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자체가 나랑 안 맞았는데 그래도 끝까지 읽었거든. 다자이 작가가 뭘 전달하려고 하는지 모르겠어. 스레딕에 인간실격 추천하는 사람 꽤 많았던 것 같아서 스레 남긴다

뭐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간이 이런 괴로움을 가질 수 있고 이렇게까지 삶에 대한 고뇌를 가질 수 있다는 걸 알기에는 좋은책임. 까놓고 말하면 다자이 오사무가 그냥 '인생 좆같네....'라고 써놓은 책임. 자살하기 전에 쓴 책이기도하고 하니까.

사실 나도 항상 궁금했어. 왜 그렇게 “인간실격”을 추천하는 사람이 많을까? 워낙 이상한 이야기니, 기괴한 걸 좋아하는 악취미나 “너도 한 번 당해봐라!”라는 생각으로 추천하는 게 아닐까? 지난 번에 <채식주의자>도 그렇고, 이상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

워낙 유명하니, 중학교 때부터 읽으라고 하는 선생님들이 많았는데, 난 한 번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었어. 읽다보면 괜히 기분이 나빠졌거든. 서문에서 나오는 말처럼. 그런데 워낙 읽으라는 사람이 많으니, 그리고 대학교 과제 때문에 읽게 됐지. 아직도 그 책을 생각하면 기분이 나쁘지만, 그래도 몇 가지 이야기를 해볼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우울한 감정이 잘 살아있는 책이라고만 말하면, 왜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공감하지 못할 수도 있을테니까.

나는 마그리트라는 화가를 좋아하는데, 아마 마그리트를 몰라도 이 그림은 본 적 있을거야. “연인들”이라는 그림인데, 키스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의 얼굴을 실크 같은 천이 가리고 있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지. 마그리트는 파이프를 그려놓고 “이건 파이프 아님ㅋ”이라고 써둔 “이미지의 배반”이라는 그림을 그린 화가로도 유명해.

“연인들” 속 두 사람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없어. 두 사람(인간이라고 말하기도 뭐하지)의 얼굴은 가려져 있고, 키스라고는 하지만 그냥 천으로 덮혀져 있는 뭔가가 붙어있을 뿐이야. 천을 걷으면 뭔가 달라질까? 그래도 똑같아. 그냥 그림일 뿐이거든.

그런데 우리는 제목을 보고, 또는 입은 옷을 보고 “아, 연인들이 키스를 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이구나. 왜 얼굴을 가렸지?”라고 생각해. 사실 중요한 건 얼굴을 가렸다는 게 아닌데 말이야. 그래서, 이 그림을 볼 때마다 난 이렇게 생각해. 왜 사람들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면서 모든 것을 본 것처럼 말할까? 그러니까, “왜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을까?”

왜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냐면, 화자인 “요조”도 사람들의 이런 태도를 궁금하기 때문이야. 대체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왜 사람들은 그 “삶”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사람들은 “밥을 먹어야 한다”고 말하고, “정치를 논하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삶의 투쟁을 계속해. 그런데 대체 왜? 어린아이인 요조는 이해하지 못하지. 모든 사물이 “실용성”이라는 도구적인 목적을 따르고 있지만, 그것들이 왜 살아야 하는지 대답해주지는 않아. 그래서 “재미”와 “장식적 아름다움”이 어떤 사물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요조는 삶을 이해하지 못하지. 천이 중요한 게 아니라, 대체 이 그림이 뭐냐고 묻는 게 더 중요한 거니까. 그래서 요조는 이렇게 말하지. “베갯잇과 이불 홑청을 하찮은 장식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만 뜻밖에 실용적인 물건이라는 것을 스무 살 가까이 돼서야 알게 되고는 인간의 알뜰함에 암담하고 서글픈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인간과 닮았지만 이런 실용성을 극단으로 추구하는 것들이 있는데, 우리는 그것들을 “동물”이라고 부르지. 데카르트의 말처럼, 동물은 시계와 유사한 점이 있어. 불필요해 보이는 동물들의 행동도 모두 생존이라는 목적에 따라 기계적으로 행해지는 거니까. 동물 중에 불필요하게 장식을 하면서 몸을 치장하는 동물들이 있던가? 하다못해 공작새의 깃털조차 짝짓기를 위해서 필요한 거지, 심미적인 이유로 생긴 게 아니야. 요조는 이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어. 아니, 정확히 말하면 느꼈어. 삶 그 자체만을 추종하는 인간이 얼마나 두려운 존재인지 말이야. 그리고 분노는, 그러한 생존에 대한 욕구가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순간이야. 그래서 요조는 화내는 인간에게서 동물의 본성을 보는 게 두렵다고 말하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비난받거나 혼나면 기분이 나쁘겠지만 나는 화내는 인간의 얼굴에서 사자보다 악어보다 용보다 무서운 동물의 본성을 봅니다.”

