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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U1B9g1wk1 2019/06/22 16:43:10 ID : 2LeY3zPjy3V
그냥 괴로워서 써보는 스레. 인증코드는 현재 좋아하는 사람의 이름. 지금까지 제대로 잘 이어진 적이 없으니까 스스로에게 자신감이 없어지고 내 취향이 이상한 건가 고민될 정도야. 사실 나는 집순이에 자만추 인간이라 연애를 꼭 해야지 이런 생각은 해본적 없거든. 하지만 이런 나에게도 가끔 마음이 가는 사람들은 생겼어. 처음 누군가를 좋아했던 때는 고2였어. 내가 퀴어였구나 하고 깨달은 시점이기도 했지. 온라인에서 만난 우리는 취미가 같았고, 매일 새벽까지 메세지를 주고받았어. 난 분위기에 취해 장난식으로 사귈까, 하고 던져봤었는데, 걔는 진지하게 고민했던 것 같아. 시간이 조금 지나고 그러자고 하더라고. 그 때부터 우린 사귀는 사이가 됐어. 학업이 바빴으므로 처음 만나는 날은 그 대화를 한 지 이 주 정도 지난 후였어. 일찍부터 데이트하자고 하고 하루 종일 같이 있었지. 난 처음 보는데도 그 애가 정말 좋았고 사랑한다고 느꼈어. 진짜 사귈 정도로 좋아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했어. 그 애도 좋았다고, 다음에 또 보자고 했기 때문에 나한테 실망한 건 아니라서 다행이구나 생각했지.
◆zdU1B9g1wk1 2019/06/22 16:57:01 ID : 2LeY3zPjy3V
우리는 서로 거리가 멀진 않았어. 다행히 대중교통으로 20분 정도면 도달하는 거리였고, 둘 다 학생이었어서 돈이 없을지언정 시간은 충분했지. 나는 좋아하니까, 그만큼 자주 보고 싶어서 주 1회, 주말은 서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신이 나서 이번 주말은 언제 볼까, 그런 식으로 말했던 것 같아. 하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돌아오지 않아서, 난 내내 불안해하고 있었어. 별로 길진 않았어. 첫 만남으로부터 일주일인가 이주일 후, 내가 그 애의 동네로 갔어. 카페에 가서 같이 시간을 보냈지. 그 애는 내내 시큰둥했고 나는 나랑 만나기 싫은가 하고 생각했어. 내가 일방적으로 거의 질문만 했던 것 같아. 그러다가 너는 날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 애의 본심이 튀어나왔어. 너를 좋아하지만 사랑하진 않는다고. 처음 듣는 말이었고 난 그 애의 친구 앞에서 그 애가 날 연인이라고 소개하는 것도 보았기 때문에 충격이 컸어. 울고 싶지 않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이 나오더라고.
◆zdU1B9g1wk1 2019/06/22 17:04:00 ID : 2LeY3zPjy3V
난 울다가 집으로 향했어.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그 애가 나를 연인으로 명시해 두었던 모든 것을 지운 걸 봤어. 헤어지잔 말을 제대로 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빨리 지울 수 있었단 건 처음부터 마음이 없었던 걸까, 하고 별 생각이 다 들었어. 첫 연애였고 난 충분히 매달릴 수 있었지. 그 이후로 구질구질하게 매달렸어. 네 가장 가까운 소중한 존재라도 되고싶다느니... 그 애는 알겠다고 했지만, 내가 원하는 건 결국 연인 사이였고 그 애한텐 불가능했지. 친구 사이보다 못한 카톡이 오갔어. 내가 뭐 하냐고 물으면 한 8시간쯤 후에 답이 오는 식이었지. 그렇게 세 달 가량 마음앓이를 하다가 내 첫 사랑은 끝났어.
