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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호 2020/04/03 04:48:03 ID : Bs9By43SIIM
가만히 앉아서 과제하려니까 자꾸 글이 쓰고 싶어지더라궁. 소재주면 글 써서 올려볼까 해. 리퀘 같은 느낌이니까 있으면 신청해줘! 없으면 혼자서 조각글이라도 쓸거야. 글 분위기 참고용! 올해 쓴 글은 얼마 없긴하지만 대체로 이런 느낌이야. 소재 많이 많이 던져줘~~~ 1. 1차 소재: 금잔화 금잔화. 말을 해줘, 우리는 정말 끝을 향하는걸까? 비탄어린 애정으로 이루어진 길을 걸어나가고 있을까? 금잔화, 나의 비애. 우리의 이야기는 너와 같은 꽃을 피웠을까. 꽃이 진 겨울은 우리의 봄일 수 없는걸까. 이곳은 겨울이야. 애정 어린 꽃이 져, 봄이 가버린 장소를 달리 표현할 방법을 찾지 못한 나를 용서해줘. 떠나자, 우리의 봄은 겨울에 필거야. 봄이 떠나갑니다. 여린 꽃잎들이 아스라이 떨어지며, 빗방울을 적십니다. 우리의 발걸음이 닿는 곳은 꽃이 떠나간 자리입니다. 봄이 떠나갈 자리입니다. 여름이 오기 전까지, 우리는 사무치는 그리움에 겨울을 맞이하는걸까요. 2. 블리치 드림 관련 글 막 핀 꽃, 작은 망울이 피워낸 꽃은 그토록 어여쁘고, 이토록 여리기만 했다. 손끝으로 부드러운, 연약한 꽃잎을 문질렀다. 잠시 그 감각에 눈을 멍청히 깜빡였다. 너무 예쁘게 피었구나….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다만 죄책감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작게 중얼거렸다. 꽃을 꺾을 수 밖에 없어, 변명조차 하지 않은 채. 이건 네게 전해주려 키운 꽃이었다. 우리는 비록 말 한마디 나누지 않지만, 내가 품은 애정이 지독해 주려고 키운 것인데. 그리고 끝내 전해지지 못하고 볼품없이 시들어갈 그런 꽃이다. 나를 욕하려든 해주면 좋을텐데. 태양을 닮은 넌 이런 나라도 끌어안는다. 나는 네게 끝없는 비일 텐데도. 끊기지 않는 빗소리가 울린다. 흐르던 강의 소리, 세찬 빗줄기 속에 내가 서있었고, 네가 달려왔고 네 세상은 부서졌다. 오래 울고 아파했던 너는 이제 웃는다. 이제, 털어놓은 것만 같아서. 나는, 나는. 나는 이제 네 이름조차도 부르기가 두렵다. 그러니 나는 홀로 비를 맞으며 울기로 했다. 너를 몰래 품을 거고. ……나는 죄책감에 수몰하여 네 다정에 죽겠지. 3. 개인 커뮤 로그 괜찮다는 말로 충분할 시간은 이미 지나가 버린 것만 같다면 믿어질까. 온종일 떠들고 웃던 여름날이 평생 간직할 청춘으로 자리 잡을 것 같은 마음. 바스락거리는 사탕 봉지의 느낌에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다 먹고 넣어둔 사탕 봉지 하나, 조금 녹아 끈적거리는 벌꿀 사탕. 좋아하던 것을 더는 좋아하지 못해서 손에 쥐고만 있는 것만 같은 기분. 바람 빠지는 웃음을 짓고서 남은 하나를 까서 굴렸다. 달다. 꽃이 떠오르는 기분이야. 그러니까 어쩌면 가장 먼저 떠올릴 추억이 여름날의 단 향이라니 낭만적이네.  자신을 찾고 있을 부모님을 향해 -이 다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눈부시게 내리쬐던 햇빛과 살랑이던 바람. 은근하게 섞이는 꽃향기와 사탕의 인위적인 단 향. 바람에 흔들리는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나 옷자락이 스치며 나던 소리 속에 소곤거리던 잡담들이. 한 번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그리워하는 거지.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다. 가까이 다가와 팔을 벌리는 부모님께 안겨들며, 고소한 스콘의 냄새. 타들어 가는 나무의 그리운 냄새를 끌어안았다. 다녀왔어요. 그리 속삭이면서. 4. HQ 드림 관련 글 우리는 처음부터 맞지않는 사이였고, 눅눅한 감정에 익숙한 이들이어서. 우리 사이에 살갑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았다. 늘 소낙비가 내렸고, 애매한 목소리로 다정히 이름을 불렀다. 웃기지도 않았다. 