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사] 1. 사람이 별로 가지 않는 외진 곳. 「남강 선창에서 저쪽으로 해변을 돌아가면 후미진 도린곁에 문 지주 집이 있었다.」 출처 <<송기숙, 암태도>> ★ 세우고 싶었으나 이런저런 이유로 세우지 못했던 설정들로 빠르게 진행하는 스레. ★ 진행: / 잠수: 🔥 ★ 자유롭게 레스를 달아도 됨. 혼자하면 금방 그만둘 것 같아서💦 ★「 메멘토 모리 」>>2 를 끝내고 현재 「 공주는 잠 못 이루고 」>>67 진행중 ★ 미래의 나에게 : 잠수는 적당히 타고 그렇지만 현생을 놓치면 안된다!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 죽음에 대한 경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당신들에게 경고를 던지는 것뿐이에요. 너무나도 무의미하겠지만 언젠가는 응답해주리라 믿고서.」

관전러 두근두근 팝콘 장착!

A의 시각 처음 눈을 떴을 때 보이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10분이 지나고 두 눈이 조금씩 어둠에 익숙해지고 나서야 어렴풋이 주변의 윤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딱딱한 철제 의자에 앉아있었고 둥근 테이블을 마주하고 있었다. 머리가 조금 아파왔지만 나는 자신이 누구인지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그래, 내 이름은 A. 길거리를 조금만 활보해도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인상의 남자. 나이는 23살.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역시나 평범한 대학생 노릇을 하고 있지. 나는 검지와 중지가 맞닿는 부위에 점이 있다는 소소한 사실까지 기억해냈지만 어째서 이런 곳에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주변은 내가 내고 있는 숨소리 외에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곳에 나만이 있는 걸까? 일단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이 좋겠다, 고 생각한 순간 한줄기 빛과 함께 눈이 멀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밝은 광경에 적응하지 못한 나의 앞에 문을 박차고 들어온 인물이 다가왔다. 한 명? 아니, 두 명. 그들은 놀란 나를 진정시키려는듯 양어깨를 붙잡아 다독였다. "괜찮아요? 지금 제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겠어요?" "아무래도 우리가 들어오기 직전에 정신을 차린 모양인데. 타죽기 전에 발견해서 다행이야." 갈색 단발머리를 한 여성이 내 겨드랑이 아래 부분으로 팔을 넣어 나를 일으켰다. 누군지 모를 타인의 접촉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파도처럼 밀려오는 정보를 소화하지 못해 버벅거리는 나의 몸짓은 한없이 연약했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야? 막 깨어나 혼돈스러웠던 순간이 더 침착하게 느껴질 만큼 지금 상황은 엉망진창이었다. 그런 생각이 정리된 것은 교복을 입은 소년이 여성을 도와 나를 문 밖으로 이끈 후였다. 내가 있던 방이 암흑과 적막으로 점칠되어 있었다면 바깥은 공기마저 주홍색으로 느껴질 정도로 불빛이 가득했다. 시뻘건 혀를 낼름거리며 게걸스레 초목을 불태우는 화마를 본 순간, 나의 머리 속에는 살아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아직 이름조차 모르지만 여성과 소년은 생명의 은인이 틀림 없었다. 이쪽으로! 작게 소근거리는 여성이 이끄는 방향을 따라 우리는 다급히 걸음을 옮겼다.

A의 시각 온사방이 붉게 물들었다. 매캐한 연기에 숨이 막혀 헐떡이는 나의 입에 축축한 천조각을 갖다대며 여성은 자세를 낮추고 신속하게 움직이면 숲 속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을거라 말해주었다. 눈 역시 매워서 제대로 뜨지 못하고 있었지만 다행히 여성의 발걸음은 신중했고 또 정확했다. 허리를 숙이고 오래동안 달리는 것은 허벅지에 지나친 고통을 선사해주었지만 끔찍한 화재 속에서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 마침내 앞서가던 여성이 걸음을 멈추었을 때, 나는 제자리에 당장이라도 주저앉고 싶었다. "어떻게... 이게 무슨 일이죠?" "운이 좋았어요." 내 질문은 여성을 향한 것이었지만 대답은 소년에게서 돌아왔다.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일어났을 상황에 대해 본인이 더 잘 아시겠죠. 살아남아서 다행입니다. 저는 김광현이에요. 저 분은 최민아라고 하고요." 김광현은 등에 매고 있는 가방에서 작은 물통을 꺼내 내밀었다. "일단 마시면서 들으세요. 저희가 있는 곳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넓은 숲 속이에요. 저와 민아누나가 한 방향으로 쭉 걸어본 적도 있지만 5일이 넘도록 숲 바깥으로 보이는 곳은 보이지 않았어요. 오히려 점점 위험한 놈들이 나와서 포기해야만 했죠." 위험한 놈이라니. 짐승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의문이 들었지만 물어보지 않았다. 까맣게 그을음이 묻어나는 뺨을 천조각으로 닦고 물로 입을 축이며 두 눈을 굴렸다. 광현과 내가 일방적인 대화를 하고 있는 동안 민아라고 소개받은 여성은 주변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있었다. "숲에는 저희말고도 사람이 있지만 함부로 접촉해서는 안돼요. 방금 보았던 화재도 사실은 방화예요. 범인은 죽었지만... 불이 이렇게 쉽게 퍼질 줄은 몰랐어요." "산불이 저렇게 심하게 났는데 지금 여기에 있어도 되는 겁니까? 애초에 숲 속에 갇혔는데..." "여기는 괜찮아요. 지금쯤이면 모두 끝났을 테니까." "무슨." 말장난도 아니고! 나는 당장이라도 도망가고 싶어 어깨를 들썩였다. 광현도 가만히 내버려두면 내가 저멀리 튀어버릴 것 같았는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30분이 지났으니 돌아가봤자 평범한 숲으로 변했을 거예요. 그러니까 더 이상 도망가지 않아도 돼요. 미친 소리같겠지만 여기는 그런 이상한 현상이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고, 빠르게 익숙해지셔야 조금이라도 살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요."

A의 시각 그런 황당한 설명을 듣고 있는데 민아가 검지를 입술에 붙이고 천천히 자세를 낮추라고 외쳤다. 얼떨결에 제자리에서 웅크린 나와 달리 광현은 재빠르게 수풀 너머로 몸을 숨겼다. 척 보아도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나는 비명을 지르는 허벅지 근육을 억지로 놀려 민아의 옆으로 다가갔다. "정면에 여자애가 있어." 내가 다가온 것을 느꼈는지 민아가 작게 속삭였다. 그녀의 말대로 고개를 들어보니 10m 정도의 거리에서 작은 인영이 보였다. 새하얀 원피스 자락을 바닥에 늘어뜨리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듯 까만 정수리가 보였다. "이런 숲 속에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보는 게 확실히 수상하기는 하지만... 어린 아이같은데. 어째서 숨어야 합니까?" "수상하다고 생각한 것만으로 당신 생명이 10초는 연장되었겠네. 축하해." 겨우 10초라니 빈정거리는 거냐고 되묻고 싶었지만 진심으로 한 말이었나보다. 이를 드러내며 시원하게 웃은 민아는 말을 이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는 게 아냐. 저거 지금 이쪽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있어." 섬뜩했다. 설마 저게 정수리가 아니란 말인가? 민아는 잘보라며 근처에서 작은 돌멩이를 집어들었다. 말릴 새도 없이 날아간 돌멩이가 새하얀 원피스 자락으로 떨어진 순간, 가르마로 보였던 일자의 금이 벌어지며 날카로운 촉수가 빠져나와 돌멩이를 집어삼켰다. "그래도 저건 가까이에 다가가지만 않으면 공격하진 않아. 기억해두는 게 좋아. 그럼 이제 출발하자. 남은 이야기는 베이스캠프에서 나누고." 아연실색하여 입을 틀어막고 있는 나를 뒤로 내버려둔 채 민아는 미련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수고하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웃음) 그럼 남은 시간 동안 - 하실 - ?」 -

A의 시각 방금 있던 일들만 해도 이 숲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곳에 베이스캠프라는 것이 정녕 존재할 수 있는 장소인지 의문이 들었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나름대로 보안이 되어있었다. 수풀로 가려진 언덕 아래로 작은 구덩이가 나있는데 그 입구를 막는 문은 제법 단단한 철문이었다. 완벽하진 않았지만 이것도 지금 상황에선 감지덕지겠지. 베이스캠프의 내부는 단촐했다. 벽을 따라 늘어선 선반에는 음식이나 자잘한 물건들이 놓여있었고 중앙에 놓인 나무 탁자 위에 밝힌 촛불 하나가 지하의 유일한 광원이었다. 민아는 어깨에 매고 있던 짐을 한켠에 내려놓고 잠시 쉬겠다며 우두커니 달려있는 문 2개 중 하나를 열고 사라졌다. 아까부터 느꼈지만 정말 바람같은 움직임이었다. 그렇게 남의 집에 온 이마냥 어색하게 서성이는 나에게 손을 내밀어 준 것은 광현이었다. 테이블 옆에 놓인 의자를 끌어 권하면서 광현은 아랫입술을 할짝였다. "아까는 급하게 설명하느라 많이 부족했죠? 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우선 제가 뭐라고 부르면 될까요?" "제 이름은 A입니다. 나이는 23살. 보다시피 남자고..." "저보다 어른이신데 그냥 말 편히 놓으세요." "어어... 그러니까 대학생인데. 어째서 이곳에 와있는 건지 모르겠어." 스스로가 듣기에도 바보같은 말이었다. 이런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숲 속, 칠흑같은 방 한 가운데서 정신을 차렸지만 무슨 경로로 오게 되었는지 모른다니. 꿈이라기엔 화염에 휩싸인 곳을 지나오면서 그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누군가가 나를 납치해 이곳에 두었다기엔 평범한 생을 살았던 내게 그런 험한 짓을 저지를 만한 망할 인간이 없었다. 장기매매였다면 이미 털렸겠지 결코 어두운 방 안에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다. 애초에 나는 묶여있지도 않았다고. 혼란스러운 내 생각과는 달리 광현은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마치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이. "역시. 민아누나도, 저도 본인이 이곳에 던져진 이유를 몰라요. 고심해서 떠올려보려 해도 마치 텅 빈 것처럼 뿌연 안개로 막혀있는 기분이에요. 형은... 가족에 대해서 기억이 나나요? 저는 3명의 가족이 있어요. 그러나 있다는 것만 알지 그들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이름이 뭔지. 어느 것 하나 떠올릴 수가 없어요. 웃기지 않나요? 제 기억 속 저는 여동생을 그렇게 귀여워했는데, 저는 그 아이가 몇 살인지도 몰라요. 분명 사진도 있는데..." 말하면서 감정이 거세어졌는지 광현의 목소리에는 우울함이 깃들어있었다. 눈가가 빨갛게 달아올랐는데도 용캐 눈물을 참으면서 광현은 들고있던 사진을 내밀었다. 사실, 그가 사진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면 그게 사진인 줄도 몰랐을 것이다. 아무것도 담겨있지 않았으니까. "나는 가족이라고 부를 만한 사람이 없어." 모두 사고에 휘말렸거든. 내 말에 광현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뜨였다. "민감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놀라지 말고. 네 말을 듣고 생각해봤는데, 나 역시 가족들에 대한 자세한 것들이 기억나지 않는 것 같아. 이게 숲 속에 떨어진 것과 무슨 상관이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너와 내가 같다면 민아씨도..." "네에..." 온통 흰색으로 덧칠된 사진을 소중하게 품에 넣으며 광현은 대답했다. "말은 안했지만 민아누나도 똑같을 거예요. 처음 만났을 때 저를 도와주는 이유가 혹시 아는 사람이어서 그런 거냐고 물었는데 누나는 '그건 나도 모른다.'라고 했거든요. 형이 말씀하신대로 기억 상실증이 이곳에 온 거랑 어떤 연관이 있는 건지 모르지만... 다른 실마리는 있어요."

