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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5/21 23:05:36 ID : gZg7Ajjz866
작년 늦봄, 섬으로 놀러갔을때 이쁜 나비를 보았어요. 쉴 세 없이 날개를 팔랑거리며 날아다니던 그 나비. 아마 진짜 청록색은 아니였을거에요. 노란 햇볕이 쨍쨍히 내리쬐고 있었으니요. 그러니 어쩌면 그냥 파란나비 였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상관없어요. 아름다웠으니까요. 다만 그 나비의 이름을 모른다는게 안타깝네요.
이름없음 2019/05/21 23:22:08 ID : gZg7Ajjz866
너무 사적인 얘기를 줄줄 쓰는 바람에.. 기존 레스를 지우고 새로 쓸려고해요. 오늘부턴 진짜 '일기'로 쓸 수 있기를..!
이름없음 2019/05/21 23:31:21 ID : gZg7Ajjz866
오늘 아침 병원 가는 길에 핫도... 아니 닥스훈트를 봤어요. 그 짧은 다리가 정말 어찌나 귀엽던지요! 그대로 두손으로 들어올려 집으로 데려가고 싶을 정도였다니까요!
이름없음 2019/05/21 23:51:23 ID : gZg7Ajjz866
전 평소에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최대한 외면하려 해요. 가끔 생각에 휩쓸려가는 경우를 제외하고는요. 대부분은 생각해봤자 우울해지기만 하고 도움도 안되거든요. 요 며칠동안 부정적인 감정에 꽤나 오래 잠겨있긴 했지만 수확이 없진 않았어요. 원인모를 불안감에 대한 대략적인 단서를 찾은 것 같아요. 제 불안감을 해결하려면 추측이라도 할 수 있어야겠지요. 아마 앞으론 바쁘거나 힘들지 않다면 부정적인 생각을 마주하고 진지하게 고려해보는것도 괜찮겠어요.
이름없음 2019/05/21 23:54:28 ID : gZg7Ajjz866
오늘 병원 다녀오고 전에 일했던 고양이 카페에 놀러갔어요! 애기고양이 넘 많아... 행복해... 보송보송해... 작아.... 말랑해... 귀여워... ...여기까진 좋았는데 한 친구가 털을 너무 열심히 뿜길래 빗질을 좀만 해주려 했는데... 농담아니고 진짜. 연회색이였던 애가 빗질을 할수록 털이 까만색이 되가더라고요.. 몸집이 작아지고요.. 결국 아무리 작게 뭉쳐도 테니스공만한 털공 하나 만들고 왔어요. 더 빗어야 하지만 흩날리는 털본앵 때문에 이정도만 하고 왔어요.
이름없음 2019/05/22 00:09:14 ID : gZg7Ajjz866
어른이 된다는건 많은 권리가 생기지만, 동시에 더 많은 의무도 뒤따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어른의 좋은점은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불량식품을 만원어치 살 수 있고! 3천원짜리 대용량 비눗방울을 사거나 만원짜리 버블건을 살 수 있어요!! 좋아하는 인형도 이쁜걸로 골라서 살 수 있고요!! 나중에 육만원짜리 퀄리티 좋고 푹신푹신한 오리너구리 인형 살거에요!!!
이름없음 2019/05/22 20:35:00 ID : gZg7Ajjz866
짜잔! 냐옹이 츄르 20개 살 돈 벌어왔어요! 힘들긴 하지만 츄르 사줄 수 있다면 어느정돈 감수해야지요! 내일은 냐옹이 츄르 사줄거애요!!
이름없음 2019/05/22 20:42:43 ID : gZg7Ajjz866
알바하는 이유야 셀 수 없을 정도지만.. 지금 당장은 냥이 간식이랑 병원비, 그리고 사촌동생 용돈 챙겨주고 싶어요. 어렸을때 미국으로 이민가고 이번에 한국으로 놀러왔거든요. 제 혈연 중에 유일한 동생이기도 하고, 또 사촌집 분들이 저를 좀 많이 챙겨주시는 바람에..
이름없음 2019/05/22 20:58:40 ID : gZg7Ajjz866
여자아이인데 무얼 주면 좋아할까요. 얌전하고 조용한데다가 공대녀라서.. 더군다나 어렸을적에 미국으로 이민까지 갔으니, 뭔가 너무 복잡해지는걸요..
