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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1/18 13:42:14 ID : lBargi7bBhs
7살경 고모부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 고모부의 말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부모님은 맞벌이셨고, 내겐 관심이 없었다. 언니는 학교에, 동생은 가게 뒷편의 작은 공간에서 잠을 자고 있었으며 함께놀던 동네 오빠들은 그날따라 보이지 않았다. 그날 이후 고모부는 나를 볼때면 특히나 잘 대해주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랬다. (-) 고모부가 무서웠지만 내가 좋아하는 간식을 주고 용돈을 주시니 나를 예뻐하는것이라고 그러니 고모부가 내게 하는 행동들이 참을만 한 것 이라고 생각했다. 나 또한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나는 무지했으므로.
이름없음 2020/01/18 13:46:07 ID : lBargi7bBhs
내가 열 두살이 되던 해의 축젯날 고모부의 사망소식이 들려왔다(-). 다들 고모부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 나누는데 나만 그러지 못했다. 간혹 고모부가 너를 많이 예뻐하셨는데 하면 응 간식도 주고 용돈도 줬어 하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고모부가 돌아가신것이 너무너무 기뻤는데 나는 그 이유를 알지 못했다. 다들 슬퍼하는데 나만 기뻐하는것 같아서 죄책감이 들었다. 나만, 내가 못된거구나. 그래서 감추기로 했다. 내가 나쁜아이라는것을 들키고싶지 않았다.
이름없음 2020/01/18 13:59:24 ID : lBargi7bBhs
열셋. (-)자신들이 손가락질 받는것이 무서워 나를 손가락질 했다는걸 알고 있었으니까. 그당시의 나는 입이 무거운 아이였고, 누군가의 비밀을 지키는것이 좋았다. 둘만의 이야기가 무척 특별하게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 아이와 화해를 하고싶어 했던 행동들이 그렇게 비춰졌을수도 있을테고, 무엇보다 나는 그런짓을 하지 않았으니 상관이 없다 생각을 했었는데.
이름없음 2020/01/18 14:12:53 ID : zfgknyFeNze
열 다섯. 좋아하는 그 아이를 뒤로한 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라 생각되는 사람을 만났다. 당시 내 나이 열 다섯에 상대는 스물 셋의 나이였다. 인터넷으로 만났으며 그 사람은 내 고민을 진지하게 들어줬다. 받아본적 없던 애교를 받았고 사랑을 속삭였으니 그것이 좋아서 실제로 만나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 첫 데이트는 설렜고. 부끄러웠고 최악이었다. 그는 역까지 나를 마중나왔다. 우리는 산책을 했고, 거리가 있던지라 늦은 저녁시간이었기에 찜질방을 향했다. 목욕을 하고 찜질방에서 만나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고, 찜질을 하고싶다는 말에 소금방으로 따라 들어갔다. 찜질방은 노후되었고 사람이 없는 공간이었으니 그에게 있어서는 기회였는지 모르겠다. (ㅡ)그때에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싫다고 해도 들어주지 않았으니까. 집으로 돌아갈때에 그는 내게 고맙다며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내 의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나는 그를 보낸 뒤 헤어지자는 말을 했고 연락처를 바꿨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였다. 열 다섯의 해는 끔찍한 것의 연속이었다. 그 일이 있고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추석이 왔다. 저녁 늦은시간 가족들이 있음에도 (ㅡ). 또. 똑같은 일. 이전 그 아이에게 전화를 했다, 울며 도움을 청했는데. 너만 그런걸 당하는줄 아느냐며 타박을 받았다.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고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 가출을 했다. 첫 가출이었다. 명절이 끝나는 날 까지 친구집에서 지냈다 . 가족들은 관심이 없었다. 사람들이 내게 바라는것은 오롯이 그짓 뿐이었으니 적당히 맞춰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몸도, 마음도 지쳤다.
