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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7/02 16:37:37 ID : zgknzRwsja3
네, 다음 환자분. 평범하고 형식적인 말일 뿐이지만, 저는 처음의 두 마디에 움찔하고 일어섭니다. 저 두 마디를 하도 많이 들어서, 파블로프의 개처럼 조건반사가 되버리거든요. 사람들은 참 얄궂습니다. 제가 무엇을 하든, 저 말 한마디면 대화는 끝나버립니다. 그들은 저와 이야기하고 싶지 않아 보입니다. 저 또한 그들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가식으로 점철된 사람들을 과연 인간이라 볼 수 있는 걸까요. 그들은 가식과 가식으로 둘러싸여진 세상 속에, 가식을 쓰고 가식과 대화합니다. 아무도 진실되지 않습니다. 모든 게 거짓입니다. 이 거짓된 세상 속에, 저는 방바닥에 홀로 놓여있는 레고마냥 가식에 저항합니다. 하지만 레고는 이내 치워집니다. 멋들어지게 만들어진 레고 모형을 뒤로 하고, 보관함에 묻혀집니다. 그런데 모순적이게도, 저는 가식된 세상과 어울리고 싶습니다. 저 또한 멋들어진 레고의 일부분이 되고 싶습니다. 하지만 악마의 세 마디가 들리는 순간, 저는 또다시 세상의 가식에서 벗어나 저 자신을 감추어버립니다. 네, 다음... 마지막 한 마디마저 들어버리면, 정말로 끝장날 것만 같습니다. 저는 필사적으로 숨어듭니다. 그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파고들고 또 파고듭니다. 아, 이제야 안심합니다. 가식으로 가득한 그들은, 그 가식 때문에 이곳으로 넘어오지 못합니다. 그런데 누군가 넘어옵니다. 그건 가식이 아니었습니다. 진실로 이루어진, 모든 것을 진심으로 대하는 눈망울입니다. 저 눈망울이 있었기에 그 가식의 파도 속에서도 꿋꿋이 살아나갈 수 있었던 걸까요. 부러움을 넘어 경이로울 지경입니다. 아아, 역시 가식을 벗겨낸 존재는 아름답습니다. 칠흑의 어둠 속에서도 진실된 존재만큼은 황홀한 빛을 내뿜으며 진실을 좇는 이를 유혹시키겠지요. 저는 이제 가식의 가면을 쓰고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그러나 그 가식은 진심을 담고 있습니다. 진심을 담은 가식으로 그녀와 함께하며, 비로소 저는 가식된 세상의 일원으로서 받아들여집니다. 네, 다음... 이젠 괜찮습니다. 세상과 함께하는 법을 깨달았으니까요. 그녀와 함께 벛꽃색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것도 즐겁고요. 그녀는 저를 이렇게 부릅니다. 네, 다음 사랑꾼. - ㄴㄷ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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