이름없음 2019/05/22 21:01:59 ID : gZg7Ajjz866
돈이 권력이란 말이 저에게도 적용되는 것 같아요. 제가 번 돈으론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으니요. 심심하고 우울해서 축 늘어진 냥이에겐 츄르와 캣닢, 좋은 장난감을 사줄 수 있어요. 작은 핑크색 인형도 사줄 수 있고요. 여자애라 그런지 그런 인형을 좋아하더라고요. 어머니에겐 같이 쇼핑나가서 이쁜 구두와 봄옷을 사줄 수 있고요. 어머니 기분 전환엔 그런게 최고지요. 아버지는 좋은 고깃집에 데려갈거에요. 저렴한 가격, 부페 이런것만 선호하셔서 다른곳은 거의 안가거든요. 제 돈으로 살테니 따라와 달라고 하면 오시겠죠! 오빠는 절 무시하려 들려할때 저는 돈을 번다는걸 좀 티를 내주면 끝이지요. 저는 돈벌러 나가지만 오빠는 친구랑 놀러나가기만 하거든요. 그리고 저렴하고 맛있는 제철과일도 사먹고, 가족이 아프거나 급하게 필요한게 있어도 돈때문에 시무룩해 있을때도, 제가 지불한다면 더 이상 그런 일은 없을테죠.
이름없음 2019/05/22 21:20:25 ID : u5SINta3BdO
청록색나비 이뻤겠다!!! 비슷한 나비 혹시알아????
이름없음 2019/05/22 21:22:08 ID : gZg7Ajjz866
재활용!
이름없음 2019/05/22 21:26:27 ID : gZg7Ajjz866
재활용 대기중!
이름없음 2019/05/23 23:42:10 ID : gZg7Ajjz866
엇.. 늦게봐서 죄송해요..! 사과의 의미로 나름 찾아봤어요! 아마 '파란박나비'라는 나비같아요. 우리나라에 살고, 5~7월 이라했으니, 이게 맞을 것 같네요!
이름없음 2019/05/24 00:01:35 ID : gZg7Ajjz866
나비얘기 나온김에, 나방얘기긴 하지만 생각난게 있어요. 작년에 담배나방을 키웠거든요. 계기가 조금 웃긴게.. 브로콜리를 심음 -> 벌레 잔뜩껴서 브로콜리 사망 -> 벌레를 버릴수도 없고 죽이기도 좀 그런데.. -> 함키워보자! 그렇게 뭔지 모를 브로콜리 암살애벌레를 플라스틱 커피컵에 흙 조금, 나뭇가지 하나 꽂아놓고 상추 주며 키웠어요. 딱히 먹일것도 없고 마침 상추도 너무 무성했거든요. 키우면서 신기했던게, 담배나방 애벌레는 진짜 아무거나 다 먹고(유일하게 버찌는 안먹더라구요), 엄청나게 먹고, 그리고 먹는만큼 자라요! 덕분에 생각보단 먹이가 많이 필요하긴 했지만요. 어찌됬건 정말 작은 연두색 애벌레는 크고 통통한 갈색 애벌레가 됐어요. 그리고 충분히 성장하여 흙속으로 파고 들어가 번데기가 되었구요. 어느날 언제 올라온건진 모르겠지만 번데기에서 나온 성충이 날개를 말리고 있더라고요. 생각보다 의외로 깜찍했어요! 통통하고 음... 암튼 진한 갈색인것만 빼곤 상당히 귀엽게 생겼더라고요!
이름없음 2019/05/24 00:20:43 ID : gZg7Ajjz866
고라니가 재미있는 동물이라는걸 아시나요? 무려 전 세계에 두나라에만 서식한대요! 그것도 중국은 20%정도고, 나머지 80%는 한국에 있다고 해요! 그만큼 해외에선 신기하고 생소한 동물이겠지요. 사슴같이 생겼는데 길고 뾰족한 송곳니가 달려있고, 울음소리도 괴기해서 뱀파이어 사슴이라는 별명도 있다고 해요! 정말 흥미롭지 않나요? 왜냐면 저희 어머니는 안먹는 과일 있으면 잘라서 고라니 주러 공원에 가시거든요. 저도 그 공원 가면 가끔 반대편에서 촐랑촐랑 뛰는 고라니를 보기도 하고요.
