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일주일. 일주일 뒤에 있을 너희와의 만남이 기대가 되어 심장이 뛰고 있다. 어서 그 때가 나에게 왔으면 하고 바라지만, 시간은 언제나처럼 느긋히 흘러가고 있다. 아마 정작 그 때가 온다면 별 감정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경험상으로 알고 있다. 두근거림을 진작에 소비해버려서 어쩔 수가 없다. 음, 어쩌면 숨어있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저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기다리고 있는 것은 좀 있다 시작될 재방송이다. 시간표를 찾아보다 발견한 뒤 시청예약을 눌러놓았다.

방학이 한참이다. 방학이란 건 언제나 좋다. 내가 아침에 일어나야만 할 이유가 없고, 불편한 인간들과 얼굴을 맞댈 일이 없다. 나는 내가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을 보며 지낼 수 있다. 부모님의 잔소리를 약간 듣긴 하지만 평소처럼 한 귀로 흘려보내면 될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끝이 없다. 그걸 전부 담아내려한다면 난 기분이 좋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생각하지 말고, 그저 흘려보내자. 누군가의 무의미한 말일뿐이다.

오랫동안 뛰고 있는 팸이 있다. 2년 가까이 그곳에 있으면서 애정을 쌓았다. 그러나 내가 애정을 쌓은 이들은 거의 나가버리고, 그곳에 있는 건 다시 새로운 이들뿐이다. 애정을 또 쌓아올리기에는 조금 지쳐서 잠시 쉬고 있다. 누군가는 그런 관계에 무엇을 쏟아붓느냐고 공감하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적어도 나에겐 굉장히 소중하다. 그 사실 하나면 충분하다.

팸의 초기에 관캐가 한 분 계셨다. 표현은 하지 않았다. 그 분이 나와 같은 감정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고, 거절당하는 게 쪽팔리다고 생각했다. 그 분은 더 나중에 들어온 다른 분과 친해졌고 같이 캐를 짜셨다. 그리고 잇따라 팸을 나가셨다. 그것이 합의된 일이었는지 확신은 없지만 그 분이 나에게 아무 말 없이 나가셨다는 건 슬펐다. 그럴 이유가 없음을 알아도 마음이 아픈 건 어쩔 수가 없다. 그 분이 사라지고 나서야 내가 얼마나 큰 마음을 그 분께 드렸는지 알 수 있었다.

한 번도 남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을 시도따위 하지 않으려 했다. 그건 내 약점을 드러내는 일이고, 남들도 좋아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그럼에도 뭔가를 표현하고 싶어지는 건 어째서인지 잘 모르겠다. 눈치채어줬으면 하고 바라는 건 글쎄, 제 이기심이 머리를 들어올린 걸까. 하지만 또한 알지 못하길 바란다. 나를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으면 좋겠다. 이건 나만의 비밀이다. 나 혼자만이 알고있는 비밀.

나는 이기적인 인간이다. 나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앞으로도 이렇게 살 것이라 마음먹었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나이고, 남은 여전히 나보다 소중하지 않다. 남이란 전적으로 믿을 수 없는 존재이다. 사실 그건 나라는 존재도 마찬가지이다. 나에 대한 확신이라는 건 내가 가질 수 없는 것 중에 하나이다. 그럼에도 내가 확신을 가진 몇몇 것에 대해선 계속 그렇게 확신을 가지고 싶다. 그러니 내가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맥락 없는 말이지만 그렇다. 나는 내가 변하지 않길 바라기에 발버둥치고 있다.

남과 관계를 맺는 것이 어렵다. 남에게 무슨 말을 건네야할지도 모르겠고, 남과 관계를 맺어야 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한다. 난 혼자서도 살 수 있는 사람이다. 물론 아주 가끔은 외로울 때가 있다. 하지만 괜찮다. 그럴 때, 연락할만한 인간은 있으니까. 그래서 더욱 새로운 관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사실은 전부 끊어졌어야 할 관계인데 왜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지 나는 짐작이 가지 않는다. 관계란 어렵다.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끊어지는 관계가 있고, 내가 죽도록 노력해도 끊겨지는 관계가 있다. 그런 관계들은 나를 불안하게 한다. 내 경험상 그런 관계들은 나에게 해피엔딩을 가져다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어쩔 수가 없다. 불안함만큼이나 그것들은 달콤해서 내 쪽에서는 결코 놓을 수가 없다.

