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lu4Gk9xSJQn 2020/02/15 06:42:27 ID : SMrwMrAqjcp
안녕하세요, 스레는 처음이라 떨리네요... 이 소설은 사극풍 노래를 듣다가 그려지는 이미지가 아까워 삘타서 쓰는 야매사극풍(?) 소설입니다. 그래서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다른 분의 생각을 훔치는 부끄러운 일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음을 앞서 밝힙니다. 릴레이 소설처럼 이어서 작성하진 말아주세요. 그리고 혹여나 흔할 수는 있어도 큰 틀을 베껴가는 행위는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저도 현생이 있다보니 갱신이 어려울 수 있는 점 이해 부탁드려요 ㅠㅠ 읽고 계신 분들이 계시다면 짧은 응원이나 감상평도 감사합니다 :)
◆lu4Gk9xSJQn 2020/02/15 07:19:34 ID : SMrwMrAqjcp
0. - 그의 이야기 -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모질게 춥던 1월, 그 날 너의 입에서 나온 여린 입김과 함께 나온 음성은 어찌 그리 강하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나는 어찌 네가 이렇게까지 구는지 모르겠구나. 한 번 쯤은..." 한 번 쯤은 염치라는 것도 없이 나에게 기댈만 하지 않더냐. 이런 내 마음을 읽은 것인지, 아니면 너의 생각을 말하는 것인지. 너는 내가 제일 좋아했던, 아니 지금도 좋아하는 그 깊은 눈으로 나를 보며 입을 떼었다. "그 한 번이 단 한 번이 안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에 익숙해지면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러는 것이니... 부디 노여워 마시고, 보내주세요." 어찌 노여울 수 있겠느냐. 이 추위에도 불구하고 너의 입가에 피어난 미소가 그리 예쁜 것을, 그에 맞지 않게 너무도 서글프게 울부짖는 네 눈이 그리 청하는데. 오히려 너에게 노여움이라는 감정이 생겨 너에게 정을 떼어내고 싶다. 허나 그럴 수 없는 내가 나는 오히려 밉구나. "...그래, 네 뜻이 그렇다는데 어찌 내가 잡겠느냐. 더군다나 언제나 총명하던 다래, 네가 이렇게까지 말한다면 분명 그리 할 이유가 있겠지... 허나 네가 이렇게까지 도망 갈 정도로 겁이 많은 줄은 몰랐구나." 알고 있다. 너는 오히려 비겁하게 키워 온 정 하나 보이지 못하고, 지키지도 못할 나를 대신해 자신의 나고 자라 모든 것이 있는 이 곳을 떠난다는 걸. 그리고 나를 지키기 위해 그런 결심을 했다는 걸. 어찌 모르겠느냐. "... 괜찮습니다." 너는 대체 속도 좋지 무엇이 괜찮다는 것이냐. 나는 속이 타들어가는 것 같단 말이다. "고작 계집 하나가 떠나는 것 뿐입니다. 그러니 눈물을 거둬주세요. 도련님의 마지막 모습은 제가..." 이윽고 내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을 소매로 훔치고 웃으며 넌 말을 이어갔다. "...그리 몰래 연모하던 도련님의 ...을 보여주세요." 이상하다, 왜 네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냐. "...농담은 여전히 못하는구나. 시간이 늦었다. 어서 가보거라. 다시 만날 일이 있겠지." 이건 내 진심이 아니다. 어찌 상처 받았다 말 한 마디 못하고 그리 떠나려 하느냐. 나도 연모한다, 너를 연모한다 다래야. 이리도 소리를 치는데 어찌 너에게 닿지도, 나에게 오지도 않는단 말이냐. "부디..." 네가 뿜어 낸 입김처럼, 그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걸 알았다면, 눈 앞에 있는 지금 널 잡고 안아줬을텐데. "저 대신 ..." "아아악!!!!!" 이번에도, 결국 넌 이렇게 사라지느냐. 그 몇 마디를 확실히 하지 않고. 돌아오거라 다래야. 네 웃음소리가 없으니, 너의 조잘거림이 없으니 내 하루는 지금 빛 하나 없이 눈 앞에 펼쳐진 어둠마냥 두려움마저 느끼게 하는구나. "...한 번이라도 좋으니... 부디 돌아와 얼굴을 보여다오..." 허공에 대고 말했으니, 돌아 올 리 없는데도 꿈속에서 들은 네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그 한 번이 단 한 번이 안 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이에 익숙해지면 안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한 번, 그 한 번, 그 놈의 한 번 "하...하하...하하하하하!!!" 그래 너는 이렇게 될 것이라는 걸 짐작이라도 한 것이냐. ".... 그래... 그 한 번이 너도, 나도 그리 무서워 이렇게 된 것이구나..." 그래. 너를 다시 만나지 못한다면, 이게 모두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 나는 너를 만나기 위해, 생에 마지막으로 그 한 번을 해보련다." 기다리거라 다래야. 곧 너의 곁이라도 맴돌 수 있게, '한 번' 나를 포기해보마... 곧 너에게 가마. 다래야, 다래야...