이름없음 2020/01/18 14:22:17 ID : lBargi7bBhs
열 여섯의 해. 할머니와 싸웠다(-)
이름없음 2020/01/18 14:34:01 ID : oK6mILdVasj
소년원에 넣으세요, 저희는 그런거 안무섭거든요. 어차피 ㅇㅇ이도 같이갈거에요. 가출을 주도한것은 ㅇㅇ이였다. 부모님들의 과한 집착탓에 학교에서는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고, 우리들 넷은 모두 다르지만 비슷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이었다. 소년원에 보내라 웃고, 떠들고. 부모를 부르라는 말에 안오실거라 답했다. 다른 아이들의 부모님 또한 마찬가지였다. 제 자식을 찾은건 ㅇㅇ이 뿐이었다. 어영부영 일이 무마되고 강제로 집으로 보내졌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가족들은 내가 사라졌다는 사실 조차 모르고있었다 . 학교에서는 나에대한 나쁜이야기가 돌았다. 친했던 아이는 두려움탓에 나를 왕따의 주모자로 몰았고 국사선생님은 그 아이의 말만을 믿고 나를 때렸다. 내겐 내편이 없었으니, 그래 그럼 바라는 대로 되어주자 생각했다. 나는 사교성이 좋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하는 행동은 스스로를 끌어내리는 일 밖에 되지 않을텐데, 알면서도 멈출수가 없었다. ㅁㅁ가 ㅅㅅ좋아한대. 니가 좋아한다고 말했었잖아. 야 나 너싫다고. 그러니까 너한테 친구가 안생기는거야. 친구 팔아먹는년. 등. 입에 담을 수 없을 말들. 담임과도 싸웠다. 뺨을맞고 머리채를 끌려 교무실로 끌려갔다. 처음으로 엄마가 학교에 불려왔다. (ㅡ)어차피 믿어주지 않을걸 알았다. 벗어나고 싶을 뿐이었는데. 모든게 엉망이었다.
이름없음 2020/01/18 14:40:43 ID : 1a09BtgY1dC
(ㅡ)졸업을 했다. 고등학교는 갈 생각이 없었는데, 친구가 자신과 함께다니면 어떻겠냐 매일매일 맛있는것도 해줄게 하는 말에 혹해서 원하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곳을 지망으로 적어.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이름없음 2020/01/18 14:49:11 ID : lBargi7bBhs
고등학교에는 여자아이들이 적었다 . 진학 후에야 알게 되었는데, 원래가 양아치들이 많은 학교라나. 반에는 여자가 나 혼자 뿐이었고 등신같은 놈들이 많았다. 화장실까지 가서 쌀것이지 교실 뒷편 쓰레기통에 오줌을 싸는놈이 있는가 하면 방과후엔 교실에 남아 담배를 피는 놈들이 있었고 빌어먹을 놈들은 틈만나면 어깨동무를 했다. 나는 이미 한계였기에 그때마다 그애들이 재미있어하는 반응을 보였으니. (ㅡ)그래 아무려면 어때. 어떻게든 살아지겠지.
이름없음 2020/01/18 14:54:47 ID : pU7zfe3TSLh
(ㅡ) 돌아갔다. 집엔 아무도 없었고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짐을 챙겨 친한 선배에게 연락을 한 뒤 다수의 사람들과 집에서 숨어지냈다. 선배들은 나를 걱정했기에 학교가 끝나면 꼬박꼬박 나를 살피러 왔고 나는 선배들이 오는 시간에 맞춰 식사를 준비했다. 술을 사는것 역시 쉬웠다. (ㅡ)
이름없음 2020/01/18 15:04:17 ID : lBargi7bB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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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1/18 15:11:48 ID : 2nwmpTWlDs1
12월.초. 오빠와 언니가 죽었다. 번개탄을 사용한 동반자살사건, 이슈는 되지 못했으나 인터넷에도 잠시 올랐다. 손목을 그어 자살기도를 했다. 우습게도 죽지 못했다. 약을 먹었다. 온 약국을 돌아다녀 소염 진통제와 수면 유도제들을 이것저것 주워먹었다. 토하고 먹고 토하고 먹고. 어느순간인가 잠이 들었는데. 우습게도 멀쩡히 일어났다. 쉰 알이 넘도록 먹었는데 자는 새 그것들을 모두 토해내고 살아남은것이다. 그었던 손목은 출혈이 멎어있었고 결국 일어나 병원으로 간 뒤 손목을 소독받고 열 다섯바늘을 꿰맸다.
