019/05/05 10:42:59 ID : io2Lanwq0ld
"잠깐 도와주시겠어요?" 누군가 어깨를 두드려 돌아봤더니 한 여성이 곤란하다는 듯 서 있었다. "무슨 일 이시죠?" "지금 귀걸이를 떨어트렸는데 보이지가 않아서...... 괜찮으시면 도와주시겠어요?" 나는 같이 온 친구를 돌아봤다. 아직도 통화 중이다. "통화가 끝날 때 까지라면 뭐, 도와드리지요." 그렇게 해서 나는 그 여성과 바닥에서 귀걸이를 찾아보았다. "어떻게 생겼나요?" "은색 별 모양이에요." 이렇게 해가 쨍쨍한데 귀걸이가 왜 안 보이는 거지? 슬슬 허리가 쑤셔 하늘을 올려다봤다. "아! 찾았다." 목소리에 돌아보자 그녀가 은색 귀걸이를 들고 있었다. "어디 있었죠?" "여기 숨어있었어요." 그러면서 그녀는 구석을 가리켰다. 이상한데? 저기는 내가 살펴봤다. 분명히 없었다. 뭐, 찾았으면 된 건가. 나는 그녀에게 잘됐다고 말하고 친구에게 돌아왔다. ...... 아무도 없었다. 친구가 있던 자리에는 핸드폰만 남아있었다. 통화 중이다. "여보세요?" 통화는 갑작스럽게 끊어져 버렸다.
◆VfcNuoIGpRB 2019/05/05 11:00:55 ID : cpWpgp9g7up
"여기야, 여기." 나는 방금 카페로 들어온 친구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며 조금 크게 외쳤다. 그는 잠깐 고개를 두리번 거리다가 나를 발견하고는 웃으며 다가왔다. 나 역시 웃으면서 시켜놨던 커피를 한모금 머금었다. "그 사람이 전화로 말했던 옆집 사람?" 입에서 컵을 떼며 눈짓으로 그를 가리키며 물어보았다. 친구와 그 옆의 남자는 내 앞자리에 앉으며 소개를 시작했다. "이 사람은 내 옆집에 사는 k씨라고 해. 나도 알게 된 건 얼마 안 됬지만 말야." "잘 부탁드립니다." 고개를 숙이는 k씨를 따라 나도 고개를 숙였지만 이야기를 듣지 않고서는 내가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친구를 바라봤다. 그는 내 시선을 눈치채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얼마전에, 이렇게 말하면 k씨에게 실례가 될지도 모르지만 흥미로운 사람을 발견했다고 말했었지." 고개를 끄덕였다. "k씨를 처음 만난건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 앞에서 열쇠를 찾던 순간이었어." 그 날을 떠올리기라도 하는 듯 눈이 허공을 헤집고 있었다. 나는 상체를 기울이며 이야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문득 옆에서 인기척이 느껴져 바라보니 문 앞에서 k씨가 서성이고 있던거야. 그땐 깜짝 놀라 작게 비명을 질렀던 것 같은데." "죄송합니다." 살짝 미소짓는 친구를 보며 k씨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그게 첫 만남이었지. 나는 무슨 일이라도 있냐고 물었고 그리고 믿지 못할 체험을 했어. 이 다음부턴 k씨가 설명해 줄거야." 친구는 이야기의 바톤을 k씨에게 넘기면서 물을 한 모금 머금었다. k씨는 잠깐 목을 매만지고는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저는 어릴적부터 이상한 체질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영감이란게 좀 강했던 것 같습니다. 가끔 보여서는 안 될 것들이 보이거나 사라지거나 합니다." "흔히 말하는 귀신이라 이해해도 될까요." 나는 어느새 꺼낸 메모장에 받아적을 준비를 하며 질문했다. "귀신이라...... 제 기준에선 귀신과는 다르지만 크게 문제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르다면 무엇이 다른가요." "글쎄요. 좀 더 정체를 모를 무언가려나요. 귀신은 악의라던지 미련이라던지 여러 감정이 느껴지기도 합니다만 이건 그런 감정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나는 볼펜 끝을 볼에 가져다대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모르겠군요. 계속 이야기 하시죠." "그런 제 체질이 최근들어 심해진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집으로 이사를 하며 심해진 것 같은데 무언가와 상호작용이 일어난 걸까요. 최근들어 이명에 심할때는 환각이 가끔 보이기도 시작했습니다." "...... 듣던 것 보다 상당히 위험하시군요. 그런데도 왜 이사를 가시지 않는 거죠?"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그렇게 마음을 먹어도 집에 돌아가면 아무 생각도 나지 않습니다. 아무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나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자세를 바꿨다. 이해하기 힘들군. "그 날은 집에서 있자니 마음이 지나치게 답답해져 밖으로 나와 있었습니다. 하지만 갈 곳은 없고 그저 문 앞에서 이 현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둘이 만난 거군요." k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시현씨는 제 이야기를 듣고는 호기심이 생긴건지 한번 들어와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제 상태가 어느정도 심각한지 판단하고 싶어 둘이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날은 아무 일도 없었어." 옆에서 시현이가 그렇게 말했다. k씨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사실은 이미 일어나고 있었지만 그 날은 눈치채지 못했었습니다. 저는 아무래도 집에 들어가면 심각하게 둔해지는 것 같습니다." "내가 두번째로 k씨의 집에 들어간 날 TV가 없어졌어." "없어졌다? k씨가 처분한 건가요?" 그러나 k씨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저는 아무것도 손 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현씨가 그렇게 말하자 분명 허전해 보이는 자리가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라졌다?" 나는 메모장에 적어논 tv옆에 강조를 하고 사라졌다고 적어놨다. "분명 어제 들어갔을때에는 커다란 tv가 정면에 있었어. 그러고 두번째로 들어갔을때엔 그 곳에 아무것도 없었어. 그저 벽에 tv가 붙어있던 흔적만 조금 남아있더라. 그 마저도 다음날엔 없어졌지만." "저는 전혀 눈치채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듣고보니 tv가 있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들었습니다." "확신은 없는 건가요." "네. 듣고보면 있었던 것 같지만 처음부터 없었던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그렇습니까." 나는 머리를 긁적였다. 직접 찾아가 보는게 좋을 것 같군. "지금 시간은 되나요?" "네, 오늘은 아무것도......" 갑자기 눈 앞이 전등이라도 나가려는 듯 깜빡 깜빡 거렸다. "잠시만요." 나는 눈을 몇번 깜빡거려보았다. "그러고보니 어제 이런 일이 있었지." "지금도 이명이 들리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tv같은 거 처음 부터 없었던 것 같아." "오늘은 왠지 컨디션이 좋군요."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간신히 진정하고 다시 k씨를 바라봤다. "오늘 시간이 되시나요?" k씨는 미소지으며 말했다. "아니요." 동시에 나의 정신이 끊겨버리고 말았다. 알람 소리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자 내 집의 침대 위였다. 방금 그건 뭐지? 꿈? 알람을 끄며 시간을 보자 8시 18분 이었다. 날짜는 17일. 하루가 지났다. 나는 시현에게 전화를 걸어보았다. "뭐? 무슨 소리야." 어제 이야기를 하자 시현은 마치 처음 듣는듯한 목소리를 내며 내게 말했다. 어제 나한테 상담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며 옆집 사람을 데려왔었잖아. "그런가? 그런것 같기도 한데. 아니, 그럴리가 없잖아. 내 옆집엔 아무도 살지 않을텐데? 아니, 누군가 살고 있으려나? 최근엔 본 적이 없네?" 최근이란 건 본 적이 있다는 거 아냐? "그런가? 하지만 기억나진 않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어? 내가 어제 뭐라 했어?" "아무것도 기억 안 나?" "그러고보면 난 어제 뭘 했었지?" "그래?" 나는 적당히 이야기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사라져버린 걸까. 아니면 그냥 꿈이었던 걸까.