◆zdU1B9g1wk1 2019/06/22 17:17:18 ID : 2LeY3zPjy3V
그 다음에 좋아했던 사람은 나보다 언니였어. 말을 재치있게 하는 편이고 나한테 엄청 호감을 보여줬어서 마음이 갔던 거 같아. 원래도 거의 썸을 타고 있던 우리는 처음 만난 날 사귀자고 얘기했어. 이 언니는 연락도 잘 되고 나와도 자주 만났어. 나에게 애정이 있다는 것도 느껴져서, 이번엔 정말 잘 될 것 같았어. 하지만 채 한달을 못 가고, 아주 사소한 (솔직히 왜 그런 반응이었는지 아직도 모르겠어) 말 하나로 우리 관계를 다시 생각해봐야 겠다는 거야. 그 이후로 삐걱대기 시작했어. 언니는 그간 보여준 것처럼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어. 화가 나면 나를 무섭게 질책하는 사람이었지. 그리고 그 화는 대개 사소한 것들로 번졌어. 이를테면 오늘 만나기로 했는데 갑자기 당일 언니가 약속을 취소했어. 난 서운했지만,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고 그냥 알겠다고 하고 삭이려고 했어. 하지만 내 기분을 감지하고 그 때부터 화가 난 언니는 나에게 쏘아붙이기 시작하는 거지. 그런 일들이 반복됐어. 난 언닐 여전히 좋아하고 있었고 대부분의 감정싸움은 내가 미안하다고 하는 것으로 끝났어. 언닌 그제서야 나도 화내서 미안하다고, 그치만 너도 잘못했다고 했어.
◆zdU1B9g1wk1 2019/06/22 17:23:19 ID : 2LeY3zPjy3V
혹시 보고 있는 사람 있니? 그 모종의 사건 이후 우리는 어영부영 사귀지는 않았지만 자주 연락하는 사이가 됐어. 내가 좋아하니까 끊질 못했던 거지. 가끔은 정말 잘 대해 주니까. 마치 사귀는 사이처럼 나에게 어딜 가자고 하고 귀엽다고 하고 그랬어. 만나서 얘기할 때도 자기 얘기나 재미있는 얘기를 줄줄 풀어놓고는 했지. 난 내가 내 마음만 잘 갈무리한다면 관계가 잘 지속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 짝사랑은 대개 그런 식이니까, 친구로서라도 곁에 남고 싶다는 생각마저 했지. 그 때로선 그랬어. 정말 갑자기 나보고 만나자고 하는데 모든 걸 던져 놓고 만나러 갈 정도로 사랑했어.
이름없음 2019/06/22 17:33:04 ID : FeFjAry5e40
ㅂㄱㅇㅇ
◆zdU1B9g1wk1 2019/06/22 17:35:39 ID : 2LeY3zPjy3V
하지만 언니의 행동은 바뀌질 않더라고. 매번 자기가 기분이 나쁘면 날 몰아붙이고, 사과를 들을 때까지 화를 냈어. 주변 사람들에게 상담을 꽤 구했었는데, 할 때마다 기분이 이상해지더라고. 그렇게 날 막 대하는 사람인데 난 왜 계속 좋아하고 있지? 그걸 깨닫는 순간 서서히 부서지기 시작했어. 언니가 날 통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헤어지자고 말하는 것이었거든. 위에 말했던 사건 이후에도 종종 연락을 끊자며 그게 널 위한 일이라고 말했어. 나는 그 때마다 잡았지. 날 정말 위하는 건 그런 게 아니라고 말야. 좋아한다면서 헤어지는 게 어디 있냐고. 애초에 내가 싫다고 말했으면 나도 잡지 않았을 텐데, 매번 날 좋아한다면서 너를 위해 멀어져야 한다고 말했거든.
