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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1/17 11:02:28 ID : zTXwHA5cF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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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1/17 11:04:23 ID : zTXwHA5cFcn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리를 질러봤다. 사람의 목소리라기 보다는 동물이 울부짖는 듯한 불쾌한 소리가 났다. 소리가 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나오는 듯 했다. 목이 쉴 것 같다.
이름없음 2020/01/17 11:08:52 ID : zTXwHA5cFcn
태어나서 처음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물론 사람은 치지 않았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사람은 치지 않을 것이다. 물론 내가 쳤던 것들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두르고 물건을 깨부수고 나니 오른손에 피멍이 들었다. 참 한심하다고 생각한 것을 내 눈으로 바라보고 있자니 내가 정말로 한심해졌다.
이름없음 2020/01/17 11:13:22 ID : zTXwHA5cFcn
아빠한테 전화가 왔다. 받지 않았다.
이름없음 2020/01/17 11:17:05 ID : zTXwHA5cFcn
아드레날린 분출이 끝났나보다. 미칠듯이 빠르게 뛰던 심장이 다시 조용히 뛰기 시작한다. 가빴던 숨이 점점 정상으로 돌아온다. 시야가 다시 잡히고 머리가 차가워진다. 눈물이 멎고 손이 쓰라려온다.
이름없음 2020/01/17 12:10:38 ID : zTXwHA5cFcn
어디까지가 진실인가. 오른쪽 머리가 지끈거린다. 누군가를 두렵게 만들고 싶었던 건 아니었는데. 반성한다. 그리고 동시에 저주한다. 믿고 기대왔던, 아니 내가 먹여주고 길러왔으며 싫은 소리 한 번 한 적 없던 너마저 나를 배신했다는 생각에 내 마음 깊숙한 곳에서 불씨가 타오른 것 같다. 죄책감은 없지만 미안한 감정은 남는다. 미안하다.
이름없음 2020/01/17 12:11:31 ID : zTXwHA5cFcn
졸리다.
이름없음 2020/01/17 15:20:22 ID : zTXwHA5cFcn
잠에서 깨어나 확인한 휴대폰엔 부재중 전화 세 통. 웃기지도 않는다. 가슴속에 응어리졌던 분노와 두려움이 내 오른손에 얹혀 부끄러운 훈장 되었다. 어제 저녁부터 주욱 비어있던 배가 괴로움을 호소한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름없음 2020/01/17 19:42:25 ID : zTXwHA5cFcn
깜깜한 방에서 바닥을 더듬어 리모콘을 찾는다. 무드등 살짝 건드려 키고 리모컨 전원 버튼을 눌러 티비를 켠다. 건성으로 채널을 넘기며 보던 프로그램을 찾는다. 이불을 가슴께까지 끌어 올리고는 벽에 기대어 앉는다. 욱신거리는 팔을 내버려 둔 채로 눈 앞에 빛에 집중한다.
이름없음 2020/01/17 19:48:04 ID : zTXwHA5cFcn
화려하진 않지만 독특한 연출, 부드럽지만 때론 기괴한 조명. 꽤나 마음에 들어 조용히 미소짓는다. 등이 결려 몸을 뒤척여 왼쪽으로 반쯤 누운 자세를 취한다. 발치에 놓인 리모콘을 끌고 와 소리를 낮춘다. 처음 들어보는 음악 소리와 함께 서서히 눈이 감기고 이내 쓰러져 잠든다.
이름없음 2020/01/17 21:22:08 ID : zTXwHA5cFcn
망상과 현실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진다. 몽롱하다. 반쯤 감긴 눈으로 보이는 것은 흔해 빠진 아침 드라마다. 진부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는 전개에 하품이 나온다. 다시 눈을 붙이고 잠을 청하려는 찰나. 오. 뜻밖의 전개에 가슴이 뛴다. 결말을 모르는 책을 읽을 때처럼 흥미진진하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는 모든 것을 아는 절대자임과 동시에 아무것도 모른 채로 대본만을 불빛삼아 연기를 진행하는 배우이다.