이름없음 2019/05/24 00:35:35 ID : gZg7Ajjz866
딱히 여행 가고싶은 장소가 있는건 아니지만, 기회가 된다면 호주는 한번 가보고싶어요. 아니, 정확히는 가고 싶으면서도 가기 좀 그런곳이랄까요. 호주에만 있다는 귀여운동물들, 오리너구리! 테즈메이니아 데빌! 웜뱃! 그 외에도 이것저것 귀여운거! 이런걸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여권을 만들고 싶지만, 숙소 문 앞에 거대한 코코넛크랩이 달라붙어있거나 변기속에서 뜻밖의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이름없음 2019/05/24 00:54:56 ID : gZg7Ajjz866
죽기전에 오리너구리, 카피바라, 플라밍고는 꼭 보고싶어요. 제 삶의 가장 크고도 중요한 목표에요. 저거 다 보기전까진 진짜 못죽을거에요. 애완 오리너구리를 키우고 싶긴 하지만 음... 이건 안되겠죠..
이름없음 2019/05/24 00:55:34 ID : gZg7Ajjz866
열두시 넘었다! 오늘은 알바가는날! 이얏호! 알바가기 싫다!
이름없음 2019/05/26 02:06:30 ID : gZg7Ajjz866
알바 끝나고, 왠지 기분이 나길래 조금 걷다왔어요. 상쾌하고, 쾌적하고, 조용한 아름다운 밤이였지요. 날씨조차 기분좋게 미적지근 했고요. 불안감에서 잠시나마 벗어나 평화로이 있을 수 있었어요. 양들의 비명이 멈춘 조용한 밤이였달까요.
이름없음 2019/05/26 02:13:16 ID : gZg7Ajjz866
평온하게 양들의 침묵을 들으며 집까지 걸어갔지요. 한밤 중이니 길고양이가 있을까 주변을 둘러봤어요. 아쉽지만 귀여운 털둥이들은 없더라고요. 하지만 상자 하나를 발견했어요. 누가봐도 무언가 작은 동물이 들어있을법한.. 그런 상자요. 움직임도, 소리도 아무것도 없는 상자이지만 호기심에 확인해봤어요. 까치 한마리가 자고 있더라고요. 하필 땅바닥에 앉아서 자는 시간이 고양이가 움직이는 시간과 겹치니.. 일단 집으로 상자째 데려왔어요.
이름없음 2019/05/26 02:17:42 ID : gZg7Ajjz866
네. 사실 앞 뒤 생각 안하고 멋대로 데려온거 맞아요. 하지만 절 믿으세요. 결국 살리지 못해서 집에서 죽는게 고양이한테 발견되는 것 보다 오억천만배 낫습니다. 적어도 한덩어리로 성하게 죽을 수 있잖아요. 모가지랑 날개깃 몇개만 남겨지는 것 보다 훨씬 낫습니다. 진짜로요. 일단 동물병원 열자마자 데려가볼 생각이에요.
이름없음 2019/05/27 04:37:58 ID : gZg7Ajjz866
오늘 하루는 제대로 되는게 없었네요. 까치는 동물병원이 열기 전에 죽었습니다. 그덕에 저는 얼마 못잔채 깨버렸고요. 낮에는 어머니 홧병 견디느라 힘들었네요. 도대체 뭐가 잘못된 것이었을까요.
이름없음 2019/05/27 04:46:58 ID : gZg7Ajjz866
분명 한시간 전까지만 해도 살아있었는데. 어젯밤엔 살살 만지려던 내 손도 꼬리깃 세우고 발로 밀고 쪼려고 하던데. 뭐가 문제였던거죠. 기운이 없거나 병들어보이진 않았습니다. 날지 않으려 하는건 이상했지만요. 뭐, 지금 생각해봐서 뭐에 쓸까요. 이미 까치는 부리에서 피흘리며 빳빳하게 굳은지 거의 하루는 지났는데. 고약한 시취를 맡으며 산에 뭍어준건 반나절쯤 됐네요. 애시당초 새끼동물을, 그것도 사전지식이라곤 하나 없는 놈이 방문 잠그고 처잔게 문제지요. 방관이 서서히 죽인거와 다른게 뭔가요.
