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는 그림을 좋아했다. 수업시간에 당당히 그림책들을 펼쳐놓고는, 눈을 내리깔고 훑어내리는 Y의 긴 속눈썹이 좋았다. 너에겐 클림트가 어울린다. 클림트의 키스처럼, 너를 내 품에 안고 네 예쁜 외꺼풀을 매만지며 잠에 들고 싶었다. 반대의 경우도 괜찮다.

>>701 감사합니다. 어떻게 되든 또 하나의 경험이라 생각해봐야지요ㅎㅎ... >>701 님도 좋은 분 만나시면 좋겠어요. 충분하고도 넘칠 만큼 주고받을 수 있는 분이요!

만나자는 걸 또 거절당했다. 내가 병신이지. 혼자 화나있으면서도 티를 내지 않다가, 또 풀리다가. 또 말을 걸고 연락을 하고 그렇게...

화가 난다. 왜 넌 날 보러 오지 않을까? 왜 필요할 때가 아니면 찾지 않을까? 내 기대가 크기 때문인 건가?

종일 속이 메슥거렸다. Y의 탓만은 아니었다. 내가 미친 거라고, 내가 더러운 사람이고 내가 이상한 거라고 계속 되뇌었다.

그러다 Y의 몇 안 되는 친구 중 하나가 SNS에, Y에게 받았다며 뭘 올리더라. 헛웃음이 나왔다. 그 애의 생일도 아니었다.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 수십 번을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화가 났다. 질투는 아니었다. 다만,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나 베풀 줄 아는 애가 내 감정에는 일말의 관심도 고려도 배려도 없다는 게 정말 많이 화가 났다. 항상 너를 기다렸잖아. 네가 가라면 가고 오라면 오고 감정쓰레기통도 다 해줬잖아.

근데 왜 나에겐 그 뭣도 없는 건지 모르겠어, Y. 이젠 이게 네게 화낼 일인지도 모르겠어. 그냥 그 작고 하찮은 것들이 계속 쌓여서... 분간을 못 하겠어. 그냥 이상해진 기분이야.

미안해 너무 오글거려.. 죽을 거 같아

속이 안 좋아. 계속 메슥거려. 화장실에서 물을 틀어놓고 세수를 하다가 잠깐 울었어. 그냥 역겨워서. 너도 아니고, 나도 아니고 그냥 이 상황이 끔찍해서.

네게 연락이 오지 않은 날들에 안도를 해. 멀어지고 있음에 다행이라 생각하고. 억지로 너와 멀어지려 네 연락들에 단답으로 대응하기도 하는데, 또 이런 생각도 들어.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나 하고. 그래서 또 아무렇지 않게 네게 연락을 해.

널 끊어내고 싶은데, 멀어지고 싶지 않아.

>>708 ㅎㅎㅎ 괜찮아. 벽장으로 지내고 있어서 그냥 힘들 때나 남겨두고 싶을 때 두서없이 나열하는 일기 정도로 생각해주면 될 듯해.

>>708 이렇게 필력이 좋고 감성적인 글을 단순히 오글거린다고 치부해버린다고?? 스레1부터 읽으면 절대 그런말 안나올걸..ㅠ 난 이분의 글을 읽으면 항상 눈가가 촉촉해 진단말야ㅠ 그렇게 말하지 말아줘. ㅜㅜ

>>713 ㅎ 오글거리는 건 사실이야... 내가 봐도 근데 욕하거나 싫다는 건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난 오그라드는 걸 즐겨 ^___^ 아 그리고 스레 1부터 읽음 나도 ㅎㅎ

네가 좋은 사람일 순 없을까

스레주 어떻게 지낼까 보고싶다

>>716 잘 지내고 있어 :) >>>716은 잘 지내? 완전 겨울이네.

>>717 잘지낸다니 다행이다. 사실 내적 친밀감이긴 하지만 레주의 글을 오랫동안 지켜본 사람으로서 레주가 가까운 친구같은 느낌이 들거든. 정 들었나봐. 아..그리고 나 오늘 생일인데 레주의 안부가 나한테 선물처럼 느껴지네.. 너무 기쁘다. 그리고 정말 겨울인가봐. 오늘 우리 지역에서는 눈이 왔더라. 추운데 감기 걸리지 않게 몸 조심해. 마음도 많이 힘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 그럼 항상 따뜻한 하루 보내길 !

>>718 고마워. >>>718도 항상 몸 조심해. 따뜻한 안부댓글 고마워!

Y와의 연락을 끊었다.

사실 별 계기는 없었다. 그냥 Y에 관한 모든 것들이 방전된 느낌이 들었다. 그 날도 평소처럼, 나는 그 애의 푸념을 들었고, 뒷담화를 들었고... 그냥 그런 날이었다.