◆zdU1B9g1wk1 2019/06/22 17:44:40 ID : 59a2soY2lg2
고마워. 그러던 중, 내가 시큰둥해 보이기 시작하면 괜히 내 질투를 자극시킬 만한 사건을 들고오기 시작했어. 꽤 오랜만에 만난 언니는 나한테 고민상담을 하고 싶다며 누군가의 얘기를 했어. 전부터 알고 있던 남자애와 만났는데, 걔가 자길 좋아하는거 같다는 거야. 그 남자애가 자기 손을 잡았다느니, 머리를 쓰다듬었다느니, 심지어 자기가 그 남자애 앞에서는 귀여운 척을 한다고 하더라고.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기는 그 애가 싫다는 투야. 그래서 내가 그 애가 싫은데 왜 잘 받아주냐고 했지. 싫으면 싫다고 하면 되잖아. 그런데 귀찮으니까 그냥 받아줬다면서, 그 남자애의 행동이 같잖다는 식으로 계속 늘어놓는 거야. 웃기는 건 거기에 슬금슬금 질투가 나는 나 자신이었어. 하지만 동시에 어이가 없더라고. 나에게는 귀찮아도 그렇게 해 본적 없으면서... 남자애에게는, 일부러 혀 짧은 소리 내고 에스코트 하는거 받아주고 했다고 얘기하더라고. 사실 여부는 둘째치고 그냥 정말 기분이 이상했어. 내가 좋아하는 걸 알면서 왜 이런 얘기를 하지? 콩깍지가 벗겨지는 기분이었지.
◆zdU1B9g1wk1 2019/06/22 17:54:40 ID : 59a2soY2lg2
물론 그 이후에도 나는... 미련이 있어서 헤어지지는 않았어. 다만 혼자 삭혔지. 그 이후에도 언니는 자기가 남자에게 번호가 따였다던가 ㅋㅋㅋㅋ 하는 얘기를 했어. 그러면서 자기는 그들이 싫다는 식은 계속됐지. 속상하고 미웠지만 난 질투한다는 티를 내지 않았어. 왠지 그게 언니가 바라는 일일 것 같았거든. 본능적인 감이었지만 그런 식으로 원하는 바를 들어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 내 마음에서 그렇게 점점 언니가 멀어지던 와중, 우리는 크게 한 번 싸웠어. 이번에는 나도 쌓인 게 많았기 때문에 얌전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어. 조금 화를 냈고, 결국 서로 미안하다고 하는 걸로 끝나긴 했지만 내 마음속은 차게 식어 있었어. 그러고 며칠 후 언닌 또 평소처럼 그만두자고 했고, 난 그러자고 했어. 처음이었지. 모든 일에 지쳐 있었거든. 내가 바란 것은 그냥 잘 지내는 것이었을 뿐인데 매번 감정노동에 시달려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어. 언닌 알겠다고 했고 난 처음으로 미련 없이 차단하고 번호를 지웠어. 이상하게 후련하더라고. 그렇게 좋아했는데, 내가 매달렸는데도 말이야. 그렇게 또 내 두번째 사랑이 끝났어. 솔직히 날 너무 고생시켰기 때문에, 이제는 사랑했다고도 말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밉지만.
◆zdU1B9g1wk1 2019/06/22 18:02:14 ID : 59a2soY2lg2
물론 이런 사람이 흔치는 않겠지만... 스레더들도 조심해. 내 감정을 자기 맘대로 조종하고 몰아가려는 사람들은 절대 너를 위하는 게 아니야. 여기에 적은 건 극히 일부지만 나는 매번 싸웠고 (일방적으로 화를 받은 쪽에 가깝지만) 많이 울었어. 나도 벗어나기까지 일 년이란 시간이 걸렸고... 그 시간들의 내가 너무 안타깝더라. 지금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고 꽤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어서 이렇게 적고 있지만, 당시는 정말 힘들었어.
이름없음 2019/06/22 18:15:02 ID : ktvu1bjs5O2
사소한 말이라는 게 어떤 거였는데?
◆zdU1B9g1wk1 2019/06/22 18:17:06 ID : 59a2soY2lg2
음... 구체적으로 말하면 너무 익명파괴라서. 연인 사이에서 할 법한 귀여운 질투 같은 거였고, 그 언니도 나에게 했었던 말이라 장난치듯 말했어.
◆zdU1B9g1wk1 2019/06/22 23:18:12 ID : 59a2soY2lg2
물론 나 역시 누군가의 개새끼였을 수 있겠지만... 그냥 가끔은 기분이 괴로워 원래 사랑이란 것은 이렇게 고통스러운 건가? 차라리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내가 고통받을 필요가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을 참 많이도 했어. 정성스럽게 쓰던 편지도 전하던 마음도 결국 언젠가는 의미 없는 종이조각이 되어버릴 뿐일텐데 하는 부정적인 생각들... 하지만 난 정말 끝까지 유성애자더라. 결국 또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어 고통받고 있네... 하긴 마음 간다는 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긴 하지.
