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레딕

솔직히 퀴어들 중에도 본인이 비퀴어였으면 퀴어를 순수하게 자신과 같은 존재로 바라볼 수 있었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홍석천같이 TV에서나 보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겠고, 만나면 교회로 데려오고자 했을지도 모르지. 그 사람들 입장에서 퀴어만큼 퀴어에 대한 포용력을 발휘한다는 게 과연 쉬울까?

아니면 나처럼 무례한 사람들은 애초부터 거르고 보면될듯. 난 무례한거 못참는 성격이라 그런사람들 거르면 스트레스 받을일도 없음.

나도 이렇게 생각해... 말실수에는 굳이 날세우지않앗음 좋겟음

근데 자존심 강한 사람들은 이 스레보면 상처 좀 받겠네. 막상 제일 힘든건 본인인데 비퀴어들을 먼저 생각하고 이해하라니. 그것도 생각보다 어려운거라. 난 아무생각없이 말하는거 자체가 예의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무례함때문에 끊임없이 상처받는게 인간이고 언젠가 폭팔하게 되겠지... 스레주처럼 유한사람들은 인간미가 없어. 그래서 부러워.

퀴어 자체가 퀴어들도 쉽게 대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가다보니 잘 다가가지 못하게 되는듯 우리반에 자기 게이인거 개그 기믹으로 써먹는 애 있었는데 그렇다고 다른 애들이 퀴어 혐오하는 것도 아니고 분위기도 좋았음 나도 레즈라서 공감되니까 속으로는 개웃겨서 참기도 했고

생각보다 사회에서는 격하게 반응했을 때 화들짝 놀라면서 생각 고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냥... 사람이 좀 교묘해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그런 말 했다고 왜이리 유난이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을 한 명 늘리는것보다 '그런 말 했더니 분위기 왜이러지..?' 정도라도 생각하는 사람 한 명 늘어나는게 낫다 '그런 말 하면 안되겠구나'가 이상적이지만 시간과 노력 정말 많이 필요함

>>5 뭐 그럴 수도 있겠지. 어쩌면 내가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도, 퀴어로써 정말 심각한 수준의 차별과 혐오를 겪어본 적이 거의 없어서 그런 걸지도 몰라. 그런데 내가 이 글을 쓴 건, 어디까지나 퀴어들을 위해서야. 퀴어들이 심하게 상처받는 일이 없으면 좋겠으니까. 네 주변에는 네가 상처를 받을 만한 일이 수도 없이 많을 거야. 하지만 거기에 일일이 반응하느라 정신이 팔려있다 보면, 결국 너와 소중한 인연이 될 지도 모르는 사람을 놓쳐버릴 지도 몰라. 그러니까, 그냥 느긋한 마음으로 기다려봐. 네가 상처받은 만큼, 널 이해해주고 함께 있어줄 사람은 분명 언젠가는 나타나니까.

근데 그냥 무던하게 지나가면 그런말을 해도 되는 줄 알아. 가끔은 그러면 안된다고 말을 해줘야해 불쾌하다고. 백번 지나가다 더이상 못 참겠어서 한번 말하면 전에는 잘 받아줬으면서 갑자기 왜 그래? 하면서 나만 이랑한 사람 됨. 또는 걔들은 잘 받아주던데 너만 왜이래? 소리 들어.

>>7 화들짝 널라서 고치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그걸 보고, 곱씹어보면서 반성하는 사람은 분명히 생겨

그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많으면 좋겠지만 진짜 현실적으로는 (자기잘못이든 아니든) 고까워서 뒤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적극적으로 교묘하게 까는게 다반사고 본인 앞에서만 말 안할뿐임... 친한 사이라면 잘 통할수도 있겠는데 애매하게 알기만 하는 사이일수록 더 위험하지 그냥 넘기라는게 아니고 처음부터 격하게가 아닌 좀더 여우같이? 받아치는게 필요하다

네 앞에서도 얘기하지 않고 그렇다고 뒤에서 굳이 적극적으로 이상한 인식 퍼뜨리지도 않게 하는것부터 시작이지

>>8 스레주가 아직 심한 차별과 혐오를 겪어본적이 없어서 이런 스레를 쓸수 있었던거 같은데.... 지금껏 수많은 차별과 혐오를 겪어본 사람들 생각을 해봤으면 좋겠다. 유하게 넘어가라는거 생각처럼 그렇게 좋은말은 아니야. 모질게 겪어본 사람들은 날이 서있고 예민한게 당연해. 그런 사람들에겐 유하게 넘어가라는 말보단 공감과 위로가, 그 사람들을 더 유하게 만들어줄수도 있어. 온실에서 자란 스레주같은 마인드도 좋지만 상처받은 퀴어들을 위로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하나하나 늘다보면 퀴어들이 더 행복할거 같은데. 굳이 무례한걸 무례하다고 못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퀴어들이 유해지는것보다 가끔식은 그런 사람들에게 단호하게 그건 무례하다고 말할수 있어야 해. 무례한걸 모르는 사람들은 한두번 넘어가주면 어딜가서도 무례하게 굴거든. 차라리 무례한거 알고 그딴말 하는 사람들을 유하게 넘어가주는게 나아. 그런놈들은 아무리 충고해줘봤자 무례하거든