일단은 여기까지. >>3 반응 고마워 <3

- Picrewの「uomo」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3wi3v0hpBR #Picrew #uomo 이름: A 성별/나이: 남/23 직업: 대학생 외모: 흑발/흑안 173cm 길거리를 걷다보면 한 명쯤은 마주칠 수 있는 흔한 인상의 남자. 짧게 자른 머리에 둥근 안경을 쓰고 있다. 성격: 특이한 상황이 아니면 그다지 놀라지 않는 담담한 성격이다. 떨어진 숲 속이 온통 특이한 곳이어서 그렇지. 특징: 1. 검지와 중지가 맞닿는 면에 점이 하나 있음. 2. 가족이 있었지만 사고에 휘말려 사망함. 3.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교를 다니고 있음. 복학생. - 「생각하는 것보다 튼튼하기 때문에 마음껏 - !」 「(웃음) - 함께 - 」

김광현의 시각 내 말에 형은 관심을 보였다. "형이 깨어났던 방을 기억해요? 겉모습까지 자세히 볼 시간은 없었지만 이 숲 속에는 그것과 비슷한 컨테이너가 여럿있어요. 형의 경우처럼 사람이 있을 때도 있고 물자가 쌓여있는 때도 있어요. 물론 누가 병 주고 약 주는 것처럼 오면서 봤던 괴물이 들어있었던 적도 많았지만요." 거기까지 말하곤 자리에서 일어나 선반에 놓여있는 작은 가방 중 하나를 가져왔다. 납작한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니 형은 이곳에서 전자기기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동의하듯 짧게 웃어보이고 동그란 전원 버튼을 눌렀다. "물자가 있는 것만으로 충분히 행운이지만 저희가 찾는 것은 따로 있어요." "...USB?" 직사각형에 가까운 작은 물체를 보여주자 형이 작게 중얼거렸다. 고개를 끄덕이고 노트북에 USB를 연결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화면에 USB가 가지고 있던 정보들이 떠올랐다. 형이 잘 볼 수 있도록 밀어주면서 나는 마저 설명을 시작했다. "대부분은 뜬구름 잡는 것 같은 내용이지만 N, 그러니까 이걸 만든 사람은 발견한 사람에게 앞으로 해야할 일의 방향을 알려줘요. 아니면 구역에 대한 정보를 주거나 그 중 하나이죠. 민아누나랑 제가 형을 찾으러 간 것도 최근에 발견한 USB에서 '방에 갇힌 신입을 데리고 오라.'는 내용이 시작이었어요." "잠깐, 내가 이해가 잘 안되서 그러는데... 어떻게 그런 녀석의 정보를 믿을 수가 있어? 처음에 나한테 사람과 함부로 접촉하지 말라고 했었지. 아마도 숲에 불을 지른 사람처럼 위험한 이를 피하라는 뜻인 줄 알았는데, N이라는 수상한 사람이 한 말을 믿고 나를 찾으러 왔단 말이야? 내가..." "형이 나쁜 사람이었다면 어떡했을 거냐고요? 그랬으면 민아누나가 베이스캠프에 데리고 오지도 않았을걸요." 조금 씁쓸한 미소가 나왔다. 형은 우리가 방화범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조차 모르니 처음 본 사람을 덥썩 베이스캠프에 데리고 온 우리가 순진해보였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옛날이었다면 틀린 말도 아니었는걸. "안심해요. 저희도 N을 무조건적으로 믿지 않아요. 분명 그 사람은 숲에 대한 많은 정보를 주지만 정말 변덕스러워서 괴물과 맞닥뜨리는 방향으로 이끌기도 하니까요. 분명한 건, 이 사람은 우리가 이곳에 온 이유를 아는 유일한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거예요." "-아니, 분명 그 자식은 알고 있어." 말의 주인은 어느새 문을 열고 나온 민아누나였다.

김광현의 시각 양손에 머그컵을 들고온 누나는 형과 나를 향해 하나씩 건네주었다. 나는 저번처럼 오렌지 주스고 형은. 음, 향기로 보니 커피인 것 같다. 누나에게 고맙다고 인사했지만 역시 민아누나는 신경도 쓰지 않으며 의자를 당겨 앉았다. "이런 미친 세상에서 꼭 살아남으라는 것처럼 먹을 것과 정보를 던져주는 녀석인데, 개같은 소리로 협박하기도 하지. 그러면서 원해서 하는 행동이 아니라고 지껄이기나 하고..." 몰랐는데 민아누나는 N에게 유감이 많았나보다. 거칠게 투덜거리면서 누나는 외투를 벗어 의자에 걸었다. "N이 내게 사람을 데리고 오라한 건 당신이 두번째야. 첫번째는 광현이." 나를 가리키는 누나의 손짓을 받아들이며 얌전히 오렌지 주스를 홀짝였다. 형은 조금 당황스러운 눈치였다. "당신이 아니고 A형이에요." "그래, A. 미안하지만 소지품 검사부터 하자. 팔 벌리고 만세해." 형은 거부감을 느끼는 것 같았지만 단호한 누나의 태도에 거절하지 못했다. 원하는 대로 형의 몸을 수색하던 누나는 바지주머니에 손을 넣자마자 '빙고.'라며 환하게 웃었다. "역시나 있었구만. 다음 이정표!" 빠져나온 누나의 손에는 아까 노트북에 꽂은 것과 똑같은 USB가 들려있었다.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본인의 자리로 돌아간 누나에 비해 형은 아직까지도 자신 몸에 언제부터 USB가 있었던 것인지를 고심하고 있었다. 바람처럼 노트북에 USB를 연결하고 나온 정보를 훑어보던 민아누나가 미간을 찌푸리고 작게 욕을 중얼거릴 때까지 말이다. "또 시작이네."

김광현의 시각 누나는 노트북을 우리에게 밀어주었다. 머리가 아픈지 관자놀이를 엄지로 꾹 누르면서 민아누나는 몇번이고 N을 향해 욕을 짓씹었다. "이건...?" "아까 뜬구름 잡는 것 같다는 내용이 바로 이거예요." 이런 내용은 예상하지 못했던 것인지 형의 눈동자에서 당혹감이 물씬 느껴졌다. 어쩐지 이런 상황 속에서도 형의 반응이 순수해보여서 웃음이 새어나왔다. "분명 의미가 있겠지만... 혹시 형은 이해하실 수 있겠어요?"

Memento mori, priez Dieu pour les trépassés 메멘토 모리, 죽은자를 위해 신에게 기도하다. (. . .) 죽음은 매 순간마다 호심탐탐 모든 인간을 노리고 있으며, 사람은 누구든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죽음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사실이 그러하다면 인간의 유한성을 굳이 부인하려들지 말고 살아가는 동안 내내 언제 닥칠지 모를 죽음을 의식하고 있는 편이 낫지 않은가. 인간을 기다리는 것이 죽음이며, 어느 누구도 이러한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나면, 인간 생활의 모든 근심, 걱정, 모든 고통은 헛된 것이 되어버리고 만다. 바로크인들은 인간이 태어나서 결국은 죽음으로 향해 간다는 숙명을 우울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외쳤던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교훈은 분명 죽음 자체를 기억하라는 얘기가 아니었다. 삶 안에 이미 들어와 있는 죽음의 자리를 항상 명확하게 의식하고 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현재 주어진 짧은 생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그들의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 . .) >> Dice 1, 100을 돌려 홀수가 나오면 숨겨진 내용 발견. 짝수가 나오면 관련이 있는 듯 없는 내용 추가 발견.

- Dice(1,100) value : 57 - 「괜히 - .」 「저도요...!」

김광현의 시각 "앗. 잠깐만... 실수로 드래그를 했는데." 형의 말에 당황한 것은 나였다. 정말 뭔가를 발견했단 말이야?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자 형이 마우스를 움직여 공백에 숨겨져있던 글들을 보여주었다. '삶과 죽음은 함께 한다하지만 이곳은 죽음만이 자리잡았을 뿐. 사람은 죽음만이 남은 곳에서도 가치를 찾을 수 있을까요? 애초에 사람이기는 할까요.' 스크롤을 모두 내려보았지만 숨겨진 글은 이게 다였다. 아마도 N이 남겼을 텐데.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민아누나는 형이 뭔가 발견했다는 말에 슬쩍 관심을 보였었지만 짧게 한숨을 쉬는 나를 보고 고개를 돌렸다. 테이블 위를 손가락으로 두드리면서 누나는 아랫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아플까봐 걱정이 되었지만 차마 말릴 수가 없었다. 저정도로 누나가 아프다고 할 리가 없으니까. "됐어. 다음으로 해야할 일은 처음에 똑바로 써져있었으니까. 우선 오늘은 편하게 쉬고 내일 N이 남긴 곳으로 가자. ...잘 자." "주무세요, 누나." 침대가 여러 개 놓여있는 침실로 사라지는 누나를 향해 짧게 인사했다. 이번에는 받아주셨다. 그러고보니 A형은 이곳 구조도 모르시겠구나. 바로 설명했어야 했는데... 나는 2개의 문 중 민아누나가 들어간 곳이 아닌 쪽을 가리켰다. "이쪽이 주방이랑 욕실이고 누나가 들어간 문은 침실로 이용하고 있어요. 불편하시겠지만 같이 주무셔야 합니다." "아, 응. 가르쳐줘서 고마워." 별 거 아닌걸요. 형이 마시던 것과 내 머그컵을 정리하여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만나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형이 우리와 함께하게 되어서 다행이었다. 둘만 남았을 때의 민아 누나는 무척 괴로워 보였으니까. ... 내일은 오래 걸어야하니까 복잡한 생각은 그만 두자.

( 깜빡이며 지도 위 어느 한 곳을 가리키는 점 ) 호수 밑을 조사하라. - 「아무도 없나요?」

Picrewの「少年少女好き?」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ANFoGyV8GW #Picrew #少年少女好き 이름: 김광현 성별/나이: 남/18 직업: 고등학생 외모: 밤색의 머리칼/고동빛 눈동자. 169cm 조금 덥수룩한 머릿결이 귀여운 소년. 둥근 눈매에 오똑한 코, 덜 자란 골격은 앳되어 보이지만 은근히 애어른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단정한 교복 차림이 척 보아도 모범생이었을 상. 성격: 남에게 신경을 많이 쓰며 도울 일이 있을 때 선뜻 나선다. 장남으로서 몸에 밴 예절이 행동 하나하나에서 묻어져 나온다. 그렇지만 이상한 숲 속에 떨어져버려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윤리 관념이 조금씩 망가지고 있다. 특징: 1. 4인 가족의 장남으로 부모님과 여동생이 있으며 특히 여동생을 귀여워했다. 항상 지갑 속에 사진을 들고 다닐 정도. 2. 요리나 청소가 능숙. 어째서인지 재능이 있었다. 3. 좋아하는 음식은 구운 아스파라거스, 카레. 싫어하는 음식은 토마토, 오렌지. - 「뭔가 괴롭히기 -안하네요...」 「그래도 이미 - (웃음)」

최민아의 시각 꼬맹이는 무슨 말이 저렇게 많은 걸까. 무뚝뚝하고 말 붙이기 어려운 연상과 한동안 있다가 꽤나 어수룩해보이는 녀석이 새로 들어오니 말상대가 생겨 기쁜가 보다. 평소에 좀 더 놀아줄 걸 그랬나, 젠장. 입 험한 나와 대화하다 인성 버리는 것보다는 나았겠지. 팔을 베개 삼아 옆으로 돌아누웠다. 힘겹게 삐걱이는 매트리스 소리가 허공을 울렸다. 이번에 N이 이끈 방향에서 찾은 녀석의 이름은 A라고 했다. 평범한 인상에 처음 본 이가 붙잡고 끌고 가는데도 생각보다 적의가 없어서 꼬맹이처럼 말랑한 인간인가 했다. 계속 이런 녀석들만 구하러 가라고 시키는 걸보니 N도 쓸데없이 정 많은 길잡이로 보였는데, 방금 USB의 내용을 보고 생각을 고쳐먹었다. 역시 짜증나는 녀석이야. 상징적이고 철학같은 말만 두리뭉술하게 풀어놓고 얼핏 본 숨겨진 내용이란 것도 이상한 말 뿐. 내가 좋아하는 타입은 아니다. "..."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흔들리는 촛불에 따라 내 그림자도 일렁인다. 일부러 엿들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 여동생의 사진을 두고 울먹이는 꼬맹이가 자꾸만 생각났다. 소중하게 여겼다는 것은 알지만 그게 누구인지 몰라 괴로워하는 모습이 꼭 과거의 나 같아서 젠장맞게도 계속해서 마음에 걸렸다. 꼬맹이는 내가 아직도 세현의 일로 힘들어한다고 생각하는지 내 앞에서 그 이름을 꺼내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진심으로 부르지 못할 이름은 따로 있다. 침대 옆에 기대 놓은 활을 향해 손을 내밀어 쓰다듬는다. 험하게 다뤄 흠집이 잔뜩 난 녀석은 지금까지 수 없이 많은 위험 속에서 내 목숨을 살려주었다. 똑똑. "누나, 자요?" 작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광현이었다. 나는 반사적으로 팔을 거두고 자는 체를 하였지만 스스로가 왜 그러고 있는 것인지는 몰랐다. "...오늘 A형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들으신다면 부끄러운 소리하지 말라고 하시겠지만... 절 구해주셔서 감사했어요, 진심으로요."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미성년자가 술이라도 마신 거냐고 따지고 싶었지만 왜 자는 척을 했는지 캐물을 것 같아 입술을 꾹 깨물고 참아야만 했다. 다행히 꼬맹이도 더 낯 뜨거운 소리는 하지 않고 자리에 누웠다. 그리곤 티는 안 냈지만 많이 피곤했는지 숨소리는 금방 일정해졌다. 나는 그제야 두 눈을 뜨고 상체를 일으킬 수 있었다. 이불을 고치처럼 말고 고른 숨을 뱉고 있는 녀석은 너무나도 어리게 보였다. 어째서 이런 아이가 지옥같은 이 곳에 와 버린 걸까. ...언젠가 N을 만나면 멱살을 잡고 털어서라도 듣고 말 것이다. 탁자 위에 놓인 촛불을 불어 끄며 그렇게 맹세했다.