◆zdU1B9g1wk1 2019/06/22 23:19:16 ID : 59a2soY2lg2
오늘 보니 멍들었던 무릎이 서서히 나아가고 있더라. 내 사랑도 이런 멍 같은 걸까? 널 좋아하는 마음이 서서히 그렇게 사그라지다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끔해질까.
이름없음 2019/06/22 23:19:50 ID : xQpTSINwIGq
보고있어
◆zdU1B9g1wk1 2019/06/22 23:27:08 ID : 59a2soY2lg2
만약 네가 남자였다면 난 네가 나를 좋아하냐 아니냐로 고민 따위를 하고 있지 않았을 지도 몰라. 네가 해준 모든 행동들이 고백 같은 행위나 마찬가지가 될 터였으니까. 남자가 내게 선물을 줬다고 하면 모든 헤테로 친구들이 나서서 호들갑을 떨었을 거야. 하지만... 난 아직 네가 이쪽인지 아닌지도 모르잖아. 산 넘어 산이네. 오늘은 너랑 연락 못 하겠지? 시간 너무 늦었으니까... 보고 싶다.
◆zdU1B9g1wk1 2019/06/22 23:36:02 ID : 59a2soY2lg2
사실 사이사이에 다른 사람들도 좀 만난 적 있는데 연애까지 간 적은 없어서 길게 적진 않았어. 이 스레를 세운 가장 큰 이유는... 내가 정말 '사랑한' 사람들이 이상한 걸까 (=내 취향이 이상한 걸까) 아니면 그냥 운 없이 이상한 사람을 만난 것 뿐인걸까 하는 푸념이야... 나 한달 이상 길게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차라리 처음부터 이어지지 않는다면 희망조차 가지지 않고 잊었을 텐데. 지금 좋아하는 사람도 온라인으로 만난 언니야. 원래도 호감은 있었지만 처음 봤을 때 크게 반해 버렸어. 되게 시원시원한 인상이었거든. 딱히 숏컷을 좋아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는데, 그 언니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이더라고. 나한테 엄청 잘해줬기 때문에 더 호감이 갔어. 이제 더 이상 학생 시절이 아니니까... 장난으로 좋아한다 사랑한다 헷갈리게 하는 일은 겪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냥 여성애자인 이상 겪어야 하는 숙명인 걸까? 아니면 우리 쌍방삽질 하고 있는 걸까? 언니는 내가 끼부리면 웃으면서 받아주고 좋아한다고 말해주는데 그게 정말 좋아하는 건지 친구로서 좋아한다는 건지 확신을 가질 수가 없어.
◆zdU1B9g1wk1 2019/06/22 23:47:11 ID : 59a2soY2lg2
고마워. 사실 쌍방삽질은 내 희망사항이긴 하지만 말야... 문제는 아직 이쪽인지 아닌지도 모른다는 거. 내가 이쪽인걸 알고 있는데도 받아주는 거면 아무 생각 없거나 진짜 마음이 있는 걸까? 나보다 바쁜 사람이니 매번 내가 기다리고 매번 내가 연락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것 역시 내 망상일수도 있잖아. 사실 내가 위에서 말한... 일 년간의 고통 때문에 뭐든 내 착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 일 년간 만났던 사람 (앞으로는 리을이라고 할게) 이 자주 했던 말이 그거거든. "내가 그런 말을 했다고? 네가 잘못 기억하는 거야." , "내 생각을 네 맘대로 넘겨짚고 단정짓지마." 반복적으로 그런 말을 들어오다 보니 자존감을 많이 잃었었어. 지금은 괜찮아졌다고 해도, 아직 영향이 남아있는지 예전이라면 분명 내게 호감이 있어서 잘해주는거야, 라고 생각했을 행동도 내가 넘겨 짚은 건가, 잘못 생각한 건가 날 싫어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꽤 드는 것 같아. 지금 좋아하는 언니(꽃 같은 사람이니 로즈라고 할게. 언닌 내가 아무리 가명이래도 로즈라고 지었다고 하면 쪽팔려할 것 같지만ㅋㅋㅋ) 가 소중해질수록 더 그런 마음이 든다.