◆VfcNuoIGpRB 2019/05/05 11:05:07 ID : cpWpgp9g7up
추천수가 올라가는 걸 보면 여기다 이런 거 계속 올려도 괜찮은 거라 생각해도 되겠지?
◆VfcNuoIGpRB 2019/05/05 11:14:32 ID : cpWpgp9g7up
TV 속에선 비디오가 혼자 재생되고 있었다. 나는 지금 손에 든 비디오를 이리저리 훑어봤다. 까만 비디오에 빨간 글씨로 '보지 마'라고 적혀있다. ...... 악필이네. 내 글씨구나. 상당히 옛날 글씨지만 이런 필체는 우리 집에선 나뿐이지. 그나저나 뭘 녹화했길래 굳이 빨간펜으로 친절하게 보지 말라고 적어놓은 거지? 기억 안 나는데. 애초에 오늘 창고 정리하기 전까지만 해도 이런 비디오는 몰랐단 말이야. 괜히 궁금해지네. 나는 창고를 좀 더 뒤져봤다. 예상대로 비디오 기기도 나왔다. 이거 아직 작동하겠지? TV에 연결하면서 설레고 있었다. 이미 창고정리는 뒷전. 오랜만에 두근거리네. 귀신이라도 찍혀있는 거 아닐까? 나는 힘들게 연결한 비디오 기기에 비디오를 집어넣었다.
이름없음 2019/05/05 14:39:34 ID : 1bfRwleE66j
스레주 글 진짜 잘쓴다. 재미있게 보고있어.15번째 스레는 컴퓨터 언어 그건가?
◆VfcNuoIGpRB 2019/05/05 16:28:44 ID : mIMlB9bgY09
그렇긴 한데 오래되서 뭔 내용인지는 기억 안남 글을 쓰고 이진수로 변환했던 건데
◆VfcNuoIGpRB 2019/05/05 16:31:09 ID : mIMlB9bgY09
신호등을 건너고 있었다. 그때 뭔가가 툭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손수건이 떨어져 있었다. 주워 들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다시 움직이려고 했을 때 우측에서 달려오는 차가 보였다. 초록불이 깜박인다. 아직 초록불인데. 그 순간 소리가 멎고 온몸에 충격이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필름이 끊겼다. 나는 깜짝 놀라며 책상에서 일어났다. 무슨 꿈을 꾼 거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불쾌하다. 식은땀으로 온몸이 젖어있었다. 그리고 전화가 왔다. 꿈의 내용이 불현듯 기억났다. "어머님께서 교통사고를......"
◆VfcNuoIGpRB 2019/05/05 16:35:31 ID : mIMlB9bgY09
01:00 달렸다. 무작정 달렸다. 00:50 방금 전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걸려온 전화를 받는 게 아니었다. 아니, 받지 않아도 마찬가지였을까? 한번 더 집에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이번에도 아무도 받지 않았다. 00:40 더는 달릴 수가 없을 것 같다. 집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말이 정말일까? 그냥 장난전화 아닐까? 하지만 그놈은 내 집을 알고 있었다. 나는 잡생각은 떨쳐버리고 계속 뛰었다. 00:20 입에서 피맛이 난다.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힐긋힐긋 바라보는 게 느껴진다. 장난전화라도 좋으니 제발 무사하길. 00:07 집이 보인다. 00:03 계단을 두 칸씩 올라갔다. 00:02 제발...... 00:01 나는 문을 열었다. 00:00
◆VfcNuoIGpRB 2019/05/05 16:36:19 ID : mIMlB9bgY09
「절대 열어주지 마」 아무 생각 없이 TV를 바라보며 웃고 있을 때, 메시지가 날아왔다. 뭐야. 나는 신경 쓰지 않고 계속 TV를 봤다. 30분 정도 지나자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당연히 아내겠지 싶어 도어록을 풀었다. 그때 갑자기 몸이 먼저 불안을 느끼고, 풀었던 도어록을 재빨리 잠가버렸다. 문이 덜컥거렸다. 심장이 알 수 없게 빨리 뛴다.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받은 문자가 떠올랐다. "누구세요." 내가 말했다. 아무런 대답도 없이 문을 두드린다. 그때 다시 아내한테 문자가 왔다. 「나야, 열어줘.」 "왜 굳이 문자로?" 나는 문 너머에게 물었다. 「빨리, 지금 소리를 낼 수 없어.」 "그게 무슨 소리야." 「들어가서 설명할게. 빨리!」 하지만 문을 열어주기는 망설여졌다. 「열어줘!」 그 순간 문 너머에서 비명이 울려 퍼졌다. 나는 반사적으로 문을 열고 말았다.
◆VfcNuoIGpRB 2019/05/05 16:37:45 ID : mIMlB9bgY09
"어디 갔었니? 엄마가 찾았잖아." 꼬마가 엄마를 올려다봤다. "누구세요?" "별소리를 다 하는구나. 엄마잖아." 엄마는 가볍게 웃었다. "아줌마가 왜 우리 엄마예요. 우리 엄마는 저기 있어요." "그게 무슨 소리니." 그제야 엄마도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듯하다. 불안이 물밀듯 덮쳐왔다. "갑자기 왜 그래? 어디 아프니? 병원 갈까?" "이거 놔요. 엄마!" 꼬마는 소리쳤고 멀리서 한 여성이 다가왔다. "지금 우리 애한테 뭐하시는 거예요!" "엄마!" 꼬마는 울면서 그 여성에게 매달렸다. "그럴 리가...... 당신이야 말로 누구야! 내 아이를 돌려줘!" "죄송합니다!" 남편이 깜짝 놀라 달려와서 꼬마와 여성에게 사과했다. "당신 왜 그래. 우리 애가...... 우리 아이가......" 여성은 더 이상 못 견디겠는지 소리지르기 시작했다. 남편은 그녀를 붙잡고 흔들었다. "이제 그만해! 우리 애는 작년에 이미......"
◆VfcNuoIGpRB 2019/05/05 16:39:21 ID : mIMlB9bgY09
"앞, 뒤 어느 쪽?" 긴장한 채 나는 물었다. "꼭 골라야 해?" "앞?" "...... 뒤" 내 말을 듣자마자 통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코인이 뛰어올랐다. 공중에서 빙글거리는 코인을 바라봤다. 떨어지기 시작한 코인을 잽싸게 낚아챘다. 손을 펼치자 뒤였다. "어쩔 수 없네." "다시 생각하면 안 될까?" "괜찮아, 어쩔 수 없으니까. 울지 마." 나는 이미 눈물로 뒤덮여 흐린 시야로, 필사적으로 누나를 바라봤다. "안녕." 누나는 옥상에서 하늘로 걸음을 옮겼다.
