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목소리로만 대화하는 어플을 써, 심심할 때
그러다 보면 이상한 사람이 10명 중 8명꼴, 그나마 정상인 사람은 2명
그 정상인 사람 중에도 정상인 척하다가 이상한 사람이 1명, 진짜 정상이 1명 대강 이런 비율로 만나지거든
평소 같으면 어플 안에서만 좀 놀다가 말지 딱히 카톡이나 라인으로 안 옮기는데
이번엔 뭔가 말투도 그렇고 목소리도 너무 내 취향인 사람이 있는 거야. 대화도 맘에 들고
그래서 한 번 카톡 아이디 교환해서 연락을 해봤어
그러다가 카톡으로 무료통화를 했는데 사람이 무슨 불도저임, 막 밀고 들어옴
이름없음2019/07/14 02:27:05ID : AparfdQtwJS
나도 그쪽이 너무 마음에 들었네, 너무너무 연락을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연락이 닿아서 다행이네
이미 목소리에서 꿀 떨어지고 별 난리를 치길래 잠시 '오... 가벼운 사람인가...' 싶기는 했다
근데 나도 일단 마음에는 들고, 이렇게 계속 연락하다가 정말 정상 같으면 연애까지 해도 나쁘지는 않겠다 싶어서
서로 장난도 치고, 은근히 야한 농담 같은 것도 하고 분위기 좋았단 말임
근데 생각해 보니까 우리가 서로 나이를 안 까고 있었음
그래서 나이를 깜. 깠더니 이 인간 나랑 띠동갑임
그래서 내가 잠시 오........ 이러고 있으니까 얘가 '좋아하는 사이에는 나이 차이는 중요하지 않고' ~~~~ 뭐 이러길래
그래 뭐 네가 인간적으로 괜찮으면 그럴 수도 있ㅈ..ㅣ... 잠시 뻘생각을 동참함(ㅂㅅ)
이름없음2019/07/14 02:29:37ID : AparfdQtwJS
웃고 떠들고 있다 보니 이 인간 입에 작정하고 꿀 발라서 온갖 얘기를 다해
달이고 별이고 다 따줄 작정으로, 아예 오늘 KTX 타고 내려올 기세로 그러다가
서로 사진 교환하자고, 그래서 내가 내 사진을 줬거든
으응 그래... 네 맘에 안 들 수 있지.. 그치.. 그건 너의 맘이지..... 그럼 차라리 말을 하지.. ^~^
근데 막 괜찮네, 귀엽네 웃다가 한 10시쯤이면 집 들어간다고, 그때 연락을 다시 하겠다고 또 웃으면서 말을 함
내가 알았다고 한 뒤에 기다리면서 샤워했거든
근데 왠지 모르게 촉이 싸하더라고
이름없음2019/07/14 02:31:41ID : AparfdQtwJS
프로필 사진 봤더니 넘나 당연하게 위에 걸려있던 노래, 이제껏 바꿨던 사진들 아무것도 안 보이구요~~~
누가 봐도 빼박으로 차단이길래 걍 'ㅎ..' 이러고 나도 휴대폰 도로 놔둠
걍, 참.. 그렇지, 애초에 면 대 면으로 만난 사이도 아니고 목소리로만 안 사람에다가
대놓고 '아 근데 네가 내 타입이 아니다 미안' 이렇게 말하는 게 웃기겠지
그 사람한테 예의 지킬 거 뭐 있다고. 그냥 맘에 안 들면 뒤도 안 돌아보고 차단하면 편하지
야 근데 아냐, 당하는 입장에선 어쩔 수 없이 ㅈㄴ 더럽다 기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름없음2019/07/14 02:34:01ID : AparfdQtwJS
내가 잠시 미쳤다고 12살 차이 나는 아저씨랑 연애 아주 잠시 고민해봤다, 고맙다... ^~^
이름없음2019/07/14 02:35:25ID : AparfdQtwJS
더 고민 안 하게 잘 끊고 도망가 줘서 고맙다, 개객기야
이름없음2019/07/14 02:40:04ID : AparfdQtwJS
잠시라도 이 가벼운 걸 진지하게 고민해 본 내가 등신
이름없음2019/07/14 02:40:46ID : AparfdQtwJS
자존감 낮출 일 참 사서 한다, 나도. 그냥 오늘 밤만 기분 좀 더럽다가 내일 잊어버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