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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NtjwMja4Hy 2020/05/19 02:47:12 ID : By5f9eMi3Ck
'05. 5.16 돈이 필요하다. 전역하고 2년, 새 직장에서 열심히 일했지만, 솔직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하나뿐인 가족인 할아버지의 병세가 심해져 가는게 빤히 보이지만 돈이 없어서 그것을 외면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괴롭다. 하지만 내가 무슨 일을 할수 있을까? 정말로 동네술집 아재의 말대로 마구로 배라도 타야 하는건가. 선배들한테 연락이라도 돌려봐야겠다.
◆vyJU1vfO3wr 2020/06/05 12:16:23 ID : By5f9eMi3Ck
담주 월욜에 다시 쓰러 오겠음.
이름없음 2020/06/06 00:11:14 ID : q4ZeHyFeKY3
기다릴게!
이름없음 2020/06/08 19:58:19 ID : By5f9eMi3Ck
고맙다 '05.12.14 4일만에 일기를 쓴다. 우리는 현재, 마이애미에 있다. 10일 아침, 뉴 하노버 카운티에서 출항한 미 동남부 해안선을 따라 찰스턴, 서배너, 잭슨빌,포트 루시 등의 해변도시들이 늘어선 바다를 항해하여 마침내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돈을 주고 대중교통으로서 페리선 따위를 타고 이동할거라고 생각한 나의 예측은 완전히 빚나가 버렸다. 그들은 팀 타이런트 소유의 요트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이 요트라는게 수십억씩 하는 고급 요트(보통 요트라고 하면 가지는 그런 이미지)인건 아니고, 경매에 흘러나온 사연이 있는 물건(주로 소유주가 클린하지 못한 일을 하시던 그런 분들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을 헐값으로 구입한 것이라고 한다. 이번일은 미국법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초법적인 임무' 이므로, 공식 기록이 남는 회사의 재화, 그러니까 보트, 요트, 무기류 까지 동원할 수 없다. 따라서, 전부 각자 조달하고, 회사는 무기판매 수수료나 요트 임대료 같은건 일절 받지 않는 대신 의뢰 알선 수수료와 네트워크 수수료만 먹는 그런 임무라는 말이다. 이런 부류의 임무는 장점이자 단점이 모두 '자기책임'이라는 것에 있다. 즉, 이걸로 한몫 벌면 정규임무에 비해서 월등히 많은 돈을 챙길수가 있지만, 잘못해서 해안경비대에게 걸려서 재판에 넘어가게 된다면 사요나라. 회사측에서 변호사 정도야 알아봐 주겠지만 회사차원에서 빼준다 뭐 이런건 없다는 것이다.
◆vyJU1vfO3wr 2020/06/08 20:05:29 ID : By5f9eMi3Ck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무기가 가득 든 웨펀 컨테이너 따위를 들고 이동할수도 없으니 당연히 개인이나 회사 소유의 요트를 이용했어야 겠지만 설명해 주기 전까지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역시 애송이는 애송이라 이건가. 항해는 3일하고 10시간 동안 지속되었다. 팀원이 5명이라 시간을 나누어서 한명당 4시간씩 당직을 섰다. 파일럿 이라고 나에게 전부 떠넘기는 것 아닌가 걱정도 했었는데, 자연스레 시간이 분배되어 좋았다. 하긴 나라도 갖 입대한 짬찌에게 조타를 맞기고 맘편히 쉴수야 없었겠지. 상상도 못할 일이다.오히려 4시간이나 나에게 맡긴다는 것 자체가 파격적인 신뢰라고 해야 하나.
