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얘기해보자면
중학교 때 부평에서 여름이었나 친구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가 너무 늦어서
근처 카페에서 기다린다고 연락하고 아무 건물 2층이었나 3층에 있는 카페를 들어갔는데
중학교때면 거진 10년도 더 전이니까 아직 지금처럼 카페가 넘칠 때는 아니기도 해서 어딘지는 잘 기억안남
안쪽 말고 계단에서 올라가면 화장실이 있고 그 옆에 불투명한 유리 문이 있는 구조였음
문 열고 들어가면 왼쪽에 카운터 겸 주방이 있고 나머지는 테이블
딱 문을 열고 들어가는데 띠링-하고 문에 걸어둔 종이 울리고 안에를 보는데
요즘 애들은 생과일 전문점이라고 하면 아나? 약간 미국 할머니들이 좋아할 법한 안락 의자 같은거에 요상한 무늬 있는 두꺼운 커튼 같은게 쳐져 있고
레이스 달린 식탁보 같은게 깔려있고 테이블의 1/3쯤 사람이 차있었는데
순간 흠칫 하고 바로 뒤돌아서 뛰쳐 나왔다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가서 훑어보는 몇초 동안
카운터에 있는 주인이 뒤돌아서 있는 것을 비롯해서 손님들까지 전부 이 쪽을 안 보고 있었음
우연히 시선을 안 줬다 이런게 아니라 다들 나한테 뒤돌아 있는 느낌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고
정면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옆얼굴을 보이는게 아니라 커튼이 쳐진 창문쪽을 보고 있었다
그걸 깨달은 순간 소름이 쫙 돋는데
카페에서 틀어놓은 음악을 빼고는 카페에 손님이 어느정도 있는데 아무말도 안한다는 걸 깨달음
문을 열고 나가서 계단을 굴러떨어지듯 내려왔는데 친구한테 전화와서 바로 친구 만나러 감
결말은 없음
그냥 이런 이야기들임
이름없음2019/11/12 22:42:50ID : 0oNyY7dPa09
기억이 바로바로 안나니까 나이 말고 그냥 기억나는대로 써봄
맛집 탐방을 좋아하는데 모임 때문에 인하대 후문 쪽을 그때 처음 가봤음
거기는 대학가라서 작은 가게도 많고 뭐가 되게 복잡한데
혼자 밥 먹게 되서 라멘 가게를 들어갔는데 굉장히 좁아서 주방과 주방을 둘러싼 테이블만
손님이 한 명도 없이 일본식으로 주방장하고 마주보는 좌석에 앉아서 먹는 곳이었음
메뉴판을 보니까 생각보다 비싸서 돈코츠 라멘인가를 시키고 앉아서 폰질 하면서 밥을 먹으려는데
하필 앉은 것도 도마 앞쪽에 앉았는지 주방장이 계속 내 앞에서 알짱알짱 거려서 불편한 마음으로 먹었다
그나마 주방장이 아무말 안하고 자기 일 해서 그냥 폰보고 있는데
거의 다 먹어 갈 때쯤
갑자기 눈물이 주륵 하고 남
슬프거나 매운걸 먹었거나 그런건 아닌데 갑자기 평소에는 나지도 않던 눈물이 나기 시작함
더 이상한건 눈물 나는게 그 당시에는 이상하거나 깜짝 놀라거나 하지 않았음
그냥 눈물이 나는 구나 정도?
그런데 갑자기 주방장도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함
개 험악하게 생긴 30대 후반쯤 되보이는 아저씨가 눈믈을 흘리는건 나도 눈물을 흘리면서 멍하니 보고 있다가
문득 이상하다는걸 깨달음
소름끼친다 이런건 아니고 '어? 지금 뭐지?' 정도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눈물 닦고 계산하고 나와서 버스 기다리는데
점점 되게 이상한 일을 하고 왔다는걸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