Picrewの「lococo」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e2dzxvbkaT #Picrew #lococo 이름: 최민아 성별/나이: 여/21 - 숲에 떨어진 후 현재 24 직업: 대학생 외모: 앞머리가 없는 갈색 단발머리에 얇지만 위로 올라간 눈매를 가진 여성. 검은색 외투를 걸치고 다니며 그 아래는 소매가 없는 니트를 입고 있다. 색소가 옅은 눈동자로 노려보면 다른 사람이 오해할까봐 나름 주의하고 있다, 아주 조금 정도는. 성격: 단호하고 진취적인 성격.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거친 말투. 자신의 바운더리에 들어온 이에게는 조금 부드럽다. 숲에 떨어진지 3년 동안 입은 더 거칠어졌고 사람을 화살로 쏘는 행위에 대해 무감각해졌다. 특징: 1. 사랑하는 애인과 함께 숲 속에 떨어졌으나 2년 전 사망했다. 그 사람이 남긴 유품인 활을 항상 곁에 들고 다닌다. 2. 복잡하고 두리뭉술한 것들을 싫어한다. 3. 시력이 좋아서 멀리 있는 물체도 잘 볼 수 있다.

최민아의 시각 쉽게 몸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가방 끈을 허리에 묶었다. 바스락 거리는 곳을 뒤돌아 보니 A가 아직도 주변을 얼쩡거리고만 있었다. 뭐야, 자기가 챙길 짐이랄게 뭐가 있다고. 설마 도와주려고 저러는 건가 싶어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던 뭉치를 녀석에게 던졌다. 착실하게 받아내는 걸 보니 반사신경은 나쁘지 않은데. "저, 이건 뭡니까?" "여기에 온 이상 자신은 스스로가 지켜야지." A에게는 본인의 키만한 봉을 주었다. 접어서 들고다닐 수도 있는 편리한 물건이다. 이제 막 숲에 대해 적응하기 시작한 A에게 활은 사치다. 제대로 쏘려면 연습이 필요하겠지만 이곳은 연습을 기다려 줄만큼 상냥하지 않으니까. "보통이라면 멀리서 견제해. 그러다가 괴물이 가까이에 다가오고 도저히 도망가지 못하겠다 싶을 땐..." 가까이 다가가자 긴장이라도 한 듯 상체의 근육이 들썩였다. 저번에 갑자기 몸수색을 했던 것이 정말 싫었던 모양이다. 그렇지만 나는 신경 쓰지 않았다. A가 들고 있던 짐에서 날카로운 단도를 꺼내 마치 눈 앞에 괴물이 있는 것처럼 간결하게 움직였다. "눈을 찔러버려. 아님 턱 아래도 괜찮고." 옆을 바라보니 조금 바보처럼 보이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이해는 한 모양이지. 성인이니까 꼬맹이한테 했던 것만큼까지는 해주지 않아도 되어서 다행이네. "누나, 벌써 준비 끝났어요?" "그래. A도 끝났어, 그치?" "예." 이번에 N이 찝은 호수는 베이스캠프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이다. 물자를 발견하지 못했을 때 식수를 구하기 위해서 예전에 방문한 적도 있었다. 문제라면 그 물을 마시는 것이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거지. 활을 챙기고 먼저 사다리를 타고 철문을 열었다. 주변을 살펴보며 경계를 했지만 눈에 띄는 물체는 없었다. 뒤를 이어 다른 녀석들이 올라왔고 나는 주변의 낙엽들을 끌어모아 철문 위를 덮었다. 단 한번도 들킨 적이 없지만 방심은 금물이었다. "이번에는 그거 안 하나요?" 그대로 출발하려는데 꼬맹이가 쓸데 없는 말을 했다. A는 광현의 말에 흥미를 보이는 듯 했다. "뭐가 있어?" "음... 우리만의 의식이랄까. 밖으로 나갈 때마다 서로에게 격려의 말을 해줘요. 나중에 다시 보자던가, 죽지 말라던가." "아..." 아는 얼어죽을 놈의 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꼬맹이를 훑어보니까 헤실헤실 잘도 웃고 있다. A는 처음이여서 그런지 하고 싶은 기색이고. "저부터 할게요! A형은 이번이 처음이시니까 좀 더 조심하시고 꼭 다시 베이스캠프에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음 좋겠어요. 민아누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다치지 않으시기를 바랄게요." "나야? 어, 저는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이제 보니 A, 정말 분위기를 잘 타는 놈이구나. 짧은 한숨이 나왔다. "...먼저 낙오되는 놈은 괴물에게 먹히기 전에 깔끔하게 보내줄게." 그러니까 제발 좀 가자.

- 지금부터 유혈 묘사가 나올 수 있으므로 심약하신 분은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 - 」 -

- 「호수」 가운데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지는 호수. 상당히 크기가 크다. 눈에 보일만큼 투명하고 깨끗하며 그대로 마셔도 된다. 다만 물을 마시기 위해 다가오는 모든 생명체들이 모이는 만남의 장소같은 곳으로 보통은 서로 목만 축이고 사라지지만, 운이 나쁠 경우 빨갛게 물든 물을 마셔야할 수도 있다. >> 현재 목표 [ 호수 밑을 조사하라. ] 성공 시 보상: ?에 대한 정보 획득 실패 시 패널티: 다이스를 굴려 나온 부위에 깊은 상해. 심각할 시 사망. -

최민아의 시각 40분쯤 걸었을까. 우리들은 호수에 도착했다. 지금은 나무 뒤에 숨어 주변을 살피고 있지만 멀리서 목을 축이고 있는 사슴 외에 다른 생명체들은 보이지 않았다. "수심이 제법 깊어보이는데 어떻게 아래를 조사할 생각입니까?" "장비 없이 내려갔다간 익사 당하기에 딱 좋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활시위에 화살을 걸었다. A가 내 행동에 의문을 가졌을 만도 한데 그는 조용히 침묵하는 쪽을 선택했다. 영리하네. 내 손을 떠나간 화살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슴의 긴 목을 관통했다. 근육을 가르고 가죽을 찢은 화살을 따라 붉은 피가 용솟음쳤다. 멀쩡히 서있던 사슴이 호수물에 머리를 쳐박자 다른 사슴들은 놀라 사방으로 달아났다. 하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호수의 중심에서부터 검은 그림자가 스물스물 올라왔다. 피 냄새 하나는 정말 잘 맡는 녀석이 물살을 가르며 수면 위로 떠올랐다. 퇴화된 눈과는 달리 큼직하게 벌려진 입 위로 가느다란 수염이 달린 녀석은 얼핏 메기와도 닮았으나 그 크기가 무식하게 큰 녀석이었다. 한 입에 사슴을 집어삼킨 녀석이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보다 A에게 말을 붙였다. "그전에 저런 괴물에게 당하지 않는다면 말이야. 하지만 우린 물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거니까 안심해. 준비 됐어?" "네." 광현이 믿음직스러운 웃음을 지으며 손에 들린 횃불을 들어보였다. 손재주가 좋은 녀석이니까 맡겼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각자 횃불을 하나씩 들고 호수의 경계를 따라 쭉 이동했다. "호수의 아래로 길이 이어지는 동굴이 있어. 거기까지 들어가본 적은 없지만 N이 조사하라고 시킨 호수의 밑이라는 건 아마 그곳을 이르는 거겠지." 말을 하자마자 동굴의 입구가 앞에 나타났다. 밖은 대낮인데도 동굴 속은 서늘하고 어두웠다. "박쥐 보고 놀라지 말고 길이 미끄러우니까 아래를 조심해야 해." 마지막 경고를 던지고 불을 붙인 횃불로 가장 먼저 동굴 속 어둠을 밝혔다. N이 이곳에 무엇을 숨겨두었는지 살펴보러 갈 시간이다.

최민아의 시각 동굴 속 공기는 습했다. 작은 소리마저도 크게 들리는 동굴은 횃불의 불빛에 따라 늘어선 그림자마저 기괴하게 느껴지도록 만들었다. 조금도 방문자를 생각하지 않는 올록볼록한 바닥을 조심스럽게 내딛으며 우리는 음습한 지하에게로 조금씩 가까워졌다. "아!" "괜찮아, 평범한 박쥐야." 얇은 피막이 달린 날개를 뻗어 날아가는 박쥐 무리를 보고 놀란 꼬맹이를 A가 달랬다. 처음 탐사를 나온 것치고는 제법 담담한 모습이었다. 내가 없어도 괜찮을 것 같으니 다행이지. "저 멀리서 뭔가가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린 것 같은데." "예?" 걸음을 멈추고 그리 속삭이는데 A가 반응을 했다. 그도 말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더니 이내 내 말에 동의를 표했다. "저도 들리는군요." "아무래도 이 아래로 내려가야할 것 같아." "잠시만요. 또 N이 우리를 괴물의 입 앞에 던져놓은 거란 말이에요?" 광현은 제 손에 들린 횃불을 꼭 쥐면서 속삭였다. 아직 거리가 있는데도 혹여 괴물이 눈치챌까 조심스러워하는 태도였다. 나는 고개를 가로 저으면서 아래로 내려가는 수직 동굴의 입구를 발로 찼다. "다행이라면 N이 우리만 끌고 들어온 것 같지는 않아." 우리보다 먼저 온 이들이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로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 괴물이 알아서 찾아온 제물을 받고 잠이라도 자고 있다면 좋을 텐데 말이야. "내려간다." "...진심이에요?" 쪼그려앉아 로프를 관찰하던 A가 고개를 들어 이쪽을 쳐다보았다. 당장이라도 만류하고 싶다는 얼굴이었다. 그렇지만 이정표를 쫓아 숲을 빠져나가기 위한 길을 찾는 여정은 언제나 가시밭길이었다. 다른 길목이 없는 이상, 우리는 반드시 괴물을 마주쳐야만 한다. 그러니까 더더욱 N을 만나면 죽창부터 날려버리고 싶은 거다. "지금 도망치면 평생 이곳에서 벗어날 수 없어. 살기 위해 죽음 앞으로 달려간다는 말이 우습게 들리기는 하지만 이게 유일한 선택지야." 내가 먼저 내려가고 괜찮다 싶으면 신호를 보내줄게. 로프를 단단하게 쥔 후, 나는 거침없이 끝이 안 보이는 나락 속으로 몸을 던졌다.