남의 불행을 보는 것은 흥미롭다. 예를 들면 뒷담이 그렇다. 그것들은 저들조차 완벽한 존재가 아니었음을 내게 알려주고, 저들이 나보다 위에 있는 존재가 아니었음을 알려준다. 그것은 내게 위안을 준다. 특히 주변인의 것이 그렇다. 나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좋다. 이것은 역시나 이기적 인간의 생각이지만 무슨 상관인가. 내가 이 생각을 밖으로 내지 않을 것인데. 내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의 자멸을 불러올만큼 나는 간이 크지 않다.

상상 속으로 그리는 사람이 있다. 일편단심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이. 한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 취향이라고 생각했다. 그 뒤에 뭐가 숨겨져 있었는지를 늦게서야 알아차렸다. 그것은 바람이다. 내게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 내가 원하는, 필요로 하는 사람의 모습. 뭐, 붉은 머리나 장발 같은 세세한 진짜 취향이 있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상상으로 갈구한다. 내가 원하는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그것은 즐겁다. 나는 내가 즐거운 일을 참지 않기로 정했다. 물론 너무 도를 넘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어차피 그것을 하리라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나는 나를 자유롭게 풀어놓았다. 다른 이가 그것에 대해 비난을 말하더라도 상관 없다. 내가 그렇게 하기로 정한 것이다. 사실 나는 변하지 않을 나에 대해 어찌 그리도 질리지 않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신기하다. 내가 변하리라는 확신을 갖고 있는 그들이 신기하다.

아마 심심하면 또 글을 쓸 것이다. 지금은 이제 내용이 생각나지 않으니 그만두려 한다. 일단 1000을 채우기로 정했으니 나중에 다시 와야지. 아마 그것은 내일일거라고 생각하지만 확실하진 않다. 글이라는 것 또한 난 언제나 쓰고 싶을 때 썼으니까.

오늘도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눈을 떴다. 아직은 졸려서 계속 누워있다가 결국은 일어났다. 날짜를 확인하고서는 바로 노트북을 켰다. 등록금 고지서가 나오는 날이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화면을 바라보니 다행히도 국가 장학금이 처리되어 있었다.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노트북을 닫았다.

생각은 포기하는 게 편하다.

그러다 배가 고파져서는 점심을 먹으러 거실로 나갔다. 반찬은 오징어 볶음이다. 맛있어서 밥이 술술 넘어가버렸다. 오징어 볶음에는 떡도 들어있다. 마지막 남은 떡을 먹어버렸다고 생각했는데 오징어를 하나 들추니 그곳에 또 떡이 있었다. 속은 듯한 기분이다. 사실 아직도 배가 부르지는 않다. 안 좋은 습관이지만 간식이 필요하다. 다이어트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언제나처럼 실현되지 않았다.

이들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그들과 많은 날을 보지 않는다. 일년 중 보는 날을 손꼽을 수 있을 정도이다. 연락을 많이 하는 것도 아니다. 뭐, 나를 제외하고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가끔 심심할 때, 누군가에게 연락을 건네곤 한다. 그렇지만 그것이 이들이 된 적은 없다. 이들은 그럴 때 내가 연락을 할 수 있는 이들이 아니다. 이것이 무슨 느낌인지, 이것은 거리감인지 나는 짐작이 힘들다. 그럼에도 나는 이들과 보는 날이 기대가 되는 쪽에 속하니까.

언제나 관계는 끊어질 것을 상정한다. 그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함은 없다고 생각한다. 어딘가를 완전히 떠날 때면 항상 그들과 끊어질 것을 믿었고 그 믿음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도 간간히 이어지는 끈을 보면 어리둥절하다. 어리둥절함과 같이 느껴지는 건 미약한 기쁨이기도 하다. 우습게도 현실과 다른 곳은 그렇지 않지만. 나는 그곳에서는 끊어진다는 미래가 오는 것을 두려워한다.

일편단심인 캐릭터를 생각할 때면, 궁금해지는 것이 있다. 어떻게 그리도 하나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수 있을까? 그 하나가 그토록 설레고, 벅차고, 이것으로 살 수 있다는 건 어떤 느낌일까? 적어도 나는 그런 느낌을 가진 적이 없다. 가슴이 설렜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오래가지 않았을 뿐이다. 보지 않고, 떨어져 있으면 금새 식어버리는 감정이다. 모든 것이 그러하다. 그것들은 모두 결국 식어버릴 것이고, 다시 내 삶에서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또 나타났다가 퇴장하기를 반복하겠지. 하나만 바라보는 건 너무 어렵다. 그래서 불가능한 일은 내 상상 속에서만 하기로 했다.