그러다 Y의 한 마디가 신경쓰였다. 어쩌면 맘에 안 드는 것을 애써 찾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평소같은, 그냥 속물적인 말이었는데. 그까짓 거 한 번 넘길 수도 있는 말이었는데.

나는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다 네게 진심이냐 물었고, 너는 웃으며 지금 검열하는 거냐고, 말조심해야겠다 이야기했다.

화가 나지는 않았어. 그냥 머리가 식는 기분이었어. 잘 맞지 않는 친구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을 뿐이었는데. 모르겠다.

그 이후로 2주 넘게 연락을 하지 않았어. 너도 내게 연락을 하지 않았어. 1년 넘게 매일같이 연락을 했었는데, 내 일상에서 네가 사라져도 아무렇지 않았어.

그냥 우리가 서로에게 그만큼 소중한 사람이 아니었나봐. 어쩌면 인연이 아니었던 걸, 나 혼자 매달렸는지도 모르겠어.

사랑은 이상화라 하잖아. Y야, 나는 요즘 그런 생각도 들어. 내가 널 사랑한 게 아니라, 내가 자의적으로 널 오려내서 내 마음에 맞췄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항상 네게 맞춰왔지만 말이야.

네가 내 이야기들에 단 한 번도 귀기울여준 적 없던 것, 나를 배려하지 않았던 것, 내 쪽으로 온 적이 한 번도 없던 것, 그 외 모든 것들에 나는 할 말이 없어. 내가 좋아서 한 일인걸.

사실 괜찮은 것 같다가도, 가끔씩 가슴 한 께가 욱신거릴 때가 있어. 아픈 건 아니야. 그냥 울기 직전 그 기분. 그냥 뭐가 얹힌 기분이 들 때가 있어.

우리 사이는 이렇게나 가벼웠고, 나는 네게 이렇게나 가벼운 사람이었어, Y야. 내가 사랑한 건 지금의 네가 아닌 과거의 너, 혹은 내 상상 속의 너.

부러 네 대학 앞에 잡아놨던 자취방은 뺄 거야. 내후년에 교환 갔다 와서는 내 대학 정문 앞에 방을 잡으려 해.

솔직히 말해서, 연락하고 싶어. 연락하기 싫다가도 연락하고 싶어. 네가 내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것만 같아. 항상 그랬듯, 내가 네게 먼저 다가가길 바라고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런데, 지금 안 끝내도 언젠가는 이런 방식으로 끝나게 될 거란 걸 알아. Y, 전에 내 일기에 그런 글을 써 놨어. 네게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덜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 같다고. 우정 한 톨도 남지 않을 것 같다고 그랬어.

네가 좋은 애였다면 아마 난 널 대학 졸업한 후에도 잊지 못했을텐데. 사실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

내가 네게 먼저 다가가서, 우리의 사이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게 된다면... 그동안 나 혼자 아팠던 것들을 반복하게 될 일이 무서워. 정말 너무 싫었어. 네 행동들에 실망하고 기대하고를 반복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어.

그러니까 그만할래. 연락하지 않으려고 노력해볼게.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볼게.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근데, 만약에 너한테 연락이 온다면... 그 땐 아무렇지 않게 답장해도 되지?

메리크리스마스. 산타에게는 네게 내 행복을 나눠주라고 편지를 쓸게. 스레주 메리크리스마스.

>>739 고마워. 늦게 확인했는데, >>739 덕분에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냈나보다.

Y와 연락하지 않은지 24일이 지났다. 1년 넘게 매일같이 연락하던 사람이 사라진다 해서 내 일상은 바뀌는 게 없었다. 생각보다는 덤덤했다.

최선을 다해서 다행이다.

>>743 수고했어, 따수운 연말 보내기 바래! : )

스레주 오랫만이다 내일이면 또 새로운 해가 시작될텐데 레주의 행복을 바랄게 정말 오래전부타 스레 읽었어 스레주같이 따뜻한 사람은 삶의 온도가 그 정도로 따땃했으면 해 올해도 수고했어

>>745 지금 봤네... 고마워! 날이 점점 풀리고 있네. >>>745도 항상 따뜻한 날들을 보내기 바라. 곧 봄이 오겠지?

>>746 오늘에서야 긴 글을 훑어봤어. 스레주 행복했으면 좋겠다 네 글을 읽을 때 내 기억들이 떠올라서 몽글몽글해지는 게 신기해

>>746 잘 지내고 있어?

스레주의 글을 읽으면서 참 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했어. 난 아직 누군가를 좋아해 본 적도 누군가가 날 좋아한다고 말해준 적도 없지만, 스레주처럼 다 태워내는 사랑을 해 보고 싶다가도 힘들까 무섭기도 해. 그래도, 스레주는 그런 사랑을 하면서 많이 힘들었겠지만, 좋을 기억도 많았겠지. 그런 생각에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레주처럼 감정에 최선을 다해 사랑을 하고 울어보고 후회도 하고 그러고 싶네. 좋은 글 소중하게 잘 읽었어! 다시 다가 올 사랑은 행복했으면 좋겠네. 한없이 주는 사랑을 해 봤으니 이번엔 한 없이 받는 사랑이길. 다가오는 봄처럼 레주에게도 꽃이 피길.