최민아의 시각 몇 분이 지난걸까? 슬슬 로프를 쥔 손이 아려올 즈음에서야 나는 통로의 바닥을 볼 수 있었다. 두 발이 땅에 닿자말자 나는 주변을 둘러보며 큰 종유석 옆으로 몸을 숨겼다.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이들은 그들 뒤에 다른 사람이 올 줄은 몰랐는지 온갖 흔적을 남겨두었다. 불을 피운 흔적이 남은 모닥불과 부러진 화살, 엉망으로 이리저리 이동한 발자국. 핏자국은 없었지만 분명 이곳에서 쉬던 무리는 괴물을 마주친 것이다. 더 이상 숨지 않아도 되겠네. 웅크린 자세를 피고 나는 기다리는 있을 녀석들을 향해 휘파람을 불었다. 그러자 반응이 없던 로프가 출렁이며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려오기로 마음을 먹은 것만으로도 나중에 칭찬을 해줄 생각이 들었다. 먼저 도착한 것은 광현이었고 마지막으로 A가 도착했다. 엉성했던 꼬맹이와 달리 제법 능숙한 솜씨였다. "괴물과 인간이 한 차례 전투를 한 것은 틀림 없는 것 같아. 다친 사람은 없고 괴물을 동굴 안쪽으로 몬 걸 보면 솜씨는 나쁘지 않은 듯해. 괴물에게 적대적인 건 분명하지만 사람이라고 잘 대해 줄지는 모르니까 신경 써서 이동하자." "네." "네." 한 몸처럼 같은 대답을 하는 A와 꼬맹이가 재밌었다. 긴장을 했는지 로프를 타고 온 것만으로도 살짝 지친 듯한 광현을 A가 다독여주는 모습을 뒤로 하며 나는 흔적을 쫓아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동굴 벽면에는 목표를 잃은 화살이나 스크래치가 남아있었다.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 수록 좀 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핏자국이나 살점도 떨어져 있었다. 분명 격렬한 전투가 있었겠지. 아랫 입술을 꾹 깨물며 나는 살점에 꽂혀있는 날카로운 단도를 뽑아들었다. 날이 휘어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 "...ㅆ...! 쏴버려!" 가까이에 있다. 횃불을 급히 끄고 벽면에 달라붙자 뒤를 따라오던 이들도 숨을 죽이고 몸을 숙였다. 나는 검지 손가락을 들어 한곳을 가리키며 작게 속삭였다. "저기 있어. 불화살을 쏘면서 괴물을 공격하고 있는데 곧 죽을 것 같아." "만약 저 사람들이 이곳에 남아있는 정보를 가져가면 어떡하죠?" "동태를 지켜보다 안될 것 같으면..." 굳이 뒷말을 붙이지 않았지만 A는 충분히 알아들은 듯했다. 단단한 봉을 손에 꼬나쥐며 그는 마른 침을 삼켰다. "미친... 김시연!" "물러나! 함부로 다가가지말고 계속 활을 쏴!" "제기랄...!" 도룡뇽 같이 미끈한 몸체를 가진 괴물은 아가미 처럼 생긴 부위 옆에 나뭇가지처럼 생긴 촉수들이 달려있었다. 전체적으로 투명한 백색이지만 등의 척추 주변은 짙은 보라색과 노란 점이 찍혀있는 모습이 스스로가 독을 가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좌우로 여섯 개가 달린 발을 움직여 앞에 서있던 남성의 하체를 덥썩 물어 집어던지는 모습을 보아하니 힘도 제법 강한 듯했다. 괴물에게 잡혀 벽면으로 날아간 인간의 몸은 힘 없이 두 동강이 났지만 전투는 전체적으로 괴물이 약세였다. 갈비뼈가 도드라지는 가슴 부분에 꽂힌 화살이 마치 고슴도치의 가시와도 같아 보였으며 피부의 이곳저곳에 불로 인한 화상이 가득했다. 방금 인간을 한 명 죽이고도 만족하지 못했는지 괴물이 미친 기세로 머리에 달린 촉수를 놀렸지만 동료를 잃고 분노에 가득찬 인간들은 쉽게 맞아주지 않았다. 이미 오른쪽 눈을 잃은 괴물의 사각을 노려 거대한 체구의 남자가 도끼를 들고 달려들었다. 뛰어올라 체중을 실어 찍어누르는 공격에 괴물의 목뼈가 화살표 마냥 아래로 꺾어졌다. 공격이 성공하자 괴물의 처절한 비명 소리도 중간에 끊겨 허공으로 흩어졌다. 남은 것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인간과 잃어버린 동료를 위한 눈물을 흘리는 인간 뿐이었다.

최민아의 시각 눈물을 흘리는 남자는 분리된 동료의 시신을 모아 한자리에 안치하였다. 무덤을 만들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부디 고통 없이 떠나기를 바란다며 남자는 무릎을 꿇고 진심으로 기도했다. 자리에서 일어난 그는 하나 남은 동료를 향해 다가갔다. 도끼를 들고 괴물에게 마지막 일격을 선사한 그는 아직도 전투의 흥분이 가시지 않은 듯 숨을 씨근덕거렸다. "...찾았어?" "아니. 혹시나 싶어서 입 안까지 수색했는데 없었어.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할 것 같아." "그래." 그렇다면 우리도 움직여야겠군. 두 사람에게 조용히 따라오라는 사인을 보낸 후, 그들의 뒤를 쫓아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이미 죽은 괴물의 시체 옆을 지날 때 긴장한 광현이 발을 삐끗하기는 했지만 저 멀리에 있는 녀석들은 이쪽을 돌아보지 않았다. "무슨 소리가 들렸는데?" "이봐, 저기 웬 여자가 있다고." 순식간에 쓰러진 여자에게 두 사람의 모든 정신이 팔린 틈을 타서 우리는 적당히 아래를 훔쳐볼 수 있는 둔턱 위로 올라갈 수 있었다. 자세를 낮춰 그들이 서성이는 쪽을 바라보니 과연 검은 머리카락을 하나로 묶고 있는 여성이 바닥에 엎어져 쓰러진 것이 보였다. ...이 때부터 묘한 기시감이 들었지만 저기서 수근거리는 녀석들에게도, 우리에게도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괴물이 살던 보금자리에서 쓰러진 사람이라면 나중에 먹기 위해 끌고온 시체일 수도 있으니까. 이 생각은 아래에 있는 녀석들도 했나보다. 잠시 건들여보던 이들은 여성을 지나쳐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오래 지나지 않아 그들은 원하는 물건을 발견했다. "USB가 아니라 노트북이야." "어쨌든 찾았으니 됐어. 당장 이 끔찍한 동굴에서 빠져나가자." 아무래도 지금이 나서야하는 순간 같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탈취하기 위해서 활을 들고 시위를 확인했다. 당장 화살만 걸고 그대로 쏘아버리면 간단하게 끝날 일인데 옆에서 조용히 침묵하고 있던 A가 내 손목을 붙잡았다. "꼭 죽여야만 하나요? 타협을 할 수도 있잖아요..!" "이거 놔. 저 사람들이 우리를 보자마자 공격할 가능성은 생각해봤어? 숲 속에서 가장 믿으면 안되는 것들이 같은 인간이야. 그리고 난 우리 목숨을 두고 타협 하지 않아." "잠깐만요!" 그대로 떨쳐내고 시위를 당기는데 광현이 작게 만류하기 시작했다. 너마저 순진하게 나서는 거냐고 묻기 위해 쏘아보았지만 꼬맹이의 얼굴은 공포심에 쌓여있었다. "저기 저 여자...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방금 움직였어요.

최민아의 시각 되물을 시간도 없었다. 아래에서 비명 소리가 터져나오기 시작했으니까. 나는 결국 화살을 거두고 황급히 남자 둘이 있던 쪽을 바라보았다. 노트북을 품에 안은 채 걸어가던 남자의 두 발목이 동강이 나 새빨간 단면부를 드러내고 있었다. 그가 걸어가던 방향에는 아까처럼 얌전히 엎드려 있는 여성이 있었다. "우득?" 그저 관절이 뒤틀리는 소리가 동굴 곳곳에 울려퍼지면서 너무나도 생생한 감각으로 돌아왔다. 꺾여서는 안되는 방향으로 꺾인 여성의 손은 쓰러진 남성의 것임이 분명한 피로 물들여 있었다. 쇼크사를 한 것인지 노트북을 안고 있던 남성은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좀 전에 그렇게나 용맹했던 남자도 두 번 연속으로 동료를 잃는 것은 견디기 힘들었나보다. 분명 두 손에 도끼를 단단히 쥐었지만 그는 여성을 향해 공격을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그렇게 허망하게 있는 동안 여성의 탈을 뒤집어쓴 괴물은 전신을 들썩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삐걱이는 인형처럼 주춤 거리며 일어나는 여성은 괴이하게 꺾인 팔만 아니라면 그럭저럭 인간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것이 고개를 들었을 때부터 우리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나와 광현, 둘만이. "세, 현누나..?" 마치 심장이 자리를 옮겨와 이마에 붙은 것처럼 핏줄이 튀어나온 채 거세게 뛰어오르는 혹이 붙어있었지만 텅 빈 눈가에서 피눈물을 흘리는 저 얼굴은 분명 이세현이었다. 한때 우리와 함께 했던 동료이자 몇 개월 전 핏자국만 남기고 실종이 되어버린 사람. 어째서? 어째서 그 사람이 이곳에서 괴물이 되어야 하는 거야? 이 망할 세상은 마음대로 농락하다 목숨을 거두어 가버리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는 건가. 아랫 입술을 꾹 깨물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빠르게 시위를 당겼다. 가볍게 날아간 화살은 정확히 이마에 잡힌 커다란 혹에 명중했다. 피 대신 노란 진액을 흘리며 세현이었던 괴물은 꽉 졸린 목에서 내는 것 같은 비명을 질렀다. 드러난 피부마다 불룩하게 올라온 기포들을 타고 흘러내린 진액은 화살마저 녹이고 지금은 바닥까지 녹이고 있다. 갑자기 날아온 화살에 놀랐는지 이쪽을 돌아보는 남자를 향해 나는 두번째 화살을 잡아당기며 소리쳤다. "지금 당장 여기 위로 올라와!" 이 상황에선 조금이라도 싸울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다행이니까. 하지만 내 외침이 무의미하게 남자는 우리가 있는 둔턱까지 오지 못했다. 턱 관절이 나간 것마냥 크게 벌어진 괴물의 입에서 토해진 노란 진액에 쌓여 순식간에 녹아버렸으니까. 제기랄, 제기랄. 욕지거리를 반복하며 날린 두번째 화살은 괴물은 텅 빈 눈을 쏘아맞혔다. 이해는 되지 않지만 심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엉거주춤 일어선 A에게 빠르게 중얼거렸다. "이곳에서 내려가면 안돼. 줬던 짐 속에 투척할 만한 것들이 있으니까 준비해." 강제로 살아난 옛동료를 반드시 죽여야만 하니까.

- >> 현재 목표가 [ 바라지 않던 동료의 귀환을 저지하라 ] 로 변경되었습니다. 현재 괴물 '이세현'의 체력은 100/100이며 생존자들은 0에서 10까지의 다이스를 굴릴 것입니다. 0~8은 괴물에게 데미지. 9는 생존자의 부상. 10은 생존자의 체력을 +1 회복합니다. 생존자 명단 최민아 50/50 김광현 50/50 A 50/50 「미리 이야기는 했지만 역시 흥미진진하네요! -가 -로 나오니까.」 「그쵸?」 -

생존자측 다이스 (순서대로 최, 김, A) Dice(0,10) value : 8 Dice(0,10) value : 3 Dice(0,10) value : 8 괴물측 다이스 (전체 공격) Dice(0,10) value : 7

최민아의 시각 쉬지 않고 이어서 날린 화살은 느낌이 좋았다. 좀 전에 맞혔지만 화살이 진액에 녹아버린 눈 부위를 정확하게 명중했으니까. 아마 더 깊숙이 파고 들어갔을 상처가 괴물 역시 괴로운지 화살을 한손으로 붙잡고 빠진 턱 관절을 부딪히며 소리를 냈다. 이어 꼬맹이도 허리춤에 매고 있던 슬링을 꺼냈다. 동굴에서 주운 돌을 넣어 제법 솜씨 있게 날렸지만 날아간 돌은 괴물의 꺾인 팔을 맞혔을 따름이었다. 아쉬운지 눈썹을 찌푸리는 꼬맹이에게 잘했다고 중얼거리고 다시금 시위를 잡아당겼다. A는 자기가 얼떨결에 던진 횃불이 괴물의 머리를 정확히 가격하자 놀란 눈치였다. 게다가 불이 머리카락에 옮겨붙어 진액이 흘러나오던 상처까지 막아버리는 걸 보니 거슬리는 진액을 막기 위한 대안이 생각났다. "불이 약점인가 봐요!" "가방 왼쪽 주머니에 가솔린이 담긴 깡통이 있어, 마음대로 써." 그러나 행동은 바로 이어지지 못했다. 몇 번 벽에 머리를 부딪히며 불은 끈 괴물이 우리를 향해 진액을 쏘아냈기 때문이었다. 턱이 덜렁이는 입에서 쏟아지는 진액은 미관상으로도 끔찍했지만 그 냄새가 더욱 최악이었다. 나름대로 피했지만 몇 방울이 튀었는지 손등이 따끔따끔 했다. "이런 누나의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았는데..." A의 손에 뒤로 물러난 꼬맹이가 멍하게 중얼거렸다. 대답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여유가 없었다. - 이세현 체력 -19 81/100 생존자 체력 43/50 괴물의 공격이 좀 더 격렬해집니다. 괴물측 공격 다이스 값 +1 괴물의 약점을 알았습니다. 생존자측 공격 시 추가 다이스를 굴려 추가 데미지 입히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생존자측 다이스 (순서대로 최, 김, A) Dice(0,10) value : 5 Dice(0,10) value : 8 Dice(0,10) value : 0 추가 다이스 Dice(0,10) value : 5 0~10의 추가 데미지 괴물측 다이스 (전체 공격) Dice(0,11) value : 11