◆VfcNuoIGpRB 2019/05/05 16:51:03 ID : mIMlB9bgY09
나는 편안한 마음으로 차에 올라탔다. 최근 몇달 중 가장 안정된 것 같다. 시트에 기대며 가져온 비닐 봉지에서 연탄을 꺼냈다. 시대에는 조금 맞지 않는 자살방법인지도 모르지만 애초에 내가 아는 가장 편안한 자사라 방법이 이것 뿐이다. 차에 열린 공간이 없는지 확인하고 연탄에 불을 붙였다. 이제 몇분뒤면 나는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죽음에 이르겠지. 카 오디오에 가져왔던 CD를 집어넣자 익숙한 c.filter의 멜로디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이정도면 정말 행복한 죽음일지도 모르겠어. 하지만 생각과는 반대로 눈에서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의 위기에 나는 발 벗고 나서서 최종적으로 보증까지 서 줬었다. 그 친구에게라면 난 정말 뭐든지 해 줄수 있다고 믿었고 실제로 난 아낌없이 내 모든 걸 바쳤지만 그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던 듯 하다. 처음부터 날 이용해먹기 위해 주변을 이용하고 철저하게 나란 사람을 짓밟아버렸다. 내가 뭘 잘못했던 걸까. 그 친구를 도와주던 사이 회사에는 나에 대한 괴소문이 돌기 시작했던 모양이다. 물론 나는 그 소문을 전면적으로 부정했지만 소용없었다. 아마 이 사건도 그의 짓이라고 생각한다. 난 어쩌면 그에게 장난감에 불과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헛웃음을 지으며 나는 몽롱해지는 정신의 끈을 일부러 놨다. "아직 정신을 잃어서는 안 돼요."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눈을 부릅 떴다. 그러자 앞에 하얀 무언가가 떠 있었다. 흐릿하게 보여 눈에 힘을 줘 봤지만 소용없었다. "당신은 아직 죽을 시점이 아닙니다." "죽을 시점? 수명이 남았다는 건가요?" 나는 멍 한 머리로 그렇게 질문했다. 애초에 이 하얀 덩어리는 무엇인지 그것부터 질문하는게 순서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 더이상 살고 싶지 않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우리가 말하던 신이란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아니면 죽어가는 와중 헛것을 보고 있는 걸지도 모르겠다. 두번째 가능성이 확실하겠군.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돈 때문인가요?" 이 망상은 오래간다고 생각했지만 인생의 마지막이라면 최대한 어울려 주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돈도 돈이지만 이젠 전부 질렸습니다. 가장 친하다고 생각했던 녀석은 저를 악의로 공격하고 몇년간 몸담았던 회사는 소문 하나로 저를 잘라버리더군요. 저는 이제 다 던져버리고 쉬고 싶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수명은 아직 남았습니다." "필요 없습니다." 그 하얀 덩어리는 나의 대답에 곤란한듯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지직거리듯 사라지기 직전 다시 선명해지다 흐려지며 형태를 유지하다 결론을 정한듯 내게 말했다. "소원을 일부 들어드리도록 하죠." 그리고는 강한 빛이 휩싸이더니 커다란 소리가 울려퍼졌다. "이 새끼가 돈도 안 갚고 자살할려고!" 유리가 깨진 것과 동시에 내 몸은 차 밖으로 던져졌다. 깨질듯한 아픔이 머리를 내달렸다. 나는 바닥에 토악질을 하며 눈물을 흘렸다. "더러운 새끼. 죽으면 편해질 줄 알았냐? 너 하나로 끝나지 않아. 돈은 네 가족에게라도 받아낼 수 있어." 그 사람은 나를 발로 걷어차며 그렇게 얘기했다. 나는 신음소리를 내며 반사적으로 맞은곳을 부여잡았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지. 무리다. 일산화탄소 때문인지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머리가 깨질듯이 아프다. "아무래도 안 되겠어." 그렇게 말하더니 그들은 어디선가 로프와 테이프를 가져왔다. 간신히 나를 끌고가려는 건가 생각이 든 순간 갑작스레 내 차가 폭발했다. 원인은 뭔지 모르겠다. 다만 모두 내 차 주변에 몰려있었기에 그 폭발은 나를 포함한 모두를 집어삼켰다. 살이 타는 냄새, 찢어지는 비명소리. 하지만 그 모든것을 나는 느낄 수 없었다. 아무래도 뇌의 중요한 부분이 망가진 듯 했다. 그때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은 아직 죽지 않습니다." 둔해진 머리로도 뭔가 잘못되어가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
◆VfcNuoIGpRB 2019/05/05 19:10:04 ID : Ao1yIE08jco
벌써 단풍이 지다니...... 나는 붉게 물들어 가는 산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죽을 만큼 더웠던 더위가 거짓말처럼 갑자기 싹 사라지더니 어느새 가을이 다가와있었다. 나는 붉게 물든 산을 다시 물들이는 노을을 바라보며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이했다. 동생이 뭐하냐면서 다가왔다. 나는 그냥이라고 말하며 밖을 바라보았다. 동생도 그 자리에 주저앉아 밖을 바라보았다. 우리는 잠시 말없이 앉아 있었다. 어머니가 저녁이 다 됐다고 말하셔서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가족은 식탁에 빙 둘러앉아 즐겁게 식사를 시작했다. 모든 것이 불탄 집에서 주인공은 혼자 웃으며 밥을 먹는다. 그의 눈에는 우리와 다른 것이 비치고 있다. 예를 들면 죽어버린 가족들이라던지......
◆VfcNuoIGpRB 2019/05/05 19:11:24 ID : Ao1yIE08jco
푹하고 찔러보았다. 꿈틀거렸다. 푹하고 찔러보았다. 오므라들었다. 푹하고 찔러보았다. 움직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찔러보았다.
이름없음 2019/05/05 19:14:16 ID : BgqmJXy43U4
단편소설집 같아! 분위기 겁나 취향..
◆VfcNuoIGpRB 2019/05/05 19:43:38 ID : 1csmGpO1jxT
Thank you!
◆VfcNuoIGpRB 2019/05/05 19:43:46 ID : 1csmGpO1jxT
분명 같은 길을 걷고 있을 터였다. 찰나의 순간. 눈을 깜박이는 것처럼 인식하지도 못 할 순간 갑자기 부모님이 사라졌다. 당황하며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그 선택은 혼란을 더욱 가중시키기 시작했다. 나는 꿈을 꾸는건가 진지하게 생각했다. 방금전까지 같이 걷던 부모님이 사라진 것도 모자라 처음보는 장소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나는 잠시 거리에 멍하니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펴봤다. "실례합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그 한마디에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돌리며 바라봤다. 복장을 보니 경찰인 듯 했다. 아마 순찰 도중 수상하게 서 있는 나를 보고 살펴보러 온 것 같았다. "저, 부모님이 갑자기 사라지셔서......" "부모님이 사라지셨다고요?" 경찰의 얼굴이 한 순간 심각해졌다. 나는 경찰관에게 잠시 전화를 빌릴 수 없냐고 물어봤고 잠시 후 핸드폰을 빌려주었다. 수신음이 몇번 울리고 엄마가 전화를 받았다. "아, 엄마. 나야. 어디간거야." "...... 누구세요?" 기분탓인지 엄마의 목소리에 힘이 없는 듯 했다. 동시에 약간 늙어버린 듯 한 느낌마저 들었다. 내가 이름을 밝히자 그제서야 엄마는 놀라며 소리치기 시작했다. 여태 어디로 사라졌던 것이냐고. 무슨 소리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엄마야말로 대체 어디로 사라진건데. 한동안 통화를 하다가 나는 놀라면서 경찰을 바라봤다. "오늘이......" "6월 3일 이네요." 잠시 의아해 하다가 대답한 경찰의 말을 듣고 살짝 현기증이 일어났다. 오늘은 6월 3일이 아니었다. 나는 정말 꿈을 꾸는 건가. "2019년." 혹시나해서 물어본 나의 대답에 경찰은 이상하다는 듯 대꾸했다. "2020년."