>>747 >>748 개강한 후로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어. 열심히 수업도 듣고 코시국이지만 사람들도 만나고... 정말 바쁘게, 열심히 사는 중!

>>749 고마워. 이렇게 좋은 이야길 남겨줘서, 뭐라고 내가 더 말을 해야 보답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749가 따뜻한 사람인 만큼, 분명 따뜻하고 예쁜 사랑을 할 거야. 사실 가끔 나는 내가 했던 말과 행동들에 대해 여전히 후회하고는 해. >>749는 나보다는 더 현명하고 지혜롭게 누군가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분명 그럴 거야.

정말 바쁘다. 대외활동에, 동아리에, 봉사에... 제대로 등교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정말 과에서 몸 다섯 개냐는 소릴 들을 정도로 정신없이 살고 있다. 학교에서는 참 멋지고 배울 점 넘치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Y의 학교 앞에 잡아놓았던 자취방을 내놓았다. 며칠 전 주인할아버지에게서 그 방이 나갔다는 연락이 왔다. 아마 새 자취방은 내 학교 앞이 되겠지. 짐을 정리하려 서울로 올라갔다. 아무도 없는, 무서우리만치 조용한 방이었다.

입학하자마자 코로나가 터져서, 작년 여름에 종로로 영어학원을 다니던 몇 달을 제외하곤 제대로 써 본 적도 없는 방이었다. 짐도 옷도 그닥 챙길 게 없었다. 작은 통 안에 담아둔 네 편지와 선물들, 그리고 차마 부치지 못한 내 편지만 눈에 밟혔다.

네가 마음대로 늦고, 날 함부로 대하고, 답장 없이 떠날 때마다 딱딱한 싱글침대에 얼굴을 파묻고 울었던 게 떠올라. 이 방에서 머문 시간이 짧았던 만큼, 뭘 떠올려도 너더라. 재밌는 건, 그 순간에는 네가 없었다는 거. 다 나 혼자 널 그리는 시간이었다는 거. 네 생각을 하며 학교 주변 하천을 돌고, 후문 이자카야에서 술을 진탕 마시고, 혼자 영화를 보고 돌아오고, 여행을 하고, 부산 밤바다를 빤히 바라보기도 하고. 그 때 넌 없었어. 카톡으로 네 이야기만 했을 뿐.

Y야, 우리 둘 다 참 미숙했잖아. 나는 더 그랬지. 차라리 그 때, 네게 서운한 걸 다 말해라도 볼 걸. 네가 미숙하다 해서 나까지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내가 널 좋아했다는 걸 빼고서라도 말이야. 그럼 넌 최소한 내 말을 들어보려 하지 않았을까 싶어. 그냥 네가 변할 기회를 내가 빼앗은 게 아닐까 싶고. 어쩌면 내가 지금껏 네게만 맞춰온 게, 우리 관계에서 너무 당연했을 수도 있는데.

잘 지냈으면 좋겠다. 가끔 네가 꿈에 나오고는 해. 곧 내 생일이 다가오는데, 그 때도 너는 아무 연락 없을까? 나는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가끔 네 생각이 날 뿐 지금 난 정말로 편안해. 사람들에 둘러쌓인 삶이 즐겁고 행복해. 너는 잘 지내? 더 이상 힘들고 지치지 않니?

네가 나보다 조금 더 용기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 언젠가 아무렇지 않게 밥 한 끼 할 수 있었으면. 그 땐 매운 냉면 먹으러 가자.

레주야 글이 참 예쁘다. 그 속에는 많은 아픔과 사사로운 감정들이 뒤섞여있겠지만 네 사랑의 시작과 끝일지도 모르는 시간을 함께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넌 날 모르겠지만 글 읽으며 나 혼자 화나기도 슬프기도 해. 또한 너와 같이 외로워하기도 하며 여기까지 왔어. 그냥 그동안 너무 수고했다고 말해주고 싶어. 이 다음엔 너도 널 정말 사랑해주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길 온 마음으로 기도할게. 그 Y라는 친구에 대한 마음을 완전히 접는다면 그 이후로는 연락이 와도 받지 말고 앞으로 빛나는 네 삶을 살아줬으면 좋겠다. 물론 강요는 아니고 내 바람이야. Y는 정말 평생 만나기 힘들 보석같은 친구를 놓쳤네.. 내가 그랬듯이 그 친구도 몇주든 몇달이든 지나면 정말 후회할거야. 그리곤 생각하겠지 앞으로 영원히 너 같은 친구는 만날 수 없을거라고. 이후에 한참동안 연락이 없다가 근처에서, 혹은 네게 연락이 올 수도 있어. 그 친구의 뒤늦은 후회가 널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았으면 해. 내가 그 분의 소중함을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며 울고 나니 그제야 사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더라. 미안 너무 훈수 두는 것 같았지.. 하지만 이거 하나만은 알아줘. 난 네가 힘들었던 만큼, 아니 그보다 몇배는 더 행복했으면 좋겠어. 네게 더 좋은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기를.