우리가 끝내 다른 학교로 진학한 탓은 그렇기 때문일 터였다. 너는 부활동에서의 마찰에 지쳐있었고, 나는 그런 네 모습에 지쳐있었으니. 소통의 부재가 일으킨 끝은 참담했다. 넌 내게 짜증을 부렸고, 나 역시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보러갔던 너의 경기마저도 내 기분을 추락시켰다. 소문으로 들려오는 끝은 꼭 우리 사이 같았다. 연락은 곧 끊겼다. 너는 내가 어디로 진학했는지도 모를 것이다. 너는 끝내 내 소식을 궁금해하지도 않았고, 마주하지도 않았다. 여름 끝자락, 햇빛이 산란하며 부서지던 그날은 소나기가 내린 후였다. 가을을 앞둔 축축한 흙냄새가 코끝을 스치는 그런 날. 흔한 비닐 우산 하나 없이 서있던 너는. 흠뻑 젖은 머리카락에 짜증이 깃든 눈동자. 차마 마르지 않은 물방울과 희미하게 비치던 햇빛들이 산란하며 부서진다. 낙수음이 귓가를 울렸다. 어깨가 축 처졌다. 아키라. 이름을 부르고서야 뒤늦게 네 목소리가 나를 부른다. 나를 담기는 했는지. 대화는 이어지지 않는다. 내가 입은 교복을 뒤늦게 알아챈 너를 등지고 걸었다. 너는 나를 부르지 않는다. 우린…… 우리는.
이름없음 2020/04/03 04:49:52 ID : 2IHwk63Pbcp
애인의 죽음에 방황해서 축축하고 피폐하고 우울한 느낌 너무 좋아...
이름없음 2020/04/03 07:16:42 ID : 1jy6lxA2JQn
우왕 잘쓴다~ 난 산하엽!
◆8mIK2MjilxA야호 2020/04/04 01:05:41 ID : Bs9By43SIIM
애인의 죽음에 방황해서 축축하고 피폐하고 우울한 느낌...? 보고싶다는건지 뭔지 몰라서 일단 썼는데 너무 담담해졌다... 방문 너머로 지친 목소리가 들렸다. 오늘로 꼭 일주일 째였다. 그동안 입에 붙은 대답을 웅얼거렸다. 저 너머의 그도 자신과 같을 것이라는 사실정도는 알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이 치밀었지만 그게 여유가 있다는 소리는 아니었다. 무어라 이름을 정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우리는 가족이었다. 그건 당연하게 자리잡고 있었고, 한 사람의 부고는 큰 상실이었다…. 근 일주일, 잠궈두지는 않았지만 단단히 닫힌 방문이 열린 적은 없었다. 서로가 서로의 얼굴을 볼 자신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아득함을 느꼈으나, 장례식장에서의 자신은 생각보다 담담했다. 울적했고, 우울했고 과한 무기력함에 주저앉지도 않았다. 다만 그리도 무던한 사진에 무너지는 마음을 추슬렀다. 우리에게 어쩌면 죽음은 너무나도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었다. “……호기심에 죽을 거라더니.” “내게 너무해요. 기다린다면서 먼저 가버리는 게 어딨어요….” 우리는 호기심에 사는 이들이었다. 당신은 적당히 사는 것을 바라는 이였다. 갑자기 닿지 않는 소식에 또 어디론가 훌쩍 떠났다는 것은 알았다. 책상 위의 카메라를 맡기며 기다리겠다며 초연하게 웃던 얼굴을 기억한다. 마지막 얼굴은 보지 않았다. 곱게 죽지도 못했다며, 무슨 불효를 하냐며 울던 목소리가 귀를 맴돌았을 뿐이다. 그리고 난 그때 당신의 목소리가 더이상 떠오르지 않는다…. 숨죽여 우는 목소리가 울린다. 아…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 동생의 눈가는 벌겋게 짓물렀을 게 뻔하다. 몸도 허약한 놈이 울다가 쓰러질까 걱정이었다. 밖으로 나가 달래야 한다는 생각과 달리 몸은 따라주지 않는다. 멍청하게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는 것도 일주일이었다. 눈이 따가워 눈물이 줄줄 흐르던 것이 몇 시간 전이다. 오지 않을 연락을 기다리는 건 미련이라는 것을 안다. 당신을 따라서 죽겠다는 소리도 못 한다. 우리는 죽음과 가까운 삶을 산다…. 지독한 연기를 가득 폐에 채운 기분이었다. 기침으로 뱉어내고 싶은데 빠지지 않는다. 치미는 구역질에 올라온 위액을 삼켰다. 목이 쓰라렸다. 조금만 더 시간낭비를 하고 싶었다. 방에서 벗어나면 자신은 일상으로 돌아가야했다. 당신이 없는 세상에, 죽음과 가까운 곳으로. 동생을 위한다는 변명을 통한, 나의 이기를 위해….
