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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선인장 2017/12/31 18:38:57 ID : s2k8oZdzPeH
11시 반을 조금 넘기고 있는 시간대입니다. 늦은 시간이죠. 문에서 들려오는 쾅쾅거리는 소리가거슬려서 문을 열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몸집 작은 사슴 같은 것이 집안으로 냅다 들어옵니다. 현관 등 아래 비추어보고 나서야, 저는 그것이 어린 여자아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 저기, 너는 누구야? " " ... " 아이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래서 어린아이는 곤란합니다. 마음만 같아선 경찰에 당장 신고를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어렵습니다. 전, 경찰을 대하는 게 굉장히 껄끄럽기 때문입니다. " ... 하루. 단 하루면돼요. "
◆0q41yE1imJQ 2018/01/20 10:40:19 ID : s2k8oZdzPeH
" 자, 그럼 얼른 가볼까요. " " 어디를? " " 아, 눈치 없게 그러지 마요. 꼬마 아가씨의 참관 수업 날이잖아요. " 시계를 본 저는 서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얘기하는 데에 정신이 팔려서 시간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부터 서두른다면, 시간에 맞춰서 도착할 수는 있을 겁니다. 아슬아슬하긴 할 테지만 말이죠. 저는 옷을 챙겨입고 급히 차를 탔습니다. 401호씨도 제 조수석에 같이 탑승합니다. " ... 으, 403호씨. 차에서 살아요? " " 그 말, 아이한테서 들었어요. " " 그럴 것 같더라. " 다행히도, 시간을 조금 넘기긴 했지만, 저희 둘은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뒤늦게 저희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시선이 집중됩니다. 그중 몇몇 아이들은 아이의 아빠라며 아이를 불렀습니다. 창밖만 바라보던 아이는 저와 401호씨에게 시선을 돌렸습니다. 내심 놀란것인지, 두 손으로 입까지 가립니다. " 자, 다음 발표는... " 때마침 아이가 발표할 차례입니다. 주제는 집에서 보낸 즐거운 기억. 아빠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은 당연히 선생도 들었겠죠. 선생은 내색하지 않지만, 난감을 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이는 망설임 없이 발표를 시작했습니다. " 네. 제가 집에서 보냈던 가장 즐거운 기억은, 지난 2주간입니다. "
◆0q41yE1imJQ 2018/01/20 10:46:31 ID : s2k8oZdzPeH
그대로 발표는 성공적이게 끝났습니다. 어색함은 없었고, 진실했습니다. 아이들과 선생님도 박수를 쳤습니다. 아이는 창피하다며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뒤돌아서 저와 401호씨를 보고는, 브이 표시를 합니다. 보기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학부모 참관 수업이 끝나고, 동시에 학교도 일찍 끝났습니다. 저희 셋은 학교 앞으로 걸어 나왔습니다. 그 자리에서 401호씨는 먼저 자리를 비웠습니다. 본인이 말하길, 공방에 일이 있다고 그랬습니다.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401호씨는 사라졌습니다. 아이는, 저를 올려다보면서 조금 망설이다 말을 합니다. " 있죠. 저는 이제 어디로 가요? " 저는 한숨을 푹 내쉬었습니다. 그리고 담아두었던 말을 꺼냅니다. " 일단 집으로 갈까. " " 에, 장 좀 보고 가요. 오늘은 다른 게 먹고 싶어요. " 저는 마음대로 하라며 아이의 차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혹시 아이가 뒤처지지 않게, 발걸음을 맞추었습니다.
◆0q41yE1imJQ 2018/01/20 10:50:06 ID : s2k8oZdzPeH
* 스레주야. 이상, 악질인 서로가 서로를 가르쳐주는 이야기는 여기까지. 처음으로 완결해본 글이야. 그래서, 만족스러운 점도 많지만 아쉬운 점도 많네. 혹시 급하게 완결냈다고 느낀 사람이 있다면 반 정도는 맞아. 어설프게 이어가다 흐지부지될까봐, 조금 압축했거든. 혹시라도 이 긴 스레를 끝까지 읽어줬다면 진심으로 고마워. 참고로, 소설을 쓰면서 ' 후루카와 본점 - 마법 ' 을 하루도 빠짐 없이 들었어. 아이의 심정에서도. 아저씨의 심정이나 401호씨의 심정에서도 잘 들어맞는 곡이야. 꼭 들어보기를.
이름없음 2018/01/20 11:47:32 ID : CnWrwFh88o1
재밌게봤어! 연재해줘서 고마워 나도 소설좋아하는데 간만에 정말 재밌었다
이름없음 2018/01/20 15:38:24 ID : O5QsktxWja3
재밌게 읽었다 스레주! 이 소설의 주제는 뭐였어?
◆0q41yE1imJQ 2018/01/20 16:07:53 ID : s2k8oZdzPeH
재미있게 읽어줘서 고마워. 잘 읽어줬다니 다행이다. 긴 글 읽어주느라 수고 많았어. 누군가를 돕는다는건 나 자신과 주변도 바꿀 수 있다는게 이번 주제야. 아이를 도우면서 아저씨 본인도 바뀌었다는게 느껴졌으면 좋겠다.
이름없음 2018/01/20 18:03:30 ID : k8mNwFbck4K
잘읽었어! 혹시 다음글 예정이 있다면 보고싶네:)
◆0q41yE1imJQ 2018/01/20 19:44:36 ID : s2k8oZdzPeH
좋은 말 해줘서 고마워. 다음글이 나올지는 잘 모르겠어. 좋은 소재가 생각나면 다듬어볼게.
이름없음 2018/01/20 23:01:53 ID : qrvva645byN
스레주 수고했어! 좋은 이야기였다...!
◆0q41yE1imJQ 2018/01/21 11:20:25 ID : s2k8oZdzPeH
고마워. 긴 글을 끝까지 읽어준 스레더도 수고했어.
이름없음 2018/01/31 21:17:38 ID : VdU0qZhcIKZ
스레주 재밌는 글 읽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
이름없음 2018/10/12 15:27:27 ID : bvgY3vgY6Zg
너무 늦게 이 글을 보게 된거같아 ㅠㅠ 너무 감동적이다 혹시나 스레주가 이글을 보게된다면 앞으로도 이런글 종종 써줘 !! 꼭
이름없음 2020/03/07 04:07:41 ID : U4Y03Bfhuq5
너무 늦게 본게 아쉬울따름이다ㅠ ㅠ 띵작이야 웹툰이나 단편소설로 나오면좋을정도로..
◆h9a9vAY3Cqn 2020/03/07 09:37:58 ID : K7s9tdxxB86
오랫동안 코드도 잊고 있었는데, 재미있게 읽어줘서 고마워.
이름없음 2020/03/07 15:00:52 ID : Y4E2pQoE65b
와 나 이거 스크랩해둔다... 너무 잘 썼어
◆h9a9vAY3Cqn 2020/03/07 17:19:48 ID : 7gmNvBfcK6j
고마워. 예전 글에도 반응이 달리니까 신기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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