요조는 이 이중적인 느낌 속에서 갈등해. “삶 그 자체를 위한 ‘실용성’을 추구하는 것은 동물로서의 인간에게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왜 그렇게 삶을 추구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말이야. 그런데 인간이 인간인 한, 다른 인간들의 틈에서 벗어날 수 없어. 나는 이 말을 경멸하는데, “인간은 사회적인 존재”니까 말이야. 요조도 이러한 사실을 알아. 하지만 삶이라는 것과 그런 삶을 추종하는 인간들을 이해할 수 없어. 그래서 “광대짓”이라는 타협을 하지. “인간에 대한 (...) 마지막 구애”로서 말이야.

재미있게도, 사실 이 시점에서 이 소설은 “역설적인 희극”으로 끝날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어. 영웅이 어떤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결말이 비극이라면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영웅이 광대로 추락하게 되는 희극이라고 할 수 있는데, 스스로 광대가 되겠다고 하는 건 책임을 회피하는 동시에 책임을 지겠다는 말이니까. 이 소설은 희극적이지만 비극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어. 그래서 이 소설의 마지막에 마담이 하는 말은 의미심장하지. “우리가 아는 요조는 아주 순수하고 눈치 빠르고 술만 마시지 않으면, 아니, 마셔도... 하느님처럼 착한 사람이었어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요조가 인간 삶에 섞이기 위해 택한 광대짓의 내용이야. 삶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요조는 “가짜”를 흉내내는 삶을 살지. 심지어 체육시간에 자신의 가짜 실수가 들키자 두려움을 느낄 정도로 열정적인 가짜 흉내를 내.

혹자들은 “요조는 소통의 불가능 때문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단절된 삶을 살았다!”고 주장해. 요조가 이렇게 말하거든. “결국 저는 어디에서도 한 마디 진실도 말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버렸던 것입니다.”

하지만 난 요조가 세상과 완벽하게 단절되었고, 소통을 거부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요조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 것”으로서 진실을 말하려고 시도하지. “서로 속이면서도 이상하게 전혀 상처 입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정말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의 생활에 충만한 것처럼 느껴집니다.”

이렇게 인간들을 속이면서 그 결과는 오히려 이해할 수 없는 인간들의 삶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거야. 두려움을 느끼지만 동시에 인간들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비웃으면서 요조가 그들과 접촉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어. 하지만 그건 결국 파멸로 이어지지. 요조의 아내인 “신뢰의 천재” 요시코가 짐승처럼 성행위를 하고 있는 것을(정확히 말하면 강간당하는 것을) 보게 되거든. 신뢰가 죄냐고 묻는 요조의 모습은 파멸한 거짓말쟁이의 모습이야.

불신으로 신뢰를 얻으려고 시도한 요조는 “선악은 인간이 만든 도덕의 언어”라고 말하면서도 신뢰의 상징(요시코)이 붕괴된 것에 큰 충격을 받아. 여기서 재미있는 건 호리키라는 요조의 분신같은 존재야. 요조는 호리키를 혐오하지만 “달과 6펜스”에 등장하는 스트릭랜드와 나처럼, 두 사람은 서로 닮아있지. 그런데 그 호리키는 선악에 대해 요조와 이야기를 나눈 직후 목격하게 된 요시코의 강간 사건을 보고도 그냥 사라져버려. 오히려 요조가 말한 초월적 인간의 모습에 더 가까운데도, 요조는 이를 인정하지 못하지.

그리고 그 호리키는 요조가 약에 취해 죽음을 각오했을 때 다시 등장해서 요조를 괴로운 “삶”에 남도록 만들어. 호리키가 삶의 원리에 따르는 요조의 분신이라고 생각한다면 역설적인 모습이지. 요조가 삶의 원리에 따라 죽음을 포기한 그 순간, 자기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괴물(The thing)이 되어 세상에 남겨진거야.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인간실격, 인간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 거지.

