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19/06/06 01:22:52 ID : reY5O6Y8lCq
심심하니 주제 정해서 글 써봐야지. 난입환영 같이 글 써요~~.~.~.~.~
◆tjBs5Qty2NA 2019/06/06 02:01:07 ID : reY5O6Y8lCq
할머니는 치매였다. 허름한 주택. 그곳의 지하실이 할머니의 세상이었다. 지하실 계단을 올라올 힘 조차 없는 할머니는, 지하실 가장 안 쪽 방 한켠에서, 둘째 딸의 보살핌을 받으며 그렇게 삶의 끝자락을 보내고 있는 듯 했다. 손녀인 연희와 미희는 명절 때마다 할머니를 찾아왔다. 거친 돌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할머니 방 문을 열면, 할머니는 겨우 몸을 움직여 미희를 반긴다. 할머니 앞에 앉는 연희와 미희. 할머니는 흐려진 눈동자로 연신 미희의 이름을 부른다. "밖은 위험해, 미희야. 밖은 위험하단다. 미희야." 인사를 다 나누고, 자매가 집에 가야할 시간이 되었는데도, 할머니는 보내줄 생각이 없다. "밖은 너무 위험해. 가지마. 미희야." 밖은 위험하지 않다. 할머니 방 문을 열고 나가면 위험한 세상이 아닌 지하실이다. 위로 올라가면 자매에겐 큰이모, 할머니에겐 둘째 딸의 집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다는 것. 치매인 할머니는 알 리가 없다. "나가지 마. 미희야. 밖은 위험해." 위에서는 가족이 부르기 시작한다. "연희야. 미희야. 집에 가야지. 그만 올라오렴." "가지 마. 미희야. 밖은 너무 위험해." "빨리 올라오라니까." "가지 마. 미희야." 안절부절하는 연희. 그리고 그런 연희를 두고, 지하실을 나가버리는 미희.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밖은 위험해. 미희야." 할머니는 연희의 손을 잡으며 말을 이어간다. "저는, 연희예요. 할머니." "미희야. 밖은 위험해." "연희야. 넌 안 올라오니? 빨리 올라 와." 위에서 들리는 가족들의 목소리. 그리고 손을 잡고는 미희의 이름을 부르는 할머니. 연희의 눈엔 혼란함이 가득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할머니는 돌아가셨다. 연희는 할머니를 생각하면, 그 때의 일이 생생하다. "참, 할머니는 미희만 좋아했었지. 내 이름은 한 번도 불러준 적이 없잖아." 내심 서운했던 연희. 그런 연희를 이상하다는 듯 보던 어머니의 말. "할머니가 연희를 알 리가 없지. 연희 너는 할머니의 치매가 시작될 쯔음에 태어났 거든." 연희는 몰랐다. 할머니는 연희에 대한 기억 전부가 없었다는 것을. 할머니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줄 알았다. 이미 돌아가셨으니, 할머니가 연희를 사랑했는 지, 사랑하지 않았는 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분명 연희를 사랑했다. 다른 가족들 꿈에는 단 한번도 찾아간 적이 없었던 할머니가, 연희의 꿈에 찾아와서는, 한참을 바라보시다 가셨다. 연희가 말을 걸어도, 아무 말도 없이. 생전에 사랑해주지 못 했던 연희를 그렇게 살피고 가셨다. 그 후로 할머니를 꿈에서 만난 사람은, 아무도 없다.

레스 작성
6레스읽는 사람들이 만드는 소설new 560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4시간 전
399레스첫문장/도입부 적고가는 스레new 1029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8시간 전
906레스소설 제목 기부하는 스레new 3924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9시간 전
6레스이과와 문과의 고백법 42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3레스웹소설에서 좋아하는 부분 각자 얘기하고 가자 183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42레스'사랑'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보자! 943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347레스마음에 드는 문장 모으는 곳 3728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3레스로판에 등장인물 이름 고증 어떻게 해? 28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71레스패러디 소설 창작자+독자 잡담판 1703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5
5레스과거의 흑역사 쪼가리들을 읽어보는 스레 431 Hit
창작소설 이름 : 수치사하기직전 2024.04.14
3레스소설 주제 좀 추천해줄 사람..?ㅠㅠ 440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4
1레스어른이 되고 깨달은 것은 51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6레스너무 특이한 이름 별론가 656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3레스이런 설정 흔한가?? 648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1레스으헤헤 학교 간다 650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5레스소설 여주 이름 지었는데 평가 좀 73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65레스외모 묘사 최대한 맛깔나게 해주라… 13666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2레스미국 배경 로판 머리색, 눈색 70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3레스릴레이 소설을 써보자! 70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2레스내일 봐 100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