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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님 2019/06/13 16:54:07 ID : SMqqo1A2Hwo
1. 우울한 그 이른 아침 6시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 소리에 그가 눈을 뜬다. 익숙하게 울리는 알람 소리 ‘Blue dawn-푸른 자살’ 매일 그가 듣는 알람 소리이다. 늘 그래왔듯이 그는 알람을 끄고 이불을 구석으로 치워놓는다. 그의 방은 그의 성격을 보여주는 듯이 난잡하게 어지럽혀져 있다. 싱크대에는 그저께 먹고 치웠던 그릇이 그대로 놓여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하루에 두 번 있는 샤워중 아침의 샤워를 한다. 어쩌면 그가 유일하게 ‘깨끗해질 수 있을 때’ 일지도 모른다. 타다유키 칸지 잊어버리지 않게 명찰을 바지 왼쪽 주머니에 흘려 넣은 후 7시 자전거를 타고 그가 일하는 가게 ‘좋은 하루’에 출근한다. 그가 일하는 직장은 작은 도시의 패밀리 레스토랑. “좋은 아침입니다” 정말 자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말을 내뱉는다고 생각하며 칸지는 옷을 갈아입는다. 그가 하는 일은 분류해놓은 쓰레기 내놓기 시간이 난다면 홀 청소하기 그리고 주방일 1시간에 5000원 이 모든 일을 하는 그의 가치이다. 조금은 자신의 가치를 올려달라고 외쳐볼 수도 있지만 어쩐지 그는 지쳐 보였다. ‘모든 일에 어떻게든 납득 하고 살아가자.’ 어쩌면 그가 인생을 살아가는 목표일지도 모른다. “오늘은 조금 바쁠지도 몰라. 그러니까 쓰레기 좀 빨리 내놓아 줬으면 좋겠는데 칸지군.” 가게를 열려면 1시간이나 남았지만 오늘도 역시 그보다 1년 먼저 들어온 에이지 이토씨는 그에게 잔소리를 한다. “죄송합니다.” “나 때는 말이야 몇일 되지도 않아도 이런거 있지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치웠는데 너는 가게 들어온지 4개월이나 됐으면 이제 이런거 말 안해도 알아서 해야되지 않을까 싶은데.” “죄송합니다.” 조금은 따져 볼법한 일인데도 칸지는 무덤덤하게 대답하면서 묵묵히 쓰레기를 버리러 간다. 쓰레기를 버리러온 칸지는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에서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을 맞으며 생각했다. ’아 죽고싶다‘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꿈, 기대 그런것들은 칸지에게는 남아있지 않았다. 꿈을 꿈 힘도, 웃을 힘도, 이겨낼 기운도 남아있지 않은 칸지 였으니까. 그는 자신을 기만하지 않았다. 꿈을 꾸지 않았고 기대를 하지 않았다. 누군가한테 기대는 일도 그에게는 크나큰 사치였고 그러함으로 사람을 믿는 일도 없었다. 그는 어른이였지만 아직 어렸고 어린 그가 견디기에 그는 너무 크나 큰 상처를 많이 입은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정말 빌어먹게 좋은 아침이야’ 그는 이 기분 좋은 아침의 느낌이 싫었다. 어째서인지 자신이 조금 더 비참하게 느껴졌으니까. “오늘은 일이 조금 많아서 조금 늦게 퇴근해야 될거 같아 칸지군”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이 사람은 이 가게의 점장 “아마이 유우카” ‘얼굴빛 하나도 변하지 않고 저런말을 할 수 있다니 참 대단한 사람이야 당신은 추가 수당을 줄 것도 아니면서’ “네 점장님” 속으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도 역시 칸지는 알았다는 대답을 한다. 네 그리고 죄송합니다. 어쩌면 칸지가 살면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그에게 답답하지만 어쩌면 편하게 사는 방법을 가르쳤을지도 모른다. 그의 세상은 네 그리고 죄송합니다로 이루어져 있을 만큼. ‘구름 한점없이 예쁜 하늘, 불어오는 기분 좋은 바람 그리고 추가 근무 하하 죽기 딱 좋은 날이야’ 자신을 죽이며 살아간다. 어쩌면 그건 칸지가 자신을 죽여가는 방법이면서 살아있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 일이 끝나기 30분쯤 전 이토씨가 말했다. “야 칸지 마무리는 니가 해줘 나 오늘 저녘에 급한 약속이 있어서 말이야. 하하 미안 다음에 네가 약속 있을 땐 내가 대신 마무리 해줄게. 너 어차피 늘 그렇듯이 약속 따위 있지도 않잖아” ‘뭐 약속이라 해봤자 별것도 아닌 친구들이랑 잡은 약속 아니에요? 왜 내가 그쪽 일까지 도맡아서 마무리를 해야되는 거죠? 미안하다면서 전혀 미안해 보이지 않는 태도는 뭐구요. 제가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쪽이 알아서 하고 가세요.’ 내뱉어지지 않을 말이었고 칸지는 대답했다. “네” 칸지는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왔다. “다녀왔습니다” 대답은 없다. 당연히 그도 알고 있다. 그저 예전부터 이어온 그의 습관이었다. 분명 그에게도 집에 돌아와 인사를 하면 받아 줄 사람이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언제나 혼자인 그였다. 인사를 한다. 아무도 없는 적막하고 공허한 방만이 그를 반긴다. 10평 정도의 작은 방 하나 옆에 붙어 있는 부엌 그리고 욕실 어쩌면 유일한 칸지만의 공간이다. 빌어쳐먹게도 이 적막하고 공허한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는 기분은 익숙해 지지가 않는다. 조금이라도 방안의 공허함을 채워보기 위해 티비를 튼다. “오늘은 다행이야 마침 편의점에 남은 도시락이 있어서 말이야. 귀찮게 집에서 요리하고 설거지를 안해도 괜찮겠어.” 이것도 그의 습관중 하나인 혼잣말 이었다. 언제부터인가 혼잣말을 하는게 더는 이상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편한했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왜인지 모르게 적막했던 방이 그의 목소리로 차올랐다. “오늘은 말이야 힘들었어 유우카 그 점장은 추가 근무를 하라고 하지를 않나 이토 그놈은 마감 일을 나한테 맡겨두고 가지를 않나. 하하 나도 진짜 한심하지? 싫은 말 한소리 못하고 말이야 정말 오늘은 날씨도 좋았는데 오늘 같이 죽기 좋은날은 드물다고” 혼잣말을 내뱉는다. 오늘 하루의 일을 내뱉는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건다. 그가 집에 돌아와서 늘 하는 일이다. 어색하지 않았고 익숙한 일 그래 맞아 그냥 그런 일이야. 그리고 나서 그가 가장 좋아하는 하루에 두 번있는 샤워중 저녘의 샤워를 한다. 그가 좋아하는 목욕을 하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칸지 그가 과연 무었을 씻어낸지는 모른다. 아마 오늘의 ‘더러움’을 씻어내지 않았을까. 그는 오늘도 묵묵히 ‘씻어낸다.’ 자기전 내일의 알람을 제대로 맞췄는지 확인하고 침대위에 눕는다. “내일은 조금은 덜 죽고싶은 날이면 좋을텐데 말이야” 27살 타다유키 칸지 조금은 우울해 보이는 그의 일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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