◆vyJU1vfO3wr 2020/06/08 20:13:59 ID : By5f9eMi3Ck
겨울바다는 거칠었고, 바람은 거샜다. 요트는 고무단정보다는 컸지만 군함보다는 한참이나 작았기에 오뚜기 처럼 흔들렸고, 우리는 대충 방수포를 이불 겸 바닷물 막이로 덮은채 선실(조타실과 화장실을 제외하고는 사방이 오픈되어 있다보니 선실이랄것도 없지만 일단 지붕은 있었다.)에서 파도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배의 흐름에 맞춰 여기저기로 굴러다니며 쪽잠을 자거나. 때로는 멀미로 기절해 있다가, 교대시간이 되면 조타실로 가서 키를 잡는 그런 항해를 했다. 식사는 육포와 맥주, 그리고 비스킷, 모슬리 본인이 주당이다 보니 맥주는 아주 풍족하게 준비되어 있었고, 짭짤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탁트인 바다위에서 맛보는 육포와 맥주, 비스킷, 치즈와 갖 낚아올린 생선은 꽤나 환상적인 조합이었다. 난 나도 모르게 인종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다고 느꼈는데, 왜냐면 모슬리가 낚아올린 전갱이를 존 도가 능숙하게 즉석에서 회쳐버린다음 인스턴트 와사비를 곁들인 간장소스까지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놀랐기 때문이다. 백인들이 이걸?
◆vyJU1vfO3wr 2020/06/08 20:15:39 ID : By5f9eMi3Ck
어찌되었건, 이렇게 듣기만 하면 제법 낭만적이기도 했지만, 실지로는 대부분의 시간을 거친 파도에 대한 차마 표현하지 못할 욕설과, 파도에 대한 복수(우웨에에엑) 으로 점철되기도 한 항해가 끝나고, 우리는 마이애미에 접안했다. 이번 임무 기간동안 우리 팀의 베이스 캠프가 될 곳이었다.
◆vyJU1vfO3wr 2020/06/08 20:27:28 ID : By5f9eMi3Ck
'05.12.15 오늘 낮은 쉬었다. 각자 체력을 비축하고, 무기를 정비하고, 탄약을 확인하고, 교전메뉴얼을 숙지했다. 이따가 해가 지고나면, 우리는 조용히 마이애미를 떠나 우리의 전진 캠프가 있는 터크스 케이거스 제도중 하나인, 지도에 나와있지도 않은 작은 무인도로 이동할 것이다. 푹 쉬어야 하는데 오늘 밤 사람을 죽이거나 죽임당할지도 모른다는 긴장감에 좀처럼 쉴수가 없다. 진정하자 진정해...
이름없음 2020/06/08 20:36:11 ID : xWqkttg6lvh
항상 잘 보고있어 너 너무 잘쓴다
이름없음 2020/06/08 20:58:06 ID : nVaoFck8rwG
아 햇반 따러 간다
◆vyJU1vfO3wr 2020/06/08 21:21:00 ID : By5f9eMi3Ck
고맙다. 기다려줘서 아 컵라면에 헷반 한그릇 땡기네. '05.12.16 결론부터 말하면, 그날은 마약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15일 저녁 8시, 해가 저물고 나자 우리는 마이애미 선착장을 빠져나왔다. 앞바다로 나올 때 까지만 기관항해를 한 후, 우리는 엔진과 조명을 전부 끄고, 어둠속에서 돛을 올려서 범선항해로 전환했다. 엔진소리가 들리면 마약상들이나 해안경비대 양쪽에 다 들킬수 있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범선항해를 해야 한다고 했다. 콜럼버스나 마젤란 시대도 아니고, 돛을 펼치고 카리브 해를 항해하게 되는 날이 내 인생에 올 줄이야. 금방이라도 어두운 밤의 장막을 뚫고 '앤 여왕의 복수'호에 탄 검은수염 선장의 망령이라도 튀어나올것 같았다. 머리위에는 보석같은 별빛이 쏟아지고, 달빛을 의지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바다를 조용히 소리없이 나가는 모험과도 같은 순간. 일기를 적는 지금 돌이켜 보면 꽤나 낭만적인 순간이라 할 수도 있었으리라. 당시에는 카빈소총을 부서져라 움켜쥐고 긴장하고 있었지만.
