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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19/08/11 12:24:53 ID : mlgY5TSGsjd
라는 생각을 하면 아직 어린 거라고 하더라. 그렇거나 말거나, 빨리 나이 들고 싶어. 직장에서 매일 내 뺨을 때린다. 정신 차리라고. 이런 실수 하면 안 된다고. 이런 마음가짐으로 남의 돈 받으려 하면 안 된다고. 남은 학자금 대출 천만원, 고정적인 직장 없는 엄마, 택배 일 하는 아빠. 아직 갚지 못한 빚. 그들을 생각하면 이 꽉 깨물고 다녀야 하는 거지. 하지만 나를 의심하게 되는 매일이 너무 괴롭다. 나이가 더 들면 지금보다 덜 혼란스러울까. 학생 때 몰랐던 것들을 지금은 알게 된 것처럼, 세상살이 조금이라도 더 알게 될까. 매일이 눈물이고, 주말에도 집 밖에 나가지 않은 지 오래 되었다. 친구를 만나고 쇼핑을 하고 여행을 다녀도 예전처럼 즐겁지 않아. 뭘 먹어도 소화가 안 되고, 기억력이 떨어진데다 산만해져서 시간이 지날수록 일은 더뎌지기만 한다.
이름없음 2019/08/11 12:29:06 ID : mlgY5TSGsjd
길에서 노인들을 보면 예전과는 다른 생각이 든다. 저 분은 어떻게 저 나이까지 살아남았을까? 무슨 생각으로, 왜 살았던 걸까? 나이가 들면서 소중한 사람도 생겼다. 친구, 남자친구. 가끔은 그들을 생각하면서 일어서기도 하지만, 짐이 무거워 늘 주저앉는다. 지난 달, 남자친구 생일 선물로 에어팟을 사 줬다. 나는 그런 데 관심도 없고 잘 모르기 때문에 스토어에서 정가를 주고 샀다. 정신과를 방문해 볼까 생각하면, 그 비용은 아깝다. 나에게 들어가는 돈, 시간, 노력이 모두 아깝다.
이름없음 2019/08/11 12:31:38 ID : mlgY5TSGsjd
올해 초에는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평생을 가정에만 충실하며 살아오신, 성실의 표본 같은 분이셨다. 할아버지가 요양병원에 계셨던 1년, 자잘한 다툼은 있었지만 서로에게 책임을 미룬 적은 없었다. 병원의 다른 환자 가족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마지막까지 온 가족의 사랑을 받다 떠나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저렇게 성실하게 살아야 배웅도 받을 수 있는 것이구나, 생각했다. 나는 그렇게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름없음 2019/08/11 12:34:29 ID : mlgY5TSGsjd
취미는 잃어버린지 오래 됐지만, 자주 기록한다. 별 것 없는 하루와 수많은 생각들을. 내가 죽으면 상하지 않고 남는 것은 기록 뿐일 거다.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은지 꽤 오래 되었지만 병원에 가지 않는다. 병이라면 받아들이는 수밖에. 요즘 내가 친구를 만나서 쓰는 식사값과 찻값, 출근을 위해 기초 화장품 사는 돈도 아까운데, 나에게 그 이상의 돈과 시간, 누군가의 노력과 감정이 든다면 미치고 말 거다. 최소한의 앞가림이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 줄 알았더라면...
이름없음 2019/08/11 12:38:01 ID : mlgY5TSGsjd
어제는 남자친구가, 결혼을 전제로 만나 볼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애인을 사귀기 전에, 나는 절대 가정에 결함이 있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고 몇 번을 다짐했던가. 좋은 사람이었지만 결국 어린 시절의 불우함에 져 약한 인간이 되고 만 아빠를 떠올리면서 얼마나 굳게 다짐했던가. 그 시간이 무색하게도 지금 남자친구는 나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의 진심을 나는 끊임없이 의심하게 된다. 저 구애가 해소되지 않는 외로움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우리가 더 가까운 사이가 되면 결국 서로에게 상처만 되지 않을지. 너와 나 같은 사람들이 아이를 가져도 되는 것인지... . 결국 우리와 같은 인생들을 만들고 마는 것이 아닌지.
이름없음 2019/08/11 15:58:56 ID : cnA7zbwlfU1
진심으로 잘 키울 자신없으면 애는 낳지 말아주라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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