◆zdU1B9g1wk1 2019/06/23 00:20:50 ID : 59a2soY2lg2
로즈 언니는... 날 놀리는 게 재밌대. 근데 그게 뭐 불쾌하게 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내가 뭘 물어봤을 때 안 알려줄건데~? 이러면서 놀리는? 그런 느낌이야. 내 반응이 재밌나봐... 내가 왜 안 가르쳐 줘 ㅠㅠㅠㅠ 이러는 쪽이거든... 가끔 귀엽다고 말해주는데 그 때마다 설레는 내가 밉다... 전엔 이런 일도 있었어. 내가 끼부린답시고 망한 플러팅 개그를 쳤거든... 언닌 내 마음 훔쳐간 도둑이라고 계속 안 돌려주면 좋겠다~ 했더니 그렇게 하겠다면서 웃는 거야. 아... 뭐지 이런 것까지 받아줄 필요 있나 왜 이런것까지 귀여워 보이지 했어. 그래서 계속 장난치다가 아 자꾸 그러면 내가 넘어갈 줄 알아? 정답... 이런 식으로 말했더니 나한테 넘어와줄래? 이런 말도 하고 진짜 헷갈리게 해ㅠㅠ... 이미 넘어갔는데 바보야 ㅠㅠ...... 사실 지금까지 내가 좋아한 사람 중에서 제일 나에게 잘 해주는 사람이 로즈 언니고 나한테 이렇게까지? 싶은 기분이 들어서 솔직히 헤어지거나 날 멀리하는 게 상상도 안 가고 무서워.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면 떠나버릴까봐 두렵기도 하고... 차라리 깔끔하게 고백하고 이 마음고생을 끝내고 싶기도 하고...
◆zdU1B9g1wk1 2019/06/23 02:50:29 ID : 59a2soY2lg2
하 이 새벽에 만약에 같은거 듣고 있다고요 언니 ㅠㅠ 당신 때문에요 ㅠㅠ 사실 온라인 닉네임보다 내 이름을 제대로 불러줬으면 하는데... 한 번도 불러준 적이 없어... 가르쳐 줬는데도... 가끔은 언니가 스윗하게 내 이름 부르면서 안아주는 상상을 해봐. 진짜 설레겠다... 이것 봐 별거 아닌데도 나 벌써 설레고 있어 역시 사랑하나봐
◆zdU1B9g1wk1 2019/06/23 03:09:31 ID : 59a2soY2lg2
사실 이 언니를 좋아하면서 고통스러운 건... 알 거 다 알만한 사람이 자꾸 떠보기만 하고 확답을 안 준다는 거야. 내게 이러는 상대가 나보다 어린 애였다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나한테 계속 관심 가져 주면서도 장난으로라도 사랑한다는 말은 한 번도 안 했어. 그래서 말을 허투루 하는 사람은 아니다 싶어서, 웬만하면 진지하게 한 말은 다 진심이라고 믿고 싶은데, 내가 아무리 끼부려도 받아주기만 하고 진전이 없으니까 미치겠어 자꾸 생각나 정말 하루종일 질척대고 싶다....... 가끔은 너무 무서운 생각이 들어 만약 언니가 진짜 나한테 친구로서의 감정만 갖고 있었다면..... 내 사랑은 진짜 왜 다 이모양 이꼴인가.......
◆zdU1B9g1wk1 2019/06/23 03:38:27 ID : 59a2soY2lg2
사랑한단 그 말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까요 사랑이란 흔한 말로는 내 맘 전할 수 없는데 너무 많이 망설였지만 오늘은 꼭 말할래요 고백할게요 그대만을 영원히 사랑해
◆zdU1B9g1wk1 2019/06/23 04:08:18 ID : 59a2soY2lg2
거절당하기 싫어 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아... 난 엄청 좋아하는데 당신의 좋아함이 나와는 다르게 아무것도 아닌 것이었으면 어쩌지 그냥 나와의 연락을 끊어버리면 사라질 마음이었으면 어쩌지 그럴 바에는 사랑하지 않는 편이 좋았잖아 사랑하지 않아도 난 행복하게 살 수 있는걸...
