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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s4Gq0so3U 2020/01/18 09:15:06 ID : GoK3Xz9a4Hw
나는 여행다니는 것을 좋아해. 특별히 목적지를 두지 않고 대중교통과 두 다리로 그때 그때 끌리는 곳으로 떠나고는 해. 그러던 중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여러 이야기를 들었어. 그 중 기묘한 이야기와 경험들을 나눠보고자 해.
이름없음 2020/01/18 09:20:39 ID : z9eJO5O5Wi3
보고잇ㅇㅓ
◆irs4Gq0so3U 2020/01/18 10:16:20 ID : GoK3Xz9a4Hw
1. 당산나무 근처의 기인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 요즘 도시에서는 보기 힘들지만, 교외에서는 가끔씩 당산나무를 볼 수 있다. 당산나무는 그 마을 입구 혹은 중심에 설치된만큼 눈에 띄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당산나무 근처에는 누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이 어떤 이유에서건 말이다.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김은 어린시절 강원도의 한 한적한 마을에서 그를 만났다. 당산나무 앞에 마련해놓은 낡은 의자에 종일 앉아있던 그는 마치 부서진 장승 같았다. 그는 언제나 고개를 숙인채 바닥을 바라보며 무엇인가 중얼거리기만 했다. 동네어른들은 그를 광인이라 불렀고, 아이들이 그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했다. 김 또한 어른들의 말씀을 듣고 그를 피해다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렇게 기피되는 인물이었지만, 그 누구도 그를 괴롭히지는 않았다. 저녁이 되면 그의 노모가 그를 데리러왔고, 동네 사람들이 마련해준 음식을 먹었다. 동네 사람들은 그를 기피했지만, 먹여살리고 있었다. 그가 떠난 것은 그의 노모가 눈을 감은 후 칠칠일이 지난 뒤였다. 하늘이 온통 구름에 덮힌 탁한 밤, 술 한 잔 걸친 아버지를 마중나온 김은 비틀거리며 몸을 기대는 아버지의 술 냄새에 코를 찡그리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아버지는 소변을 봐야겠다며 근처로 걸어갔고 김은 아버지가 걸어간 곳이 당산나무 앞이라는 것을 인지했다. 동네 노인들이 알면 크게 경을 칠 일이었지만 피곤했던 김은 아버지를 말리지 않았다. 아버지가 줄을 넘어 들어가 신목에 고개를 처박고 바지춤을 풀기 시작하자 김은 고개를 들어 신목을 바라보았다. 거기에 그 기인이 흔들리고 있었다.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지만 분명 그 기인이었다. 그는 김의 아버지 반대편에서 때 탄 새끼를 목에 두른 채 피눈물을 흘리며 흔들리고 있었다. 김이 숨을 삼킨 그 순간 분명 숨이 끊겼을 기인은 눈을 굴려 김을 바라보았다. 김은 그 후의 기억이 없다고 한다. 후에 아버지에게 듣기를 그는 전쟁에 나갔던 사람이라고 한다. 전쟁이 시작될 때 14명의 젊은 남자가 나섰지만 돌아온 것은 그 한 명이라고 한다. 그리고 돌아온 그는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들었는지 혹은 무엇을 했는지 몰라도 입을 다물게 되었다고 한다. 그저 온종일 당산나무 앞에 앉아 누군가에게 사죄하듯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것은 돌아오지 못한 13명의 친우를 위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확실한 것은 노모의 죽음은 그가 가졌던 미련을 모두 버리게 하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야기에 흥미를 느껴 그 마을을 알려달라 했지만 김은 이미 사라진 마을이라며 거절했다. 내가 그래도 부탁한다고 말하자 김은 마지못해 말했다. 피눈물을 흘리며 자기와 눈을 마주친 그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irs4Gq0so3U 2020/01/18 11:08:23 ID : GoK3Xz9a4Hw
2. 추니 어디선가 들었던 이야기 멧돼지를 닮았다고 전해지는 생물. 다른 정보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기에 실존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나에게 이야기를 전한 박은 자신이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 동네가 산으로 둘러쌓은 마을에서 태어난 박은 어렸을 때부터 신시(오후 3시~5시) 이후로 산에 오르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추니가 나오기 때문이었다. 추니는 멧돼지와 비슷하게 생긴 생물인데 그보다 훨씬 작고 엄니가 그리 발달하지 않았다고 한다. 특징으로는 꼬리가 멧돼지의 그것이 아니라 고양이들의 그것과 같다는 것이다. 먹이는 이것저것 다 먹지만 고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작은 크기에 비해 힘은 마치 곰과도 같고 성정은 범과도 같아 한 번 노린 것은 목덜미를 물어뜯어 숨통을 끊어야 직성이 풀리는 놈이라고 한다. 추니를 보고 멧돼지 새끼라 생각해 쉽게 노리는 경험이 적은 엽사들이 가까이서 보고 추니임을 알아 꽁지가 빠져라 도망가고는 했다고 한다. 박은 엽사였던 조부가 잡은 추니를 볼 수 있었는데 그 생김새가 지독히도 악독하여 소름이 끼쳤다고 한다. 그리고 그 조부는 추니 무리는 발견하고 다른 엽사 한 명과 잡으러 올라갔다가 그대로 사라졌다고 한다. 그 지방에만 조금씩 전해지던 추니는 오늘날에 이르러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기록도 없고 다른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는 그 생물을 어찌 믿을 수 있을까? 그러나 박은 여전히 추니가 존재한다고 말하며, 조부의 뒤를 이은 엽사로서 산에 오르고 있다.
이름없음 2020/01/18 11:11:51 ID : xzPip87e7Bz
보고있어
이름없음 2020/01/18 11:46:12 ID : pRxClzPcq3S
ㅂㄱㅇㅇ!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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