종종 이곳에 올라오는 내용들을 유심히 본다. 혹시라도 그곳에 내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서. 없으리라는 건 나 자신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도 확인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이게 무슨 감정이고, 기분인지 나는 이름을 붙일 수가 없다. 내 이야기가 그곳에 있길 바라는 걸까, 아니면 그것이 내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에 안심하는 걸까? 역시 마음이란 이리도 어렵다. 그것은 시도때도없이 형체를 바꾸는 마법의 생명체이다. 나는 그것을 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슬픔을 그저 억눌렀다. 눈물을 흘리고 싶지 않았다. 가만히 있다보면 슬픔은 어디론가 사라지기 마련이었다. 요즘은 다양하게 슬픔을 해소한다. 조용히 방에 누워 음악을 듣기도 하고, 슬픈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제일 좋은 것은 글을 쓰는 것이다. 슬픈 감정을 글로 써내리면 그 감정은 글에 들어가 내 안에서 사라진다. 그럴 때면 글이 잘 써지는 것 같아 기쁘기도 하다. 아무튼 그렇게 다양해진 나를 보며 조금은 나이를 먹어 능숙해진걸까하는 생각을 한다.

글에 관해 생각해보자. 나는 글 쓰는 것을 좋아한다. 작가를 꿈으로 생각한 적도 있었다. 어째서 꿈이 변한 것이냐고 묻는다면 내가 작가로서 먹고 살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라 답할 것이다. 나는 성실하게 글을 쓰지 않는다. 나는 아주 간단하게 성실한 글쓰기를 포기해버리고 만다. 내 안 좋은 점 중 하나이다. 나는 고칠 생각이 없기에 더 안 좋은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글을 쓴다는 것을 포기하진 않았다. 어떤 방식으로든 쓸 것이다. 생각날 때, 쓰고 싶은 글을 쓰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나는 글을 읽는 것을 또한 좋아한다.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와 그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을 좋아한다. 유치하지만 내가 그 세계로 가는 상상 또한 글을 읽을 때마다 하고 있다. 내가 만들어낸 세계와 인물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은 불행하다. 나는 다른 작가들처럼 그들에게 생생하게 살아 움직일 충분한 활자를 주지 못한다. 그렇지만 나름 그들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물을 만들 때는 나의 한 부분을 주곤 한다. 그 부분을 극대화해서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인물은 어딘가 결핍되고, 부족한 인간이다. 그럼에도 나에겐 그 인물이 매력적이기 짝이 없다. 내가 탄생시킨 인물이니까. 내가 생명을 불어넣은 인물이니까. 삶을 갈망하는, 결핍투성이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소설을 아주 천천히 쓰고 있다. 진도는 거북이가 기어가는 것보다도 느리지만 그래도 쓰고 있다. 지금은 멈춰버렸지만.

사실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적게 된 것은 아마 오늘 읽었던 웹소설 때문일 것이다. 진득하게 눌러붙는 글을 쓰는 작가의 글을 읽었다. 아직도 여운이 남아있는 것 같다. 그런 글을 쓰고 싶다고, 무심코 생각해버린다. 그러나 괜찮다. 아마 조금 뒤면 다시 잊어버릴 테니까. 이제는 다른 것을 생각해보자.

특별히 떠오르는 건 없지만 그래도 생각을 굴려본다. 난 붉은 색을 좋아한다. 위에서 한 번, 취향 이야기에 나왔던 것 같지만 그래서 붉은 머리를 좋아하기도 한다. 물론 붉은 머리라고 무조건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왜 붉은 색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떠오르지 않는다. 붉은 색을 가진 캐릭터들이 떠오르지만 내가 붉은 색을 좋아해 그들을 좋아하는 것인지 그들이 붉은 색이었기에 붉은 색을 좋아하게 된 것인지 햇갈릴 뿐이다. 고백하자면 나는 파워레인저에서도 레드를 제일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파워레인저에 한해서지만.

알람을 맞춰 놓고 일찍 일어났다. 원래보다 이른 기상은 졸리면서도 눈은 떠져서 멍한 기분이었다. 어제 먹고 싶었던 것을 아침 겸 점심으로 먹었다. 생각났을 때가 늦은 저녁이었어서 먹지 못했었다. 스레딕에 들어온 것은 분명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익숙해졌다. 괴담판을 보기 위해 들어왔지만 요즘은 바보판을 더 자주 가는 것 같다. 비버들이 너무 유쾌한 탓이다. 언제나 존경스러울 뿐이다.

어제 저녁, 정확히 말하면 오늘 새벽인걸까? 자기 위해 누웠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참 빠르게 갔구나하는. 일요일에는 그렇게 느린 것 같던 시간이 월요일이 어느새 지나가버리자 그렇게 바뀌었으니, 역시 앞날이란 알 수가 없다.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보고 있다. 방학동안 계속 보다보니 무료인 화들은 전부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 번 반복하며 본 화도 있다.