이름없음 2019/05/27 04:51:19 ID : gZg7Ajjz866
사실 죽은동물이니 시체니 그런건 전혀 신경쓰이지 않습니다. 그냥 지금 당장은 원인도 문제도 모르고, 보호의 임무도 저버렸으며, 이제 혹시 그 까치가 병을 옮겨왔을 수 있으니 당분간은 저희집 고양이를 잘 보며 다녀야합니다. 혹여나 우리 냥이가 또 병원신세를 져야한다면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겠지요. 제 통장도 마찬가지고요.
이름없음 2019/05/27 04:54:57 ID : gZg7Ajjz866
이로써 작은 동물 하나 지키는걸 실패한게 두번째네요. 처음은 무책임감으로 인한것이었고 이번에는... 달리 뭐라 할 수 있나요. 그저 약간의 사전지식 부족과 책임감 결여지요. 좋아하고 의미를 두는것 조차 책임감이 없어 간단한것도 실패한다면.. 책임감을 찾으러 여행이라도 떠나야 하나 봅니다.
이름없음 2019/05/27 04:59:52 ID : gZg7Ajjz866
오늘, 월요일은 고양이카페에 가려 했는데... 잘 모르겠네요. 일단 결정은 천천히 내려야겠어요. 죽은동물을 다뤘으니 당분간 다른 동물들과 접촉은 되도록 삼가야 하고, 또 피로때문에 기상이 늦어질 것 같아요. 애시당초 카페는 갈려는 주목적이 대강 책임감에 관한것이니, 지금으로썬... 행동을 여유롭게, 서두르지 말고 해야겠죠.
이름없음 2019/05/27 13:41:00 ID : gZg7Ajjz866
좋은 하루 입니다. 습도때문에 오늘 하루 컴퓨터 못하는것 말고는요. 날도 적당히 우중충하고, 컴퓨터도 못하고, 오늘따라 집도 조용하고. 여기에 비가와서 밖에 못나간다는 핑계도 추가하겠습니다. 그럼 해야할건? 엄살 좀 부려 하루종일 방에 처박혀있을겁니다.
이름없음 2019/05/27 13:48:20 ID : gZg7Ajjz866
비오는날이라 그런지 기억의 저편에 있던 생각들이 튀어나오네요. 평소에는 있는지도 몰랐던 생각과 기억들이요. 그러고보니, 이것 또한 제가 비오는날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였지요. 잊혀진줄 알았던 사소하고 오래된 기억들이 생각납니다. 아무런 감정 없이 순수한 기억으로요. 옛날의 기쁜일도 슬픈일도 모두 똑같이 그저 떠오르기만 합니다.
이름없음 2019/05/27 13:53:32 ID : gZg7Ajjz866
그런 의미에서 오늘 레스는 이야기 보따리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자, 기억을 거슬러 가봅시다. 지금 생각나는 가장 오래된 기억이 무엇인가요? 어릴적 취미들 이군요. 여름이면 매미가 변태하고 남은 껍데기를 수집하기도 했고, 길에서 죽은 쥐를 발견하면 뭍어주기도 했습니다. 매미 껍데기 수집은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취미는 아니었지요. 그 징그러운걸 종이컵 가득 가져와선 그대로 아무데나 두고 갔으니까요. 이해합니다. 지금 저도 매미 껍데기는 징그러운걸요.
이름없음 2019/05/27 14:00:22 ID : gZg7Ajjz866
어디보자.. 그럼 이번 이야기는 죽은쥐겠군요. 네. 어머니 말씀으로는 제가 기억도 못하는 어린 시절에 죽은쥐를 가지고 놀았다는군요. 그저 만지작거린게 전부지만요. 역겨운 해부 공부따윈 전혀 없었으니 안심하셔도 좋습니다. 어찌됐건 동물사체를 볼때마다 제게 드는 가장 큰 생각은 호기심이었습니다. 호기심을 감정이라 해야할지 생각이라 해야할지. 그 호기심을 가지고 상황에 따라 행동했습니다. 죽은 쥐는 나무 잎사귀를 따서 그 잎사귀로 꼬리 끝을 잡고 흙을 파서 뭍어줬습니다. 쥐는 더럽다고 해서요.