이름없음 2020/01/17 21:25:02 ID : zTXwHA5cFcn
뭐랄까. 음 뭐랄까. 잘 성장한 아이를 보는 듯한 뿌듯한 부모의 마음? 혹은 다 잡은 먹잇감을 놓쳐 부득부득 이를 갈고 있는 이리의.. 역시 각본대로 착착 진행되는 연극은 재미없다.
이름없음 2020/01/17 21:28:44 ID : zTXwHA5cFcn
잠시 정신을 놓고 있었던 걸까. 드라마는 벌써 끝을 바라보고 있다. 점점 절정으로 치닫는 희곡. 그리고 이것과 같이 절정으로 가버릴 듯한 내 정신. 점점 바빠지는 손가락과 주체할 수 없을만큼 흥분된 심장 박동. 거기에 저 멀리서 들려오는 후회와 원망의 울음소리 까지.
이름없음 2020/01/17 21:56:28 ID : zTXwHA5cFcn
아. 너무 아름답다. 너무 완벽해서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은 아름다움이다. 방정맞은 입은 잠시도 쉬지 않고 이 연극을 칭송한다. 저 아름다운 가면을 쓴 두 사람의 티 없이 맑은 영혼을.. 그리고 그것을 지켜보는 관음증 환자를. 아. 감히 누가 각본대로 진행되는 연극은 재미없다 하였는가. 너무나도 완벽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읽어나가는 완전무결한 대본 속에서 피어나는 오해와 기만. 그것이 아름다웠던 것을 왜 알지 못했는가.
이름없음 2020/01/17 21:59:07 ID : zTXwHA5cFcn
뇌에 쉴 틈 없이 전류를 흘려 넣는 기분이다. 가려웠던 곳을 벅벅 긁어대는 기분이다. 올해 들어 느끼는 듯한 최고의 쾌락. 쾌감. 전신을 타고 흐르는 전율. 가볍고도 기분 좋게 떨려오는 가슴. 가히 완벽한 대본이다. 정말 진심으로 눈물이 나올 듯한 아름다운 광경이다. 이대로 눈이 멀어도 여한이 없을 듯한 그런 광경이다.
이름없음 2020/01/17 22:01:35 ID : zTXwHA5cFcn
비루한 개새끼들. 그리고 멍청한 년. 아. 한낱 개새끼에 지나지 않던 영혼이 어쩜 저리 아름답게 빛날수 있을까. 그들은 영원히 멈추지 않고 춤을 추며 저 밤하늘의 별보다도 훨씬 위태롭게 빛나고 있다.
이름없음 2020/01/17 22:04:01 ID : zTXwHA5cFcn
장장 두 시간이던가. 티비를 너무 오래 봤더니 눈이 뻑뻑하다. 괜히 잡생각만 많아진 듯 싶다. 하얀 무서리가 내리던 밤. 오지 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며 나는 다시 눈을 감는다.
이름없음 2020/01/18 13:44:53 ID : zTXwHA5cFcn
존재하지도 않는 악마 탓을 해 대며 이어폰을 귀 깊숙히 꽂는다. 주변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볼륨을 높인다. 천천히 빠져든다.
이름없음 2020/01/18 14:30:16 ID : zTXwHA5cFcn
좆같이도 재미 없다. 뻔한 신파극. 내 눈에서 나오는 것이라곤 하품 뒤에 눈물뿐. 제작 의도가 무엇일까. 사람들의 관심인걸까. 아니면 돈이 되기 때문인걸까.
이름없음 2020/01/19 16:44:58 ID : zTXwHA5cFcn
내가 봤을때 너희들은 무서운 것과 만만한 것을 구분 못하는 병신이야. 그 어느 누가 무서운 사람을 때리고 무시하겠어. 씨발.
이름없음 2020/01/19 17:39:27 ID : zTXwHA5cFcn
씨발 왜 항상 가는 날이 장날인거지. 운수 더럽게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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