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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5QsrwLats 2019/05/14 22:13:57 ID : 3TQk7cJWpbC
흐드러진 흰 꽃의 가치는 스러지는 데 있고 꽃나무 아래 하얀 목덜미를 젖힌 소녀에게 무자비한 사랑이 주어질 것을 믿는다    김이듬, <나는 세상을 믿는다>
◆p85QsrwLats 2019/05/14 22:27:51 ID : 3TQk7cJWpbC
5월 14일. 담소한 날. 6시 15분에 일어났다. 머리를 감고, 따스한 물과 과일을 챙겨서 집을 나섰다. 오늘은 특별히 엄마와 같이 지하철을 탔다. 엄마의 곤히 자는 모습을 보니 행복해졌다. 가족과의 간단한 담화와 상담 시간이 변경되었다는 상담 선생님의 말씀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와도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나 혼자 조용히 움직인 하루였다. 5시간 수업이었는데 조금도 집중하지 못했다. 졸음이 머리를 휙휙 휘감았다. 저주에 걸린듯 잠이 쏟아졌다. 날씨가 참 좋았다. 그 탓일까. 푸른 하늘을 향해 손을 뻗자 따스한 바람결이 스쳤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빛과 널리 퍼지는 꽃 향기. 결국 여름이 왔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암리타' 책을 읽고 있다. 몇 페이지 읽었는데 벌써 느낌이 좋다. 문체가 마음에 든다.
◆p85QsrwLats 2019/05/14 23:43:15 ID : 3TQk7cJWp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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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5QsrwLats 2019/05/15 23:19:04 ID : 3TQk7cJWpbC
5월 15일. 스승의 날. 오늘은 어땠냐고 물어보면 참으로 할 일 없이 보낸 하루라고 말하겠다. 그렇게 많은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들을 누워있는데에만 썼다. 차라리 잠이라도 잤으면 좋았을려만. 아쉽다. 방금 샤워를 하고 나왔다. 뽀송뽀송해진 몸과 부드러운 이불이 만나 내 마음이 천천히 녹는다. 샤워를 하고 나서 찾아오는 정적이고 고즈넉한 시간이 좋다. 침대 위에 앉아서 생각들을 차곡차곡 정돈하고, 다음날의 계획을 세운다. 하루의 마지막은 언제나 성스럽게 이뤄진다. 졸립다.. 졸음이 쏟아진다..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되기를.
◆p85QsrwLats 2019/05/16 09:44:43 ID : ii1cmpWqjck
달빛 아래에서 태어난 아이가 너지?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빛날 수 없잖아.    이렇게 빛나는 네가 있는데 내 세상에는 밤이 있을 수가 없어.    김우석, <달빛 아래에서 태어난 아이가 너지?>
◆p85QsrwLats 2019/05/16 23:42:08 ID : 3TQk7cJWpbC
5월 16일. 혼자 그리고 혼자. 혼자가 좋은 날. 너무나도 따뜻한 바람이 불었다. 긴 윗옷과 긴 바지 입기에는 살짝 더운 날씨였다. 같이 다니던 사람에게 실망했다란 말을 들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내가 학교에 잘 나오지 않는게 왜 그 사람을 실망시킨거지. 남이 어떻든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왜이렇게 나에게 관심을 주는지 모르겠다. 조금 부담스럽다. 유학 가고 싶다. 이번에도 갈팡질팡하면 평생 후회로 남을거야. 꼭 가야지.. 부모님을 설득할 계획을 쓰고 있다.
◆p85QsrwLats 2019/05/18 23:26:15 ID : 3TQk7cJWpbC
5월 18일.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하늘과 시원하지도 따뜻하지도 않는 부드러운 바람. '나츠메우인장' 애니를 봤다. 자극적인 장면 없이, 잔잔하고 부드러워서 좋다. 마음 편안하게 볼 수 있다. 작화가 몽글몽글해서 더 그런 것 같다. 나츠메도 냥코센세도 친구들도 요괴들도 하나같이 따뜻하다. 행복하게 한 화가 끝났을 때 나오는 '夏夕空' 라는 노래. 몇 번이고 반복해서 듣고 있다. 기타 소리가 너무 좋아. 엄마가 삼각김밥을 만들어 주셨다. 피곤하고 지칠 텐데 가족을 위해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신 엄마께 감사하다. 이젠 내가 아침을 차려야겠다. 몇 십년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한 엄마가 오랫동안 주무실 수 있게. 엄마가 저번에 하신 말씀 잊지 못해. 생일만큼이라도 누가 대신 아침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슬프게 말씀하셨는데... 내일 아침 내가 해봐야겠다.