◆lu4Gk9xSJQn 2020/02/15 10:02:20 ID : SMrwMrAqjcp
첫번째 이야기. "으앙- 으아앙-" 마을에서도 꽤나 큰 기와집 안쪽, 허름한 집채에서 우렁찬 아기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소리가 우렁차서 사내아이인줄 알았건만, 계집아이구만요." 산파의 역할을 해준 할멈이 아이의 몸에 있던 이물질을 물로 헹구고 포대에 싸서 아비로 보이는 자에게 넘기며 말했다. "아유 어차피 가문도 이을 대도 없는 것을, 그냥 하루하루 풀칠하기 위해 사는 삶에 계집과 사내놈이 뭐가 중요합니까. 도와주셔서 고맙구만요, 산파할멈 " 할멈은 축하한다는 뜻으로 한 번 씩- 웃음을 짓고 방을 나설 채비를 했다. 이윽고, 할멈이 자리를 뜨자 아비로 보이는 30살 즈음 남정네가 땀으로 범벅이 된 여자의 옆으로 가서 아이의 얼굴을 보여줬다. "아이고... 당신 참으로 고생 많았네... 고생 많았어. 우리 사이에 자식은 하나 없이 가는 건가 했더니... 삼신할매가 다 늙어가는 우리에게 보내준 선물 같구만. 내 딸내미라서가 아니라 얼굴보니 참 예쁘구만 그래." 여자는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출산의 고통에서 조금 헤어 난 뒤, 어느 정도 정신이 들었는지 이제서야 아이 얼굴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당신 말대로 참 예쁜 아기구만. 아가 이름은 뭘로 지어야할려나..." 아비는 그렇게도 좋은지 아기에게 눈도 떼지 않고 싱글거리며 웃다가 뭔가 떠오른 듯 눈을 빛냈다. "다래, 다래는 어떤가? 당신 우리 딸 가졌을 때 참다래를 아주 어마어마하게 먹어댔으니. 주인마님이 너그러운 분이셔서 앞 뜰에 있는 다래나무에서 다래를 주셨으니 망정이지, 안그랬으면 참다래를 어디서 구할지 막막했을거야." "그래, 다래 꽤나 좋은 이름이네. 우리 딸, 우리 다래 안아나보자!" 늦은 나이에 가진, 포기하고 살았던 자식이라서 그런지 부부는 이 순간만큼은 모든 것을 다 가진 것마냥 행복한 표정을 연신 지어댔다.
◆lu4Gk9xSJQn 2020/02/15 10:04:24 ID : SMrwMrAqjcp
- 안채 - "그래, 춘남네에서 태어난 아이는 여식인가요 사내인가요?" 꽤나 성품이 고와보이는 여인, 이 집안의 마님인 윤씨가 자신의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사내아이의 머리칼을 매만지며 산파 할멈에게 물어봤다. "처음 울음소리를 들었을 땐 영락없이 사내인 줄 알았더니, 계집아이었습니다. 마님." 이야기를 듣고 윤씨는 조용히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 이 집안에 있는 사람들의 출산을 거의 모두 도운 할멈이 그렇게 말할 정도면 여간 우렁찬 게 아닌 듯 하네요." "워낙 우렁차게 우셨던 도련님이 태어나셨을 때와 비슷한 소리가 들려 착각을 한 건지... 아니면 이 늙은이도 감을 잃어가나봅니다...후후" 윤 씨는 아이가 태어난 건물 쪽을 보며 말을 이어갔다. "우리 동이에게 비슷한 또래의 아이가 태어났으니... 사내라면 같이 뒹굴고 놀며 형제 같이 자랐으면 했는데..." 차분하던 윤 씨의 표정과 목소리에 걱정이 드리워졌다. "여식이라... 계집아이라..." = 3년 전 = 유난히도 인적이 없던 밤, 마을에서 꽤나 용하기로 소문난 할매가 대문을 두드렸다. "거 누구시오?" "...이 집안의 안채 마님께 알려드릴 점괘가 있어 찾아왔습니다. 마님께는 주산할매가 왔다고 하면 아실 겁니다." 자신을 주산할매라 칭한 할멈이 문을 두드린지 얼마 되지 않아 대문이 열리고 남자시종은 목소리를 낮췄다. "...마님께서 조용히 안채로 들어오라 하십니다." 이윽고 할멈은 고개를 끄덕이고 시종을 따라 안채로 향했다. 안채에 들어서자 만삭에 이른 윤 씨가 미묘한 표정으로 할멈을 맞이했다. "저에게 알릴 점괘가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일개 떠돌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주산할멈이라면 말이 다르지요. 날이 추우니 우선 따뜻한 차라도 한 잔 드세요." 하지만 할멈은 손을 뻗지도 않은 채 이야기를 꺼냈다. "장차 이 집안에 사내아이의 울음소리가 가득 퍼지겠군요." 이 말을 듣고, 윤 씨의 표정에는 안도의 미소가 드리워졌다. 하지만 이는 얼마 가지 못했다. "그리고 이 집안 어딘가에 또 다른 아이의 울음소리가 얼마 지나지 않아 퍼질 것입니다. 이 아이와 도련님은 연이 생긴 채 오겠군요. 사내아이라면 도련님을 더욱 훌륭히 성장시킬 형제같은 존재가 될 것이지만..." 이윽고 김이 한 번 가신 찻잔을 들고 목을 축인 뒤 할멈은 말을 이었다. "계집아이라면... 서로를 갉아먹는 존재가 될 것입니다. 연이라는 것은 꼭 좋은 인연만이 있는 것은 아니지요. 사내아이라면 귀인이 될테지만, 계집이 태어난다면 서로의 미래가 핏빛마냥 붉게 번질 것입니다." 윤 씨의 얼굴은 곧 사색이 되었고, 떨리는 목소리로 할멈에게 물었다. "그럼... 계집이 태어나게 되면 우리 아이의 목숨이 위태로워 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까?" 할멈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세상에..." 윤 씨는 문득 이 할멈의 말이 모두 맞을 리는 없다 생각했다. 사람은 언제나 실수를 하지 않는가? 분명 이 할멈도 사람이고, 나이가 있으니 헛소리를 할 수도 있으리라. 윤 씨는 조용히 할멈에게 말했다. "... 알겠습니다. 우선 시간이 늦었으니 돌아가시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할멈은 별 말 없이 일어나 인사를 올린 뒤 대문을 나섰다.