이름없음 2020/01/18 15:14:24 ID : f809zdRwoHz
5층에서 뛰어내렸다. 중간에 나무에 걸려 팔과 다리만 쓸렸다. 병원에 갔는데 뼈가 워낙 단단해 부러지지도 않았단다. 나무랑 진흙 덕분이라나. 물에 빠져죽자고 바다에 들어갔는데 내가 수영을 너무 잘했다. 수영을 싫어했는데. 개헤엄을 아주 잘쳤다. 내가 하는 행동들이 바보같고 한심하게 느껴졌다. 무서웠다.이런저런 방법을 동원해도 죽지는 않으니까. 나는 죽고싶은데, 내 몸은 살려고 버둥을 치니까.
이름없음 2020/01/18 15:22:26 ID : lBargi7bBhs
천안으로 갔다. 어떻게해도 죽지 않으면 살아야 하니까. 공장에 취직했다. 2교대로 약 반년을 버텼다. 놀지도 먹지도 않고 반년. 생활비를 제하고 800만원을 모았다. 인사과의 사람들과 잘 이야기가 되어 부서를 옮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는데 과거, 함께 가출했던 ㅇㅇ이의 부모님이 내가 ㅇㅇ이를 숨기고 가출했느냐 공장에 찾아와 행패를 부렸다. 결국 공장에서 짤리고, 청주에서 스시집 아르바이트를 했다. 나는 일을 잘하는 편이었다. 사장님에게도 예쁨을 많이 받았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2호점을 연다는데 나보고 하라고 했다. 나는 고민해보겠다고 했는데 부사장님이 그날 이후 틈만나면 내게 욕을하기 시작했다. 결국 하지 않겠다고 말한 뒤 일을 그만두고 고시원에서 그간 모은 돈으로 술을 마시며 지냈다. 그때엔 애인이 생겼기에 애인과 애인의 친구들과 대학가를 거닐고 이곳저곳을 놀러다니거나 얘기하고 술을 마셨다. 버는것은 오래걸렸는데, 쓰는것은 순식간이었다.
이름없음 2020/01/18 15:26:20 ID : lBargi7bBhs
내가 서울로 외출을 하던날, 일정이 취소되어 고시원으로 돌아갔더니 애인과 다른 친구가 내 침대에서 잠을 자고있었다. 내게 말도없이 멋대로 방을 열어 들어간것이다. 애인이니까 상관없을줄 알았다는 변명을 뒤로하고 방을 빼겠다 언질한 후 서울로 고시원을 옮겼다 . 서울로 방을 옮긴뒤엔 전단지, 인형탈, ..등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이것저것 손에 잡았다. 돈은 모였지만, 몸도 그만큼 빠르게 망가져갔다. 먼저 손목이, 그다음은 무릎이, 면역력이. 하나둘씩 무너졌다. 피부에 이상한 흉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건선이라는 피부 질환이란다.
