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을 얻으려 평소 즐겨 듣던 음악을 들어보지만 비참한 기분만 느끼고 이내 멈춰버렸다. 일상의 궤도에서 벗어난 주제에 그 때 원동력이 되어주던 음악을 듣다니 당연히 지금 내 처지에 분수가 넘치는 줄도 모르고.
내 인생은 그래서 이렇게 고2부터 망하는 건가? 그동안 비칠비칠 언제 쓰러질지 모르게 대충 쌓아왔던 탑이 이렇게나 일찍 무너질 거였던가. 다들 알게 모르게 나보다 견고하게 쌓아왔던 거였어? 왜 그들은 아직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고 왜 나는 이렇게 정상적이지 못한 하루를 보내게 된건데. 당장 내일 아침이 두렵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감도 안잡히지만 생각조차도 하기 싫다. 그냥 시간이 멈춰버렸으면 한다. 삶을 제대로 살길 포기한 발전이 멈춘 이들의 공통적 소망이겠지
모든게 귀찮고 힘이 든다 아무것도 아무런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 나는 무쓸모하고 어떻게 상황을 바꿔보려는 의지도 없고 재기할 힘도 그럴 용기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힘도 노력도 없다 자살? 가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인생을 살아본 적 없는 내가 자살을 생각한다. 죽고 나서도 코웃음 치는 사람들이 훨씬 많을 것 같다. 그냥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지도. 앞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지?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