친목은 안 된다는 걸 알지만 내 일기에서 한 번 중얼거리는 정도는 괜찮지 않으려나. 아, 그 이름도 거룩하신 카레이시여. 그대의 어린 자식인 카야가 아뢰옵니다. 아름다운 그대의 노란빛을, 자비롭게 선사해준 그대의 맛을, 저희는 잊지 않겠습니다. 카레가 현세에 강림하시었을 때 우리는 진정함을 알게 될지니, 우리가 당신의 뜻을 조금이라도 알게 하소서. 커리오. 내가 생각해도 난 정말 다양한 판을 지켜보는 것 같다. 판에 따른 비용 값이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

인형은 귀엽고, 푹신하다.

낮잠을 자려고 했는데 전화가 왔다. 전에 신청했던 프로그램에 대한 전화였다. 다행히 합격이었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꽤 기뻤다. 결국 잠은 깨버려서 다시 거실로 나왔다. 시계를 보니 마침 저녁 시간이어서 차라리 저녁을 빨리 먹기로 정했다. 고기 반찬이었는데 배가 고팠는지 밥을 많이 먹었다. 역시 음식은 고기가 최고가 아닐까 싶다. 달달한 것도 좋아한다.

남을 배려하는 것은 어렵다. 남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눈치채는 것이 나는 힘들다. 흔히 말하는 눈치 없는 사람이란 나를 가르키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남에게 그렇게 큰 관심을 쏟아부을 이유를 나는 아직 찾지 못하였다.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배려를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을 보면 조금은 부러우면서도 내가 할 수 없는 것임을 알기에 포기하곤 한다.

불안은 항상 나와 같이 있다. 내가 누군가에게 애정을 가질 때면 누군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가 두렵다. 애정을 쏟은만큼 돌아오길 바라는 것일까? 누군가도 나에게 애정을 주길 바라는 걸까? 아니라고 답하고 싶어 한참을 생각해보지만 그렇다는 답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기약없는 애정을 쏟아붓는 것은 익숙할지 모른다. 그런데 그 끝에 누군가가 떠나는 결말이 있던 것은 사실,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물론 애정 없는 상대가 떠나는 것에는 아무 감정도 들지 않는다.

떠나가지 말아주세요. 가끔씩, 생각날 때만 나에게 말을 걸어주어도 좋아요. 많은 시간을 나와 보내지 않아도 좋아요. 단지, 아무말 없이 또 떠나가지만 말아주세요. 일방적으로 버려진다는 건, 결국 그 관계가 일방적이었다는 것을 아는 건, 생각보다 더 비참해요. 쏟아부었던 내 애정이,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던 내 노력이 날 더 비참하게 만들어요. 그래요, 사실은 압니다. 당신들이 그걸 신경쓸 이유는 없어요. 그래도, 그래도. 나는 아직도 이 바람을 멈출 수 없네요.

슬슬 저녁을 먹을 시간이다. 그런데도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서 아직 미적거리고 있다. 이렇게 누워있다 보면 졸음이 오곤 하지만 지금은 잠들 때가 아닌 것 같아 미루고 있다. 아마 곧 일어나 저녁을 먹으러 가긴 갈 것이다. 문득문득 먹고 싶은 것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럴 때, 그것을 먹으러 가는 사람이 정말 부럽다. 나는 아직 그 정도 경지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 같다. 언제쯤이면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휴대폰을 충전하기로 마음 먹었다. 생각해보면 하루종일 휴대폰을 보고 있었으니까 잠시만 내려놓자.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휴대폰 중독이다. 적을수록 내 단점이 자꾸 눈에 보인다. 채팅을 보내고 나면 자꾸 휴대폰을 더 들여다보는 것 같다. 혹시라도 답이 와있을까봐. 답이 있기를 바래서. 그러나 텅 비어있는 화면을 보면 내 마음 속에서도 무언가 텅 비는 기분이다. 나는 그런 기분으로 휴대폰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사실 이건 한정적이고 보지 않으려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문득 깨달았는데, 내가 원하는 캐릭터 설정에서 애정을 가진 대상이라면 대상이 무슨 짓을 해도 허용되는 것, 그건 나였나보다. 나의 일부였나보다. 나라는 인간의 중심은 나라서 내가 좋아한다면 아무 신경도 쓰지 않을 것임을 지금 깨달았다. 내가 그를 좋아한다. 그래, 그거 하나면 나는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었다. 여전히 한심한 인간상이지만 그게 나인걸 어떡하란 말인가. 이게 자기합리화라고 하더라도 난 할 것이다. 복잡한 생각은 싫어한다. 그러나 주의는 해야 한다.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는 말자.

