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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6/16 23:25:24 ID : tvwpXBz9ck7
게임을 하면 500만원을 준다는 터무니없는 제안이 당신에게 떨어진다면, 당신은 분명 믿기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그랬다.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던 내게는 혹한 내용의 프로젝트였다. 어떤 위험한 임상 실험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장소에 도착하자 말 그대로 평범한 숙소였다. "207호 열쇠입니다. 방이 문제가 있다면 방 내부의 호출 벨을 눌러주시고 규칙은 계약서에서 보신대로 기본 30일, 게임에 하루에 3시간 이상 접속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너무나 좋은 조건이었다. 저위험 고소득, 내가 딱 원하던 그런 조건의 프로젝트였다. 새롭게 만들어진 획기적인 가상 현실 게임이라는 말에 평소 게임을 즐기던 내 심장은 두근거렸다. 무슨 장르일까, FPS? RPG? 나는 숙소에서 짐을 풀고 방을 둘러보았다. 전혀 실험실 같은 느낌도 들지 않고 쾌적하다. 숙소에 도착한 지 약 10분이 지나자 방 내부의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참가자 여러분들은 모두 게임을 실행시켜주세요. 아이디는 미리 준비되어 있습니다." 탁자 옆에는 신기하게 생긴 안마 의자 모양에 게임기가 놓여져 있었다. 전혀 게임기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관의 느낌이랄까. 사람 하나가 들어갈 크기의 하얀 게임기다. 나는 주저하지 않고 게임기 안으로 들어가 메뉴얼에 쓰인대로 버튼을 눌렀다. '실행 버튼이.... 녹색.' 녹색 버튼을 누르자 기계 내부에 아늑한 불이 들어오며 뚜껑이 닫혔다. 조그만 기계음이 웅웅거리더니 갑자기 의식이 사라졌다. '어라?' 잠시 잠을 잔 느낌이었다. 의식이 순간 사라지고 눈을 뜨자 나는 가상의 공간에 있었다. 눈에 쓰는 VR과는 차원이 달랐다. 정말 다른 공간에 들어온 듯한 느낌. 현실감이 넘쳤다. [캐릭터] 내 눈 앞에는 캐릭터 제작 버튼이 공중에 떠 있었다. 그 버튼을 누르자 캐릭터를 제작하는데 필요한 조건들이 나왔다. '성별은 남자. 키는 좀 크게. 검은 머리에 초록색 눈. 체격은 늘씬하게 만들어야지.' 남자치고 아담한 키인 나는 내 게임 캐릭터를 세련된 느낌의 남자 캐릭터로 만들었다. 나는 튀는 복장은 좋아하지 않았다. 평범하지만 매력있게, 그게 포인트였다. 완성한 캐릭터는 그대로 내가 되었다. 이상한 게임. 실감나는 공간에 캐릭터도 나 자신이 움직이는 그대로 조작된다. 어떻게 만든 건지는 몰라도 꽤나 거금을 들인 것이 분명하다. 마치 실제 현실같은 느낌. 게임은 시작되었다. 플레이어 3375 님이 접속하였습니다. 게임을 시작하자 처음에 내가 있던 공간이 사라지고 푸릇푸릇하게 우거진 숲이 나타났다. 나는 한순간에 이 게임 방식을 이해했다. 튜토리얼도 필요 없었다. 마치 손을 움직이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스킬을 사용하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게임 설명서에서 읽은 자동 적응 시스템인가. 5레벨이 되면 직업을 고를 수 있었다. 나는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숲을 맴돌았다. 그때, 우거진 숲 사이에서 낯선 물체가 보였다. 플레이어다. 나만 이 게임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 프로젝트 참가자는 총 80명이었으니까. 나는 반갑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게임을 처음 시작하니 조금 어렵네요. 혹시 다른 플레이어들도 보셨나요?" 내 앞에 있는 플레이어는 조금 달랐다. 먼저 중년미가 넘치는 남성 캐릭터였고, 복장 또한 나와 달리 치렁치렁한 로브를 입고 있었다. 복장만으로도 마법사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잠깐, 마법사...? 5레벨을 넘긴 유저? "네. 반가워요." 마법사 캐릭터가 내게 인사와 동시에 마법을 날렸다. 알록달록한 광선이 쏜살같이 날아들었고 간신히 피한 내 등 뒤에서는 나무가 박살나는 소리가 들렸다. 