요조의 파멸에 대해 복잡하게 이야기했는데, 요조가 술과 약에 취하는 모습이 그려지고 있어서 극단적으로 보이긴 해도, 괴물이 된 요조가 하고자 하는 말은 분명해. “(삶의 원리에 대한) 무저항도 죄인가?”

1장에서 요조는 반복해서 이렇게 말했어. "나는 무다. 바람이다. 공(空)이다." 인간의 삶이란 도무지 이해될 수 없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것을 이해하는 대신 단지 어느 정도 연결되어 있기만을 바랐던 거짓말쟁이는 많은 것을 바랐던 게 아니야. 그냥 그렇게 삶을 마치고 싶었을 뿐이지.

그렇지만 요조는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에 오히려 틀 밖의 이질적인 존재가 되었고, 사회라는 틀 안으로 도리어 밀려 들어가. 무저항은 곧 저항이 되지. 그렇지만 사회라는 유기체는 이질적인 것을 용납하지 못해. 그래서 그 이물질을 배제하고자 하고, 정말로 ‘무저항’인 것으로 만들어버려. 인간에서 탈락한 존재가 됐다는 것, “무저항으로서 저항하던” 요조는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가는”, “폐인”이 되지. 요조가 혐오하던 호리키는 이렇게 사회 표면에서 진동하던 요조 자신에 대해 반작용으로서 존재하는 요조의 상징인거야.

그래서 결론 짓자면, 요조가 바란 건 아무것도 없었어. 괴물이 아닌 외곽의 인간, 광대로서 남아있길 바랐던 것 뿐이지. 삶이란 도무지 이해될 수 없는거니까. 하지만 사람들은 외곽을 허락하지 않아. 어떻게든 이유를 들이대고, 이해하고 하지. 그건 불가능한 건데. 고대 희랍 사람들이 희랍 도시국가 밖의 사람들을 뭐라고 불렀는지 알아? "바르바르"라고 했어. "바르바르"라고 말한다는 뜻인데, 희랍사람들은 말이 이성을 가진 인간의 중요한 능력이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말이 통하지 않는" "틀 밖의 사람들"을 "바바리안(이방인, 야만인)"이라고 부르면서 무시했던거야. 그리고 그렇게 틀 밖의 외부인들, 외곽의 사람들을 "바바리안"으로 "이해"해버렸어. 요조의 자기 파괴적인 행동들은 사실 이런 지난한 외곽의 삶 속에서 스스로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한 것이었는지도 몰라. 리스트 컷이라는 건 자살을 위한 게 아니라, 살아있는 것을 느끼기 위한 것이라고도 하잖아?

그래도 난 이 소설을 싫어해. 이 소설이 “삶 그 자체를 추종하는” 인간의 모습을 비판하는 것은 동의하지만, 인간에 대해 “작용-반작용”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노예적인 삶까지 긍정하는 것은 반대해. “이방인” 속 뫼르소가 총으로 사람을 죽인 것이 “실존적”이라고 말하는 게 바보인 것처럼 말이야. (사실 진짜 실존적인 건 감옥 속에서 뫼르소가 보인 행동들과 말들이라고 생각하거든.)

만약 인간실격이라는 소설을 다시 읽는다면, 아니면 다시 읽는다는 배려를 해준다면, 내 생각에 대해서도 비판해줄래? 좋은 토의를 한다면 어떤 책을 읽든 그 책은 좋은 책이 된다고 하잖아. 난 친구가 필요하거든.

이 스레 제목 보자마자 신나서 썼는데, 벌써 11시네... 혼자 떠들어서 미안해. 기다릴게.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꼭 이야기하자!

