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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고3이고, 제이도 고3이야. 우리 학굔 남녀공학이고. 난 중간에 전학을 와서 제이가 이상한애라는 걸 고3 때 알았어.
고2 때는 제이가 얼굴을 아주 하얗고 빨갛게 칠해 놔서 화장에 관심이 많은 앤가보다... 하고 느꼈을 뿐이었어. 그때 애들 사이에도 제이가 너무 하얗게 화장을 한다는 거에 지나가다 한 마디씩 할 정도, 딱 그 뿐이었어.
아마 그 때 제이에 대해 그렇게 큰 말이 없었던 거 보면, 그 땐 이정도까진 아니었나봐. 고3이 돼서 제이는 소위 말하는 도움반 취급을 당하며 남들의 조롱거리가 됐어.
제이가 고3이 돼서 왜 도움반 취급까지 당하며 조롱거리가 됐냐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한창 설명하고 있으면 선생님 여러번 크게 불러놓고선 애들이 관심을 주면 아니라면서 말고, 수업 도중에 크게 혼자 웃는다던가 아무튼 남이 관심을 가져주면 물불 안 가리고 뭐든 하는 것 같아. 나도 제이랑 말을 딱 한 번 해봤는데 좀 이상했어. 이건 이따가 풀게.
무튼 제이는 남들이 좋은 관심을 가지든 나쁜 관심을 가지든 관심 받는 걸 좋아한 것 같아. 관심을 줄 때마다 제이는 더 심해졌어. 수업시간 도중에 혼잣말 하는 게 많아졌고, 정적일때 혼자 웃는 경우가 많아졌어. 참고로 제목이 옆반 미친년이듯이 제이는 나랑 다른반이고, 여기까진 들은 얘기들일 뿐이야.
일이 터진 건 저번주 금요일이었어. 제이가 평소에도 남자애들한테 관심이 좀 많았는데, 특히 여자애들 사이에서 꼭 잘 생겼다고 말이 나오는 그런 애들한테 관심이 많았어. 항상 제이는 남자애들에게 관심이 많았는데, 금요일에 타겟이 바뀌었어.
그 전엔 관심이 있더라도 페친 걸고, 페메하는 수준이었는데 금요일에 제이가 한 짓은 도를 넘은 거지. 이렇게 말하긴 좀 뭐한데 애초에 제대로 된 친구도 없었지만, 하나 있는 친구에게 그 남자애 얘기를 한 거야.
그 남자애가 자기를 스토킹하고, 때리고, 욕설하고, 성희롱 한다는 말을. 성희롱 수준도 저급했어. 자기보고 가슴 몇컵이냐, 야동 찍냐, 걸X년이다 이런식으로 말 했다고.
사실 제이가 객관적으로 봤을 때 키도 작고 뚱뚱하고 예쁜 편도 아닌데다가, 제이는 거의 미친년이 다 됐는데 애들이 그 말을 듣냐고. 여기서 애들에는 나도 포함하고, 아까 말했듯이 제이가 관심 받는 걸 좋아해서 일부러 애들이 많을 때 크게 얘기한 것 같아.
동접! 그래서 애들은 제이가 드디어 시작이구나, 싶어했고 그 당사자인 남자애도 어차피 애들이 제이 말을 안 믿을 걸 알기때문에 그냥 넘어가려했어. 학교 측에서도 쉬쉬하길 바랬고.
하지만 이렇게 끝났으면 스레를 세우지도 않았겠지. 오늘 걘, 금요일보다 더 심해져있었어. 오늘은 선생님들마저 개입했고.
금요일에 제이에게 당했던 애가 그 남자애 한명이었다면, 오늘은 세 네명 정도 됐어. 걔가 애들이 모여서 다 보는 데서 종이에 대문짝하게 적은 거야. 그 남자애들 하나하나 전화번호, 좋아하는것, 특징 등등을.
그게 진짠진 몰라. 걔가 상상해서 썼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애들이 다 모여있는 데서 허공을 보면서 너 뭐 좋아해? 하며 계속 혼잣말을 하면서 썼어. 실제로 그 남자애들은 다 실존인물들이야.
다른 애거 화나서 그 종이를 뺏으려다 제이와 몸싸움이 났는데, 다이 깐 건 아니고 그냥 티격태격 한 몸싸움이였어 서로 뺏으려고 하는 그런 몸싸움. 결국 선생님이 수습 하셨는데 제이가 선생님께 그 년이 자기한테 질투가 나서 뺏으려 한 거라고 그랬대.