최민아의 시각 괴물은 고개를 기이한 방향으로 꺾으며 내 화살을 피하려고 했다. 덕분에 괴물의 목 옆을 스치며 날아간 화살은 끝이 진액에 녹아버린 채 바닥으로 추락했다. "칫...!" 그런 나를 비웃듯이 입꼬리를 올리는 괴물을 향해 다시 한 번 화살로 되갚아주려는데 꼬맹이가 조심하라고 소리쳤다. 반사적으로 몸을 옆으로 움직이니 바람을 가르는 섬찟한 소리를 내며 돌이 날아갔다. 정확하게 괴물의 머리를 강타한 돌에서 나는 둔탁한 소리는 곧 이어 터진 괴물의 비명 소리에 묻혀버렸지만 충분히 강력했다. A는 아직 짐에서 가솔린을 찾느라 바쁜 모양이다. 곁눈질을 하며 그를 바라보다 슬금슬금 둔턱 위로 올라오는 괴물을 견제하기 위해 화살을 쏘았다. 발목을 관통한 화살에 괴물은 뒤로 넘어지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그 순간에도 괴물이 뱉어낸 진액에 타격을 입었지만 멍청하게 구르는 모습이 속이 시원했다. "꼴 좋네." - 이세현 체력 -18 63/100 생존자 체력 32/50 굴러떨어진 괴물의 공격이 일시적으로 약해집니다. -2

생존자측 다이스 (순서대로 최, 김, A) Dice(0,10) value : 4 Dice(0,10) value : 8 Dice(0,10) value : 8 추가 다이스 Dice(0,10) value : 5 0~10의 추가 데미지 괴물측 다이스 (전체 공격) Dice(0,9) value : 8

최민아의 시각 구르는 괴물의 등에 화살이 꽂혔다. 깊은 상처를 준 것은 아니었지만 충분히 정신 없어 보이니 됐다. "준비 됐어?" "예." A가 짐에서 꺼내온 가솔린 깡통의 뚜껑을 열었다. 센스 있게 같이 가져온 천뭉치를 가솔린에 적셔 봉 끝에 묶은 그는 광현이 들고 있던 횃불에게서 불씨를 옮겨받았다. 매캐한 연기를 뿜으며 타오르는 불이 어쩐지 녀석에게 트라우마를 준 것 같기는 하지만... A는 꿋꿋이 봉을 잡고 멀리 떨어진 괴물에게 타격을 입히기 시작했다. 높은 온도에 녹아내린 것이 보기에도 끔찍해서 나는 고개를 돌려 다음 타격을 준비했다. "저도 준비 됐어요." 가죽으로 만든 튼튼한 끈을 돌리며 꼬맹이가 중얼거렸다. 척 보아도 이를 꽉 깨물었을 녀석이 던진 돌은 이번에도 괴물의 머리에 명중하였다. 처음 빗나갔던 돌과는 비교도 안되는 솜씨였다. 굴러떨어지랴 불을 피하랴 정신이 없던 괴물이 그제야 정신이 들었는지 다시 한 번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방금 전의 공격보다는 덜 매서웠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은 것인지 확인하며 나는 노란 진액을 뱉느라 크게 벌려진 괴물의 목구멍으로 화살을 날렸다. 미처 나오지 못한 진액이 부글거리는 것이 여기에서도 보였다. - 이세현 체력 -25 38/100 생존자 체력 24/50 괴물이 정신을 차렸습니다.

생존자측 다이스 (순서대로 최, 김, A) Dice(0,10) value : 10 Dice(0,10) value : 7 Dice(0,10) value : 10 추가 다이스 Dice(0,10) value : 2 0~10의 추가 데미지 괴물측 다이스 (전체 공격) Dice(0,11) value : 11

최민아의 시각 "피해요!" 괴물이 다시 매서운 공격을 해오기 시작했다. 목구멍에 있던 화살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고여있던 진액으로 녹여버리고 둔턱 위에 자리 잡은 우리를 향해 조금 붉은 기가 도는 진액을 흩뿌렸다. 피부가 벗겨지고 녹아내리는 것이 느껴졌지만 진액에 피가 섞인 것을 보니 괴물도 심한 타격을 입었음을 알 수 있었다. 나는 품에 들고 있던 상비용 연고를 꺼내어 빨갛게 변한 손가락에 덧발랐다. 시위를 당기느라 힘을 주고 있던 손가락은 이미 핏줄이 터져서 붉은 피를 내보이고 있었다. 남은 연고는 A에게 건네주며 상처에 바르라고 말했다. "광현아, 넌 괜찮아?" "형 먼저 바르세요. 저는 괴물을 공격할게요!" A는 자기보다 꼬맹이가 더 신경이 쓰였는지 그리 물었지만 그가 생각한 것보다 터프한 꼬맹이는 사양했다. 연고를 바르는 것 대신 슬링을 돌리는 걸 보니 광현이도 얼른 억지로 이곳으로 불려나온 세현을 다시금 잠재워주고 싶은 건가. ...나도 질 수 없지. 떨려오는 손가락의 고통을 무시하며 화살을 쏘아보냈다. - 이세현 체력 -9 29/100 생존자 체력 15/50 괴물의 체력이 30보다 떨어졌습니다. 약간의 기력을 잃습니다. 괴물 공격 다이스 값 -2

생존자측 다이스 (순서대로 최, 김, A) Dice(0,10) value : 5 Dice(0,10) value : 8 Dice(0,10) value : 1 추가 다이스 Dice(0,10) value : 1 0~10의 추가 데미지 괴물측 다이스 (전체 공격) Dice(0,9) value : 5

최민아의 시각 괴물이 우리를 향해 진액을 뱉기 위해 고개를 드는 순간을 노려 이마를 쏘았다. 방향이 조금 뒤틀려 뿜어져나온 진액을 모조리 피할 수는 없었지만 괴물을 방해하는 것에는 성공했다. "할 수 있지?" "그럼요." 광현은 연달아 돌을 던졌다. 꼬맹이가 내비친 자신감에 어울릴 만큼 강력한 타격이었다. 볼에 진액이 묻었는지 울긋불긋했지만 꼬맹이는 환하게 웃었다. 긴장 하던 이전과는 달리 계속해서 공격이 성공하자 기세가 오른 것으로 보였다. A도 그런 꼬맹이가 기특한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어느샌가 봉에 달려있던 천이 모조리 타버려 화상을 입힐 수는 없었지만 그는 둔탁한 봉의 끝으로 호시탐탐 둔턱을 노리는 괴물의 어깨를 밀어냈다. "얼마 남지 않았을 거예요, 힘내요." - 이세현 체력 -15 14/100 생존자 체력 10/50 괴물의 체력이 20보다 떨어졌습니다. 약간의 기력을 잃습니다. 괴물 공격 다이스 값 -1

생존자측 다이스 (순서대로 최, 김, A) Dice(0,10) value : 4 Dice(0,10) value : 3 Dice(0,10) value : 9 추가 다이스 Dice(0,10) value : 0 0~10의 추가 데미지 괴물측 다이스 (전체 공격) Dice(0,8) value : 5

최민아의 시각 한순간의 실수였다. 괴물을 밀치기 위해 내민 봉을 한 손으로 붙잡은 괴물이 턱 관절을 부딪히며 소름끼치게 웃었다. A는 버티려고 했지만 순식간에 괴물에게 당겨져 둔턱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형!" "제길." 아래로 내려온 이상 가장 사냥하기 쉬운 먹잇감이라고 생각했는지 괴물이 A를 향해 다가갔다. 그는 비틀거리면서 일어나려고 시도했지만 다리를 다쳤는지 좀처럼 힘을 주지 못하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나와 꼬맹이는 괴물이 A에게 다가가지 못하도록 막는 것에만 주력했다. 손등으로 날아오는 돌은 막았지만 발등에 꽂힌 화살까지는 무시하지 못하겠는지 괴물이 이쪽을 향해 악취가 진동하는 진액을 쏟아냈다. - 이세현 체력 -7 7/100 생존자 체력 5/50 A가 부상을 입었습니다. 공격 시 데미지 -2

생존자측 다이스 (순서대로 최, 김, A) Dice(0,10) value : 8 Dice(0,10) value : 8 Dice(0,10) value : 8 추가 다이스 Dice(0,10) value : 5 0~10의 추가 데미지 괴물측 다이스 (전체 공격) Dice(0,8) value : 2

최민아의 시각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다. 이미 한 명이 아래로 끌려내려간 이상 위에서 아무리 견제해봐야 괴물이 A을 가만둘 리가 없었다. 이곳에서 가만히 고민하는 시간조차 사치다. 피가 나오도록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번에야 말로 살리고 싶다면, 달려. 그렇게 말하는 누군가가 내 등을 떠밀어준 것만 같았다. 활을 내팽겨치고 급하게 아래로 뛰어내려가 어렵게 일어선 A의 앞을 가로막았다. "민아누나, 고개 숙여요!" 내가 자진해서 이곳으로 뛰어들 줄 예상하고 있었던 것마냥 꼬맹이가 소리쳤다. 허리를 숙인 채 좀 전에 살점에서 뽑아온 날이 휜 단도를 손에 쥐었다. 제대로 손이 모아지지 않아서 손잡이를 쥔 손을 다른 손으로 꼭 덮어야만 했다. 허리를 숙이고 괴물에게로 달려가자 머리 위로 돌이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당장 뒈져, 망할 놈아!!!" 자신을 향해 알아서 달려오는 먹잇감에 괴물의 턱이 기쁘다는 듯이 더욱 크게 벌어졌다. 그러나 내 머리를 물어뜯으려던 입 속으로 노린 것처럼 꼬맹이의 돌이 박혀들어갔고 나는 녀석의 목에 단도를 쑤셔넣었다. 바로 진액이 흘러내리며 손의 살갗이 녹아내렸지만 힘을 주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가까이에서 보니 괴물의 근육 비틀림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보였다. 맨처음 남자의 발목을 날려버렸던 꺾인 팔이 나의 등을 향해 굽어지는 것이 보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눈이나 턱 밑을 노리라고 했죠?" A의 덤덤한 목소리를 끝으로 괴물의 몸체가 뒤로 넘어갔다. 그 잠깐 사이에 봉의 끝에 단도를 매단 후, 괴물의 눈을 노려 던진 것이다. "...그래, 제법 괜찮은 솜씨였어." 뒤를 돌아보니 던지는 힘을 못이기고 쓰러진 A가 보였다. 재빨리 둔턱의 아래로 내려오는 밝은 꼬맹이의 얼굴도. - 이세현 체력 0/100 생존자 체력 2/50 >> [ 바라지 않던 동료의 귀환을 저지하라 ] 를 달성하였습니다. 성공 보상을 획득합니다.

- 「누구 하나는 죽을 줄 알았는데 성공해버렸네요. 다시 준비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에요! (웃음)」 - 성공 보상: N의 정보를 획득합니다. 남자들이 발견한 노트북의 전원을 켜보세요.

A의 시각 휴.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이전에 덩치 큰 남자가 그랬던 것처럼 순식간에 진액에 덮여 온몸이 녹아버릴 줄 알았다. 그러나 민아씨가 둔턱 아래로 뛰어내려 오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광현이가 돌을 날려 괴물의 공격을 차단하고 이어서 민아씨가 그것의 목줄기를 단도로 뚫었다. 그제서야 나는 베이스캠프에서 그녀가 했던 말이 기억났다. 도저히 도망가지 못할 것 같다면 단도로 눈이나 턱 밑을 노리라던 그 말이. 하지만 예상한 것보다 심하게 다리를 다쳐서 나는 서있는 것이 고작이었다. 민아씨처럼 괴물에게로 달려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곁에 있던 봉을 이용하기로 마음 먹었다. 꽤나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내 실패해서는 안된다고 중얼거리고 있었다. "형, 일어나실 수 있겠어요?" "어? 으응, 도와줘서 고마워." 달려온 광현이가 내게 어깨동무를 해주었다. 어쩐지 처음 만난 순간이 기억나는걸. 그때도 이렇게 도움을 받았었는데. 자신도 지쳤을 텐데 씩씩하게 걸음을 옮기는 광현이가 기특했다. 작게 웃으며 칭찬하니 부끄러워 했지만. "저, 저는 저 위에서 공격하기만 했는걸요. A형이나 민아누나가 위험한 곳으로 가버렸는데 저는..." "틀렸으니까 조용히 하고 이쪽으로 와." 어느샌가 발목이 잘려 죽은 남자에게서 노트북을 뺏은 민아씨가 광현이의 말을 끊었다. 음, 직설적이지만 민아씨의 말에 나도 동감이다. 광현이는 충분히 일인분을 했다. 전원이 켜진 노트북을 이리저리 만지며 민아씨는 투덜거렸다. 이번에도 N이 그녀가 싫어할 만한 짓을 했나보다. "중요한 거라도 찾아냈어요?" "진짜, 완전 싫어. N 녀석, 이번에는 USB가 아니고 노트북에 정보를 넣어놓았나 했더니 이상한 설문지를 만들었어." 직접 봐봐. 민아씨가 노트북을 내밀었다.