이름없음 2019/05/27 14:13:37 ID : gZg7Ajjz866
쥐 말고 다른 동물들의 것도 적겠습니다. 고양이 사체는 두 번... 아니, 세번이군요. 첫번째는 쥐무덤 시기에 있었습니다. 다 큰 노란 길고양이 였습니다. 털도 눈도 노란색이였죠. 무슨일이었는지 대강 추측해보자면, 아마 쥐약이겠지요. 길거리에 죽은 쥐가 널려있던 동네였으니요. 쥐약이라면 왜 그 고양이 사체가 놀이터 풀숲에 있었는지, 왜 눈을 바짝떴었는지, 왜 옆으로 누운 자세로 죽었는지 설명이 되는 것 같네요. 두번째는 몇년째 방치된 공사장이었습니다. 다 가려놓았지만 틈새로 살짝 엿보았죠. 대충 개 혹은 고양이의 것으로 보이는 백골이었습니다. 그 크기면 길고양이겠지요. 아이러닉하게 쓸쓸하더군요. 수 많은 상가와 유동인구가 공사장을 둘러싼 상태였는데, 그 곳은 고양이가 최후의 장소로 택할만큼 황량했나봅니다.
이름없음 2019/05/27 14:26:37 ID : gZg7Ajjz866
세번째는 이 년 전이군요. 자주 산책가는 공원 앞이었습니다. 흐린 삼색무늬 고양이가 길 건너는걸 봤습니다. 시선 끌만한건 없으니 아 고양이다- 생각하며 갈 길 갔죠. 조금 있다 그곳을 보니 도로에서 뒹굴거리고 있더라고요. 위험하니 상황을 좀 보려니까... 뭔가 이상했습니다. 뒹굴거리는게 아니었어요. 소리없는 단말마였습니다. 발작하듯 계속 꿈틀거리더군요. 그대로 둘 순 없으니, 움직임이 좀 잦아들면 차가 오기 전 데려올 생각이었습니다. 움직임이 작아져 안아서 인도로 데려오니, 아주 잠시 꿈틀거리더니 멈췄습니다. 그때도 전 아직 살아있을거라 생각해서 손을 대보니 그 어떤 미동 하나 없었습니다. 고양이는 죽었습니다. 아스팔트 도로를 훝느라 더러워진 손을 씻으러 공원 화장실로 갔습니다. 밝은 빛 아래 자잘한 돌과 약간의 피가 보이더군요. 그 고양이는 소리 한번 못내고, 도로 위에서 갑자기 몸부림을 치며 눈을 크게 뜨고 갔으니, 내장의 손상이 원인인 것 같습니다.
이름없음 2019/05/27 14:37:21 ID : gZg7Ajjz866
음침한 얘기는 이정도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해골이 된 다음에 해도 늦지 않겠지요. 자, 분위기가 상당히 동떨어진 다른 기억으로 가봅시다. 사촌오빠에 대한 이야기군요. 사촌오빠는 웃을때 입꼬리가 굉장히 이쁘게 올라갑니다. 백인같은 미소였죠. 그저 유전이라고 그땐 생각했습니다만, 나이 먹고 사회경험이 약간 늘으니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사촌오빠는 그 시기에 핸드폰 판매점에서 일년정도? 일했지요. 대학 생각 없어 고등학교 졸업하고 간 첫 직장일겁니다. 지금은 일 년째 수능 공부 중입니다. 이제 대학 간 줄 알았더니 일 년 더 할거라 하더군요. 공부 생각 없던 사람이 독하게 이 년동안 수능준비를 하는거죠. 이쁜 입꼬리+핸드폰판매+공부 안하던 사람이 이 년동안 수능준비=뭐겠습니까. 인간의 다양한 군상에 대한 공부를 마치고 대학을 거쳐 다른 직업을 가지려는거겠죠. 물론 제 생각은 틀릴겁니다. 본인한테 물어본 적 없으니요. 하지만 제 머리 속에선 이런 결론이 나오더군요. 해낼 수 있을만큼 강할거란 결론도요.