좋아. 좋다. 네가 좋다. 네가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를 정도이다. 네 목소리만 들어도 웃음이 나고, 네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고, 너만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네가 있을 때, 나는 행복하다. 어떤 슬픔이라도 이겨낼 정도의 굉장한 행복이다.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네가 좋아. 너는 나에게 삶이고, 세상이고, 살아가는 원동력이다. 네가 있기에 나는 아직 살고 있다. 즐겁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 너는 나에게 그런 존재이다. 그러니 뺏지 말아줘. 나한테서 삶을 뺏어가지 말아줘. 나는 그럼 더 이상 버틸 수가 없다. 죽도록 좋아해. 좋아서 미칠 것 같아. 너는 나의 행복이다. 네가 있어서 세상이 아름답다. 나는 이 마음을 다 적을 수조차 없지만 네가 좋아. 좋다고 몇 번을 말하더라도 부족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정말 좋아해.

한 마디가 가슴에 박힌다. 너가 나를 살게 한다. 너희가 나를 살게 한다. 그래, 너희가 있기에 아직은 세상이 살만하다. 너희가 있기에 어떤 불안 앞에서도 웃을 수 있다. 너희가 있기에 얼마나 좌절하더라도 넘겨버릴 수 있다. 너희가 있기에, 너희가 있기에, 나는 삶을 지킬 수 있다. 누군가가 겨우라고 표현하는 것이 나에겐 전부이다. 내 가치는 너희에게 있다. 누가 뭐라고 하든, 변하지 않은 진실이다. 그러니 제발, 내 가치를 떨어뜨리지 말아줘. 내가 살 수 있도록 내버려둬. 당신들의 가치로 내 가치를 정하지 마. 가치란 건 내가 정하는 거잖아. 그건 내 거잖아. 당신들 게 아니잖아. 제발. 제발. 나는 삶을 살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계속 부모님께 혼이 났었을 때. 고쳐서 더 완벽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혼나는 사람이 되는 편이 더 낫겠다고. 고쳐야 할 건 산더미처럼 많다. 그럴 바엔 차라리 혼나고 넘어가자. 그게 나한테 큰 의미를 주는 것도 아닌데. 처음엔 그랬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그것은 의미없는 말이다. 완벽한 사람보다는 부족한 사람이 더 쉽다. 편하다. 부족한 사람은 항상 혼이 나지만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읽는 것이 좋다. 남의 생각을 읽는 것이 좋고, 남의 세계를 읽는 것이 좋다. 남의 세계를 무심코 들여다보면 그곳에는 나와 같은 조각이 있다. 내가 한 번도 예상치 못했던 공통점이, 나조차 헷갈리던 내 마음이 그곳에 있다. 그래서 좋다. 그래서 신기하다. 우리들은 결코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같은 것이 있다. 완전히 동떨어진 인간이란 없다. 어떤 인간이라도 그와 비슷한 생각을 했던 인간이 세상에는 존재한다. 그건 어쩐지 위로가 된다.

오늘은 기분 좋은 날이다. 좋아하는 음식을 먹었다. 맛있었고, 배불렀다.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었는데 더 행복한 일이 있었다. 당신의 관심이 아직 그곳을 떠나지 않았다는 증거가 왔다. 기뻤다. 아, 당신은 아직 그곳을 버리지는 않았구나. 아직 그곳에서 살 마음이 있구나. 당신에게 답을 전하기 위해 급하게 집에 돌아왔다. 이것은 깜짝 선물일까? 그렇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 정도는 괜찮아.

별자리 운세를 봤다. 한 번 보고 난 뒤로는 매일 아침마다 확인하고 있다. 완전히 믿는 것은 아니지만 일과 중에 가끔 운세를 떠올리곤 하는 정도이다. 솔직해지자. 안타깝게도 오늘의 운세는 결코 적용될만한 게 아니었다. 내 애매모호함이 오해를 부른다고 해도 난 애매모호하게 있고 싶다. 솔직함을 꺼내드는 건 좋아하지 않는다. 가끔, 아주 가끔, 그 정도는 꺼내도 될 것 같다고 생각할 때만 예외가 된다.

고민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오늘 결론을 냈다. 마음가는대로 행동하기로. 물론 그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고, 많은 것들을 같이 해야만 하겠지만 어쩌겠는가. 사실 내가 생각하기에 나와 그들은 이미 끝났다. 그들은 이미 그들끼리의 사회를 구축했다. 들려오는 이야기를 조합하면 당연하게 나오는 답이었다. 나는 그 사회에 끼고 싶은 마음은 없다. 차라리 나 혼자 살아가는 사회를 구축할 것이다. 언제나 말하는 것처럼 나는 분명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인간이다. 그렇기에 나는 망설임없이 나의 행복을 올리기로 했다.