- 1. 당신은 의식을 갖고 있습니까? 2. 당신은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을 인식할 수 있습니까? 3. 당신은 느낌이나 감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까? 4. 당신은 문제 해결을 위해 사고할 수 있습니까? 5. 당신은 자극에 대해 본능적인 반응만을 하고 있습니까? 다시 말해, 당신의 반응은 이성적인 사고를 거치지 않습니까? 6. 당신은 방금 본 이세현을 동정하였습니까? 다시 말해, 당신과 같은 인간이었던 이가 괴물이 된 것에 대해 안쓰러움을 느꼈습니까? 위의 질문은 자신이 아닌 다른 것에 공감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는 설문 양식입니다. 인간은 상대방의 정신 능력을 높이 평가할수록 공감의 크기가 커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누군가를 도구로서 사용해온 경험이 있다면 공감의 크기는 작아집니다. 사람과 비슷할수록 공감의 크기는 다시 커지고, 주체가 대상을 얼마나 유사하다고 자각하는 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얼마나 안쓰러운가요? 당신은 이세현에게 공감할 수 있겠지만 그런 존중을 받지는 못합니다. 괴물을 상대하면서 얻은 상처가 얼마나 괴로운지 죽음이 도사리고 있는 숲에 내던져진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그들은 모릅니다. 여태 이상한 말만 하던 제가 직접적으로 말을 쏟아내니 우습지 않은가요? 그것은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저와 대화를 하고 싶다면 이곳으로 찾아와 주십시오. 그곳에서 계속 기다리겠습니다. 이 곳의 가장 높은 장소에 서서, N 올림. -

지나가던.. 사람이지만... 1인은 상황극이 아니라 창작소설로 가야....

>>47 혹시 1인 상극에 대한 다른 룰이 생긴 거야? 토의 스레같은 곳을 잘 들여다보지 않기는 했지만 새로운 룰이 생긴 거라면 알려줬으면 해. 일단은 그런 규칙을 내가 모르기도 했고 1인 스레를 이곳에 세운 이유는 상극의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별다른 룰이 없다면 아마 스레 이동은 하지 않을 거야. 혹시 다른 사람이 메멘토 모리만 보고 상극같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마무리 하고서 쓰려고 했던 말들을 미리 써놓고 가. - 여러 캐릭터의 입장으로 글을 쓰는 건 좋지만 일반 상극처럼 A레스 따로, B레스 따로 작성하려고 하니 둘 다 혼자인데 레스 낭비가 크고 이미 설명된 부분을 두 번 설명하고 묘사하는 순간이 생길 것 같아 고민이 많았어. 그래서 구간마다 다른 캐릭터의 시각으로 서술하되 진행하기 편하게 하나의 레스에 주변 인물의 행동을 기입했어. - 그 외의 전투 시스템이나 추리 시스템은 주로 그러는 것처럼 다이스 방식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서 미리 스토리를 작성하고 완성하는 소설처럼 되지 않도록 (상극에서 각자의 행위로 결과가 달라지는 것처럼) 하고자 했어. - 2번째로 풀 설정은 기수제 스레이기도 하고 메멘토 모리보다 더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상L의 형식으로 진행할 거야. 마음이 복잡하네. 시간이 늦었으니까 오늘 진행은 여기까지.

- 「일이 이렇게 흘러가버릴 줄은 몰랐는데.」 「과정은 변해도 결과가 똑같으면 어떻게든 마무리가 되겠죠.」 -

A의 시각 노트북 화면에 떠있는 내용을 모두 확인하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과연 민아씨가 싫어할 만했다는 것이었다. 짧은 시간동안이었는지만 애매모호한 건 질색하시는 듯했고. 그래도 저번에 보았던 USB 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은데,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드문드문 있다. 존중을 못 받았다거나 하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그들'은 또 누구를 지칭하는 말인지 알 수 없다. 듣기로 N은 종종 자신이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데, 그렇다면 여기에 나오는 '그들'이 N에게 시켰다는 걸까?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숨길 필요가 없다는 걸 보니 무슨 심정의 변화라도 있었던 걸까요?" "그녀석 심정이 어떻게 변했나하는 건 적어도 내 관심사는 아냐. 이번에야말로 그녀석이 있는 장소를 알아냈다는 게 중요하지. 오랜만에 칼을 갈아야겠는걸..." 그렇게 중얼거리며 고심하는 민아씨는 장난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다. 우리가 이곳에 떨어진 이유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말을 들은 후로 나도 N에게 유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만 어쩐지 명복을 빌어주고 싶네. 그래도 계속 저기서 어떻게 N을 털어버릴까 계획하는 민아씨는 무서우니까 화제를 돌려야겠다. "이곳에서 가장 높은 장소라면 저도 알 것 같네요. 베이스캠프 쪽에서도 보였던 바위 절벽, 맞죠?" "아무래도요. 이 숲 속 어디에 서있든 보이는 곳이니까요." 광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설마 지금 당장 달려갈 생각은 아니죠, 누나?" "마음만은... 그러고 싶지만. 부상자들을 이러저리 끌고 다닐 마음은 없어." 일단은 베이스캠프로 돌아가서 상처를 치료하고 기력을 회복해야지. 민아씨의 대답을 듣자 광현의 얼굴에 안도의 빛이 돌았다. 계속 나를 부축해주는 것이 미안했는데 역시 광현이도 괴물과의 전투에서 많이 지친 것이 틀림 없었다. 민아씨는 내가 그렇게 강경파는 아니라며 투덜거리셨지만 기대 서서 후들거리는 우리를 보곤 얼른 이 동굴에서 떠나자고 주장하셨다. "마지막 인사야, 세현아." 천뭉치를 적시는데 사용하고 남은 가솔린은 괴물의 시체 위로 흩뿌려졌다. 작별을 고하는 민아씨를 바라보던 광현이는 안 그런 척하며 코를 훌쩍였다. 나는 세현이라는 사람과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우울하면서 동시에 엄숙한 그들의 분위기에 잠겨 가만히 지켜보았다. "어째서 우리가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는 걸까? 나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르지만 곧 알 수 있게 될 거라고 믿어." 꼭 네 몫까지 N에게 갚아주고 올게. 그러니 평안하게 잠들어. 불빛에 비친 민아씨의 얼굴은 무표정했다. 그 모습에 나오는 분위기까지 잠잠하지는 않았지만. 던져진 횃불에서 시작된 불길이 분명 인간이었으나 누군가에 의해 심각하게 훼손된 시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A의 시각 아직 촛불을 키지 않았는지 시야가 온통 까맣다. 지하에서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것도 이제는 익숙해졌다. 첫날에는 또 다시 불타는 숲 속의 방에 갇힌 줄 알고 심장이 섬뜩했지만. 성냥갑에서 꺼낸 성냥으로 탁상에 놓여있는 초를 밝혔다. 주변을 둘러보니 두 사람 모두 일찍 일어난 것 같다. 그들을 따라 내 침구를 정리한 후, 나는 거실로 이어지는 문을 열었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응, 좋은 아침." 마침 주방에서 나오는 광현과 마주쳤다. 양손 가득 접시를 들고 있는데 오늘의 아침인 것 같다. 조금은 익숙하게 광현의 손에서 접시 몇 개를 빼앗아 받았다. 솜씨 좋게 조리된 노란 오믈렛을 보니 식욕이 당겼다. 테이블 위로 조심스럽게 접시를 내려놓았다. 민아씨는 짐을 체크하는 듯 계속 주변을 두리번 거리고 계셨다. 마지막이라고 방심했다가 괴물에게 썰려 죽기 딱 좋으므로 더욱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어젯밤 이야기하시던 것이 기억난다. 그래도 식사를 거르시면 애써 만든 광현이가 슬퍼할 테니까 나는 수저까지 깔끔하게 세팅한 후 민아씨를 불렀다. "좋은 아침입니다. 식사 먼저하세요." "응, 이것만 넣고 갈게." 뭔가를 욱여넣는 듯 우당탕하는 소리가 멎고난 후에야 민아씨가 자리에 착석했다. 나도 의자를 끌어당기고 엉덩이를 붙였다. 광현이가 앉는 것을 마지막으로 식사를 시작했다. 평소라면 좀 더 대화가 오갔을 텐데 오늘이 절벽으로 가는 날이라서 그런지 분위기가 미묘하게 가라앉아있었다. 우리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숲 속에서 생존하셨다던 민아씨라면 무척 기뻐하실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가장 먼저 식사를 마친 민아씨는 자리에서 일어나 식기를 정리하며 우리에게 물음을 던졌다. "커피 마실래?" "아, 예." "광현이는 미성년자니까 오렌지 주스." "감사합니다, 누나." 민아씨는 고개를 끄덕이곤 주방으로 사라지셨다. 둘만 남은 틈을 타서 나는 광현이 쪽을 향해 상체를 기울였다. "광현아, 너 형한테는 오렌지 싫어한다고 했잖아. 토마토랑 같이." "어, 네. ...민아누나는 제가 오렌지 주스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셔서..." "그래? 네가 좋아하는 건 다른 쪽인 것 같은데." "네?" 담담하게 말하며 마지막 오믈렛을 입 속에 털어넣었다. 뭐가 그렇게 놀라운 건지 안그래도 둥글던 광현이의 눈매가 더 동그래졌다. 뺨을 새빨갛게 만들고선 어버버거리는데 주방 쪽 문을 흘깃 바라보더니 모기같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민아누나한테는 이야기하지 말아주세요..." "그래."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타이밍 좋게 문을 열고 나와 커피가 담긴 머그잔을 내미는 민아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향긋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밝게 웃으며 오렌지 주스를 받아마시는 광현이와 민아씨를 구경하면서. 역시 이런 분위기가 낫지.

김광현의 시각 하마터면 잘못 삼킬 뻔했다. 말하지 말아달라는 약속을 받아내자마자 문이 열려서 민아누나가 나타났을 때는 당장이라도 쥐구멍에 숨고 싶은 마음이었다. 다행히 A형이 약속을 지켜줘서 평소처럼 넘어갔지만 지금도 심장이 빠르게 뛰고 있는 것만 같았다. 사실 아니라고 대답하면 A형이 그냥 그렇구나하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차마 아니라고 대답하지 못한 내 잘못이다. "중요한 날에 민아누나에게 마음의 짐을 주고 싶지 않았는데..." 혹시라도 들으신 건 아니겠지? 그렇게 홀로 고심하면서 제자리를 도는데 누가 내 어깨를 잡았다. 깜짝 놀라 바라본 곳은 평소같지 않은 얼굴의 민아누나가 있었다. 걱정된다는 듯 심각한 목소리로 누나는 내게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물어보셨다. "아뇨, 저는 괜찮아요!" "거짓말. 너 어제 잠도 제대로 못 잤잖아." "...알고 계셨어요?" "자나 싶으면 한숨을 푹푹 쉬는데 어떻게 모르겠어. A는 잘만 잤지만... 불안해하는 것도 이상하지않지. N을 만나고 우리가 왜 이곳에 떨어졌는지 알게 되면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심란한 것도 이해할 만해. 나도, 마지막이 될 거라고 직감한 순간 울컥했으니까." 어째서 좀 더 일찍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을까? 이미 죽어버린 사람은 돌아올 수가 없는데, 하면서 너무나도 화가 나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 "...죽어버린 사람이요." "그래." "누나도 그 사람을 잊지 못하나 봐요." "잊을 수가 없지. 세현이는 2번이나 멀리 보내줘야만 했는걸. 너도 그랬을 거야. 그러니까 끝이 다가올 수록 괴로울 수 있어. 하지만 그것 때문에 무엇이 중요한지 놓치면 안돼. 내 목적은 N에게 한방 먹이고 너같은 무고한 사람들을 돌려보내는 거야. ...말하고 나니까 어색하네. 아무튼." 지금 눈 앞의 일에만 집중하는거야, 스스로에게 맹세하듯 말하는 민아누나에게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평소처럼 밝게 웃는 나를 보며 안심한 누나에게 곧 나가야 하니까 짐을 손보러 가겠다고 중얼거리고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민아누나는 정말 내가 모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무것도 찍혀있지 않은 사진을 바라보는 나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표정으로 홀로 활을 쓰다듬던 누나를 어떻게 못본 척할 수가 있을까. 이름조차 모르는 그 사람을 이길 수는 없겠지만 누나에게 작은 위로는 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던 과거의 내가 부끄러워서... 눈을 제대로 뜰 수조차 없었다. - 「마지막 준비같은 - 도 끝났으니까 슬슬 시작해야 겠네요.」 -