마법사가 날 공격한다. "저기... 잠깐만요! 왜 공격하는 겁니까?" 마법사는 의아해하며 오히려 내게 되물었다. "우편함 못 봤어요? 왼쪽 상단에." 나는 급히 메뉴를 열어 왼쪽 상단에 있는 우편함을 열었다. 그곳에는 GM으로부터 한 통의 편지가 와있었다. {게임에 참여해주신 베타테스터 분들께 5레벨 전직권을 드립니다. 마음에 드는 직업을 선택하시고 원하는대로 스킬을 조합해 보세요. 유저를 만난다면 결투를 벌이세요. 마지막 남은 유저에게는 특별한 보상이 주어집니다.} 아하, 이제야 알겠다. 그러니까 난 모두가 직업군을 선택하고 강해진 상황에서 홀로 무직인 것이다. 마법사는 내 반응을 보고서 눈치를 챈 모양이다. 또 다시 알록달록한 광선이 내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으악! 타임! 타임!" 나는 전력으로 도망쳐 커다란 바위 뒤에 숨었다. 바위 뒤에서 재빠르게 전직 이용권을 눌렀다. 직업을 빨리 결정해야 했다. 제대로 살펴볼 시간도 없이 나는 수많은 직업 중 강해 보이는 하나를 정신없이 골랐다. "거기 숨어도 못 도망쳐요." "마법사씨. 원래 도망칠 생각도 없었어요." 내 직업의 이름은 컨트렉터, 계약자라는 뜻이다. 이 직업은 꽤나 강해 보이는 무기와 의상을 갖추고 있다. 나는 같은 5레벨에 같은 조건이라면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마법사는 낮게 중얼거렸다. "뭐... 처음 보는 직업이네요." 알록달록한 광선이 발사되었다. 나는 첫번째 스킬 계약을 사용했다. 그러나 나는 마법사를 맞추기는 커녕, 한참 떨어진 바위에 계약을 걸었다. 그러자 계약 성공 문구가 나타났다. 바위는 갑자기 마법사에게 날아갔다. 당황한 마법사는 광선을 바위에 집중 포격해 간신히 막아냈다. 이 계약자 직업, 쓸만하다. "계약!" {실패했습니다.} 마법사에게 계약을 걸었지만 실패했다. 나는 두번째 스킬을 사용했다. 각서라는 스킬이었다. 마법사에게 적중한 그 스킬은 실로 어처구니가 없는 스킬이었다. 마법사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제가 각서에 수락을 안 하면요?" 그렇다. 쌍방이 수락을 해야만 사용 가능한 스킬이었다. 쓰레기다. 확실히 쓰레기야. 마법사의 알록달록한 광선이 사정없이 날아왔다. 나는 개구리마냥 팔짝팔짝 뛰어다니며 빼곡한 나무와 바위 사이로 도망쳤다. 그 순간, 또 숲의 풍경과 이질적인 무언가가 보였다. 사람이다. 플레이어. 마법사만으로 벅찬 지금 상황에 또 다른 플레이어까지 만난다면 더이상의 도주는 불가능했다. 그러나 내 예상과 다른 상황이 발생했다. "아... 이런." 마법사는 내 앞에 있던 플레이어를 보고는 광선 발사를 그만뒀다. 무언가 곤란한 표정으로 깊은 숲 속으로 돌아가는 모습이 딱 사냥감을 놓친 사냥꾼과 똑같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낯선 플레이어는 내 곁으로 다가왔다. "당신 계약자지?" 내게 말을 건 플레이어는 천으로 두텁게 몸을 감싼 여자 캐릭터였다. 판타지 만화에서 나오는 암시장 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차림이었는데, 상인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직업을 유추할 수 없다. "나랑 계약하지 않을래?" 수상한 플레이어는 내게 계약을 제안했다. 나는 급하게 스킬들의 설명을 읽었다. 계약 - 대상과 계약한다. 계약한 대상에 관해서 다른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각서 - 서로 약속을 정한다. 이를 어길 시, 그에 정당한 각서의 효과가 발휘된다. 사용 가능한 스킬은 단 두개 뿐이었다. 플레이어는 내게 계속해서 재촉했다. 아마 계약을 해주지 않으면 죽겠지.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계약을 걸었다. 플레이어는 만족한 표정으로 내게 말을 걸었다. "좋아. 그럼 함께 이 게임을 클리어하자고." "잠깐, 아직입니다. 계약의 효력은 서로를 공격하면 취소된다. 각서에 동의하겠습니까?" 플레이어는 언짢은 표정으로 각서에 동의했다. 이제 이 플레이어는 날 공격할 수 없다. 이로써 나는 안전해졌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착각이었을까, 그 순간 내 눈 앞에 문구가 떠올랐다. {근처에서 누군가가 빠른 속도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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