이름없음 2020/04/04 01:34:32 ID : XwE5U5gknwp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동시에 그 남자를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증오하는 거. 남자 또한 여자를 너무 사랑해서 여자 대신 자기자신을 여자가 보는 앞에서 스스로 자해하려고 하는데 여자는 그걸 또 막아. 막막 그런거.
◆8mIK2MjilxA야호 2020/04/05 00:05:53 ID : Bs9By43SIIM
산하엽. 처음 알게 된 꽃인데 신기하더라! 꽃말은 행복으로 두고 썼어. 따지자면 제목에 어울리겠다. 산하엽, 비와 사소한 일상. 조금은 축축하고, 서늘하지만 분명한 온기의 애정. 우산 잊지말고 챙겨. 오늘 비 온대? 응, 다녀와서 보자. 그런 일상적인 대화를 끝마치고 집을 나섰다. 따가운 햇볕에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올려다 보면 맑기만 하다. 봄의 날씨는 변덕스러워 이상할 일은 아니다. 날이 흐리진 않지만, 묘하게 울리며 들려오는 소리들이 크다. 오후에는 정말 비라도 올 모양이었다. 올해는 아직 꽃 구경을 가기도 전에 꽃이 지겠다 싶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의 수줍은 색, 때 묻지 않은 목련의 환희의 색. 이번 봄비가 지나면 보러가도 좋겠지. 노란 개나리색의 조끼를 입은 너와 함께 걸을 거리를 생각하다 이크, 발걸음을 급하게 멈췄다. 하마터면 도로로 나갈 뻔했다…. 뻘쭘하게 성을 내는 운전자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차창으로 욕설을 내뱉던 그는 곧 정신 똑바로 차리라는 외침 후 멀어진다. 급하게 숙이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빗어 넘기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꽃을 떠올리니 네가 떠오르고, 네 웃음과도 같은 꽃이 떠오른다. 아, 오늘은 꽃을 사자. ……감사합니다! 딸랑이는 종소리와 동시에 단절 되어 들리지 않던 빗소리가 울린다. 역시 어두워지는 것도 금방, 비가 떨어지는 것도 순식간이네. 품 안에 안아 바스락거리는 꽃다발을 내려본다. 어색해서 간지럽다고 하면서도 상기된 볼로 웃어주겠지. 느슨해지는 입가에 서둘러 우산을 펼쳤다. 하늘이 비치는, 싼 값에 사서 아직까지도 쓰는 투명한 비닐 우산. 하늘을 가만히 올려보면 아직 흐린 하늘이 보였다. 처음 내리던 것보다 가늘어진 빗줄기의 낙수음이 듣기에 좋다. 두드리는 힘이 약해졌으니 곧 그치겠지. 햇빛이 들면 꽃을 보자고 해야겠다. 볼을 물들이며 웃는 얼굴은 분명 하얗게 핀 꽃을 닮았을 테니까….
이름없음 2020/04/06 15:17:55 ID : XwE5U5gknwp
.
이름없음 2020/04/06 17:23:16 ID : 1jy6lxA2JQn
글이 참 예쁘다. 잘 읽고 있어 스레주! 좋은 글 써줘서 고마워~
야호 2020/04/06 23:39:04 ID : Bs9By43SIIM
무슨 말을 했었어? 내가 확인은 좀 늦어서. 나야말로 소재 고마워, 덕분에 즐겁게 쓴 것 같아. 조금 시간이 걸릴 것 같아. 개인 스레기도 하고, 현생도 있으니 느긋하게 하려 해. 괜찮을까?
이름없음 2021/04/30 01:25:10 ID : cre6oZh83ws
오 다시 왔으면 좋겠어,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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