◆vyJU1vfO3wr 2020/06/08 21:28:50 ID : By5f9eMi3Ck
그렇게 6시간 정도를 항해한 우리는 마침내 우리의 전진 캠프가 있는 어느 무인도에 도착했다. 어둠속에서도 별자리만 보고도 정확히 방향을 읽어낸...건 아니고, gps덕 이었지만. 그 무인도는 팀 타이런트 맴버들에게 '캡틴 조'의 섬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왜 캡틴 조냐, 다름아닌 이 섬에서 인간의 해골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입고 있던 옷가지는 커녕 유골조차도 성치 않아, 발견한 것은 해골 하나뿐이었는데, 턱(JAW)뼈가 실하고 건치를 가지고 있었기에, 그 해골에 캡틴 조 라는 이름을 붙이고 이 섬의 주인으로 임명했다는 것이다. 우리가 요트를 접안시킨 야트막한 모래톱 부근에는 바위가 하나 있었는데, 비바람을 피할수 있게 페인 홈 안에 캡틴 조의 해골이 놓여 있었다. 입 안에는 타다 만 촛불 대신에 녹슨 손전등이 들어있었고, 모슬리가 씩 웃으며 전원을 켜자 뻥 뚤린 안구와 깨진 두개골 사이로 빛이 새어나와 제법 할로윈 소품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소품따위가 아니라 머리에 총알구멍이 난 진품이라는게 심히 거슬리지만. 천벌받을지도.
◆vyJU1vfO3wr 2020/06/08 21:40:25 ID : By5f9eMi3Ck
캡틴 조의 유골에 입국심사(?) 를 마친 우리는 그대로 섬 안쪽으로 들어갔다. 사슴이나 고라니 같은 큰 우제목의 동물이 살만한 큰 규모의 섬은 아니었고, 작은 새들이나 도마뱀, 뱀과 곤충 따위가 이 섬의 지배자 들인 모양이었다. 찾아본다면 굴토끼 정도는 찾아낼 수 있을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곤충들이 득실거리는 지도 모를 열대기후의 숲속을 뒤지고 다니고 싶지는 않았다. 팀 타이런트가 이 섬을 오래 이용해 왔다는 것을 느낄수 있는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었다. 차가운 물이 솟는 샘 부근에는 간이 화학식 정수장치가 설치되어 있었고, 침구류를 대신해서 나무 사이에 매달아 둔 해먹, 바닥에 파놓은 빗물 빠지는 고랑, 그리고 나무 위에 둘둘 말아 올려둔 비닐 천막까지.
◆vyJU1vfO3wr 2020/06/08 21:47:09 ID : By5f9eMi3Ck
비닐 천막을 끌어내려 사방의 나무줄기에 묶어서 빗물을 막는 상자같은 비닐 천장을 만들고, 그 천장아래에 우리가 요트에 실어온 식량과 탄약, 총기류, 각종 편의 물품들을 옮겼다. 요트는 섬의 바위그늘로 옮겨서 외부에서 보이지 않도록 했다. 여름에 오지 않고 겨울에 온 나는 운이 좋은거라고 잭슨은 웃었다. 봄 여름 가을에는 정말 살갗을 파고드는 이름모를 벌래들 때문에 미칠 지경이라고 말이다. 그래도 만약을 대비해 살충가스 깡통을 몇개 터트려서 캠프 주변에 결계를 치듯이 몇개 둘러놓었다. 매캐한 냄새지만 인체에는 해롭지는 않다나. 짐 정리가 대충 끝나고 나니 벌써 아침해가 떠오를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식사 대신에 스팸과 비스킷, 맥주로 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밤이 될 때까지 한숨 자기로 했다.
◆vyJU1vfO3wr 2020/06/08 21:48:35 ID : By5f9eMi3Ck
생각보다 많이 썼네, 역시 격려가 있으니까 힘이나. 이따 새벽에 일어나야 하니 지금은 이만 할게, 다들 좋은밤.
이름없음 2020/06/20 12:05:47 ID : nVaoFck8rwG
갱신
이름없음 2021/05/13 23:05:35 ID : Apgo5dWi63P
갱신 이거 재밌었는데 레주가 사라짐ㅠㅠ
이름없음 2023/11/08 04:24:13 ID : vvjxPhe0nvj
갱신
이름없음 2023/11/08 04:24:24 ID : vvjxPhe0nvj
갱신합니다
이름없음 2024/02/05 22:29:20 ID : Wi8kpXBuk1d
ㄱㅅ

레스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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