◆lu4Gk9xSJQn 2020/02/15 10:06:02 ID : SMrwMrAqjcp
= 다시 현재, 안채 = 윤 씨는 잊고 있었던 주산할매의 말이 떠올랐다. 자신의 아이는 정말 사내였고, 생길 리 없다 생각한 춘남네 아내가 덜컥 아이를 가진 것이다. 사내아이이길 빌며 입덧으로 고생하는 춘남의 아내에게 참다래마저 매번 줬거늘, 하필이면 계집이었던 것이다. 이윽고 윤 씨는 산파할멈을 불렀다. "...할멈" "네?" 여러가지 말이 섞여 입 밖으로 내지 못하던 윤 씨는 이윽고 다시 온화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이를 낳는 것 만큼 힘든 게 없지요. 춘남의 아내에게 미역국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 산파할멈이 나간 뒤, 윤 씨는 생각했다. 아닐 수도 있을 거라고, 설령 맞더라도 그렇게까지 가까워지지 않게 할 것이라고... 어미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동이로 불린 그녀의 아이는 어미의 무릎을 베고 곤히 잠에 들었다. = 윤 씨는 몰랐던 이야기 = 대문을 나간 뒤, 할멈은 뒤를 돌아보고 미묘한 웃음을 흘렸다. "후후후후...." 그리고 고개를 들어 구름이 가득 찬 하늘을 보며 말했다. "연은 무시할 수 없지요... 고치고 싶어도, 발버둥을 쳐서 끊어내고 싶어도, 없던 일로 하고 싶어도 이미 정해져 있는 겁니다... 벗어나려고 해도 소용이 없거늘... 쯧쯧..." 주산할멈은 혀를 차며 자신이 살고 있는, 아무도 모르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고, 이내 자취를 감췄다.
◆lu4Gk9xSJQn 2020/02/16 23:15:34 ID : SMrwMrAqjcp
힝... 재미있거나 보고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나보다... 만약 있다면 한 마디라도 남겨줘요...! 그 전까진 내가 시간이 될 때 틈틈이 올릴게요! 앗 그래도 읽어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구나... 고마워요 충동적으로 쓴 거라서 스토리 좀 더 확실히 다듬고 연재할게요!
이름없음 2020/02/17 19:43:19 ID : 87fhxWlvilD
재밌게 잘 보고 있어요!

레스 작성
405레스If you take these Piecesnew 24198 Hit
창작소설 이름 : ◆PfTQoNteNvA 6시간 전
9레스읽는 사람들이 만드는 소설new 90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3시간 전
5레스로판에 등장인물 이름 고증 어떻게 해?new 40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19시간 전
399레스첫문장/도입부 적고가는 스레 1039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906레스소설 제목 기부하는 스레 3934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6레스이과와 문과의 고백법 58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8
3레스웹소설에서 좋아하는 부분 각자 얘기하고 가자 1924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42레스'사랑'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해보자! 953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347레스마음에 드는 문장 모으는 곳 37373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7
171레스패러디 소설 창작자+독자 잡담판 1712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5
5레스과거의 흑역사 쪼가리들을 읽어보는 스레 525 Hit
창작소설 이름 : 수치사하기직전 2024.04.14
3레스소설 주제 좀 추천해줄 사람..?ㅠㅠ 53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4
1레스어른이 되고 깨달은 것은 602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6레스너무 특이한 이름 별론가 745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3레스이런 설정 흔한가?? 741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3
1레스으헤헤 학교 간다 740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5레스소설 여주 이름 지었는데 평가 좀 826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2
65레스외모 묘사 최대한 맛깔나게 해주라… 13767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2레스미국 배경 로판 머리색, 눈색 79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
3레스릴레이 소설을 써보자! 789 Hit
창작소설 이름 : 이름없음 202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