이름없음 2019/05/27 14:53:16 ID : gZg7Ajjz866
저는 일할때 잘 웃고 열심히 하며 친절합니다. 사실 전 직장에서의 부족한 몇몇 부분을 커버하려 그렇게 된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생각해보니 어렸을때부터 막내로써의 역할을 수행했죠. 저는 집안에서도 막내였고, 외가 친가의 가족모임에서도 막내였습니다. 막내는 역할 같은거 딱히 없습니다. 귀엽고 순수하게 굴며 주변 분위기 밝히는 정도랄까요. 용돈을 바란게 아닙니다. 그 누구도 강요하지 않았는데도 그저 묵묵히 했을 뿐이지요. 저도 이유는 모르겠네요. 뭐, 이렇게 작은 집단의 치어리더같은 역할도 간간히 하며 자랐으니.. 막내로써의 경험이 일 할때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치긴 했을겁니다.
이름없음 2019/05/27 14:59:49 ID : gZg7Ajjz866
카피바라 인형 하나 안고 자기 좋은 날이네요. 검색해봐도 카피바라상 인형만 잔뜩이라 진짜 카피바라 인형을 찾기 힘들 것 같지만요. 그나저나 본인글엔 추천이 안되는군요. 흠.. 냥이 좀 귀찮게 하다 자야겠습니다.
이름없음 2019/05/27 15:07:24 ID : gZg7Ajjz866
냥이 어디 갔나 했더니 제 옷장 안에서 곤히 자고있네요. 요 귀여운 것. 코코넨네, 우리 이쁜이.
이름없음 2019/05/27 15:08:52 ID : gZg7Ajjz866
컴퓨터 다시 한번 켜보고 안되면 딘노래 들으며 자야겠습니다. 딘 최고야. 꿀성대. 잘생겼어. 노래잘해.
이름없음 2019/05/27 15:33:33 ID : gZg7Ajjz866
컴퓨터는 하루동안 휴가갔습니다. 과자 먹으며 한니발 봐야겠네요.
이름없음 2019/05/28 02:14:37 ID : gZg7Ajjz866
집 가깝고 늦은 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걸 알고나선 매니저님이 제게 문자를 보냈어요. 열한 시 부터 두 시까지 일할 수 있냐고요. 새벽이요. 하하.. 열한시에 여자애가 일하러 간다니.. 유니폼 안입으면 거의 오해받을 수준 아닐까요..
이름없음 2019/05/28 02:22:07 ID : gZg7Ajjz866
비주얼을 보면 단박에 오해라는걸 알테지만요. 비교가 안되거든요. 그런 언니들은 진짜 모델같아요. 길쭉늘씬하고 얼굴은 어찌나 주먹만하던지. 물론 전 관계자는 전혀 아니지요. 하지만 밤에 유흥가가면 꽤 보이더라고요. 모델같은 몸, 작은 얼굴, 힐, 계절에 따라 외투는 바뀌지만 빨간 원피스와 맨다리는 변하지 않더라고요.
이름없음 2019/05/28 02:33:19 ID : gZg7Ajjz866
유흥가 하니 떠올랐는데, 사실 전 어렸을적엔 밤의 유흥가를 좋아했답니다. 빛이 환하게 켜진 밤의 거리도 좋아하고, 사람도 꽤 많으니까요. 유흥가 만큼 밤에 그렇게 생기 넘치는 곳이 또 어디있을까요. 물론 유흥가를 좋아했다는게 아닙니다. 그저 제가 좋아하는 요소가 일치했을뿐이죠. 야시장과 불꽃놀이 같이요. 아직도 야시장, 불꽃놀이는 정말 좋아합니다. 조금 외람된 말이지만 별 보는 것도 좋아하고요. 하지만 이제 유흥가는 안좋아합니다. 무슨 일이 있었거나 변한것도 없어요. 모르겠어요. 엮일 일도 없을테지만 밤에 유흥가를 지나갈땐 정면을 보고 굳은 얼굴로 바삐 갈 길 갑니다. 바닥에는 종이가 많거든요. 섹시한 옷이나 속옷만 입은 언니들 사진이 있는 전단지와 카드가요.
이름없음 2019/05/28 02:46:09 ID : gZg7Ajjz866
유흥가에 관련된 기억이 떠올랐는데, 어릴적 부모님 가게 옆엔 바가 있었습니다. 이쁜 언니들, 불법 서비스.. 이런거 다 없고 그냥 젊어보이게 꾸민 나이 많은 아주머니와 네온사인 달린 간판과 내부 인테리어 뿐이었죠. 뭐 일단 둘 다 밤장사라는 공통점이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생각해보니 지금 저도 밤장사 하는 곳에서 알바하고 있긴 하네요. 다시 이야기로 돌아와서, 그 아주머니는 저를 이뻐해주셨어요. 그 나이에 홀로 바를 운영하시는걸 보면 아마 자식은 없으셨을겁니다.