나!! 길게는 지금 못 쓰는데 내가 감명을 받은 부분은 요조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요조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감명깊었어. 왜냐고? 나는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는지에 관해 평생을 생각해왔거든. 같은 교육 같은 가정 같은 문화와 사회를 공유하는데도 같은 현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생각은 이렇게나 다른데 어떻게 타인이 타인을 이해할 수 있지? 라고 생각했었어 나는 이해를 그냥 생각이 일치하는 면이 있으면 그 점에 관해 공감하고 의견을 맞췄다는 것에 대한 행복을 가끔 느끼는 거라 정의했지 사실 이해는 없고 모든 사람은 서로를 이해할 수 없어서 인간 본연의 고독감이 사람들에게 숨어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었어. 근데 이 생각이 인간실격에서는 고스란히 드러나더라. 그런데 요조가 택한건 타인과 같은 삶처럼 자신을 만드는 광대 짓이었잖아. 이 광대 짓을 하면 할수록 타인에게 사랑을 받고 호의를 얻고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 소름돋았어. 결국 타인과 교감하는 것은 자신을 감추거나 아니면 책 중 타인들처럼 자신의 행동을 사유하지 않고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는 삶만이 교감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 교감을 하려 할수록 사실 교감과 멀어지는거지! 그리고 자신과 닮았다 느낀 호리키는 결국 자신을 파멸로 몰아넣었잖아 그 부분도 좋았던 게 행동의 일치가 잘 되어도 그 생각 기저는 다를 수 있다는 거, 생각이 같아도 사람의 행동은 다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아서 책의 구절구절이 해석할 여지도 많고 재미있었어

나는 특정한 주제의식 보다는 그냥 이런 사람도 있겠구나, 하는 정도로 받아들였어. 사람에 대한 한 가지 지표를 더 알게 된 거지. 요조와 닮은 사람은 이 책에 꽤 크게 감명받지 않았을까? 자기가 공감할 수 있는 대상이 생겼잖아(이런 내용의 책이 막 흔한 것도 아니니까...).

>>4 조심스럽게 얘기해보는데, '악취미'나 '이상한' 같은 단어는 조금 앞서나간 것 같아...

>>30 단지 우울한 분위기의 소설이라서, 또는 요조가 기묘한 사람이라서 그런 것들이 흥미롭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책을 추천했다는 건 보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했어. 인터넷에서 떠도는 괴담을 보고 명작이라고 추천하는 사람은 드물잖아. 그래서, "이 소설이 기묘한 이야기라는 식으로 사람들이 추천한 건 아닐 것"이라는 설명을 가볍게 이야기하려고 한 건데 그렇게 보였다면 내 잘못이겠지. 내 글솜씨의 부족이야. 미안.

>>27 나도 이 책의 주제를 "이해"라고 생각했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삶조차 이해할 수 없다.' 라고. 그런데 이 소설은 어떻게든 이해를 강요하려는 세상과, 거기에 맞추려고 애쓰는 불쌍한 '광대'가 등장하잖아?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이 실존주의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더라. 전후 일본의 사회상이나, 작가의 가정사에 대해 설명하면서 실존주의를 이야기하는 경우도 많고. 요조는 자살을 했을까? 잘 모르겠어. 아마 아닐거야. 요조가 죽지 않았더라도, 요조는 분명히 삶에서 탈락한 거지. 오이디푸스처럼. 그런데 오이디푸스는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졌지만, 요조는 책임을 지지 못했어. 그래서 이 이야기가 안타까운 광대극으로 끝이 난 게 아닐까?

>>27 특히 호리키는 잘 모르겠어. 요조와 호리키는 대체 무슨 관계일까? 나름 생각한대로 적어봤지만, 사실 잘 안 맞는 부분들이 있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돼.

>>31 그런 의미로 쓴 거였구나..솔직히 처음 읽었을땐 너가 책 추천한 사람들을 문자 그대로의 의미로 몰아가고 있는 줄 알았거든. 하지만 이제 의도를 알겠다ㅎㅎ

>>33 호리키는 남을 이해 못 해도 그것에 아무런 고통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지. 요조와 같이 본인을 이해하는 사람도 없고 본인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도 없는데 편하게 세상을 살아가는거... 무서운 건 자각이 없어도 호리키와 요조는 각자 세상에서 비슷하게 따돌림당하고 음지 문화로 빠져든다는 게 재밌지 않니 타인을 이해 못 하면 자신이 이해받을 수 있을 것 같은 곳으로 계속 빠져드는거야 극 후반부에 호리키가 막 그림으로 먹고 사는 모습을 본 요조가 호리키도 결국 사람이었구나 라는 생각을 하는데 잘 보면 편집자는 호리키 말고 요조를 데려가서 키움 그런걸 보면 호리키는 결국 요조랑 같은, 인간의 격을 잃은 사람임

