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일단 나는 고등학생이야. 제목만 보고는 흔한 연애이야기일 줄도 모른다고 생각하지만 아니야.
정말 너무 힘들고 생각도 많이 했어. 이 말을 적었다간 계속 생각날거 같거든.
며칠 전에 친구가 자살했어.
rrrrr122018/01/05 00:08:10ID : wk9vyHA7tjx
사실 친구라고 하기엔 부족했지만, 그래도 같이 동아리를 2년동안 하고, 말도 많이 섞었어.
다들 알다시피 계속 방학 중이잖아. 당연히 그 친구를 못 봐도 학교를 안 나왔을 수도 있는거고.
근데, 며칠 전 방과후를 하던 중간에 작년 동아리 선생님이 주저하시면서 따로 날 부르신거야.
할 말 있어보이지만 선뜻 입을 떼기가 어려워보이셨어.
딱 한 마디 하시더라. 자살했다고.
rrrrr122018/01/05 00:11:34ID : zcNBs8o3O9t
당연히 벙쪘지. 계속 되물었지. 실감조차 안 나니까.
정말 사람이 놀라면 아무 것도 생각 안나는거. 웃음도 울음도 무슨 감정 하나도 안 느껴지는거. 그대로더라.
물론 무슨 이유가 있었겠지만, 적어도 그렇게 보이지않았거든. 그 일주일전까지만 해도 서로 얼굴 맞대고 얘기했던 거 다 생각나는데. 갑자기.
아마도 잘은 모르지만 교무실도 난리났을거야. 그래서 일단 나라도 알긴 해야할거같아서 나한테 알려주셨다 하시더라고.
rrrrr122018/01/05 00:23:26ID : zcNBs8o3O9t
근데 상황이 복잡해졌어.
학기 중이었다면, 좀 더 낫겠지만 방학 중이라서 아이들에게 알리기에도 아이러니한 상황인거지.
이미 교무실은 엎어졌을거야. 그래서 더더욱 내가 다른 친구들에게도 그걸 알리기엔 버거웠어.
그냥 학교에서 먼저 말하기 전까진 난 조용히 있기로 했지.
이름없음2018/01/05 00:37:27ID : VeY67vDxO8p
흉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되도록이면 많은 애들한테 알려서 친구가 가는 길 편하게 갈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
rrrrr122018/01/05 00:48:15ID : zcNBs8o3O9t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지만.. 정말 그 말 꺼내기가 무섭다
rrrrr122018/01/05 00:57:43ID : zcNBs8o3O9t
친한 친구는 모두 같은 학교이기도 하고, 부모님께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않아서 말하기도 그렇네.
결국 혼자서 이러고 있는데 그냥 좀 힘들다. 슬프다.
rrrrr122018/01/05 00:58:57ID : zcNBs8o3O9t
내가 이기적이라고도 생각하고 있어. 한 번 내일 선생님과 얘기해보도록 하려고.
정말 이런 말 하기엔 그렇지만, 위로해줬음 좋겠어.
rrrrr122018/01/05 01:11:48ID : zcNBs8o3O9t
이번만큼 '자살'이란 단어가 크게 와닿은 적은 없었어. 정말 친하지 않았어도 이렇게나 힘든데.
이 일은 아마 평생 기억되겠지.
정말 자살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다시 한 번 생각해줘. 죽어도 슬퍼해줄 사람 없다 생각해도 정말 그렇지 않아.
제발 살아가줘
rrrrr122018/01/05 23:01:24ID : ktwNxQrbyIE
선생님께 여쭤봤더니, 가족분들이 알려지는 걸 원치않으시더라.
선생님 중에서도 몇 분 밖에 모르구.
장례도 따로 안 치르고 안치했다가 화장하신다더라.
가족 분들이 원치않으시니까 내가 다른 친구들에게 말할 순 없을 것 같아. 오늘은 조금 괜찮은 것 같아!
레스 달아주거나 봐준 거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