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문장으로 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나는 지금까지의 인생을 모조품으로 살아왔다. 나는 세간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이었다. 세간의 시선에서 보면 나는 부족함 없는 인간일지도 모른다. 실패 없이 자란, 온실 속의 화초같은 인간. 좋은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체없이 곧바로 대학교에 들어가서, 임용시험도 곧바로 패스해 안정적인 직장으로 불리는 교사가 되는 데 성공. 집안에 큰 우환도 없고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삶을 사는 것도 아니다. 그런 내가 갑자기 교사를 관두겠다고 말하는 것에 누군가는 이상하다고 말할 것이다. 당장 정신과 의사도 후회할 결정은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사실 일이 내 적성에 맞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는 아이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이 아니다. 그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은 것 같다.
00002019/05/25 00:54:25ID : o6nO1eK7ta7
사실 이렇게 일기를 쓰면서도 내가 어떻게 보일지 고민하면서 일기를 쓴다. 세상에서 제일 가는 멍청이다! 내가 어떻게 보이든 그게 뭐 대단한 일이라는 걸까. 자의식 과잉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쉽게 고쳐지지가 않는다. 나는 이제 모조품같은 인생에서 벗어나고 싶다. 그리고 내 오리지널리티를 찾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죽으려고 한다. 안 그러면 너무 억울해서 죽어서도 눈이 안 감길 것이다.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 없는 나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찾아내고 나서는, 죽고싶은 마음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00002019/05/25 00:59:03ID : o6nO1eK7ta7
완벽할 필요는 없다. 애초에 완벽할 수도 없다. 죽을 때까지 나는 어딘가 모자란 상태일 테니까. 사람은 누구나 그랬다. 그러니 내가 친구를 만드는 걸 어려워하고, 모든 일에 쉽게 지치는 인간이며, 겁도 많은 데다가, 내 할 말도 제대로 할 줄 몰라서 속으로만 앓는 사람이라고 나 자신을 너무 비난하지는 말자. 그냥 그런 인간으로 태어났으니까.
00012019/05/31 01:03:26ID : Mlu9xTVfhs1
적당히 피곤하고 적당히 노곤한 밤이다. 창작에 있어서 나는 천재들의 발끝만치도 따라갈 수 없을 것이다. 죽어라 노력해도 무리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미완성품인 나라서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00022019/05/31 14:05:56ID : Mlu9xTVfhs1
목구멍이 너무 아프다. 으. 일어나야 하는데 일어나기 너무 싫다. 시간을 버리면서 계속 미루고 있다... 영원히 일어나기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