한동안 들어오지 않았다. 들어올 생각도 나지 않았고, 들어오고 싶은 마음도 나지 않았다. 항상 나는 시작만을 불타오른다. 불은 너무나도 쉽게 꺼져버려서, 이제는 시작을 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계속 불타는 사람은 정말 대단하다.

생각한다. 모든 것을 다 끊어버리고 살아가면 어떤 기분일까? 내가 결국 당신들을 버린다면, 나는 한결 편해질까? 아니면 다시 후회할까? 나는 답을 찾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후회할까봐 무서워서 당신들의 손을 놓을 수가 없다. 다 끊어버리고, 나만이 아는 공간에서, 나만이 있는 공간에서, 아무도 나에게 말걸지 않는 공간에서, 아무것도 신경쓸 것이 없는 공간에서,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용서되는 공간에서 살고 싶다. 그러나 나는 겁쟁이니까, 그것은 무리이다.

매일 비슷한 생각을 한다. 위로 올려보아도 알 수 있었다. 내가 지금 드는 생각과 같은 것이 적혀있다. 그렇다면 나는 이 비슷한 생각들을 안고, 비슷한 하루를 얼마나 더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것은 꽤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아픈 것은 싫다. 난 정말 아픈 것이 싫다. 죽어도 싫다. 그러니 살아가야지. 그러니 아직 살아갈 수 있다. 이제는 흐름을 신경쓰는 것도 멈춘 채 적고 있다. 그냥 지금 이 기분을 남겨놓고 싶다. 나중에 한 번 읽어보고 싶으니까.

적어도 맞춤법이 어긋난 곳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고민이 하나 있다. 마지막 주 수요일에 영화를 보러 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마지막 주 수요일은 그래도 할인이 되니까. 보러가고는 싶은데 볼 영화가 마땅치 않다. 2개의 후보가 있지만 모두 본 것이다. 그것을 다시 보러 가야 하는 걸까? 사실 지금 생각으로는 가고 싶다. 영화를 볼 때는 적어도 즐겁다. 적어도 지금 이 기분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난 지금 기분이 별로 좋은 편은 아니다. 활동하던 팸에서 사실은 내가 없는 편이 좋은 걸까 싶어 불안해하고 있고, 그래서 내팽겨쳐버리고 있고, 별로 좋지 못한 말을 들었고, 생각해야만 될 일이 많이 남아 있다. 그래도 적다 보니 나아졌다. 아무래도 미루어두었던 일 중 하나를 시작해야겠다. 지금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 나에게 글이란 역시 위대하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남의 마음을 아는 것은 너무나도 어렵다. 특히 나는 더 그렇다고 생각한다. 오늘만해도 영문을 알 수 없는 인간들을 보았다. 그들의 행동에 무슨 이유가 있는지 나는 알 수 없었다. 마음이란 너무 어렵다. 갈 곳이 짐작가지 않는다. 난 그래서 읽는 것을 포기하고, 남이라는 것을 포기했는데 계속해서 보여지는 남의 행동에 머리가 어지러울 뿐이다. 왜 그러는 걸까. 그들의 마음은 무엇일까. 생각하기조차 힘들다. 항상 이럴 때면 독심술이 필요하다.

기분이 더럽다. 찝찝하고도 화가 나는 이 기분은 언제 느껴도 짜증나는 기분이다. 방금 제가 보잘 것 없는 존재였음을 다시 확인받고 왔다. 이런 걸 확인받을 때마다, 나는 기분이 더러워진다. 나만의 세상에서 내가 잘난 것으로 알며 살고 싶어진다. 나보다 잘나고, 나보다 빛나고, 나보다 높은 곳에 있는 인간을 보는 것은 유쾌하지 않다. 죽어도 싫다. 누가 내 머리 위에 있다는 사실이 미치도록 싫다. 그런데 그것이 현실이다. 그 인간들은 언제나 내 머리 위에 있다. 모두 나보다 잘났다. 그것이 끔찍하다. 끔찍하고, 숨막혀서 어떻게 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다. 사실 이 기분이 짜증과 화남, 더러움을 간직한 기분이었다는 걸 최근에 알았다. 그냥 이상한 기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래, 나는 화가 났었던 거였다. 어쩌면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 글을 써야 하는데 쓰고 싶지 않다. 내일은 도전할 수 있을까?