◆VfcNuoIGpRB 2019/05/05 19:44:50 ID : 1csmGpO1jxT
빗소리에 커튼을 열어보았다. 눈치채지 못했는데 하늘이 먹구름에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눈에 힘을 주어 풍경을 바라보니 빗줄기가 몇 개인가 보였다. 많이 쏟아지네. 그거 말고 별 다른 감상은 없었다. 그저 그렇구나라는 기분뿐. 다시 커튼을 닫고 돌아서려는 순간 시야 한 구석에 뭔가가 잡혔다. 나는 반쯤 돌린 몸을 그대로 두고 잠시 그것을 바라보았다. 그것은 빗속을 우산도 없이 걸어 다니고 있었다. 사람인가? 나는 이번에도 눈에 힘을 주어 바라봤지만 잘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힘을 주고 있을 때 누군가 그것에 다가가는 게 보였다. 그 사람은 우산을 건네주려는 듯 두 개 들고 있던 우산을 하나 건네줬다. 그것은 우산을 건네받은 순간 우산으로 사람을 때리기 시작했다. 처음 한대에 그 사람은 쓰러졌고 이어서 가해지는 폭력에 멀리서도 빨간색이 보이는 듯했다. 나는 반사적으로 비명을 질렀다가 삼켰다. 그 순간 들리기라도 한 건지 눈이 마주쳤다.
이름없음 2019/05/05 22:47:28 ID : glvjxQmnDza
이거 내용 너무 내취향이야ㅠㅠ
이름없음 2019/05/06 00:11:55 ID : E7are3O8jg0
와 레주 대박이야.... 내용 짜는 것도 그렇고 문장도 그렇고 너무 좋은데??
◆VfcNuoIGpRB 2019/05/06 08:35:12 ID : XBs05VgrzcE
으아앙 다들 고마워 레전드에 들어가다니! 계속 올리도록 할게!
◆VfcNuoIGpRB 2019/05/06 08:37:52 ID : XBs05VgrzcE
나는 아마 곧 죽을 것이다. 이제 내가 이 병실에서 할 수 있는 건 쓸쓸히 떨어지는 벚꽃을 보는 것뿐이겠지. 가만히 고개를 떨군 채 멍하니 그림자를 보고 있을 때 누군가 들어왔다. 그는 발소리를 내며 내 침대 옆에 다가와서 앉았다. 나는 그제야 고개를 들고 누군지 확인했다. ...... 어? 그는 나를 바라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이게 무슨? 꿈인가? "꿈? 아니야." 내 생각을 알고 있는 듯 그는 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나는 놀라서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 그야 그는...... 나였다. "맞아, 지금부터 10년 후 너야." 이번에도 생각을 읽은 듯이...... "어떻게......" 그러자 그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 "넌 죽지 않아. 그저 그뿐이야." 그리고 일어섰다. "잠깐만!" 그러나 그는 병실 문을 열고 나갔다.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내뱉고 문이 닫혔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넌 죽지 않아." 나는 멍하니 문을 바라봤다. 그 문의 너머에서 소년의 아버지는 가발을 벗었다.
◆VfcNuoIGpRB 2019/05/06 08:38:15 ID : XBs05VgrzcE
파도가 크게 몰아쳤다. 한걸음 물러나서 그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니 페트병 하나가 밀려왔다. 주워 들어 바라보니 안에 종이가 들어있었다. 꺼내보았다. 급하게 휘갈겨 쓴 글씨로 sos와 함께 주소가 적혀 있었다. 이건 뭘까. 어쩌면 학대를 당하고 있는 아들이 아버지 몰래 sos를 청하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어쩌면 어딘가에 누군가가 납치 감금되어 있는 걸 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종이를 다시 페트병에 집어넣었다. 바다를 향해 다시 던져버렸다. 파도가 크게 몰아쳤다.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VfcNuoIGpRB 2019/05/06 08:39:58 ID : XBs05VgrzcE
15일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은 한강에 가볼까. 내일은 없으니. 16일 오늘 지갑을 잃어버렸다. 하루종일 찾아다녔으나 결국 찾지 못했다. 안에는 주민등록증도 있는데...... 19일 낮선 사람들이 내 집으로 찾아와서 문을 두드렸다. 나는 무심코 문을 열었다가 그들의 이야기를 1시간이나 들어야했다. 25일 그들이 찾아오는 빈도가 늘어났다. 경찰에 신고해보았다. 27일 자기들을 경찰에 신고했냐며 그들은 막무가내로 화를내며 나를 몰아붙였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디론가 같이 가고 있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사채까지 빌렸다. 1일 빌린 그날 바로 갚으려고 했으나 장난 치냐며 돈을 더 빌려가게 하고는 쫒겨났다. 그리고 말도 안되는 이자에 벌써 어마어마한 금액이 빚이 되었다. 14일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할까? 더 이상은 살고싶지 않다. 내일이 며칠이지? 15일. 그래. 내일이 나의 마지막 날이다. 나는 내일 자살할거다. 15일 날씨가 화창하다. 오늘은 한강에 가볼까. 내일은 없으니.
◆VfcNuoIGpRB 2019/05/06 09:14:21 ID : 4GoKZcq3U3X
"거기서 뭐해?" 나는 천천히 창가로 다가가서 창문을 열고 말을 걸었다. 동생은 그제서야 내가 온 것을 눈치채고 목에 걸었던 밧줄을 느슨하게 풀었다. "오빠구나. 들어올 때엔 노크 하라니까." "했어." 안 했지만. 나는 창가에 기대어 밖을 바라봤다. 이러다 지구가 끝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동생은 불만스런 표정이었다. "그러고보니 내일 소풍가지?" "맞아. 그래서 지금부터 기도하려고." "비가 오지 말아달라고?" "응." 자세히보니 동생은 하얀 옷을 입고 있었다. 얼굴도 하얗게 분칠해서 꼭 죽은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 비 오지 말라고 기도하는 인형이 되려고 하는 거야? 테루테루였나.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안 하지 그거." "상관없어. 내가 하겠다는 게 중요한 거니까." 동생은 결심한 듯 밧줄을 쥔 손에 힘을 줬다. 그런가. 나도 기도해줄까. 나는 비가 내리는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 봤다. 하느님 내일은 해가 뜨게 해 주세요. 옆에서는 동생이 밧줄에 매달린 채 흔들거리기 시작했다.
이름없음 2019/05/06 10:37:38 ID : hunxA2L84IH
스레주 글 진짜 잘쓴다 ㅠㅠㅠ
◆VfcNuoIGpRB 2019/05/06 10:48:24 ID : K0pU2IGmoHC
다들 고마워 예전에 썼던 글이 이렇게 반응이 좋을 줄은 몰랐는데 。゚(つД`)゚。
이름없음 2019/05/06 10:53:58 ID : f83yNuqY8nR
아닠ㅋㅋㅋ이모티콘 쓰는거 겁나 기여웤ㅋㅋ 근데 이거 이진수 변환 어떻게 하는거더라..