오 다들 심오하구나.. 좋아좋아.. 뭐 일단 나는 다자이 오사무라는 한 명의 사람도 좋지만 특히 인간실격이라는 책은 내 인생 책이야. 난 어릴 때부터 인간의 심리? 이중성 이런걸 되게 좋아했거든? 게다가 나 자신도 오바 요조랑 좀 닮았다고 생각해. 그래서 이런 면에서 봤을 땐 인간실격이라는 책은 진짜 내 소울메이트 급인 책이지ㅋㅋ 아무도 안 궁금하겠지만 난 매우 어릴 때부터 감정을 말하는고 행동하는게 서툴러서(물론 지금도 약간 ;) ) 심리학을 보면 상대가 화날 땐 어떤 표정을 짓는다 뭐 이런게 나오고 혼날 때에는 고개를 숙이고(눈을 깔고) 목소리도 살짝 깔고 죄송하다고 말해야한다 이런거, 이런거도 책보면서 알았구 그랬지. 뭐 그렇다보니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도 그들을 이해할 수 없기도 했고 이미 인간의 이중성을 알아버려서 요조처럼(그때는 인간실격을 몰랐음, 아마 본능이었나봄) 광대 짓을 했어(초등 저학년?) 그랬더니 불쌍하게 봐서 친구해주는 애들이나 만만하게 봤던 애들이나 그 전보다는 꽤 생기더라구ㅋㅋㅋ 이제 중3때 딱 그 책을 보게된거지 정말 말로 할 수 없는 전율이 오더라. 이런 사람이 나만 있는게 아니구나 하면서ㅋㅋ 뭐 이것 외에도 닮은점이 꽤 있지만..;) 플러스로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책은 얼마 없었거등! 아무튼 1년이 지난 지금은 광대짓을 그만두기로 했어. 그렇게 해서 생긴 친구는(친구도 아니지만, 말하자면.. 내쪽이 따까리?) 인생에 쓸모가 없더라 (좋은점은.. 이 짓으로도 인간의 이중성을 알 수 있었어ㅋㅋㅋ) 뭐야, 쓰다보니 길어졌네..! 뭐 아무도 안 궁금했겠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거는 세상엔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할까!

근데 진짜 인간실격도 호불호 엄청 갈리는 소설이구나... 난 인간실격을 고등학교 2학년 초반?쯤에 읽었는데 다 읽고 진짜 충격으로 머리가 멍했거든. 그 뒤로도 도서관에서 몇 번을 더 빌려 읽고 결국은 하나 사서 소장 중이야. 그 정도로 충격을 받은 건 아마 나도 >>37이랑 비슷하게 요조한테 나를 투영해서 봤던 이유도 있었던 것 같아. 특히 저때 내가 진짜 심적으로 많이 힘든 상태이기도 했고. 암튼 그 이후로 내 인생소설로 등극했고 쉽게 바뀔 것 같진 않아. 자소서 같은 거 쓸 때도 감명깊게 읽었던 책 하면 무조건 인간실격으로 썼고. 근데 지금 이 스레도 그렇고 얼마전에 실트로 인간실격이 떴었는데 그때 탐라 반응도 그렇고 되게 호불호가 많이 갈려서 나로서는 좀 의외였어. 뭐 사람마다 감상은 당연히 다른 거긴 하지만.

>>26 감상 고마워. 사실 인간 실격을 읽은지 좀 되어서 나는 주인공이 삶의 존재의 이유에 대해 의문을 갖었으나 광대짓을 하면서 사회에 동화되었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아. 내용 자체가 심오하다보니 지금으로서는 기억을 끄집어 내려고 해도 그게 안 되네. 어쩔 수 없이 한 번 더 읽어야겠어. 나중에 다시 얘기 나눴으면 좋겠다. 자고 있을 것 같은데 편안한 밤이 되길 바랄게.

>>27 인간은 나고 사라질 때까지 타인의 생각을 단 한 번도 정확히 이해할 수 없겠구나를 되새김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나네. 나는 하도 우울하고 무의미에 관한 책을 읽어서 그런지 광대짓을 하고 나서의 교감과 인정에 대해서는 별 생각이 없었어. 다시 곱씹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아.

>>37 나도 실트 보고 이해 안 가는 소설 중 최강이라고 했었는데 호불호 진짜 잘 타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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