제이네 부모님께도 전화를 드렸는데 잘 안 됐나봐. 근데 제이가 문제가 진짜 많거든. 저번엔 면생리대를 학교에서 빤 적도 있어 남들 양치하는 세면대에서 손 씻고 걸레 빠는 비누로. 그 때부터 좀 쎄했어 난.
미안 야자 중에 폰 하면 뺏겨서 쉬는시간동안 잠깐 쓸게 무튼 제이는 누가 봐도 진짜 미친년이 됐어. 나한테 말 걸었을때까지만 해도 좀 그저 이상한 애였는데, 겨우 한달 동안 애가 이렇게 된 거야. 애초에 제이가 이상해진 것도 고1때라는데, 난 그 때 여기 없었어서 모르지만 여름방학? 겨울방학? 그 몇달동안 갑자기 이상해진 거라 했어.
아 이것도 있다 하루는 선생님들끼리 카페에 갔나봐 근데 얼마 전에 방탄 무슨 기념일이었나? 그래서 컵홀더랑 막 이런 거 줬었잖아. 선생님께서 그거 애들한테 주신다고 가져왔는데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애들한테 주려 하셨었나봐. 그 때 제이도 했는데 져서 기분이 나빴는 지 '아줌마가 아이돌 사진 들고 있는 거 웃기지 않냐'는 식으로 중얼거리기도 했었대.
또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 난다. 날 때마다 올릴게. 무튼 그래서 우리(여기서 우리는 학교 애들 대부분)가 생각하는 거로는
1. 귀신이 들렸다. (진짜 귀신 들린 거 아니냐며 무서워하는 애들이 있음)
2. 조헌병이다. (병 이름이 조헌병이 맞는 진 모르겠는데 자기가 상상한 게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병)
3. 갑자기 미쳤다.
4. 사고가 났다거나 큰 일이 있었다. (사고란 교통사고, 이런 거고 큰 일은 뭐 폭력 같은 거? 솔직히 제이네 부모님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아.)
5. 심각성을 모르는 관종이다.
6. 남을 따라한다. (여기서 남은 걔네 반 도움반 아인데, 얘 얘기도 따로 풀게.)
음 근데 아이디가 다 다르네? 지금은 학원 와이파이를 쓰는 중이라 다를테고 위에서 한 번 바뀐 건 뭐야. 아마 아이디가 세개인 건 데이터, 집 와이파이, 학원 와이파이 이렇게 세갠가봐.
6번 마저 설명할게. 그 도움반 애는 김씨니까 케이라고 할게. 참고로 우리 반도, 걔네 반도 다 여자애고 케이도 여자애야. 얜 작년에 같은반이었어서 잘 알아. 케이는 평소에 거짓말을 자주 쳤는데, 가끔 반톡에서도 무서운 게 들린다, 보인다 라거나 친한 애들한테도 자꾸 무서운 게 보이고 들린다며 우는 경우가 있었어.
사실 우리끼리야 뭐 케이가 또 거짓말 치나보다 싶은 거지만, 만약 케이가 정말 이상한 걸 보고 듣는 거라면 걔가 이때까지 했던 말이 진실일 수도 있겠지. 무튼 제이가 케이를 따라한다는 얘기도 나왔어. 환청 들리고, 환각이 보이는 척을 한다고. 물론 이유는 관심이 받고 싶어서겠지?
오늘 제이는 아프다며 학교에 나오지 않았어. 근데 3, 4교시 쯤 사복을 입고 등교 했더라. 제 말로는 짐 챙기러 왔다고 해 놓고선 언젠가부터 사복이 아니라 학교에서 평소에 입는 옷으로 갈아입었더라고. 참고로 걘 맨날 같은 옷을 입는 것 같아. 같은 옷을 입는 게 아니더라도, 특별히 자주, 또 한 번 입으면 오래 입은 옷이 있어서 그것만 입는 것처럼 보이는 걸까. 무튼 오늘은 조용히 넘어갔어.
지금 여자애들 사이에선 걔는 도움반 가지고는 안 된다, 정신병원에 가야 될 수준이다, 하는 말이 많은데 그게 본인한테 피해가 없으면 어떻게 되는 게 아니잖아. 정작 피해를 당한 남자애들은 의외로 조용하고. 그래서 아직 제이는 우리와 같이 수업을 듣고 밥을 먹어. 물론 나랑은 아니지만.
아,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다. 제이가 어떤 남자애 번호 따고 주소 물어보고 같이 셀카 찍은 일 ㅋㅋㅋ 남자애든 제이가 무서워서 번호, 주소, 셀카까지 다 찍어 줬다나 봐. 걔도 피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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