일기의 후반으로 갈수록 내용이 어지러워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 감정을 배출하는 용도로 사용했기 때문일까? 그런 질문을 들었다. 무섭지 않냐고. 답하지 않았다. 답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나에 대해 알리는 것이 싫다. 그것이 내가 알리고 싶은 것이라면 괜찮다. 그러나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은 말하기가 싫다. 허나 인간들은 그것을 또 묻는다. 답을 돌리고, 돌리고. 말하기 싫다라는 내 감정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곧이곧대로 들어주면 안 되는 걸까? 말하지 않는다면 묻지 말아줘. 하기 싫은 거니까. 나에게 관심 갖지 말아줘. 아니, 관심은 주면 굉장히 기뻐할 인간이지만 원치 않는 관심은 필요없다. 역시 난 이기적이다.

위의 질문에 속으로 이런 대답을 했다. 무섭다고. 그런데 다만 당신이 모르는 것은 난 항상 무서워했다는 것이다. 일상 속 어떤 곳에서도 난 무서워했다. 겁을 먹었다. 사람들이 나를 보는 것 같은 시선에, 내가 잘못된 것 같은 불안함에. 나는 언제나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러니 장소가 바뀐다고 해도 문제는 없다. 평소랑 같을 뿐이다. 당신은 결코, 이해하지 못할 감정이다. 말해주지도 않을테지만 말이다.

집에 가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한다. 집이라는 것은 내게는 일종의 도피처이다. 일상의 두려움에서 잠시는 벗어날 수 있는 곳이다. 집에 가는 날이 되면 내 마음은 다급해진다. 빨리 도망가고 싶어서.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난 도망치는 게 특기이다.

그래, 난 정말로 도망치는 것이 특기이다. 자주 사용하는 수단은 무관심이다. 무관심을 위장하는 것이다. 그것은 꽤나 유익한 도움이 된다. 내가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보여주고, 내가 그들을 신경쓴다는 사실을 가려준다. 나를 약자가 아닌, 무관심한 성으로 보게 만들어준다. 그들은 아마 절대로 그걸 꿰뚫어 볼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나에게 관심이 없으니까. 사실 내 무관심은 그들처럼 나도 괜찮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이기도 하다. 모두 언제나 괜찮아 보인다. 실제로는 어떻든 간에 괜찮아 보인다. 나도 괜찮아 보이고 싶다. 내가 의도적으로 살고 있다고 보이고 싶다. 그들에게 얼마나 쉽게 영향을 받는지 가르쳐주고 싶지 않다. 난 그들을 믿지 않는다. 그러니 당연한 일이다. 그들이 괜찮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치겠다. 기분이 너무 안 좋아. 짜증나서 죽어버릴 것 같아. 결국 괜찮아지겠지만 그래도 싫다. 싫어, 싫어, 정말 싫어. 제발 날 좀 살려줘. 살고 싶어. 기분 나빠.

꿈도, 희망도, 눈물도, 의미도 전부 거기에 있다. 이런 의미 없고,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 아니라 그 세계들에 있다. 나는 그 세계를 느끼며 기뻐하고, 울고, 의미를 찾았다. 그곳은 현실보다 더 찬란하다. 현실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는 것이 그곳에는 있다. 그러니 어찌, 그곳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현실에서는 울 수조차 없다. 절망이 있어도 눈물이 나오지 않는다. 그 답답함은 내게 눈물을 흘리는 법을 가르쳐주지도 않았다. 내가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된 건 다른 세계가 나에게 준 것이었다. 오직 그 세계들만이 나에게 준 것이었다. 고작 그조차도 나는 현실에게 받을 수 없다. 사실은 그곳들이 나의 세계이며, 나를 지탱해주는 것들이다. 이해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단지 나에게 현실이란 살아있기에 사는 세계이다. 현실은 나에게 아무것도 되어주지 못했다. 환상에 불과하더라도, 망상에 불과하더라도 나는 그 세계들이 있기에 산다. 유일하게 나를 배신하지 않을, 나를 떠나가지 않을.. 그것들은 나의 생명줄이다. 그래, 그 세계는 영원하다. 그 세계는 내가 걱정에 시달리게 하지도 않고, 나를 버려두고 가지도 않는다. 내 유일한, 유일한, 유일한 생명줄이라고. 그게 내 생명줄이라고. 당신들은 죽어도 모를 것이다.

울 수 없었다는 걸 오늘에서야 깨달았다. 기분이 나쁘다고 느꼈는데, 그 기분이 사라지지 않아 가만히 있었다. 이제 알았다. 나는 그 때 울고 싶었는데, 울지 못했다는 사실을.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나는 현실에게 눈물을 받는 법을 버렸다.