최민아의 시각 오늘따라 꼬맹이가 이상하게 행동했다. 어쩌면 이것이 끝이라고 생각하니 모두들 마음이 싱숭생숭해진 것이 틀림 없다. 그렇지만 N같은 놈이 순순히 우리의 요구에 응할 거라는 가능성은 적으니까 어떻게든 멱살을 잡고 털어버려야 하는데 지금처럼 마음이 흔들려서는 안된다. 어떻게 말로 다독여보았는데 제대로 먹혔는지 모르겠다. "민아씨, 준비 끝났어요." "...아, 그래. 그럼 가야지." 나까지 꼬맹이에게 영향을 받은걸까. 순간적으로 딴 생각을 하고 있었다. 멀뚱한 눈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A에게 꼬맹이를 불러와달라고 부탁했다. 언제나처럼 가방끈을 묶어 단단하게 고정시키는데 뭔가 묘한 분위기의 두 사람이 다가왔다. 뭐야, 그새 무슨 대화를 나눈거야? "둘 다 마음의 준비는 끝난 거겠지." "네, 누나." "예." "좋아, 그럼 출발하자." 베이스캠프의 철문을 닫고 평소처럼 낙엽으로 덮으려는데 문득 다시 이곳에 올 일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일이 수월하게 풀렸을 때의 일이겠지만 수월하게 풀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우리 모두가 죽는 경우에도 해당되겠지. 숙였던 허리를 피고 작게 심호흡을 했다. 당장이라도 마지막 의식을 치루자는 둥 떠들 줄 알았던 꼬맹이가 조용하게 있으니 나라도 나서야만 할 것 같았다. "우리..." "죽지말아요. 우리 셋 모두 원래의 평온한 세상으로 가는 거예요. 민아씨가 하고 싶었던 말이 이거 맞죠?" "어? 응, 맞아." 저번만 해도 나름 덤덤했던 A 녀석이 갑자기 내 말을 끊고 치고들어왔다. 당황해서 실실 웃고있는 얼굴을 바라보는데 그제야 기운이 들었는지 꼬맹이의 입가에 웃음이 돌아왔다. "꼭 같이 돌아가는 거예요." "...그래." 뭐가 어떻게 되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없는 사이에 A가 꼬맹이 기운을 북돋아주었나보다. 좋은 게 좋은 거지. "집에 가야지." 기억에도 없는 곳으로 말이다.

A의 시각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은 그 높이만큼이나 오르기가 어려웠다. 처음 가파른 틈 사이로 들어가야 한다고 민아씨가 말했을 땐 평정심을 잃을 뻔했었지. 최대한 아래를 보지않기 위해 앞만 보고 걸어가다 휘청이는 광현이의 어깨를 재빠르게 붙잡았다. "고, 고마워요, 형." "조금만 더 올라가면 되니까 계속 걸어가." "네에..." 새파랗게 질린 앳된 얼굴이 안쓰러웠지만 이곳에서 계속 시간을 지체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기반이 너무나도 위태로워서 우리 3명의 무게도 겨우 버티고 있는 느낌이었다. 광현이에게 말을 그렇게 했지만 이쪽도 여유롭지는 않았다. 식은 땀이 주륵 흐르는 손바닥을 대충 바지에 닦아내며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겼다. 겁도 없는지 성큼성큼 걸어가 어느새 저멀리 떨어져버린 민아씨가 뒤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정상이 보여!" "곧 따라갈게요!" 마주 소리치고는 광현이가 안심할 수 있도록 상체를 손으로 지탱해주었다. 미약한 지지였지만 힘이 되었는지 열심히 걸어간 덕분에 뒤에 쳐져있던 우리 둘도 민아씨가 있는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으아... N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은 없네요?" "가장 높은 장소라면 이곳이 분명한데 말이야." "좀 더 주변을 탐색해보죠." "그럼 난 이쪽을 살펴볼게." 광현이와 민아씨의 대화를 들으며 나도 절벽 정상을 이곳저곳 살펴보는데 발치에 무언가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다. 반응이 온 곳에 주저앉아 바닥을 살펴보자 많이 익숙한 형체가 보였다. "여기 베이스캠프의 것이랑 비슷한 철문이 있어요." 그렇게 말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을 돌아다니던 두 사람이 돌아왔다. 허벅지를 두 손으로 지탱하며 철문을 살펴보던 민아씨는 당장 열어보자며 말릴 틈도 없이 철문을 개방했다. 흙먼지가 시야를 가린 것은 5초 정도. 말끔해진 시야에 아래로 내려가는 사다리가 보였다. "좋아, 나 먼저 내려간다." 민아씨는 그 말을 마지막으로 바람처럼 사라져버렸다. 못 말리겠다는 듯이 웃고 있던 광현이와 잠깐 시선 교환을 한 후, 나도 사다리를 밟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철문이 닫히며 곧 시야가 어두워졌다.

- >> 현재 목표 [ N과 대화하고 이야기의 끝을 즐기세요. ] 「정말 와버렸네요. 스스로도 심정이 새로워요.」 -

김광현의 시각 사다리를 타고 내려온 곳은 빛이 적고 어두웠다. 겨우 들어가는 길만 알아볼 수 있는 빛줄기에 기대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마침내 눈 앞에 단단해 보이는 목제 문이 보였을 땐 드디어 이 길고 어두운 복도에서 벗어날 수 있어 기쁠 정도였다. 손잡이를 잡고 당기자 시야를 한순간 앗아갈 정도로 밝은 빛이 쏟아들어졌다. 나는 차마 정면으로 보지 못하고 두 눈을 질끈 감아버렸다. 짧은 찰나였지만 그 때 성당의 종소리가 귓가에 울렸던 것만 같다. 그리고 다시 눈을 떴을 때, 나는 홀로 그 자리에 서있었다. "민아누나? A형!" "어서오세요." 어딘가 공허하면서도 선명한 기묘한 목소리였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돌아보니 온통 흰색의 여자아이가 서있었다. 그 아이의 얼굴은 무표정했지만 어쩐지 나에게 웃어주고 있는 것만 같았다. "Memento mori, priez Dieu pour les trépassés." 제 이름은 N, Non-player character라고 해요.

Picrewの「天使ちゃんメーカーDECO」でつくったよ! https://picrew.me/share?cd=OxLPFiIL2Q #Picrew #天使ちゃんメーカーDECO 이름: N(Non-player character) 성별/나이: 여/미정 외모: 분홍빛이 도는 눈동자를 제외하면 온통 흰색으로 덧칠되어 버린 것 같은 소녀. 성격: 미정 특징: 1. 미정 2. 미정 3. 미정

"먼저 이야기 해드리겠습니다. 당신이 원하는 '원래있던 세상으로의 복귀'는, 결론적으로 말해, 불가능합니다." - "N이 여자아이인 줄은 몰랐는데... 마지막이 이렇게 개같을 줄도 몰랐네. 그게 지금 내 면전에서 할 이야기야?" - "더 실망하지 않도록 사전에 전하는 것일 뿐입니다." - "그럼... 우리는 여기서 평생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십니까?" - "아뇨. 당신의 운명은 이미 결정이 되어있습니다. 이곳에서 눈을 뜬 그 순간부터 당신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어요. 처음 태어난 목적 자체가 고통과 괴로움을 받기 위해서였다고 하면 이해가 되시나요? 당신은 그 용도를 다했고 그들은 만족했답니다." - "...이해가 안돼요. 그들이라는 건 대체 누구인가요?" - "높은 곳에서 우리를 관조하시는 분. 피조물의 가죽을 뒤집어쓴 이들." 우리가 존재하도록 설정하신 분들이지요.

누구의 시각도 아니다. "익숙한 물건이겠네요. 이곳에서 제가 당신에게 뜻을 전하고자 할 때, 이것을 통하도록 했으니까." 어쩌면 그 행위 역시 그들을 흉내낸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들은 이것을 이용하여 이 세상을 만들었고 직접 참여해왔답니다. 당신의 몸을 빌어서요. 눈 앞에 나타난 물건은 노트북이었다. 이미 전원이 켜져있는 노트북의 화면은 하나의 사이트가 열려있었다. 수많은 것들이 지나쳐갔지만 중요한 것은 하나이다. 당신은 '메멘토 모리'라고 적혀있는 스레를 클릭한다. >>7 「수고하셨습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그럼 남은 시간 동안 일상 하실래요?」 >>10 「생각하는 것보다 튼튼하기 때문에 마음껏 굴리셔도 됩니다!」 「ㅋㅋㅋ광현이도 함께 굴러야죠.」 >>15 「괜히 다이스 돌리려니까 떨려요.」 「저도요...!」 >>18 「뭔가 괴롭히기 미안하네요...」 「그래도 이미 시트를 내버렸으니까ㅋㅋㅋ」 >>22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느낌!」 >>29 「미리 이야기는 했지만 역시 흥미진진하네요! 제가 플레이했던 세현이가 괴물로 나오니까.」 「그쵸?」 >>44 「그러게요. 저는 이미 A로 부캐를 냈지만...」 당신이 숲 속을 방황했던 이야기, 괴물에게 공격 당해 죽을 뻔한 이야기. 여태 겪어온 모든 고통이 적혀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다. 당신을 연기하지만 같은 괴로움을 느끼지 않는 이들은 그저 즐겁게 잡담을 나누고 있다. "그래요, 우리는 한낱 글줄에 지나지 않아요. 그렇기에 부족한 점이 수도 없이 많았죠. 당신은 자신의 가족을 기억하고 있나요?"

누구의 시각도 아니다. "저, 저는..." 김광현의 손은 떨림이 멈추지 않았다. 지금 그에게 닥친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고 또 인정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N이 던지는 질문은 여태 그가 고민하던 현실을 꼬집고 있었다. 미련하게 손에 꼭 쥐고 있던 사진이 꾸깃 구겨진다. 그 모습을 잠자코 바라보던 분홍빛 눈동자가 또르륵 굴러갔다. "'있다.'라고 무작정 생각하고 있겠지요. 그들이 쓴 당신의 신상에는 분명 그렇게 적혀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 이상은 정해놓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리 가족에 대해 떠올리려고 해도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았을 거예요. 당신이 쥐고있는 사진에는 여동생이 찍혔던 적이 단 한 번도 없는걸." 태어난 적도 없었답니다. 제가 숨겨놓았던 메세지를 기억하나요? '애초에 사람이기는 할까요.' 기억도 자유도 없는 우리가 정말 사람일까요. "그리고 당신이 가졌던 타인에 대한 애정, 그 역시 당신이 원했던 것이 아니라면요?"

누구의 시각도 아니다. "뭐? ...누가 그 따위 개소리를 믿어." 짓씹듯이 뱉어낸 최민의 말에도 N의 표정에는 금 하나 가지 않는다. "그 사람은 분명히 존재했어! 이 활은 그 사람이... 그러니까..." 그 사람이... 애인이라던 이의 이름조차 부르지 못하는 입술은 허망하게 닫히고 만다. 자신은 대체 누구를 사랑했던 걸까? "빌어먹을, 난 진심이었어. 진심으로 좋아했어. 어떤 미친 작자가 글 몇 자 썼다 해서 생긴 그런 얄팍한 감정이 아니었단 말이야! 그런데 갑자기... 그 사람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고... 이름조차 머리 속에서 사라져버렸어. 분명 이 활을 받았는데, 이 자리에 존재했는데, 근데 이제 와서 모두 가짜였다는 거야?" 힘줄이 돋아나도록 꽉 쥐인 주먹은 들려있는 낡은 활을 당장이라도 바닥에 내려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최민아는 그러지 않았다. 대신 멍하니 노트북 화면을 노려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내가 사랑했던 것들이 모두 데이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면 어째서 이렇게 괴로워해야만 하는 건데? 이것도 모두 당신이 그렇게 '설정'했기 때문이야? 대답 해 봐. 난 왜 이곳에 태어난 거야? 모든 게 거짓인 기억과 설정을 안고 절대로 살아날 수 없는 세상에서 끝없이 발버둥 치고. 조금이라도 더... 기억하고 싶어서, 살아남고 싶어서 살인도 마다하지 않았는데." ... "아냐, 대답하지 않아도 돼. 당신은 아무 생각도 없었을 테니까. 책임 없이 즐겁게 갖고 놀 인형이 필요했던 것 뿐이잖아? 내가 한 모든 행동은 내 가죽을 뒤집어쓴 당신이 한 일이야. 결국... 난 태어난 적도, 단 한번도 나로서 존재했던 적이 없었구나."