◆p85QsrwLats 2019/05/19 10:20:03 ID : 3TQk7cJWpbC
17일 밤이었던가 18일 밤이었던가. 어떤 꿈을 꾸웠다. 사랑하는 사람이 밤 늦게 놀이기구를 타다 비에 홀딱 젖어, 금방이라도 울 것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넓은 담요를 왼팔에 걸치고 다른 손으론 우산을 펼쳐들었다. 그리고선 그 사람에게 뛰어갔다. 담요를 감싸주고 우산을 씌워주니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입을 꾹꾹 다물었다. 나는 그런 그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p85QsrwLats 2019/05/19 23:16:09 ID : 3TQk7cJWpbC
5월 19일. 비가 온 날. 🔖 > 6시 기상 , 실패 (6시 20분 기상) > 11시 반 취침, 성공 > 운동 후 샤워, 세모 (샤워만 함) > 일기 쓰기, 성공 > 일본어 공부, 성공 유유히 흘러간 하루. 그토록 바라던 비가 아침부터 내려서 엄마가 출근을 하지 않으셨다. 엄마와 함께 있어서 좋았다. 오늘은 별일 없는 흐린 날이었는데, 내 안의 시간은 똑딱 똑딱 천천히 흘러갔다. 이래서 비 오는 날이 좋다. 모든 것이 느리게 지나간다. 얼룩진 나뭇잎의 녹색에 파릇파릇함을 만지고, 축 가라앉은 공기에 신선함을 느끼고, 종이비행기 날아가듯 지나치는 시원한 바람에 깨달음을 얻고, 잿빛 색 하늘에 추억을 회상한다.
◆p85QsrwLats 2019/05/20 23:16:52 ID : 3TQk7cJWpbC
5월 20일. 조계사 갔다 온 날. 🔊 > 6시 기상 , 성공 > 11시 반 취침, 성공 > 운동 후 샤워, 실패 > 일기 쓰기, 성공 > 일본어 공부, 실패 눈을 뜨기 힘들 정도로 강한 태양빛이 내리고, 엄청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파란 하늘. 비가 이래서 좋다. 그다음 날 하늘이 눈부시게 예쁘다. 종각역에서 내려서 조계사에 갔다 왔다. 생각보다 작았다. 하늘에서 불어온 바람에 수많은 종이들이 부딪히며 나는 소리가 인상 깊었다. 굉장히 큰 무언가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난 느낌. 아, 어휘 실력 좀 길러야겠다. 이 멋있는 순간을 표현할 방법이 없네. 아쉽다. 오늘도 자체 휴강!!! 4번 결석이니 이젠 두 과목 F 땅땅 이구나. 서둘러 유학 계획을 세워야지. 뭐 할지 정확히 알아가야지. 더 이상 한심한 사람 취급받긴 싫어. 이 길이 아닌 걸 알면서도 자꾸 미련을 갖고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내 길은 내가 결정해. 틀림없이 이 길은 아니야! 무인양품 솜사탕이 맛있다길래 하나 사 먹었는데 진짜 맛있었다. 길거리에 파는 솜사탕보다 가격도 싸고 맛있었다. 다음부턴 솜사탕 먹고 싶으면 무인양품 와야겠다. 그리고 초콜릿 딸기(?) 를 샀는데 엄청난 질소 포장에 말을 잇질 못했다. 사진에는 7개 있던데 6개 들어있었다. 여섯 개에 3000원이 넘는 가격이라면 절대 안 먹는다. 맛이 없진 않았는데 많이 실망했다. 어떻게 이게 솜사탕의 세배 가격이지? 뭐지
◆p85QsrwLats 2019/05/21 07:37:59 ID : gnSFa7cIGlh
어렸을 땐 내가 되게 특별한 줄 알았어. 그게 아니란 걸 고등학생 때 깨달았지. 얼마나 방황했는지 몰라. 나는 부모님과 달라. 평범한 삶을 살고 싶지 않아. 나는 저 빛나는 달처럼 유일무이한 사람이 되고 싶어. 드넓은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되고 말거야.
