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는 그림을 좋아했다. 수업시간에 당당히 그림책들을 펼쳐놓고는, 눈을 내리깔고 훑어내리는 Y의 긴 속눈썹이 좋았다. 너에겐 클림트가 어울린다. 클림트의 키스처럼, 너를 내 품에 안고 네 예쁜 외꺼풀을 매만지며 잠에 들고 싶었다. 반대의 경우도 괜찮다.
이름없음2023/02/18 05:00:13ID : O4INwMoY2lf
이제는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 일종의 의식이었던 셈이다. 네가 내 톡을 보지 않고 나와의 관계를 끊어냈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다. 편안하다.
이름없음2023/02/18 05:02:21ID : O4INwMoY2lf
안녕, 내 안의 Y.
안녕, 나의 열 아홉에서 스무 살.
이름없음2023/02/19 04:12:34ID : Ai2ranzSK2F
잘 읽었어.. 감정이 와닿네
이름없음2023/10/04 01:44:10ID : O4INwMoY2lf
겹친구를 만나 네 소식을 들었다. 너는 작년 즈음 내 안부를 물었다고 했다.
이름없음2023/10/04 01:44:39ID : O4INwMoY2lf
감정은 사라지고 남은 건 그 때의 나와 환상 속의 너.
이름없음2023/10/04 01:46:30ID : O4INwMoY2lf
그래서 한 번 더 용기를 내려 한다. 겹친구에게 자리를 한 번 만들어달라 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네가 보고 싶거나 그리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악감정이 있다거나 원망을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궁금한 것이다. 3년 전의, 4년 전의 내가. 그리고 지금의 나와 너는 과거에서 얼마나 더 멀리 떨어져 있는지. 또 어떻게 성장을 했는지.
이름없음2023/10/06 18:02:50ID : Pjy6mHxvg6r
안녕. 스레 잘 읽었어. 읽으면서 공감도 되고 한편으로는 스레주가 부럽기도 하네.. 나 역시 친구로라도 상대의 곁에 남아 그 사람을 계속 지켜보고, 힘들 땐 힘이 되어주고 기쁠 땐 같이 기뻐해주는 존재로 남고 싶었는데
난 y와 스레주의 관계만큼도 가까워지지 못했거든.. 그래서 참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함께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물론 억지로 가까워졌다해도 결국 같은 결말이었겠지만... 상대를 그토록 위하는 마음이 있어도 인연이 되는 건 다른 문젠가봐
정말 많이 공감하면서 읽었어. 뜨거웠던 감정은 사라지고 결과만 남아버린 짝사랑.. 상처만 남아버린 짝사랑.. 결국 난 사랑이 두려워졌고, 지금도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어 원치않는 감정으로 나도 상대도 괴롭게 할까봐 두렵고 싫은데. 스레주는 어떤지 궁금하다, 그 정도 했으면 미련은 없겠다 싶은데... 넌 괜찮아?
개인적인 이야기 공유해줘서 고마워. 읽으면서 나도 위로를 받는 거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