이름없음 2020/01/18 15:31:32 ID : lBargi7bBhs
흉이 생기니 어딜 가든 사람들의 수근거림을 들어야했다. 전염성이 없는 병인데 전염병이 걸린 사람처럼 사람들을 피해다녀야만 했다. 한참을 울었고 흉을 고치려 노력했지만 쉽지는 않았다. 고시원비가 두달치 밀렸다. 아르바이트는 잘렸고 구할 자신도 없었다. 죽지도 못하는데, 애인과도 헤어졌는데, 일할것도 없네. 나는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 때 즈음 8살 위의 언니를 만났다. 술을 마시는 자리였는데 내가 늘 고시원 앞에서 술을마시니까 한번 말을 걸어봤단다. 처음보는 사람인데도 그간의 일을 말했다. 언니는 조심스럽게 너 휴게텔에서 일해보지않을래? 하고 물어봤다. 흉이 있어도 조명때문에 잘 안보이구 너처럼 어린애는 그런거 있어두 별로 신경을 안쓴단다. 사실 자기는 그런 성매매업소에서 일하고있다고. 너만 괜찮으면 자기랑 같이 일해보자고.
이름없음 2020/01/18 15:36:03 ID : wpPa2tBBy1u
가족들에게는 연락을 하고싶지 않았기에 언니를 따라나섰다. 언니와 함께 돈을 벌었고 강간을 하던 사람들처럼 나를 함부로 다루는 사람들도 없다는 사실이 마음에들었다. 정작 내가 무너져가고 있는것도 모르는채로, 사랑을 한다는 말을 쉽게 내뱉기 시작했고, 관계는 더 쉬웠고. 그래도 돈은 착실하게 모았다. 일년을 빠듯하게 일해 오천만원이라는 돈을 쥐었다. 하루에 적으면 셋 많으면 여덟의 남자를 상대하고 꾸역꾸역 모은 돈이었다. 언니의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고 한다. 수술을 하려면 오천만원이 필요한데 구할곳이 없다고. 미안하다고 네가 도와줄 수 있겠냐고. 그건 거짓말이었지만 나는 언니에게 많이 의지하고 있었고, 언니가 내게 거짓말을 한다 생각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걸 홀랑 빌려줬다. 언니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름없음 2020/01/18 15:41:14 ID : oHwpRxu01ba
믿고싶었고 기대고싶었는데,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싶었는데, 나도 되고자 했던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무것도 모르겠다. 이제는 어린 나이도 아니고. 사람간 관계가 뭐라고. 그걸 바라서 늘 이런가. 이제는 일도 다른것들도 모두 그만두었는데 앞으로의 살 자신도 힘도 의지도 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죽고싶지는 않은데. 일을 하는동안에 난 참 많은것들을 잃었다. 아니 살아오는 내 그랬던것 같다. 나의 아둔함이 문제였을것이고, 그걸 알면서도 덮고싶어한 나약함이 문제였겠지.
이름없음 2020/01/18 15:44:27 ID : 3VatAjeJRvg
무슨말을 적고싶은건지 무엇을 기록하고싶은건지도 모르겠다. 내겐 위로가 이것 뿐이라서 그냥 기억나는 일들을 적어내리는것 뿐인데. 어떻게든 살아지겠지만, 어떻게든 살아가겠지만. 이게 살아있는게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은 나를 손가락질 할테고 나 또한 나를 안아주지 못하는데 내가 뭘 더 애쓰고 노력해야할까. 나는 왜 살아있나.
이름없음 2020/01/18 15:47:48 ID : CrwHu3zQoJU
괜찮아 요즘은 어떻게 지내? 몸은 좀 괜찮아?
이름없음 2020/01/18 15:54:01 ID : lBargi7bBhs
요즘은 방안에서 안나가. 그냥 노래를 듣고 가끔 울고, 영화를 보고 새벽즘이 되면 종종 산책을 나가. 일을 해야하는데 하고싶지 않네. 그냥 그렇게 지내고 있어. 어떤일이 있었든 내가 어떤 기분을 느끼고 살아가든 중요한게 아닌것 같아서. 사람을 만나고싶지는 않은데. 가끔 외롭기는 해 죽을정도는 아니고 딱 살아갈 정도만. 몸은 조금만 더 쉬고 수술받을 생각이야.
이름없음 2023/11/30 16:02:00 ID : LgkoHCqi9Bt
우연히 보게 되었어. 잘 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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