어느 정도 공감함 애초에 한쪽이 일방적으로 자기를 이해해주길 바라는 건 인간관계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생각함. 서로가 서로를 배려해야 하는 거지 애초에 '퀴어'라는 잣대 하나만 가지고 너네는 다수자 우리는 소수자 이렇게 나눠서 너네가 배려 좀 해! 이러는 것도 좀.... 이기적인 게 아닌가 싶음 퀴어라는 기준으로만 보면 여기 사람들이 대부분 소수자에 속할 테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들도 소수자임. 모든 면에서 다수자인 사람도 없고 반대도 마찬가지 그리고 성소수자에 대한 대중적인 이해도(+인지도)가 개판인 거 너네도 겪어봐서 잘 알잖음? 그런 거 생각 안 하고 그냥 왜 우리 혐오해!! 이러면서 화내면 결국 제일 속 아픈 건 자기자신임 혐오성 발언에 대해서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았으면 좋겠음... 혐오성 발언을 하는 사람들 중에 진짜로 혐오가 그득한 사람이 있고 반면에 몰라서 그런 말 하는 사람도 있는데, 거기다가 무턱대고 왜 혐오하냐고 쌍욕하면 역효과만 남. 모르는 사람한테는 가르쳐주면 되는 거임. 난 누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모르고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혐오성 발언을 했다고 해도 그 사람을 별로 탓하고 싶지는 않은게 일단 사회적 분위기 탓도 있는 데다 사람이 모든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는 어려움... 예를 들어 환경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사람한테 "왜 여성 인권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함?" 이러면 뭐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음.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사회적 문제는 '권력'이라는 키워드로 이어져 있다고 생각해서 하나하나가 다른 것과 아예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마는 왜 우리가 가르쳐줘야 되냐고 왜 자기들이 먼저 찾아보지 않냐고 투덜대는 것도... 투덜댈 수는 있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문제 아니면 그렇게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먼저 찾아보지 않음. 누가 먼저 말을 꺼내야 그제서야 그렇구나 하지 먼저 발 벗고 나서서 남의 문제 도와주는 착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음. 퀴어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다면 퀴어가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음 그 곁으로 엘라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모여드는 거지. 퀴어 문제의 주체는 퀴어가 되어야 함 혹시나 나올지도 모를 '왜 피해자가 가해자의 입장을 이해해줘야 하냐'는 말에는..... 애초에 퀴어와 비퀴어를 피해자와 가해자로 나누는 시각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긴 말 생략함 구구절절 적었는데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세상에 너무 큰 기대 갖지 마셈

>>14 이게맞지... 사람은 누구나 본인이 처하기 전엔 모르잖아 학교에 싹다 소문나보니까 악의 없는 애들만 봐도 고맙더라 내 친구들이 몰라서 말실수한 적은 있어도 걔네만큼 날 이해해주고 있는그대로 대해주는 애들도 없더라ㅜ 걔네가 자기 세상이 아니니까 몰라서 그런거지 나를 싫어해서 그런게 아니잖아 그정돈 구별할수잇자나.. 무조건 참으란말이 아니야 악의에만쌍욕박자는거지... 자기 편이 될수도 잇는 사람을 굳이 나쁘게 대할필요없잖아

세상에 너무 큰 기대 갖지 마셈222

ㅇㄱㄹㅇ... 난 퀴어인데도 가끔 말실수 하면 존나게 물어뜯겨서 힘들어 죽겠음... 아니 사람이 말실수 좀 할 수 있지 그것 가지고 포비아니 뭐니...

>>17 ㄹㅇ... ㅋㅋㅋㅋㅋㅋ 분명 퀴어인데 지적 좀 했다가 혐오자가 되어버리는 매직... 특히 SNS에서 짱박혀있는 애들이 주로 그러는데 그럴 때마다 퀴어판 인식 깎아먹는 건 얘네가 크게 공헌하는구나 깨닫게 된다... 아니 나조차 불쾌한데 비퀴어가 갑자기 얘네들한테 맞으면 당연히 퀴어들은 다 이렇다고 생각하겠지...

소프트하게 퀴어 혐오하는 애들중엔 아예 관심이 없다면서 중립을 표방하는 척 하는 애들도 있어. 달리는 열차에 중립이 없다는 말처럼 무관심이 중립은 아니지. 아님 퀴어들의 고뇌를 그냥 선진국에서 배따숩게 살다보니 일어나는 배부른 소리로 생각하는 꼰대정신을 가진 애들도 있고 아예 트젠을 취향의 문제로 치부하는 경우도 있다. 이게 (겉으로만 중립을 표방하는)비 퀴어들의 현실이다. 혐오할 권리 운운, 성소수자와 소아성애자를 동일선상에 놓는 태도들을 보면 알겠지만 퀴혐을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애들에게 혐오라고 외쳐봐야 세상은 변하지 않아.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과학적 팩트, 통계학, 정치철학적 접근들이지 감정에의 호소가 아니란 걸 모두가 알아주면 좋겠다.

예전 시민혁명때부터 시작해서 현재 유행하는 모 사상같은게 과격한 방식으로 밀어붙여도 먹히는건 당사자들의 쪽수가 많기 때문이다 쪽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할땐... 당사자는 아니어도 같은편들어줄 사람들을 늘려야지 별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