이름없음 2019/05/28 02:52:58 ID : gZg7Ajjz866
아주머니는 아이를 싫어하는것도 아니었고, 바로 옆 가게였는데다가, 어릴적 저는 얌전하고 조용하고 귀여웠죠. 뭐.. 아마 저런 것들 때문에 교류가 있었던 걸겁니다. 한번은 가게 내부로 들어갔는데 견과류를 주시길래.. 앉아만 있다 오기도 했네요. 잡담은 그만하고, 사실 그 아주머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사탕입니다. 가끔 제게 그 사탕을 주셨는데, 사실 제대로 기억하는것도 아닙니다. 핑크색 이었던 것 같고, 사탕인지 초콜릿인지 본오본 같은 거 였는지도 몰라요. 다만 그걸 좋아했다는 것 만은 기억합니다.
이름없음 2019/05/28 03:06:24 ID : gZg7Ajjz866
어렸을때 생각하니 학창시절이 떠오르네요.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에선 맨날 거의 1등이었죠. 고등학교는 내신 낮은 신설로 갔기에 조금만 공부해도 일 이 등급 받는게 쉬웠고, 초등학교땐 항상 반에서 1위였죠. 키 순으로요. 지금은 대략 2점대네요. 대학 성적이요. 공부 말아먹었습니다. 살려주세요.
이름없음 2019/05/29 04:27:13 ID : gZg7Ajjz866
당연하다 해야하나 불가피하다 해야하나. 오늘은 어머니와 작은 의견 충돌이 있었어요. 밤 열 한시에 나가 새벽 두시에 들어오는 알바에 대한 불만이었지요. 이해합니다. 하지만 제가 설설 기거나, 예스맨 흉내라도 내거나, 이용당하는건 아니랍니다. 저도 밤에 움직이는걸 좋아하고, 횡단보도 무시하면 불켜진 거리를 거쳐 집까지 오 분 정도 밖에 안되니까요. 누가봐도 비정상적이긴 할테지만, 저는 그리 나쁘지 않은 제안이라 생각했어요. 뭐.. 이른 새벽까지 고기와 '술'을 판다는게 어머니에겐 가장 큰 문제로 보인 것 같지만요.
이름없음 2019/05/29 04:35:23 ID : gZg7Ajjz866
여태껏 진상은 딱히 본 적 없고 그냥 이차 삼차 온 아저씨 들이나 퇴근하고 한 잔 하러 온 분들이 대부분이였죠. 아, 하나 있네요. 일행이 술먹어서 헛소리 하는거에 양해를 구하시던 분이요. 콜라 드셔놓곤 안먹었다 발뺌하고 콜라 값만 계산 안하고 갔어요. 뭐 쨋든.. 저는 만족합니다. 일 하는 동안은 집에서 오빠한테 무시당하거나 어머니의 히스테릭한 소리지르기를 듣지 않아도 되니까요. 더 재미있는건 그 다음 이랍니다. 이 일에 관해 저를 다그치시곤 바로 아버지와 집 보증금값을 마련해야 한다- 하는 대화를 하시더라고요. 돈에대해, 특히 저런 소리 들을때마다 그냥 뛰쳐나가 일하고 싶어진다니까요. 돈 벌테니까 집안에서라도 조용히 계셔주시겠나요.
이름없음 2019/05/29 19:08:29 ID : gZg7Ajjz866
오늘 어머니한테 야단맞았습니다. 일곱시에 같이 마트 가기로 해놓고 어디 갔냐고요. 어머니 산책 가셨을때 잠깐 다른곳 가니 여섯시에 저런 말을 하시네요. 어머니, 어머니빼곤 그 누구한텐 씨도 안먹힐 논리는 마음 속 청중들에게 하십시오. 실제 사람에게 하고 싶다면 정신과의사는 기쁘게 들어줄겁니다.
이름없음 2019/05/29 19:11:34 ID : gZg7Ajjz866
힘든 일을 하든 저는 상관 없습니다. 집에서 엄마 헛소리 들어주고 철없는 오빠한테 무시당하는 것 보다 일하다 세번 쓰러질지언정 일이나 할렵니다.