>>759 고마워. 759가 해 준 이야기 덕분에 올해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759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759도 당시로서는 정말 최선을 다 했을 거야. 수고 많았어. 759에게도 앞으로는 항상 좋은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도 사람이니 후회 없는 삶을 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 후회들이 나쁜 기억으로만 남지는 않기를.

생일이었다. 너와 그렇게 되고 맞는 첫 번째 생일. 수십 명의 사람들에게서 선물과 축하를 받았다. 5인 이상 집합금지라, 인원을 쪼개 만나면서까지 사람들 사이에 껴 있었다.

노래방을 가고 카페에 가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고... 대학 와서 사귄 수많은 사람들의 축하에 하나하나 답장하면서도 아직 네 연락처를 지우지 못했다. 그냥 내 프로필 사진을 잘 나온 것으로 해 둘 뿐이었다. 생일인 사람 알람이 상단에 뜨면 내 얼굴을 봐줬음 해서.

연락은 오지 않았다. 당연하기에 슬프지는 않았다.

최선을 다해 좋아했으니 되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끝난 관계는 너와 나만의 것이다. 일반화하고 싶지는 않다. 세상에는 사랑스럽고, 사랑을 줄 줄 알고 받을 줄 아는 사람이 참 많다. 너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나는 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웠고 지금의 행복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너도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다.

이제 이야기도 끝인 건가. 한편의 소설을 읽은 기분이었어. 글이 너무 몽환적이라서. 명작은 그것이 어떠해도 사람들을 수긍시킨다는데 레주의 글도 그랬어. 감정이 여러 갈래의 실으로 얽혀 감정선이라는게 탄생하듯 레주의 글도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미련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며 레주가 성장하는게 보여서 잘 읽었어. 레주를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다

>>766 끝. 생일날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으면 정말 끝을 내려고 했으니까... 끝 맞아. >>766처럼 항상 응원해주고 좋은 말을 해 주는 사람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어. 매번 고마워.

이제 끝. 2년 전 낯선 감정에 처음으로 글을 올린 순간부터 지금까지의 글들을 주욱 훑어봤다. 이런 일도 있었구나, 그런 감정을 느꼈었구나.. 열아홉 살과 스무 살의 나를 마주하며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잘 버텼구나.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선택이었구나.

어느 노래 가사처럼 가끔 미치도록 Y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러나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Y로 인해 겪는 감정의 소용돌이는 너무도 불편하고 무서운 것들이었다. 공허함, 질투심, 애증, 분노, 떨림... 그 외 이름붙일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을 이 글에서 풀어나갔다.

Y와의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심해지며 도피성으로 사람들을 만나왔다. 그냥 누구든 날 보고 얘기할 사람이 필요했다. 사로잡힌 생각들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틈만 나면 술자리에 나가고 온갖 활동들을 했다. 생각해보면 무책임한 관계들이었다. ​

그런데 재밌는 건, 그렇게 이곳저곳 서성이다보니 내가 있는 곳이 꽃밭이더라. 내 유일한 장미였던 Y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을만큼. 어쩌면 난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 흔한 장미 하나에 Y라는 이름을 붙였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발디딘 별엔 꽃들이 참 많았는데. 날 좋아해주고 아껴주고 배려해주는.

Y야, 내 작은 장미였던 친구야.

너와의 관계에서 남는 유일한 미련은 어설픈 끝맺음에 있다. 속에 쌓아둔 채 말하지 못했던 것들. 그것들을 말했다면 달라졌을까 싶다. 그냥 어설픈 끝맺음을 예쁘게 묶어내고싶은 마음이다. 물론 욕심이겠지. 아마 어려울 거다. 나는 그 때도 지금도 여전히 미성숙하니까.

덕분에 많이 배웠다. 너로 인해 내가 누군지 알게 됐고, 널 사랑하며 사랑을 알았다. 너와 멀어지면서는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법을 알았다. 그거면 충분하다. 네게 준 것 이상을 받았다.

그러니 내가 이름붙인 모든 꽃들이 행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한 때 정말 소중하고 애틋했던 것들이 더 이상 불행을 이야기하지 않기를.

언젠가 웃으며 이 스레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겠지?

책으로 엮어도 될만큼 좋은 이야기야 네가 행복하기를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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