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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1/18 03:52:04 ID : mE7ffhBur9h
글이 길거야 할말이 많네. 나는 올해 스무살이야. 난 어렸을때부터 엄마와 떨어져 살았어. (이혼) 우리 엄마는 2남1녀 중 장녀였고 엄마 말로는 딸이어서 남동생들보다 사랑을 못 받고 자랐다고 해. 엄마 말만 들어서 정말 외할아버지 외할머니께서 차별을 하신건진 모르겠지만 엄마가 그렇게 느꼈으니까.. 그게 엄마의 우울의 시작이었겠지. 그리고 23살이란 정말 어린 나이에 결혼을했고 우리오빠와 나를 낳았어. 아빠 집안 식구들은 몸 가누기 힘드신 친할아버지를 우리 엄마아빠에게 맡겼고 아빠는 늘 일을 하느라 엄마가 다 챙겨드렸지. 그때 우리엄만 서른도 안 됐거나 서른 초반쯤 됐을거야. 이런 생활이 반복되니까 엄마도 지쳐서 아빠랑 싸우는 일이 늘었고 내가 8살쯤 이혼을 했지. 그런데 오빠도 나도 너무 어리다보니까 아빠의 사랑,엄마의 사랑이 모두 필요했고 결국엔 얼마 안 가 다시 합쳤어. 그래도 주민등록상 엄마는 여전히 동거인일 뿐이었지. 이때쯤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셨어. 아마 이때도 엄마의 우울이 더 깊어졌겠지 친할아버지가 돌아가셔도 여전히 엄마와 아빠가 싸우는 일은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엄마는 바람피게 돼. 엄마 말로는 아빠가 혼인신고 다시 안 해줘서 계속 안 해주면 자기 다른 남자 만나겠다고 말하고 그랬다는데 어쨋든.. 다른 남자를 진짜 만났고, 그걸 알게 된 아빠는 바로 엄마를 집에서 내쫓았어. 엄마는 돈이 없었어. 제대로 된 직장 하나 없었고 늘 구인구직사이트에서 괜찮은 일 구해서 겨우겨우 버텼지. 물론 대출도 받고 그거 빚같은건 다 외할아버지가 갚아주신거같아. 어쨋든 엄마는 평생을 돈에 시달리면서 더 우울해지고 더 우울해지고 몸은 건강할지 몰라도 마음은 죽어갔지. 그러다가 정말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게됐어. 엄마한테 9살 연하남 ㅋ 물론 자주자주 남자친구가 바뀌긴했지만 내가 18살일때부터 만났나 그럴 거야.우리 엄마 비싼 곳은 아니어도 맛있는 곳 많이 데려가주시고 일 없을때 항상 옆에 있어주시고. 좋은분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좋은사람을 만난다고 우울증이 낫는건 아니었어 우울증인 사람이 술에 취하면 정말 위험한 거 알지? 그래서 남자친구분이 엄마가 만나는 술친구들 다 정리해버렸고 (만나면 술만 ㅈㄴ마시고 성격도 별로이신 친구들이었대) 남자친구 없을땐 혼자 술 마시지말기가 엄마와 남자친구분 간의 약속이었나봐. 나는 그 약속을 처음 들었을 때 남자친구분이 진짜 잘하신거라고 생각했어. 근데 그게 아니었나봐. 엄마는 더 더 우울에 사로잡혀서는 어린애가 되고, 자해를 하고, 수면제 먹고 폭식에 토하기...상황은 더욱 안 좋아져만 갔어. 그래서 엄마 남자친구분이 2020년이되면 자기랑 결혼하자고, 자기 부모님이 극구반대하더라도 어떻게서든 허락 받아내겠다고 좀만 버텨달라했지. 그리고 2020년 1월 3일, 아저씨(엄마 남자친구분)는 엄마의 우울에 지쳐 결혼얘기가 아닌 이별 통보를 하셨고 우리 엄마는 그 다음날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세상을 떠났어. 엄마는 유서라곤 단 한 글자도 남기지 않았고 그저 카카오톡 상태메세지에 평생 죄책감에 시달리라는 말만 남기고 갔어. 아저씨한테 한 말이겠지. 우리엄마 장례식 잘 치뤄줬고 잘 보내줬어. 근데 우리오빠가 아저씨한테 따로 얘긴 안 했더라고. 나는 엄마한테 미안해 죽겠는데 , 엄마 생각만 나면 죄책감 드는데 , 왜 아저씨는 알면 안 되는 건지 궁금해서 오빠한테 물었어. 자기때문에 그런 거 알면 죄책감 가지실 거래. 나는 죄책감 가지셨으면 좋겠어. 정말 엄마 상태메세지대로. 평생은 아니더라도.. 오랫동안 슬퍼하고 죄책감 갖고 사셨으면 좋겠어. 오빠가 아저씨한테 연락오면 받지 말랬는데 그냥 확 받아서 엄마 아저씨가 헤어지자고 한 다음날 하늘로 갔으니까 그런 줄 알고 이만 끊고 잘 사세요. 라고 하고 끊어버리고싶다. 오빠한텐 연락 왔다던데 다시 찾을거면 헤어지잔 말은 왜 한 거야 내가 아직은 어려서 그런거야? 좀만 더 크면 이해할까? 아저씨가 너무 미워. 근데 또 알게돼서 죄책감 가지실 모습을 상상하면 불쌍해. 근데 그래도 알아야하는거 아냐? 우리엄마 이렇게 된 거 아저씨때문인것도 있잖아. 엄마가 원했잖아 그럼 그렇게 해줘야되는거 아냐? 어떡해야해 미치겠어
이름없음 2020/01/18 06:35:18 ID : y6rxWi62IK3
스레 다 읽어봤어... 뭐라 해줄말은 지금 5분 동안 아무리 생각해봐도 안 떠오르는데..ㅠㅠ........ 그냥 봤다는 말만 해주고 싶었어... 어머니 좋은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다... 이런저런 생각들 정말 많이 나겠다.. 어쩌면 스레주 평생동안 이 일로 고뇌할지도 모르겠다....
이름없음 2020/01/18 06:52:00 ID : pak5Vhtg1vi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었는데 마음이 너무 아프다. 일단 죄책감을 떠나서 어머님 근황을 아시긴 해야 할 것 같아. 나라면 담백하게 말할 것 같네. 평생 죄책감 갖고 사세요 이런 의미가 아니더라도 부고 정도는 알리는게 맞지 않을까... 어린 나이에 너무 엄청난 일을 겪어서 뭐라고 할 말이 없다 ㅠㅠ 분명 더 이상 아프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곳으로 가셨을테니 스레주도 꼭 기운 내서 잘 살아가야 해.
이름없음 2020/01/18 13:18:53 ID : mE7ffhBur9h
읽어준것만으로도 고마워! 살면서 안 해본것 이것저것 해보고 사고싶은 것도 고민하지않고 사고 나름 잘 이겨내고있어! 우리엄마 지금은 편안히 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이름없음 2020/01/18 13:21:39 ID : mE7ffhBur9h
읽어줘서 고마워! 나도 알리는게 맞는 거 같은데도 참 어려운 문제같다.. 조만간 오빠랑 같이 얘기 해봐야지! 응원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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