이름없음 2019/05/29 19:15:02 ID : gZg7Ajjz866
정신병자와 한 집에 갖혀지내고 한심한놈한테 무시당하며, 아무도 절 필요로 하지 않던 과거보다 행복합니다. 그러니까 신경 꺼요. 돈을 적당히 모으든 빡이돌든 나중에 여성보호센터 같은곳에서 며칠 쉴렵니다.
이름없음 2019/05/29 19:16:26 ID : gZg7Ajjz866
쨋든 지금은 집에 있으니 잠이나 잘렵니다. 혹여나 꿈에서라도 방해하지 마시길.
이름없음 2019/05/29 22:42:57 ID : gZg7Ajjz866
두렵습니다. 진즉에 혹은 결국엔 볼 결과를 봐야 할 때가 온 것 같아서요. 그냥 오늘은 조금 깊게 갔다 치고 잊어넘길 수 있겠지만.. 쉽게 떨쳐지진 않네요. 이렇게 되야 했다는걸 이제 깨달았으니요. 그저 평소와 같은 해프닝으로 넘어갈겁니다.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전에도 아무일 없던 것처럼 넘어갈거라 생각했던 그 일은 결국 일어났죠. 저도 따라가는겁니까.
이름없음 2019/05/29 22:44:50 ID : gZg7Ajjz866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거의 만날 수 없을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야겠네요.
이름없음 2019/06/01 15:40:02 ID : gZg7Ajjz866
언니와 통화 후, 오빠가 엄마를 닮은 것 만큼이나 저도 언니를 닮았다는 확신을 얻었네요. 언제가 되든, 어떤 방식으로 되든 저도 같은 결말을 볼거라 생각합니다. 어제 아버지께 제 생각을 말씀드린 이후로 마음이 더 복잡하군요.
이름없음 2019/06/01 15:46:50 ID : gZg7Ajjz866
그렇게 된다면 애묘카페에서 일하고 주변에 월세방을 얻어 살고 싶네요. 어디든간에 상관 없습니다. 다만 저를 알던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가고싶네요. 요새는 언젠간 가족들 정신상태가 나아질거라는 것과 나이와 직위에 맞는 언동을 보일거란 환멸도 깨졌습니다. 그들은 비슷한 경험도, 사례도 들어본 적 없기에 전혀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동안의 저와 가족들의 이미지의 큰 괴리감에 혼란스러워 하며 자기가 무슨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것 같더군요.
이름없음 2019/06/01 15:53:32 ID : gZg7Ajjz866
너무 혼란스러워 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당신이 남들에게 진실되고 싶었던 것 처럼, 저도 당신에게 만든 이미지로 여겨지길 바랬을 뿐입니다. 덜떨어져보이고, 바보같고, 순수하고, 작은것들을 사랑하는, 어리숙한, 아이같은 저로 말입니다. 당신의 사회인으로서의 인생에 한 순간이나마 다른 관점으로 휴식할 수 있게요. 그러니 너는 그랬다, 아니었다 같은 부질 없는 말은 삼가해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내면의 순수함은 아직 있습니다. 마음 속 저 깊은곳에 처박혀있죠. 그냥 받아들이세요. 당신이 사랑하던 순수한 아이는 죽었습니다.
이름없음 2019/06/01 15:57:31 ID : gZg7Ajjz866
언니가 제가 철없을적 몇번 했던 죽음 이야기 때문의 저의 의도한 죽음을 두려워하더군요. 물론 그렇겠지요. 저도 언니를 사랑합니다. 또한 언니의 죽음을 두려워하고 일어나질 않길 바랍니다. 하지만 무언가.. 제 죽음도 제 맘대로 결정 내릴 수 없다는게 헛웃음이 나오더군요. 얼마나 죽음을 간절히 원하든, 언니를 사랑하는 마음이 항상 장애물이 되고 실현되지 못하겠지요.
이름없음 2019/06/01 16:00:17 ID : gZg7Ajjz866
아무도 날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싶고 기분 전환도 하고 싶으니 어쩌면 여행하기 좋은 시기일지도 모르겠네요. 아예 해외를 다녀오는것도 나쁘진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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