◆g6krcNzcGoI 2019/05/22 23:17:02 ID : 3TQk7cJWpbC
5월 22일. 피곤하고 지쳤던 하루. 몸상태가 좋지 않으니 안 좋은 생각들이 물씬 풍긴다. 신청해야 하는게 있어서 공강인데 학교에 다녀왔다. 내친김에 국립중앙도서관도 들렸다. 뙤얕볕에 오르막길을 10분 넘게 걷다보니 힘이 다 빠졌다. 횡단보도를 왜이리 많은지. 초록색 신호등이 켜지는 방향이 왜 내 방향이랑 반대인건지ㅜ 솔직히 말하자면 도서관... 별로였다. 너무 기대를 많이 했던 탓일까. 잡지가 많은건 좋았다. 둘러보면서 다양한 잡지를 구경했다. 한번 더 가고 싶진 않다.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만나고 싶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고, 사랑을 하고 싶다. 머릿속으로는 별의별 상상을 다 하는데, 현실에선 손을 뻗어도 닿을 수 없는 거리에 서있다. 그 사람에 비해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하다. 이런 나를 좋아해줄 수 있을까. 겉모습이 조금이라도 예뻤더라면 다가갈 용기가 생길텐데. 역시 컨디션이 안 좋을 땐 우울한 생각만 든다. 빨리 자자.
◆Akq7upPh81a 2019/05/22 23:18:06 ID : 3TQk7cJWpbC
설마 실수한거냐
◆p85QsrwLats 2019/05/23 23:24:28 ID : 3TQk7cJWpbC
5월 23일. 흠 내일부터 다시 시작인거야... 노트에 잔뜩 써놓았으니까 내일 한번 더 보기를 성장 성장 성장 성장 . . .
◆p85QsrwLats 2019/05/26 22:53:35 ID : 3TQk7cJWpbC
5월 26일. 3일만의 일기. 그동안 자잘한 일들이 있었는데 쓰지 않았다. 귀찮았다. 반성한다. 다시 열심히 안 살고 있다. 이루고 싶은건 많은데 한심하다. 딱히 쓸 말이 없다. 이번주는 이렇게 끝난다.
◆p85QsrwLats 2019/05/28 00:19:37 ID : 3TQk7cJWpbC
열심히 살짜 ! ٩(•̀o•́)ง
◆p85QsrwLats 2019/06/03 21:58:38 ID : 3TQk7cJWpbC
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기절했다. 주인공이 고문에 죽어가는 내용을 읽던 도중이었다. 머리가 울리고 기분이 이상해져서 잠시 책을 내려놓고 괜찮다며 중얼거리다가, 갑자기 필름이 끊겼다. 깨어나보니 고개를 젖힌채 대자로 뻗어있었다. 더워서 반만 신고있던 신발은 저 멀리 날아가있었다. 엄청난 메스끄럼과 어지러움이 느껴졌고,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마와 목 뒤에 땀이 맺혀있었고 걸을 때마다 휘청거렸다. 집에 올 때까지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저번에도 고문받는 장면을 읽다가 쓰러질 뻔 했던걸 보면, 다음부턴 잔인한 묘사가 있는 책은 읽으면 안 되겠다. 힘들었다..ㅜ 지금 하루하루가 싫다. 하...
◆7zbwlck5QpT할 정도로 2020/02/01 08:39:26 ID : rwE7cNAqnQm
1월 31일. 흐린 맑음. 🧣 : 7시 기상, 성공 : 아침 스트레칭, 성공 : 소식, 성공 : 운동, 성공 : 일본어 공부, 성공 : 중국어 공부, 성공 : 프랑스어 공부, 성공 : 과학 공부, 성공 : 역사 공부, 성공 : 독서, 중단 (오늘따라 글자에 집중이 잘 안 됨) : 물 2L 마시기, 성공 : 경험 쌓기, 성공 : 일기, 성공 : 명상, 중단 (밖이 너무 시끄러웠음. 시간 변경 요함.) : 12시 취침, 성공 6월에 묻힌 일기장을 꺼내 다시 읽어보니, 그 때의 기억들이 떠올랐다. 하루 하루 바쁘게 살아보니까 어느새 이 곳을 잊어버렸다. 8개월이 지났다. "살아가는데에 즐거움이, 행복이, 그리고 사랑이 속삭이기를" 하늘이 폈다. 영롱한 햇빛이 갈색 머리카락에 스친다. 10시, 산뜻한 오전이다.
◆p85QsrwLats 2020/02/01 08:43:06 ID : rwE7cNAqnQm
이제야 코드가 기억났다. 꼼꼼하지 않은 나에게 한숨이 난다.
◆nPijdu3wq1x사람아 2020/02/02 16:51:20 ID : rwE7cNAqnQm
나는 확신하련다 인간은 사랑과 혁명을 위해 태어난 것이다.
이름없음 2020/02/02 16:54:33 ID : rwE7cNAqnQm
아 코드 자꾸 안 되네.. 그냥 하지 말까
이름없음 2020/02/02 16:57:27 ID : rwE7cNAqnQ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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