◆VfcNuoIGpRB 2019/05/06 10:56:50 ID : K0pU2IGmoHC
집에 돌아오니 부재중 전화가 걸려와 있었다. 010-xxxx-xxxx 모르는 번호인데...... 나는 집전화를 내려놓았다. 볼일 있으면 상대가 다시 전화하겠지. 사실 다시 걸기 귀찮았을 뿐이지만. 그렇게 무시하고 소파에 앉았을 때 전화가 걸려왔다. 앉기 전에 할 것이지. 전화를 건 상대를 원망하며 통화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내가 말을 걸었지만 수화기 너머에선 잡음만이 들린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몇 번 더 불러봤지만 잡음만이 이어진다. 이윽고 뭔가를 두드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짧게 세 번 길게 세 번 짧게 세 번. 나는 전화를 끊었다. 끊기 전에 뭔가 둔탁한 소리가 난 것 같기도 하지만 상관없겠지. *간단한 모스부호: 짧게 세번은 s 길게 세번은 o
◆VfcNuoIGpRB 2019/05/06 10:59:45 ID : K0pU2IGmoHC
모두 말없이 방에 켜둔 모닥불만 보고 있었다. 반쯤 무너진 건물의 그나마 멀쩡한 방. 열명에 가까운 남녀가 모여 절망에 빠져 있었다. 방 밖에서 뭔가가 문에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그 순간 남녀 할 것 없이 놀라고, 그중 심하게 놀란 여성은 울기 시작했다. "젠장......" 그 남성은 신경질적으로 라디오를 조작하기 시작했고 지지직 거리면서 방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 은 이미...... 폐쇄...... 치세요......" 폐쇄라는 단어 하나만으로도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었다. 이 도시는 버려졌다. 모두가 숨죽여 울기 시작했다. 그 소리에 반응한 건지 문 밖에서 뭔가가 부딪히는 소리가 늘어났다. 우리들은 서로 끌어안고 그저 부딪히는 소리가 멎을 때까지 덜덜 떨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언제까지 이런 상태로 버틸 수 있을까. 이 중에서 한 명이라도 살아서 이 도시를 벗어날 수 있을까. 그때 한 남성이 문으로 다가갔다. "이렇게 있어봤자 우린 절망에 파묻혀 초췌해질 뿐이에요." "야, 너 설마." 남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차라리 아름답게 죽는 게 낫지 않을까요?" "아름답기는 뭐가!" 그는 문을 활짝 열었다.
◆VfcNuoIGpRB 2019/05/06 11:01:00 ID : K0pU2IGmoHC
내가 슬프면 비가 내려. 진지하게 그런 얘기를 하면 애들은 웃어넘긴다. 나도 반쯤 장난 삼아 얘기한 것뿐이니까 별로 신경 안 써. 같이 따라 웃으며 과자를 집어먹고 있는데 한 녀석이 중얼거렸다. "확실히 그럴지도." 그리고 그가 기억한 이야기만 들어봐도 이상하긴 이상했다. "내가 시작하고 이러긴 뭐 하지만 결국 우연으로 치부할 수 있잖아." 나는 과자를 흔들며 말했다. 그때 다른 녀석이 재밌는 듯 말했다. "아냐, 넌 분명 초능력을 가졌어. 그 편이 좀 더 재밌거든"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네놈 재밌는 거랑 무슨 상관인데.
◆VfcNuoIGpRB 2019/05/06 11:01:14 ID : K0pU2IGmoHC
우비를 입고 남성 두 명이 차에서 내렸다.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네." 기쁜 듯이 중얼거렸다. 다른 한 남성이 트렁크에서 짐을 꺼낸다. "어때?" 그러자 남성은 빗물로 엄청나게 거세진 강물을 보고 말했다. "완벽해." 그 말을 하고 돌아가서 같이 짐을 들고 왔다. "하나 둘 셋 하면 던지는 거야." 고개를 끄덕이고 호흡을 맞췄다. "하나, 둘, 셋!" 첨벙하는 소리와 함께 짐이 강물에 빠졌다. 이제 짐은 강을 따라 엄청나게 돌아다니다가 바닷가로 가게 될 테지. 그러면 어디서 저게 버려진 건지 알지 못할 거야. "그나저나 오늘 딱 맞게 비가 내리네. 너만 믿으라더니 어떻게 한 거야." "내 친구 중에 슬프면 비가 내리는 녀석이 있어서." 그는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지었다. 오전부터 내리던 비는 점점 더 거세진다.
◆VfcNuoIGpRB 2019/05/06 11:02:26 ID : K0pU2IGmoHC
하늘에서 눈이 꽤 많이 내린다. 벌써 3센티는 쌓인 듯하다. 나는 발자국을 내면서 걸어갔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처음 만난 것도 이때쯤이었나?" 나는 즐거운 듯이 옆에 서 있는 그녀에게 물어봤다. 그녀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쯤에서 미끄러진 너를 내가 멋지게 잡아줬었지." 나는 그리운 듯 그때를 회상했다. "가끔 후회하기도 하지만." 그러자 그녀가 살짝 화를 내며 주먹을 쥐는 게 보였다. "농담이야, 내가 너를 만난 걸 후회할 리가 없잖아?" 나는 웃었다. 나를 보고 그녀도 웃었다. 그때 갑자기 바람이 불어왔다. 나는 몸을 부르르 떨며 움츠렸다. "이번 겨울도 함께......" 그리고 돌아본 곳에 그녀는 없었다. 여태까지 걸어온 곳을 보니 나 혼자의 발걸음만 찍혀있었다. 어라? 그녀는 어디에...... 아, 그랬지 참. 나는 미소 짓고는 집으로 돌아갔다.
이름없음 2019/05/06 11:09:10 ID : JO3BdXtba3z
오 무셔워
이름없음 2019/05/07 22:44:37 ID : lii5XxSIGrg
으아...너무 재밌어...!!
이름없음 2019/05/07 23:17:14 ID : TPjtjBteMmI
약간 섬뜩한 것도 있구 슬픈 것도 있는거 같구 결론은 스레주 글 잘 쓴당 !
이름없음 2019/05/08 13:25:19 ID : fU0rbxvh866
우와 글에 재능이 있는거 같아!
이름없음 2019/05/08 14:49:52 ID : u7cIK1A1u5R
미친 이거 너무 슬프다
이름없음 2019/05/08 17:17:36 ID : Xusja7dWlwn
진짜 심심할때마다 와서 읽는데 참신하고 재밌는거 같어 스레주 멋졍
◆VfcNuoIGpRB 2019/05/08 19:21:15 ID : amr9g1AZeGp
세상에 잠깐 잊어버린 사이에 몇명이 응원해준거야 。・(ノД`)・。 다들 고마워! 근데 이제 예전에 쓴 것중 호러틱한 건 없어. (ノ∀`) 이제 로맨스나 미스터리나 뭐 잡다한 이상한 얘기 뿐이야. 그래서 그냥 묻히면 그만 올릴까 했었는데 이러면 지금이라도 글을 써야 하는건가....