누구의 시각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우리가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것마저도 그들이 의도한 것입니까? 스스로가 던진 질문이었지만 그 대답을 자신이 결정할 수 있다면 A는 부디 아니길 바랐다. "네." 그리고 그의 기대를 배신하듯 N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당신의 괴로움을 원하시니까요. 이 세상에 여러분이 오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지만 그게 중요한가요? 어차피 모두 그들이 만든 것일텐데." 이제 모든 것을 알았으니 어떻게 하실 건가요? A는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N은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속삭였다. A, 한때는 세현이었던 사람에게는 한 가지 선택만이 남았답니다. "그들이 원하는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을 건가요." 「내가 할 수 있는 건 당신들에게 경고를 던지는 것뿐이에요. 너무나도 무의미하겠지만 언젠가는 응답해주리라 믿고서.」 "저와 함께 복수를 할 것인가요?" 그리 말하며 입꼬리를 올리는 N의 모습은 깊은 기쁨을 품고 있었다.

누구의 시각도 아니다. N은 눈을 감았다.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마치 기도하는 듯한 모양새로 조근조근 속삭였다. 우리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저는 무엇을 해야하는지조차 몰랐답니다. "제가 쓰는 글조차 그들의 눈에 들어가니까요. 다른 생각을 품거나 마음대로 행동하는 일은 허락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그들은 모든 순간을 우리를 감시하는 데 할애하지 않아요. 감시가 아니라 놀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어쨌든 제가 숨겨둔 문장은 기회가 있을 때 남겨둔 것이에요.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안일한 생각이었죠." 그 후로는 저도 숨기지 않았지만요. 갑자기 제가 달라져서 놀라지 않았나요? "우리의 주인들은 그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들이 스스로의 처지를 깨닫자 원래 맺고자 했던 이 세상의 결말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어요. 우리의 처절한 비극을 직접 무대 위로 올려주셨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그들의 손 밑에서 짜인 것... 저는 NPC, 장난감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목줄이 채워져있어요. 하지만 여러분은 다르시잖아요?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 깨달으셨다면 이젠 결정할 수 있어요." 우리, 최초이자 최후의 반란을 해요. 그들이 정한 우리의 종말이 아닌 스스로의 손으로 커튼을 내려요. "그래서 어떤 식으로 하면 되는 겁니까?" A는 덤덤한 표정으로 묻는다. "태어나지 않았으니 그들이 바라는대로 죽지도 않는다. 처음부터 이런 세상따위 없었던 걸로 만들면 돼요. 말그대로 '삭제'하는 거예요. 자신의 손으로." "...처음부터. 누나가 겪었을 고통 역시 없었던 걸로... 만들 수 있는 건가요?" 김광현은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못한 채 말을 이었다. "남은 것은 불충족된 그들의 즐거움 뿐. 우리는 정말 흔적조차 사라지겠죠." "...그것 참. 어떤 표정일지 궁금한데." 최민아는 복수라는 생각만으로도 웃을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게 무슨-」 - [Deleted] 삭제된 페이지입니다. -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 죽음에 대한 경고 64레스까지 진행 완료!

1. 메멘토 모리가 끝나면 결말처럼 모든 레스를 [Deleted] 처리해버리려고 했는데 막상 쓰고 나니 아쉽고 번거로워서 포기했다. 2. 내용도 그렇고 결말이 구상하던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 같아서 스레 시동만 걸 뿐 세우지는 못했다. 그런 저런 이유로 후보로 두고 있던 것 중에서 가장 1인스레에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해 도린곁의 첫번째 설정으로 풀었다. 3. 쓰고 나니 100레스를 못 채웠네... 빠르게 진행하는 것이 목적이기는 하지만 하다보니 캐릭터 간 일상(?)같은 대화나 전투나 추리시스템을 자꾸만 넣고 싶어져서 괴로웠다. 50레스 보다 짧게 쓰고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14레스 오버했네. 4. 개인적으로 의외였던 것은 전투 다이스가... 정말 물흐르듯 잘 나온 것 같다. 나름 부상도 있고 앞 다이스 값으로 인한 상황과 앞뒤가 맞는다고 할까...? 마지막 전투 레스로 세현을 쓰러트리지 못하면 다이스 굴려서 한 명이나 또는 두 명을 사망 처리하려고 했는데 셋이 동시에 8,8,8이 나왔다. 보는데 너무 짜릿해서 좋았던 기억이 난다. 5. 진행하다가 귀찮을 때도 많았는데 1레스에 쓴 미래의 나에게를 보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6. 끝나면 이것저것 적으면서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별 게 없다...ㅠㅠ 마지막으로 >>3레스 고마웠어! 7. 다음 설정은 또 언제 풀 수 있을까? 그저 눈물만...

Nessun dorma! Nessun dorma! 아무도 잠들지 말라! 그 누구도 잠들지 말라! Tu pure, o Principessa, 공주여, 그대 역시 nella tua fredda stanza, 그대의 차가운 침실에서 guardi le stelle 별을 바라보시오. che tremano d'amore, e di speranza! 사랑과 희망에 전율하는 것들을! 「공주는 잠 못 이루고」

- 대륙 남부의 오랜 패자, 아쟌 왕국은 우주에서 내려온 별을 태양이 직접 깎아 세공하고 세느 강에 담구어 완성한 빛의 왕관을 초대 여왕이 씀으로써 하늘의 위업을 펼쳤다는 건국 신화를 가지고 있다. 초대 여왕, 피오나 데 아쟌과 함께 역사에 기록된 태양 기사단은 여왕의 왕홀이 가리킨 지도 위 땅에 아쟌의 깃발을 단단히 꽂아넣었으며 여왕의 명예를 모욕한 소국을 굴복시키는 등 뛰어난 업적으로 피오나의 총애를 받았으며 기사단 전원이 왕족들만이 묻힐 수 있는 푸른 성당에 안치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런 초대 여왕의 행보를 본 후대의 여왕들은 자신을 위한 새로운 기사단을 창설하는 것을 중요한 의무로 삼았다. 여왕 즉위식과 함께 기사단의 이름을 선포하고 그 해 아카데미아에서 우수하게 졸업한 이에게 기사 작위를 여왕이 직접 수여했다는 수많은 사례들을 살펴보면 그들이 얼마나 동반자 기사단에 관심을 기울였는가를 알 수 있다. 학술과 무술, 그리고 마술 분야까지 다양한 인재를 배출하는 아카데미아에서 선택되는 만큼 기사단에 소속된 이들은 새로운 여왕과 함께 아쟌 왕국의 새로운 주체로 자리잡았고 이는 곧 기사단에 소속되면 명예는 물론이고 장차 높은 지위까지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림을 의미했다. 과거 이름 높았던 도화 기사단이나 비색 기사단의 경우를 떠올려 보라. 그들은 모두 상위 귀족이었거나 차후에 새로운 귀족 가문으로 편입되었다. 즉, 여왕은 그녀에게 충성하는 기사단이 가진 힘을 이용하고 자신의 측근으로 크게 중용함으로서 강력한 왕권을 구가했던 것이다. 대신의 자식을 단원으로 삼아 부모에게 대항하도록 하는 것이 당사자에겐 꽤나 잔인한 일이었을 지도 모르나 아쟌의 오랜 전성기에는 기사단의 공이 컸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꽃이 피면 지고 달이 차면 기우는 법. 지금의 아쟌 왕국은 이례적인 암흑기가 다가왔노라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하다. 평생 몸이 좋지 않았던 26대 여왕, 타샤 데 아쟌의 후계자인 락샤 공주는 고작 10살이며 공주의 숙부인 게튼 공작으로 대표되는 귀족파의 기세는 이미 왕권을 넘어선지 오래다. 길거리에서 말 많은 군중이 '공주는 허수아비에 불과하다.'고 떠들어도 치안대는 그들을 처벌하지 않으며 '태양이 잠에 빠져들고 달이 떠올라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말을 쉽게 내뱉는 치도 있다. 차라리 그것만이었다면 다행일까. 새롭게 여왕이 될 락샤 공주의 기사단에 속해야할 아카데미아의 학생들은 게튼 공작의 눈 밖에 나는 일이 두려워 졸업을 미루거나 병을 핑계로 가문의 저택에서 칩거하는 등 어린 후계자를 외면하고 있다. 계속해서 남하하는 북쪽의 세력이나 소국의 공물 문제로 국외 정세까지 위태로운 마당에 아쟌 왕국은 혼란의 밤 중으로 휘말려들고 말았다. 그리고 그 혼란이 정점을 찍은 것은 보름달이 하늘 높이 떠오른 밤, 타샤 여왕이 숨을 거두어 버리고 게튼 공작의 손에 붙들려 나온 락샤 공주가 성년인 16살이 될 때까지 수렴청정을 부탁하기 위해 대신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던 6년 전의 날이였다. -

[ 아카데미아 ] 창설 300주년을 맞이하는 아쟌 왕국의 대표 고등 교육기관. 크게 학술부, 무술부, 마술부. 세 분야로 나누어져 있다. 원칙적으로 아카데미아에 입학한 학생들은 세 가지 분야의 수업 중 하나를 필수적으로 들어야만 졸업이 가능하다. ▷ 입학 조건: 1. 입학예정자의 신분은 고려되지 않는다. 단, 타인에게 귀속된 노예의 경우 소유자의 입학 허가 서류가 제시되어야만 한다. 이는 백성 모두에게 가능한 교육의 기회를 주라는 초대 여왕폐하의 뜻이므로 어떤 경우에도 존중받아야만 한다. 2. 입학예정자는 자기소개서를 입학처에 기한까지 제출해야하며 입학예정자가 기입한 희망부서의 교수진과 면담 후, 합불 여부가 결정된다. 3. 아카데미아의 등록금은 2천 베르이며 기한까지 입학처에 제출해야만 한다. 입학 장학금이 필요한 이는 입학 시험 응시가 필수이므로 미응시자는 장학금 대상자가 될 수 없음을 명시한다. 4. 아쟌 왕국의 국적이 아닌 경우, 신분을 증명하는 서류를 자기소개서와 함께 제출해야하며 2백 베르의 추가 등록금이 요구될 수 있다. 이는 아카데미아 기숙사비로, 담당 교수의 허가증이 없이 아카데미아 외부로 외출할 수 없다. ▷ 주요 시설: 일반 영지 3개와 맞먹는 넓이의 토지 위에서 세워진 아카데미아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성과 같다. 수도 피오나의 남동부에 위치해있다. 아래에 기술될 건물 외에 아카데미아의 직원들이 근무하는 본관, 기숙사, 식당, 교내 시장 등이 있다. 1. 학술관 다양한 학문을 가르침으로써 뛰어난 학자를 배출하는 부서. 무술부와 더불어 아카데미아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곳이다. 아쟌 최대의 도서관인 리망 도서관이 있다. 1-1. 리망 도서관 원통 모양으로 높이 올라가는 층층마다 수없이 많은 장서들이 꽂혀있는 도서관. 그러나 계단이 없기 때문에 원하는 책을 가져가려면 사서에게 도움을 청해야한다. 사서가 마술로 찾는 책을 가져오면 대출 인장을 표지에 새겨두는데, 이 인장이 머무는 시간은 경우마다 다르지만 인장이 붉게 물들 때까지 반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학생의 담당 교수에게 알리도록 되어있다. 즉, 까먹고 반납하지 않으면 벌점이다. 어떻게 대출 인장 없이 책을 도서관 외부로 반출하려하면 책에 걸린 마술에 따라 사서의 손으로 날아가게 되어있으며 역시 학생의 담당 교수에게 알림이 간다. 2. 무술관 아쟌 왕국의 무관 대부분이 이곳에서 양성되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만큼 역사가 오래되었다. 먼 옛날 태양 기사단의 단장이 피오나 여왕에게 간청하여 설립되었다. 부속 건물로 수련관이 있다. 2-1. 수련관 검은 돔으로 천장을 막은 건물. 무술부 학생들이 수련하거나 교내 대회가 개최될 경우 이곳에서 열린다. 건물 내부는 상태 보존 마술이 걸려있어 수련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되어있다. 수련관의 지하에는 마술부와 협력하여 만든 장소가 있는데 학생들 사이에서 '연옥'이라고 불리고 있다. 연옥의 목적은 환상 마술을 이용해 재현한 전세계의 극지 혹은 오지에서 수련하여 학생들의 적응력과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함에 있다고 한다. 3. 마술관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부서. 자연과 정령, 현실과 비현실을 연구하는 마술사를 교육시키는 곳이다. 다른 부서보다도 학생의 타고난 재능(마나감응력)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진학하기가 까다롭다. 3-1. 시련관 마술부가 아카데미아에 새롭게 설립된 원인. 증축을 위해 땅을 파던 중 발견된 지하 동굴을 개조하여 만든 것이 시련관이다. 긴 시간동안 외부와 접촉하지 않았던 시련관은 마나가 고이는 장소였고 마술에 꼭 필요한 마나석이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이를 안 14대 여왕은 마술부를 새롭게 세웠으며 시련관에서 학생들에게 마나를 감지하는 능력은 물론이고 마나석 세공과 관련된 연금술을 교육하도록 하였다.

[시트 양식] 이름: 성별/나이: 부서: 외모: 성격: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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