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서 미안 멘탈 터져서 좀 추스리고 왔다.. 아 진짜 뭐부터 말해야하냐, 일단 일이 터지게 된건 몇달전이야. 내가 평소에 게임 좋아해서 친구들이랑 겜하고 자주 놀았거든? 그런데 어느날 친구 하나가 자기 친구 다른 애도 껴서 놀아도 되냐는거야. 나야 별 생각없이 ㅇㅋ했고 그 친구의 친구를 만나게 됐을때부터 이 비극이 시작됨..
이름없음2020/03/07 02:50:51ID : WrArzfgqqmE
보고있어
이름없음2020/03/07 02:52:42ID : 8i5Wi9vwoII
그 친구의 친구를 편의상 A라고 할게. A는.. 솔직히 막 한눈에 봐도 반할만큼 미인이라던가, 목소리가 엄청 예쁘다거나 그런 애는 아니었어. 그냥 평범한데, 조금 특이한거라면 고양이 닮았다는것 정도? 하여튼 막 처음 봤을땐 운명적인 끌림<< 이런건 없었어. 그냥 친구랑 친한 애 이 정도였고, 같이 놀다보니 재밌어서 좀 더 친해지고싶고 그랬어
이름없음2020/03/07 02:54:36ID : 8i5Wi9vwoII
얘들아 근데 너네 그거 알지.. 사람이.. 누구 좋아하는데에는 정말 사소한거 하나만 터져도 좋아하는 계기가 된다는거..
이름없음2020/03/07 02:56:22ID : 1ba9zfanDum
알지알지..
이름없음2020/03/07 02:59:52ID : 8i5Wi9vwoII
그냥 친구였는데.. 같이 놀고.. 전화도 하고.. 카톡으로 이런저런 얘기도 하다보니까.. 막 호감이 가는거야. 사랑한다까진 아니어도 내가 A를 좋아하는 단계까지 간것 같더라. 그런데 나는 솔직히 몇번 연애 해봤을때 좋은 기억도 많이 없었고, 어차피 A는 헤테로일거고 날 좋아할거라 생각을 못해서, 그냥 이번에도 짝사랑으로 좀 앓다가 포기하게 될거라고 생각했어
이름없음2020/03/07 03:01:59ID : bu2lg3Xy43X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3/07 03:08:54ID : 8i5Wi9vwoII
난 솔직히 짝사랑이 이뤄질리가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어느날 걔랑 전화할때 그냥 걔한테 커밍아웃했어. 나는 동성이랑도 사귀어봤다고. 학교 다닐때 후배 좋아했던 썰도 풀고, 이성/동성 연애 썰도 풀고, 내가 그렇게 썰 푸니까 애가 그냥 묵묵히 듣더라고. 그래서 걔한테 혹시 이런 퀴어 얘기 좀 그렇냐 물어보니까 자긴 편견 없다는거야. 그래서 기왕 얘기 나온김에 연애쪽 얘길 했어.
이름없음2020/03/07 03:12:12ID : 8i5Wi9vwoII
걔가 그러는거야 자기는 짝사랑을 딱 한번 해봤는데, 감정 커지기전에 끝나버려서 연애는 커녕 사랑 자체를 안해봤대. 그래서 나보고 사랑한단건 어떤 느낌이냐는거야. 평소였음 그냥 낯간지럽다고 넘겼을텐데 새벽이고 감성적이고 그래서 말이 막 나오더라. 사랑하는거 그거 별거 없다. 그냥 계속 보고싶고 옆에 있고, 그 사람 생각하면 기분 좋아지는거다. 이렇게
이름없음2020/03/07 03:15:31ID : 8i5Wi9vwoII
그 말 하니까 걔가.. 막.. 말이 없더라고. 그래서 나는 A가 내 헛소리 듣고 당황한줄 알아서 그냥 뻘줌해지더라고. 근데 막 말을 거니까 애가 말을 더듬는거야. 그때 난 걔가 날 친구이상으로 봤으리란 생각을 안해서, 내가 자길 좋아하는걸 걔도 눈치채고 당황한줄 알아서 일단 전화를 끊자했어
이름없음2020/03/07 03:17:44ID : 8i5Wi9vwoII
근데 얘가 다음날 밤? 새벽? 하여튼 늦은 시간에 갑자기 나한테 전화를 걸더니 울먹이면서 말을 거는거야. 대뜸 전화 걸더니 한 첫말은 이거였어. ○○야 너는 날 그냥 친구로만 생각해?
이름없음2020/03/07 03:17:53ID : ijfO8p9fRxy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3/07 03:19:23ID : 1va65gpfglx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3/07 03:22:42ID : 8i5Wi9vwoII
말문이 막히더라, 짝사랑 하는 사람이 울면서 그 말을 하는데 누가 안 흔들리겠냐... 막 엄청 횡설수설 하면서 말했지. 나 너 좋아한다고. 친구이상으로 좋아한다고. 그랬더니 자기가 요즘 왜 이러는지 모르겠대, 하루종일 니 생각만 나고, 전화할때 이성애자 아니라는거 알게되서 내심 안도하고, 너무 보고싶었다는거야.
이름없음2020/03/07 03:26:34ID : 8i5Wi9vwoII
그.. 막.. 자기 속마음을 다 털어놓더라. 그러면서 자기도 자기가 왜 이러는지, 연애도 뭣도 안해봐서 모르겠대. 진정시키고 어떻게 하고싶냐 물어보니까 알면서 물어보냐고 화내고 그러더라. 그렇게 둘다 행복하고 밝은 나날이 이어지는 두근두근 커플생활이.. 시작.. 될것만..같았어..................
이름없음2020/03/07 03:27:13ID : 1va65gpfglx
ㅌㅋㅌㅋㅋㅋㅋㅋㅋㅋ아 어떡하지 결말을 알고 보니까 너무 웃퍼.....
이름없음2020/03/07 03:27:37ID : 1h9dDwIJUY6
같았어ㅠㅜㅜ
이름없음2020/03/07 13:42:34ID : qqjjAi3u65a
아.......
이름없음2020/03/07 14:19:02ID : u4K0pXs61Bg
뭐야 ㅠㅠㅠ 왜 차인거야 ㅠㅠㅠㅠ
이름없음2020/03/07 15:38:39ID : 8i5Wi9vwoII
얘들아 근데 있잖아.. 연애 할 계획이 없었던 사람이 연애를 하면..그런게 있나봐.. 첫 연애에 기뻐서 신나는 부류도 있지만.. A는 연애에 대해 두려움을 가진쪽이었어. 무슨말이냐면 사귀기전에도 헤어질것부터 생각하고 무서워하고, 자기가 정말 나를 좋아하나 의심하고, 상대가 변할까봐 무서워하는 그런.. 타입이었어..
이름없음2020/11/28 13:42:58ID : DBs7bu5SHAY
아이고... 상대방이 연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레주를 밀어냈구나ㅠㅠ 퀴어판에 내가 읽고 싶은 스레 검색하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읽어봤는데 레주 너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