◆VfcNuoIGpRB 2019/05/08 19:22:28 ID : amr9g1AZeGp
아, 예전에 쓴 것중 끊어져 있어서 올리기 귀찮아 안 올린게 하나 있는데 그거라도 붙여올게
◆VfcNuoIGpRB 2019/05/08 19:25:15 ID : amr9g1AZeGp
1 하루 동안 고민해 봤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갑작스레 꺼림칙한 사실을 깨달아버린 것 같습니다. 제목이기도 한 일기에 관해서입니다만, 어제 산에서 내려오던 도중에 발견했습니다. 나무들 사이에 떨어져 있어 무심코 주워 들고 왔습니다. 사실 타인의 사생활을 엿본다는 두근거림도 있었습니다. ...... 라기보단 그게 목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집으로 온 저는 일기를 읽어보았습니다. 뭐, 결론적으론 후회하고 있습니다. 우선 일기의 내용입니다. 2 처음은 평범한 어린이의 일기였습니다. 아빠가 놀아주셔서 기뻤다든가, 오늘은 엄마와 장 보러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저는 어린아이 다운 귀여운 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몇 장을 넘기고 있는데 어느 순간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 오늘은 엄마와 음식놀이를 했다. 엄마가 즐거워했다. 나는 싫었지만 놀았다. 그래도 음식은 싫었다. 얼핏 보면 그냥 엄마와 딸이 놀은 것뿐입니다만, 자세히 보니 일기에 살짝 빨간 얼룩이 묻어있었습니다. 저는 싫었다는 내용에 눈길이 갔습니다. 이때까지는 설마 했었지만 아무래도 학대가 맞는 것 같습니다. 3 아무래도 오빠가 있는 것 같습니다. ##-## 배부르다. 엄마가 오빠한테 밥을 주러 올라갔다. 여기서 의문인 것은 여태까지는 오빠 이야기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밥을 주러 올라가는 타이밍입니다. 일기를 보면 아무래도 이미 밥은 먹은 것 같습니다. 어째서 밥을 먹기 전이 아니라 먹은 후에 주는 것일까요. 어째서 오빠는 가족들과 같이 먹지 않는 걸까요. 꺼림칙했습니다. 이후에도 학대가 아닌가 의심되는 일기가 여러 번 나왔습니다. ##-## 나는 나쁜 아이. 나는 나쁜 아이. 몇 장을 더 넘기자 갑자기 이런 문장이 페이지 가득 쓰여 있었습니다. 4 그리고 문제의 마지막 페이지입니다. ##-## 엄마가 아무리 불러도 대답을 안 한다. 내가 나쁜 아이라서 그런 거다. 나는 나쁜 아이다. 오빠는 엄마를 무섭게 바라봤다. 오빠는 엄마가 왜 그런지 아는 거야? 오빠는 알고 있는 거야? 오빠는 착한 아이야? 그럼 나도 착한 아이야? ##-## 아빠가 돌아오지 않아. 오빠도 어딘가 가버렸어. ○○는 착한 아이야. ○○는 착한 아이야. 엄마 배고파. ○○는 착한 아이야. 갑자기 페이지 마지막까지 본인 이름을 부르기 시작하더니 일기는 끝이 났습니다. 5 여기까지 읽고서 저는 상상해봤습니다. 어디까지나 상상이라 당연히 틀릴 것입니다. 우선 갑작스레 오빠가 나타난 점. 그리고 일기의 주인이 아무래도 미쳐버린 점으로 봐서 이때 무슨 사건이 일어난 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도 맘에 걸립니다. 무엇보다 일기가 눈물자국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것도 의미심장합니다. 일기가 끝났기에 알 수 없지만, 단순히 엄마의 학대가 심해졌다는 것이 아니라면, 엄마는 죽은 게 아닐까 상상하게 됩니다. 오빠가 갑자기 사라진 것도 어쩌면 범인이라 도망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아빠가 돌아오지 않는 것은 둘이 공범이라는 것일까요. 아니면 아빠 역시 죽은 걸지도 모르겠군요. 그날은 일기를 주워온 것을 후회하며 여러 가지 상상에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아침에 깨달았습니다. 6 드디어 근본적이 의문이었습니다. 이 일기가 왜 내 손에 있는 거지? 이런 일기를 우연히 잃어버린 다는 건 말이 안 됩니다. 애초에 저라면 가지고 나오지도 않고 깊숙이 숨겨둘 텐데 말이죠. 잃어버린 게 아니라면 버린다는 건 어떨까요. 하지만 더 깊숙이라면 몰라도 제가 주은 곳은 이래 저래 발견되기 쉽습니다. 거기서 생각을 바꿔봤습니다. 일기가 거기 놓여있던 것은 사실이니 우선 일기를 가지고 나온 것은 확실하다고 봐야겠죠. 그때 제가 일기를 주운 곳이 떠올랐습니다. 일기를 왜 산에? 엄마? 엄마를 산에 묻어버리기 위해 밤 중에 산에 왔던 범인이 겸사겸사 일기도 처분하러 왔다가 일기는 떨어트린 것일까요. 산이기도 하고 어두우니 일기를 다시 찾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군요. 혹은 일기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일단 제 상상 속에서 범인은 오빠였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온 것일까요? 그리고 일기가 주인의 손에 없다는 것은 주인 역시 이미 죽어버렸을 수도 있겠군요. 저는 죽어버린 엄마 옆에서 착한 아이라고 중얼거리다가 죽은 아이를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일기가 밖에 나와있다는 것은. 이미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은 사라진 거겠지요.
이름없음 2019/05/09 20:00:38 ID : y2K442HyGsj
더 써줘! 더!
◆VfcNuoIGpRB 2019/05/10 19:18:25 ID : MpbCqnTO9tg
(/□≦、) 으아앙
◆VfcNuoIGpRB 2019/05/10 19:19:02 ID : MpbCqnTO9tg
2019년 5월 6일 일요일 주제: 만남 너무나 똑같았다. 그 커다란 눈도, 짧게 짜른 머리도. 자신감 넘치는 걸음걸이까지. 나는 눈을 의심했다. 갑자기 나타난 그녀를 바라보며 제자리에 멈춰 선 채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그저 손을 들었다가 내렸다가 망설일 뿐이었다. 그 사이 그녀는 인파 사이로 사라지고 말았다. "뭐해." 같이 걸어가던 시현이 어깨를 두드려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나는 눈을 깜빡이고 그녀가 사라진 곳을 가리켰다. "봤어? 저기 정희가 있었어." 시현은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얼굴을 찌푸리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는 방금 본 일을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하려 노력했다. 하지만 빈약한 어휘력 탓일까. 시현은 꿈이라도 꿨냐며 얘기했다. "아니라니까." "아닐 수가 없잖아. 정희는 작년에 그렇게 처참하게 죽었는데." "......" 할 말을 잃었다. 시현이의 말이 맞았다. 얼핏 떠오르려는 그녀의 처참했던 모습을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어 막았다. 그런 나를 보며 괜찮냐고 묻는 시현이를 향해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내가 피곤했던 거겠지."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미련이 남아 그녀가 사라진 곳을 바라봤다. 그러자 거짓말처럼 다시 그녀가 눈에 띄었다. 나는 가위라도 눌린 듯 눈을 크게 뜨며 바라봤다. "야, 왜 그래." 시현이의 말은 더이상 귀에 들리지 않았다. 다시 발견한 이상 그녀를 향해 달려갈 뿐이었다. 그저 많이 닮은 사람인걸까. 하지만 그렇다면 어째서 그 날의 모든 것이 똑같은 걸까. 옷도. 가방도. 헤어스타일도. 떠올리기 싫어도 머릿속엔 그 날의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그녀가 죽었던 그 날의 영상이. "무슨 일이야." "이게 뭐야?" 나는 손에 든 사진을 정희에게 내밀며 얘기했다. 사진에는 처음보는 남자에게 팔짱을 끼며 애교부리는 정희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 정희는 코웃음을 쳤다. "보면 몰라?" 순간 머리가 차갑게 식더니 곧바로 뜨거워지며 무언가 끊어져버리는 기분이 들었다. 혈관이 끊어진 걸까. 이성이 끊어진 걸까. 다음은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정희는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나는 내 손을 내려다 보았다. 아까까지 다른 무언가를 만지고 있었던 것처럼 누군가의 체온이 느껴지고 있었다. 그럴리가 없잖아. 나는 의미없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더이상 손에 체온은 느껴지지 않았다. 정희는 살해당해버린거구나. 나는 서랍을 열어 물건을 헤집어놨다. 