하나의 사실이 있다. 어째서 내가 그 사실을 알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나에게 단 한 번도 사실에 대해 이야기해준 적이 없으면서. 본인들끼리 이야기하고, 본인들끼리 걱정하면서도 내게 말한 적은 없으면서. 그런데도 어찌 내가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그대들은 나에게 말을 꺼낸 적이 없지 않은가? 그러니 나는 모른다. 나는 알 수가 없다. 내가 알고 있기를 기대하지 말라.

끔찍하다. 그런데 그보다도 더 끔찍한 것은 이것이 끝나지 않으리라는 것이다. 내일도 같은 하루다. 내일도 오늘과 같다. 지금의 기분은 결코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나에게 머무르리라. 절망적이다. 모든 걸 버리고 떠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내게 이성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상 그것은 불가능하다. 나는 그것을 가능으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발버둥이라도 쳐보자. 빠져나올 길 없는 깊은 물 속에서, 시간이 지나도 숨막히는 게 가시지 않더라도, 답답해서 목을 긁어버리고 싶더라도, 우선은 있어보자. 아주 가끔 내게 들어오는 공기를 위해서.

오늘의 내일이 시작된다는 것이 숨통을 조인다. 시작하고 싶지 않다.

결국 난 부외자에 불과하다.

몇몇 레스를 수정했다. 혹시라도 누군가 날 알아볼까 두려워졌다.

계속 길게 쓰려고 했는데, 힘이 드니까 관두기로 했다.

아니, 사실은 내가 알지 못하는 인간이 싫다. 내가 말을 걸 수 없는 인간이 싫다. 내가 신경써야하는 인간이 싫다.

요즘은 계속 기분이 나쁘다. 죽어버릴 것만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죽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그게 의미 없는 일이란 것쯤은 알고 있으니까. 그래도, 죽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막을 수가 없었다.

중복된 내용은 쓰지 않으려 했는데 어떨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 괜히 길게 쓴 것 같다. 나도 읽기가 힘이 든다. 전형적인 의욕과다였나 보다.

한 번도 누군가에게 중요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그것이 누구였든간에.

그러면서 그들은 내가 모르는 것을 의아해한다. 내가 눈치채었으리라 생각한다. 나한테는 이야기할 생각조차 안 했던 그들의 일을.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가 아는 사람을.

내가 숨이 막혀 죽기 전에. 어서.

이대로 쓰면 1000을 정말 채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자려고 했는데 또 시간이 흘러버렸다. 이제는 진짜 잠들어야지. 내일도 결국 일어나야만 할테니까.

잊어버릴 뻔 했다. 오늘 팝콘을 먹고 싶을 만한 일이 있었다. 나는 그런 싸움의 실시간 감상 또한 처음이라 매우 재미있었다. 더 구경하고 싶은데 아마 이 이상은 힘들 것 같다.

결국 그들끼리 모든 결론을 내렸다. 여전히 나에게는 아무 말이 없다. 직접 물어보는 타입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나에게 아무것도 전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여전히 싫다. 나는 결국 부외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그래, 여전하다. 여전히 기분이 더럽다.

기분이 더럽다는 느낌을 더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다. 이럴 때면 어휘가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한다. 더, 더. 지금을 표현할 말을 익히고 싶다.

꺼져달라는 말을 열심히 돌려서 말하는 건가 보다. 근데 내가 그것을 들어줄 마음이 없다. 들어주고 싶지가 않다. 나 자신을 좀먹을 뿐인 일이겠지만 마지막 자존심을 세워보자. 결국 꺽여서 포기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나는 지금 네가 싫어졌다. 나를 배제하려는 네가 싫어졌다. 그러니 네가 원하는 상황은 만들어 주지 않으리라.

전부 집어던지고 누군가의 의도대로 돌아가고 싶지만. 나라는 인간은 아직도 미련을 버리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 멍청하게도. 그래서 계속 머무르고 있다. 나 홀로 외딴 섬에.

이 기분은 뭐라고 표현해볼까? 이건.. 스스로를 죽이는 기분이다.

아, 그래. 속했다고 생각했던 내가 역시나. 잠시 희망에 들떴던 내가 역시나. 그대들과 같은 일행이었다 착각했다. 그대들과 가까웠다 착각했다. 그대들이 나를 바라보았다 착각했다.

사실은 그것 또한 포석이었나보다.

그냥 다시. 관두어야 하는 걸까.

당연히 재미있었다. 나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는가? 나라는 존재를 바라보려하지 않았는가? 그 즐거운 시간을 끝내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사람이 있다. 내가 아는 사람이 있다. 그것은 여전히 나에게 위안을 주었다. 목이 타올라 급급해 사람을 찾았지만 사람이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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