◆zdU1B9g1wk1 2019/06/23 16:48:43 ID : E9wIK59coE6
언니야... 보고 싶다 엄청 바쁜 거야 아니면 그냥 나는 이제 귀찮은 거야? ㅠㅠ 나 벌써 사서 걱정하고 있잖아 나중에 연애해도 이렇게 연락 잘 안 되면 어떡하지 적어도 매일 안부는 주고받고 싶은데 연락 문제 같은 걸로 갈라서기 싫은데 하고 벌써 너와 결혼까지 생각했어 ㅜ 나 좀 봐주라... 나랑 얘기하면 기분 좋다며? 거짓말이야? ㅠ ㅠ
◆zdU1B9g1wk1 2019/06/24 17:56:02 ID : 7gpcMrBxPcl
언니 정말 바빠 보이더라. 최근에도 간신히 안부만 묻는 나날들이야. 여유가 없어서 날 생각할 시간이 없는 거야?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너랑 했던 대화들을 다시 읽어보곤 해... 이런 말들을 해놓고 나한테 관심이 없었던 거면 정말 나쁘다. 그냥 외로워서 나에게 다가왔던 거야? 그리고 바빠지니 그 외로움은 사라졌고? 그게 아니기만을 바라고 있을게. 난 네가 내 인생 마지막 사랑이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는데... 언닌 어때? 빨리 말해줘. 좋아한다고.
◆zdU1B9g1wk1 2019/06/26 21:13:17 ID : 2LeY3zPjy3V
진짜 나한테 왜 그래 언니........ ㅠㅠ 얄미워......ㅠ 받아줄 거 아니면 여지 주지 마 아무리 내가 앵겨도 선을 그으란 말야........ 아니면 걍 나한테 넘어오든지! 어? 내가 이렇게 수작 부리는데 모르는 게 더 이상하지 않아? ㅠ
◆zdU1B9g1wk1 2019/06/27 15:46:52 ID : BgqqktvBanD
언니가 나랑 만나는 게 부담스럽대. 그렇구나. 나만 좋아했구나. 또 이렇게 서서히 잊어가야 하는 걸까. 언닌 그럴 거면 진심이라는 말은 왜 한 거야? 두 번이나. 나랑 연애는 하기 싫지만 내 애정은 받고 싶었어? 난 사람이지 네가 원하는 대로만 해주는 기계가 아니야. 진심이라는 말은 그렇게 쉽게 쓰는 단어가 아니라고. 난 언니가 거짓말은 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니었나봐? 왜 나는 제대로 연애를 못하는 거지... 나도 연애하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zdU1B9g1wk1 2019/07/04 02:50:50 ID : 2LeY3zPjy3V
만나는게 부담스럽다고 생각한다면 잘 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거겠지...? 지금은 그래도 생각이 바뀔 일은 없겠지. 최대한 안 좋은 쪽으로만 생각해보려고 하는 중이야. 만약 내가 좋은 쪽으로만 생각하려고 한다면 끊임없이 의미부여하고 스스로를 희망고문할거 같아서. 그런데 언닌 왜 자꾸 선물을 줄 때 부담스러운 가격대를 고를까... 아무리 아끼는 친구라도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난 내게 언니가 줄만한 거라고는 5만원 이하의 적당한 선물과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언니보다 소득수준이 낮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난 티를 충분히 냈다고 생각하는데... 이걸 알아채고도 이렇게 구는 거면 정말 나랑 뭘 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냥 나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해서 덜컥 사 주는 걸까. 속마음을 도통 모르겠어. 솔직하게 얘기해 주면 안 돼?