안타깝게도 문이 열려있던 탓에. 나는 내가 온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여자친구가...... 누군가에게 살해......" 그녀가 사라진 방향을 따라 골목을 돌자 막다른 길이 나타났다. 정희는 벽을 바라보며 말 없이 서 있었다. 나는 긴장하며 다가갔다. 똑같다. 내가 마지막으로 봤던 정희의 모습과 똑같다. 어째서일까. 나는 침을 삼키며 손이 닿을 거리까지 다가가 얘기했다. "정희야?" 그녀는 천천히 나를 향해 돌아섰다. 그녀는 반가운 듯 환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나 역시 그녀를 따라서 어색하게 미소지으며 어떻게 해야할지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오랜만이야." 정희의 머리에선 그 날처럼 피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막연히 아프겠다 생각하며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건네줬다. "쓸래?" "아니, 괜찮아." "그보다 어떻게 살아있는 거야." 주머니에 손수건을 집어넣으며 궁금했던 질문을 내뱉었다. 그녀는 대답할 생각은 없는 듯 여전히 미소짓고 있었다. "내가 살아있을리가 없잖아. 그건 누구보다 네가 제일 잘 알지 않아?" 그 말에 나는 살짝 웃었다. 그래, 그렇긴 하지. "여깄었구나." 그때 시현이가 달려왔다. 내가 걱정되어 달려온 걸까.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달려오던 발걸음을 멈추고 물러섰다. 눈은 나를 지나쳐 정희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시현이도 보이는 구나. "이정희?" 그 말에 반응하기라도 한 듯 정희는 한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시현이는 여기서 비명을 질러야 하는지 마찬가지로 인사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듯 했다. 머리가 정보를 처리하기 거부한 듯 시현이는 비틀거리다가 벽에 기대 간신히 서 있었다. "나한테 복수하러 온 거야?" 나는 시현이를 신경쓰며 작게 중얼거렸다. 정희는 잘 들리지 않는다는 제스처를 취하며 나를 바라봤다. 나는 시현이를 흘깃 쳐다보고 질문을 바꿨다. "어째서 내 눈앞에 나타난거야." "아까랑 질문이 다른 것 같은데." 정희는 약올리듯 그렇게 말하고는 시현이에게 다가갔다. 나는 다급하게 정희를 말리려 손을 붙잡았지만 잡히지 않고 허공을 갈랐다. "난 놀라워. 어떻게 둘이 만난건지." 정희는 사랑스러운 듯 덜덜 떨고 있는 시현이를 어루만졌다. 그리고 그에게 짧게 입맞추고 나를 돌아봤다. "네가 시현이랑 친해진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거랑 다르지 않겠지?" 나는 이유모를 한기를 느꼈다. 죽어버린 그녀가 내게 뭔가 위해를 가할 수 없을거라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도 뭔가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더이상 시간이 없을 것 같아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나는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칼을 꺼냈다. "왜, 왜그래?" 시현이는 나를 바라보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접근했다. 정희는 그런 나를 가여운 듯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 날의 사진에 너가 찍혀있었기 때문이야." 시현이에게 그 한마디를 하고 정희는 사라졌다. 동시에 나의 시야가 어지럽게 뒤틀리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을 때, 나는 누워있었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손 끝 조차 움직이지 않는다. 점점 힘이 빠져나간다. 머리에서 뭔가 중요한 것들이 흘러나가는 기분과 함께 여기저기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실패했네." 여전히 깨진 머리의 정희가 반갑다는 듯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VfcNuoIGpRB 2019/05/10 19:19:29 ID : MpbCqnTO9tg
일단 아무거나 써봤어... 흑흑
이름없음 2019/05/11 02:22:20 ID : eFcnCqnQq3U
허억 글 너무 잘쓴다 세상에 나중에 단편집으로 묶어서 책으로 보고싶어...!
이름없음 2019/05/11 02:56:33 ID : e40nu7f9ck4
이거 좀비인 건가?
◆VfcNuoIGpRB 2019/05/11 20:16:29 ID : dxwq3SK1Ds3
세상에 용케도 알아봤네 정답이야
이름없음 2019/06/09 16:25:19 ID : 5QsrzanyNAo
우와 너무재밌게봤어요!
◆VfcNuoIGpRB 2019/06/09 16:32:08 ID : BdSMpbBhAly
우와 너무 고마워요! 몇일전에 쓴 소설이라도 올려줄게요
◆VfcNuoIGpRB 2019/06/09 16:32:48 ID : BdSMpbBhAly
"이건 뭘까." 메르는 그렇게 말하며 눈 앞에 서 있는 검은 벽을 어루만졌습니다. 검은 벽은 아주 차갑고 딱딱했습니다. 메르는 깜짝 놀라 손을 떼며 생선 아저씨를 바라봤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건 없었는데." 생선 아저씨는 팔짱을 끼며 곤란하다는 듯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메르도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어제까지만 해도 검은 벽이 있던 공간에는 예쁜 꽃들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해바라기, 유채꽃, 개나리 등 여러가지의 풀꽃이 생명력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꽃들은 전부 사라지고 검은 벽이 나타난 겁니다. "안경씨가 세운건가." 안경씨는 항상 집에 틀어박혀 이상한 실험을 하곤 합니다. 가끔 평소에도 이렇게 안경씨의 발명품이 나타나곤 했었기에, 메르는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검은 벽에서는 여전히 기분 나쁜 소음이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검은 벽이라고? 난 그런 걸 세운 기억은 없는데." 안경씨의 집으로 찾아가자 안경씨는 여러 기구들 사이에 파묻혀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질문에 건성으로 대답하며 여전히 알 수 없는 실험을 진행 할 뿐이었습니다. 생선 아저씨는 어깨를 으쓱이며 안경씨의 집을 나왔습니다. "안경씨가 아니라면 짐작가는 사람은 없는데." 메르도 제자리에 서서 잠시 생각해봤지만 떠오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둘은 헤어지고 집에 돌아갔습니다. 생선 아저씨는 가족들과 놀면서, 메르는 바빠서 읽지 못 했던 책을 읽으며 검은 벽에 관한 기억은 잊혀져 가고 있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부터 마을이 소란스러웠습니다. 메르는 침대에서 일어나 서둘러 달려갔습니다. "생선 아저씨가 죽었어!" 메르가 문을 열자마자 우체통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깜짝 놀라 잠이 달아난 메르는 생선 아저씨의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과연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생선 아저씨가 죽었다는게 사실인가요?" 메르는 옆에 있던 소나무 아줌마에게 물어봤습니다. 소나무 아줌마는 두 손을 모으며 친절하게 알려주셨습니다. "아무래도 천장에 목을 메고 자살한 것 같아." "목을 멨다고요?" 메르는 깜짝 놀라며 그렇게 되물었습니다. 소나무 아줌마도 믿기지 않는다며 얘기했습니다. "일단 촌장님이 안에 들어가서 조사중이니까 기다려보자." 메르는 그 말에 생선 아저씨의 집을 쳐다봤습니다. 기분탓인지 평소보다 어둡게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기다리고 있자 생선 아저씨 집의 문이 열리고 촌장님이 나타났습니다. 맨 앞에 서 있던 카메라 아저씨는 셔터를 눌러대며 정신없이 질문했습니다. "생선 아저씨는 정말 자살한 겁니까?" 촌장님은 망설이다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메르는 그 사실에 새삼 충격을 받았습니다. "안에서 생선 아저씨의 것으로 보이는 유서도 발견되었다네." "유서? 