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세상에나

야 다들 모여

어머

뭐야뭐야 보고있어 말해봐

짝녀랑 나는 알게된지 이제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진짜 그동안 별 일이 다 있었지만 이렇게 심장 뛴 적은 처음이야..

근데 이거 미리 약간 스포하자면 좋은 이야기는 아닌데...ㅠㅠㅠㅠ 그냥 풀어볼게 보고 있는 사람 있으니까.. 흑흑

짝녀는 대학 통학 문제로 혼자 자취를 하는데 나는 종종 놀러가 정말 말그대로 종종..

사실 이렇게 새벽까지 놀러가서 있었던 적은 처음이야 매번 낮에만 자주 들려서 놀다가 저녁쯤에 나왔거든

오늘 짝녀가 같이 놀다가 자기 집에서 술 마시자고 해서 좀 늦게 놀러갔거든 낮에 영화 보고 아 나쁜 녀석들 봤다.. 그거 재밌더라..? 짝녀는 별로라 했는데 나는 되게 재밌게 봄 ㅎㅎ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아니 근데 나 지금 어디로 가야하지 대책없이 나와버렸네..... 아니다 마저 하던 얘기 계속하자....

우리는 서로 퀴어인 걸 아는 상태였어 나는 바이이고 짝녀는 레즈야 우리 되게 평소에 이 쪽 얘기 자주 해 뭐 그거 할 때 뭐가 취향이고 뭐 어떻고.. 이런 낯부끄러운 얘기들..

아 미친 뭔데 후핰후핰 나도 진정이 안된다

어젯 저녁도 같이 술을 쳐 마시다가 그런 얘기가 나왔어 맨날 뭐가 취향인지 서로 다 알면서 맨날 똑같은 소리 또 하고 또 하고 그런다 우리..

근데 나도 약간 취기가 올라오니까 진짜 별 소리가 다 나오는거야ㅋㄱㅋㅋㄱㅋㅋㅋㄱ 여기 수위제한 있니..? 뭐 어디가 좋고... 뭐... 그런 얘기들...

그랬는데 갑자기 내가 좀 웃겨서 걔한테 "야ㅋㅋㅋ 근데 넌 키스는 해봤어?ㅋㅋㅋ 키스도 안 해본 게 얘기하는 것만 보면 완전 끝까지 간 것 처럼 말하네 이거ㅋㅋㅋㅋ" 이랬거든

그렇게 말하니까 걔가 자기 진짜 키스도 안 해봤다고 키스 어떻게 하는거냐 어려울 것 같다 이런 식으로 말하는거야

수위 너무 높이면 안됑ㅠㅠ 직접적인 말만 삼가하면 될걸?

ㅂㄱㅇㅇ!!

>>18 아 그렇구나 알려줘서 고마워 내가 잘 조절해야겠당

그래서 나도 약간 술기운도 있고 담이 생겨서 알려줘? 이렇게 장난 반 진담 반 말했거든

>>20 오케오케! 나 지금 겁나 두근두근하면서 보구이써..

근데 걔가 어떻게ㅋㅋ 하면서 나 딱 쳐다보는데 둘이 눈이 마주쳤는데 진짜 거짓말 안 치고 10초간 정적 그 자체였는데

아니 나 왜 ~데~데 거리냐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서 그런가봐..

내가 에라 모르겠다 하고 먼저 키스 해버렸어.. 근데 지금 개후회중이야.... 이래놓고 초는 내가 먼저 쳤거든

한 15분 했나.. 내가 위에 있는 상태였고 짝녀는 아래 누워있는 상태였는데 얘가 갑자기 내 어깨 잡더니 침대 쪽으로 미는거야

미쳤다

어머어머

나는 사실 키스 하면서도 이게 먼 상황이지??? 머지??? 그만해야되나??? 싶었거든 근데 갑자기 짝녀가 날 밀쳐서 눕히더니 키스에서 진도를 더 빼려고 하는거야

근데 내가 그저께 얘랑 통화를 했었는데 분명히 얘가 나보고 자긴 이제 좋아하는 사람 없다고 그랬었거든 짝사랑 다 접었대

물론 그 짝사랑 했다는 다른 여성분도 내가 아니었어 마음이 찢어지게 아팠지만 지금 안 좋아한다는 게 어디야 아 지금 얘기하고보니까 또 마음이 애리네 뭐 아무튼

그래서 하다가도 아 이건 아닌데 싶은거야... 얘는 분명히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고 그랬는데 하는 생각 들면서 갑자기 술이 확 깨는 거

그래서 갑자기 입술 확 떼고 물어봤어 너 나 좋아하냐고

어어엉

너 나 좋아해? 라고 물었는데 걔도 어이가 없었겠지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보더라.. 그러면서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녜

짝녀도 레즈야?

당시(라고 말하지만 고작 30분 전)에는 좋아하지도 않는데 키스하고 진도 빼는 게 나한테 너무 비참하기도 하고 괜히 하다가도 술 마신 애 상대로 내가 내 사심 채울까봐 좀 걱정되고 그런거야

>>36 응 레즈야! 서로 커밍아웃 했었어

?? 키스하고 다음까지 하려했는데?

>>39 어.. 그래 맞아.... 키스는 나도 술김에 확 해버렸는데 걔가 내 몸을 만지니까 갑자기 정신이 확 깨는듯한 느낌이 들면서 갑자기 나도 모르게 막 헛소리를 해버렸어

너 나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이러는 건 진짜 아니라고 하면서.. 근데 사실 나는 걔가 날 좋아한다고 해주길 바랬는데 아무 말도 안 하고 그냥 어.. 어.. 하면서 내 손만 붙잡고 있더라

뭔 헛소리야..당연히 그렇게 말하는게 정상아냐? 마음없는 사람한테 그러면 안되지

그렇게 한 3분정도 또 정적된채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가

아 시간이 늦었으니까 집에 가야겠다고 뒷처리 못하고 가서 미안하다고 하고 무작정 나왔는데

지금 택시 잡고 있는데 왜 이렇게 안 오셔.... 내가 그렇게 물어봤는데도 대답 못하는거면 그냥 걔도 홧김에 한 거겠지?ㅋㅋ...ㅋㅋ... 아 또 비참해질라그런다...

사실 좀 전에 문자가 왔는데 잘 들어갈 수 있겠냐고 근데 이 상태로 다시 그 집에 들어가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그래서 일단 씹고 있는데 지금 좀 진정이 안 된다

나 앞으로 짝녀 얼굴 못볼 것 같애.. 아니 그냥 내가 참을걸.... 왜 바보같이... 키스는 먼저 해버려서...

일단.. 집으로 가야지... 들어준 애드라 고마워... 나 이런적은 진짜 처음이다 뭐 이런 경험이 흔한 경험은 아니지만...

어머나 세상에...

에구.. 일단 집 가서 푹 쉬고 진정하구..! 나중에 잘 얘기해봐

작전상 후퇴다...일단 마음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생각해봐...앞으로 어쩔지

조심히 들어가! 한편으론 부럽다 짝녀랑 얼굴도 마주보고 술도마신다는게 진짜 떨리겠다 진짜 나도 들으니까 떨린당

우왓! 잘 됐으면 좋겠는데 ㅜㅜ

어떻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