◆zdU1B9g1wk1 2019/07/04 03:00:18 ID : 2LeY3zPjy3V
오늘은 잠이 안 오니까 리을이 썰을 조금 풀어볼까. 솔직히 말하면 나에게는 너무 지우고 싶기만 한 기억들이지만... 어차피 완전히 지울 수는 없으니까, 반면교사로 삼자는 생각을 여러 번 하곤 했어. 이 얘기는 리을이랑 처음 만났을 때야. 리을이는 상당히 감성적으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었고, 갓 이십대였던 나는 그런 뜬구름 잡는 얘기에도 상당히 잘 빠졌었지. 그냥 친구 만나는 것처럼 밥을 먹고 노래방에 가고 마지막으로 간 카페에서, 리을이는 내 손을 잡으면서 얘기했어. 자기 세상은 흑백 같은데, 널 보면 무지갯빛이 되는 것 같다고. 연애라고는 한번 해본 나에게는 상당히 로맨틱한 말이었어. 난 되게 감동을 받았고, 우리가 서로 마음을 확인했다고 생각했어. 실제로 호감이 있던 건 맞으니까, 아예 틀린 말은 아니겠지만.
◆zdU1B9g1wk1 2019/07/04 03:08:02 ID : 2LeY3zPjy3V
헤어지면서 리을이는 자기가 준비해 온 쇼핑백을 내밀더라고. 안에는 내가 좋아한다고 했던 캐릭터의 미니 인형, 초콜릿 몇 개 같은 잡다한 물건들이 있었어. 난 당시 매우 감동했지만... 걔가 나와 나이차가 많이 났던 걸 생각해 보면........ 리을이는.... 진짜 만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었는데.....ㅋㅋㅋㅋㅋㅋㅋ 듣기로는 그 인형 자기가 원래 갖고 있었던 걸 준 거거든. 갓 이십대였던 난 그 정도로도 꼬시기 쉬웠던 거지. 내가 스스로 알바해보면서 깨달았어. 학생도 아니고 이십대 후반인데 좋아하는 사람이랑 처음 만나면서ㅋㅋㅋㅋ 새로 사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갖고있던걸 주섬주섬 모아준다니...
◆zdU1B9g1wk1 2019/07/04 03:24:47 ID : 2LeY3zPjy3V
뭐... 어쨌든 리을이는 이상한 매력이 있는 사람이었어. 영화 같다고 해야하나, 그런 연출을 잘 했거든. 로맨틱한 말 같은거 말야. 당시의 나같은 어린 애들이 홀랑 넘어갈 것 같은. 위에 말한것만 봐도 짐작은 가겠지만... 이를테면, 같이 노래방에 가면 사랑 노래를 선곡해서 가사에 나를 넣어 불러준다던가... 영화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에 빗댄다던가. 그것만 있었다면 꽤 좋은 연인이 되었겠지. 하지만 이런 말이 있잖아. '이거 하나만 아니면 진짜 좋은데~ 할 때는 그 한 가지가 치명적인 단점이다' 위에서도 얘기했었지만, 리을이는 자기가 화가 나면 할 말 못할 말 못 가리는 사람이었어. 화가 나면 뵈는 게 없었지. 리을이의 말을 듣고 있으면 내가 모든 걸 잘못한 것 같고 우리의 관계가 나 때문에 틀어지는 것 같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쓰레기 같았어. 그렇게 한참 내 탓을 하고 나면 리을이는 마지막으로 선언하듯 자기 탓이라고 미안하다고 해. 그러면 난 그게 왜 네 탓이냐고, 아니라고 내가 잘못했다고 말하는 거야. 리을이는 나에게 자기가 자존감이 부족하다고, 불우한 가정사 탓이라고 설명하곤 했거든. 나는 매번 그런 사람을 배려해주지 못하는 인간이 되었어. 아마 친구로라도 이런 관계를 이어나가본 사람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될 거야. 말했듯이, 난 정말 리을이랑 잘 지내려고 노력했어. 싸우지 않는 날에는 우린 얘기가 꽤 잘 통했고. 하지만 아닌 건 아니더라고. 슬픈 일이지. 스레더들은 이런 사람 만나지 마. 도망쳐. 남자든 여자든, 너를 배려해주지 않는 사람은 너를 사랑하는 게 아니야. 음... 어쩌다 보니 뭐라고 끝내야 할지 모르게 됐네. 혹시나 궁금한 게 있다면 달아줘도 괜찮아. 나는 이제 자야겠다. 내 가망 없는 로즈 언니가 보고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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