무슨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까." 카메라 아저씨의 불쾌한 질문에 촌장님은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얘기해 주었습니다. "삶에 지치고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네." "거짓말." 메르는 무심코 중얼거렸습니다. 메르가 아는 생선 아저씨는 어제까지만 해도 기운이 넘치던 평소의 생선 아저씨였습니다. "거짓말이라니, 메르는 뭔가 알고 있는 거야?" 카메라 아저씨는 귀도 좋은지 어느새 다가와 메르에게 질문하고 있었습니다. 메르는 살짝 놀라며 뒷걸음질 쳤습니다. "저는 어제 생선 아저씨랑 같이 있었어요. 하지만 생선 아저씨는 슬퍼보이지 않았어요." "그 이야기를 자세히 해 줄 수 있을까?" 카메라 아저씨는 그렇게 얘기하며 메르를 근처 의자로 데려갔습니다. 메르는 조심스레 의자에 앉으며 어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카메라 아저씨는 눈썹을 찌푸렸습니다. "검은 벽? 그게 뭐지. 안내해 줄 수 있겠니?" 아무래도 카메라 아저씨 역시 검은 벽에 대해 모르는 듯 했습니다. 메르는 별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카메라 아저씨가 부탁해서 어쩔 수 없이 안내를 해줬습니다. 어제의 검은 벽이 있던 장소로 가자 마찬가지로 공원 한가운데 그것은 서 있었습니다. 카메라 아저씨는 놀라면서도 사진을 계속 찍어댔습니다. "안경씨가 만든 건가." 메르는 고개를 가로저었습니다. 카메라 아저씨는 그런 메르를 보고 고개를 갸웃 거렸습니다. "그럼 이 쓸데없이 기분 나쁜 검은 벽은 누가 만든 거지." 아무래도 카메라 아저씨의 호기심이 발동한 것 같았습니다. 메르는 "전 이만 가볼게요." 라고 작게 말하고 도망쳤습니다. 도망쳐서 집으로 가던 도중 생선 아저씨의 집 앞에 울고 있는 생선을 발견했습니다. "괜찮니?" "아빠가 갑자기 사라졌어." 메르는 뭐라 위로해야 할 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냥 따라 말해볼 뿐이었습니다. "사라졌구나......" "응, 아침까진 천장에 매달려 있었는데 조금전에 검게 변하더니 사라졌어." 메르는 뭔가 이상한 걸 깨닫고 되물었습니다. "사라졌다고?" "응." 메르는 믿기지 않아 직접 봐도 되겠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생선은 사라졌는데 어떻게 보여주냐며 다시 울기 시작했습니다. 메르는 실수했다는 걸 깨닫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집에 돌아온 메르는 알 수 없는 기분에 휩싸였습니다. 우중충하고 기분나쁜 느낌이었습니다. 몸상태도 좋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고개를 좌우로 세게 흔들고 메르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머리까지 뒤집어 썼습니다. 다음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메르는 오늘도 소란스러움을 느끼고 잠이 깼습니다. 다만 어제처럼 뛰쳐나가지는 못 했습니다. 아무래도 심한 감기에 걸린 듯 열이나고 재채기가 나왔습니다. 힘들게 몸을 이끌고 밖으로 나오자 우체통이 소식을 알려줬습니다. "카메라 아저씨가 죽었어!" 메르는 왜인지 그럴 것 같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메르는 이제 깨달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이유는 검은 벽 때문이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메르는 곧장 안경씨의 집으로 찾아가 벽을 부술 수 있는 무언가를 부탁했습니다. "이걸 어디에 쓰려고." 안경씨는 건네주기 전 메르에게 그렇게 물었습니다. 특히나 메르의 상태가 이상했기에 걱정이 되기도 했을겁니다. "검은 벽을 부술 거에요." "검은 벽?" 메르는 마을에 나타난 검은 벽과 어제 오늘 일어난 사건을 안경씨에게 들려주었습니다. 안경씨는 놀라면서도 침착하게 물었습니다. "그치만 사람들이 죽은 것과 검은 벽은 아무런 연관이 없잖아." "생선 아저씨는 죽고나서 검게 변해 사라졌다고 해요." "그렇다고 검은 벽의 탓이라고 할 수는 없어. 게다가 어린아이의 말이었고." "카메라 아저씨는 어제 검은 벽을 조사하고 있었어요." "검은 벽을 조사하기 시작해서 죽었다는 건 너의 추측일 뿐이야." 메르는 안경씨에게서 벽을 부술 수 있는 도구를 빼앗았습니다. 메르는 좋지 않은 몸을 이끌고 검은 벽을 향해 달렸습니다. 안경씨도 곧바로 메르를 잡으러 달려가려 했지만 집 안에 쌓여있던 기구에 발이 걸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검은 벽 앞에 도착한 메르는 곧바로 도구를 휘둘렀습니다. 그러자 검은 벽은 생각보다 쉽게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검은 벽은 가루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기분탓인지 메르는 감기가 나을것만 같았습니다. "늦었네." 안경씨는 숨을 몰아쉬며 그렇게 얘기할 뿐이었습니다. 다음날 메르는 다시 예전처럼 편하게 잠을 청할 수 있었습니다. 마을은 더이상 소란스럽지 않았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습니다.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은 생선 아저씨의 가족과 카메라 아저씨의 가족들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안경씨는 새롭게 연구할 주제가 생겨 이른 아침부터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메르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어." 안경씨는 어제 검은 벽이 부숴진 자리에서 쪼그려 앉아 그렇게 얘기하고 있었습니다. 해가 서서히 떠오르며 그런 안경씨의 모습을 비췄습니다. 동시에 검은 벽이 사라지고 난 공원의 경악스런 모습도 비춰지기 시작했습니다. 공원은 전부 검게 변해 안경씨의 그림자조차 비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걸 바라보며 안경씨는 기뻐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마을에는 새로운 검은 벽이 생겼습니다.
이름없음 2019/06/09 17:15:08 ID : k6440mnCjip
위의 이진법으로 되어있는거 해독해왔는데 올려도 될까?
◆VfcNuoIGpRB 2019/06/09 17:57:15 ID : txRyHyK1CnS
ㅇㅇ
이름없음 2019/06/09 18:15:56 ID : k6440mnCjip
더 이상 내게는 자아가 없다. 통제와 감시 속에서 행동이 제어된다. 다른 생각을 하려 하거나 낌새가 나면 일이 늘어난다. 결국 생각을 하지 않고 일에 집중. 머리는 점점 생각을 일어 가고,무의미한 반복에 익숙해져 결국 만족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쌓이고. 결국 폭발. 부품은 교체된다. 해석한건데 맞는지 모르겠네..
이름없음 2019/06/09 18:24:04 ID : BgqmJXy43U4
그런내용이었구나... 현대직장인풍의 괴담이네 근데 이진법은 어떻게 해독해?
◆VfcNuoIGpRB 2019/06/09 19:18:47 ID : beFdzTV9hcK
이거 맞는 것 같아. 해석된거 보니 어렴풋이 기억난다. 이때쯤에 매트릭스에 빠져 있었거든
이름없음 2019/06/09 19:24:09 ID : k6440mnCjip
코드도 있고 프로그램도 있고 직접 표에 대입하는 법도 있고 많은데 단순히 그냥 문자를 이진법으로 이진법을 문자로 변환하고 싶은거라면 구글플레이에 변환해주는 앱이 있어!!
이름없음 2019/06/09 19:24:54 ID : k6440mnCjip
오 다행이야!! 처음해보는 거였는데 말이지. 스레주 괴담은 뭔가 서늘한 느낌이 오는게 정말 좋은것 같아!!
◆VfcNuoIGpRB 2019/06/09 19:26:48 ID : xU41CnPdzSL
(*ノv`)b
◆VfcNuoIGpRB 2019/06/09 19:57:58 ID : xU41CnPdzSL
.
이름없음 2019/08/01 22:18:14 ID : AlBe46qpgnR
더 이상 내게는 자아가 없다.통제와 감시 속에서 행동이 제어된다.다른 생각을 하려 하거나 낌새가 나면 일이 늘어난다.결국 생각을 하지 않고 일에 집중.머리는 점점 생각을 일어 가고,무의미한 반복에 익숙해져 결국 만족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쌓이고.결국 폭발.부품은 교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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