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 가족들 중에서 가장 기 세다는 말을 많이 들었거든. 절 다니는 외갓집에서 태어나기도 했고... 어쨋든 정말로 우리 집에서 가장 기가 센지는 모르겠지만 센 편이라고 알고있거든. 근데 이런 저런 일로 꽤 많이 엮이고 살았더라고. 천천히 풀어볼게.
이름없음2020/06/20 18:55:02ID : 3SE5V9imHva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0 18:55:35ID : xRyHxDy59hf
우리 식구는 엄마 아빠, 언니랑 나랑 동생으로 다섯 식구 세 자매야. 언니랑 나랑은 두살 터울이고, 동생이랑은 5살로 차이가 좀 있어. 보다시피 난 둘째.
이름없음2020/06/20 18:57:46ID : xRyHxDy59hf
우리 언니는 기가 엄청 약해. 가끔 할머니랑 절 가면 스님들이 언니만 불러서 어디러 데려가서 한참 있다가 오더라. 어디 가는지는 안 가봐서 잘 모르겠어. 어쨋든 기가 엄청 약해서 허구한 날 가위눌려. 그래서 너무 심하다 싶으면 내 침대로 들어와서 나랑 같이 자기도 하고, 날 불러서 언니 침대에서 같이 자기도 해.
이름없음2020/06/20 18:58:44ID : xRyHxDy59hf
가끔 언니 깨우러 올라가는데 가위눌려서 고생하고있을 때도 있었어. 그만큼 우리 언니는 기도 엄청 약하고 가위도 엄청 눌려.
이름없음2020/06/20 18:59:32ID : xRyHxDy59hf
갑자기 언니 얘기가 돼버렸네. 내가 하고싶은 말은 우리 언니가 나보다 기가 한참은 약하다는 거였어.
이름없음2020/06/20 19:00:27ID : xRyHxDy59hf
가끔 언니가 나한테 가위눌린 얘기도 해주고 하거든. 근데 그런데도 공포영화는 엄청 잘 봐.
이름없음2020/06/20 19:00:55ID : xRyHxDy59hf
언니가 가위 눌려서 이랬다 저랬다 하는 얘기 들을 때마다 되게 신기했거든. 난 진짜 한 번도 가위 눌려본 적이 없었어.
이름없음2020/06/20 19:01:34ID : xRyHxDy59hf
근데 언제더라. 중학교 2학년에서 3학년 올라가는 겨울방학쯤에 난생 처음으로 가위를 눌렸어.
이름없음2020/06/20 19:06:54ID : xRyHxDy59hf
내 방 문을 열면 바로 가로로 언니랑 내가 자는 이층침대가 있었고, 내가 머릴 대고 자는 곳은 왼쪽으로 돌아누우면 바로 현관문이 보이거든? 참고로 언니가 머리 대고 자는 곳은 나랑 반대야.
이름없음2020/06/20 19:07:20ID : o6qqjh84JU7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0 19:08:51ID : xRyHxDy59hf
우리 집 구조가 현관문 열면 바로 가로로 복도가 뻗어있고, 우리 방은 현관에서 왼쪽으로 돌면 바로 있어. 그러니까 내 침실에서 바로 현관을 볼 수 있는 위치야.
이름없음2020/06/20 19:10:46ID : xRyHxDy59hf
평소에 맨날 현관이 보이는 쪽으로 몸을 돌리고 옆으로 누워서 자는 버릇이 있었거든. 그 날도 그냥 그렇게 자고있었어.
이름없음2020/06/20 19:19:49ID : xRyHxDy59hf
우리 집 복도가 좀 길어. 밤중에 불 다 꺼진 긴 복도가 눈 앞에 다이렉트로 보이니까 잘 때마다 좀 무섭더라고. 그래서 그 집에 이사왔을 때부터 문을 우리 방 문을 닫고 잤어.
이름없음2020/06/20 19:21:23ID : xRyHxDy59hf
언니는 거의 대부분을 엄마방에서 엄마랑 같이 잤고, 사실상 우리 침실에서 자는 건 나 하나밖에 없었어. 가끔 언니가 새벽에 방에 기어들어오긴 했지만 진짜 가끔이었거든.
이름없음2020/06/20 19:22:13ID : xRyHxDy59hf
엄마도 아빠도 잘 때 내 방에 오는 사람이 없었어. 그러니까 매번 잘때나 일어날 때나 내 방 문은 닫혀있었단 말이야.
이름없음2020/06/20 19:24:50ID : 43QlhhwJPg1
보고 잇어
이름없음2020/06/20 19:37:12ID : xRyHxDy59hf
그때도 문 닫고 불 끄고 평소랑 똑같이 잤어. 평소보다 폰을 조금 더 오래 보다 자긴 했지만 덕분에 피곤해서 금방 골아떨어졌거든.
이름없음2020/06/20 19:39:51ID : xRyHxDy59hf
그리고 가위에 눌렸어. 난생 처음 눌려보는 가위라 이게 가위에 눌린건지 몸에 전체적으로 담이 와서 못 움직이는 건지 분간이 안 됐거든.
이름없음2020/06/20 20:56:35ID : wIHDwFfO2lc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0 21:42:30ID : xRyHxDy59hf
그때 딱 눈에 들어온 게 있었어. 조금씩 천천히 내 방 문이 열리고있는거야. 처음 봤을 땐 열린 각도가 40°도 안 돼보였는데 금방 활짝 열려서 불 꺼진 현관이랑 복도랑 복도 끝에 이어진 거실이 한 눈에 들어왔어.
이름없음2020/06/20 21:49:51ID : xRyHxDy59hf
바람이 분건지 내가 문을 제대로 안 닫은건지 문은 그대로 열려서 벽에 부딪히고 미동이 사라졌어. 보통 바람때문에든 사람이 그런 거든 문 열면 문이랑 벽 부딪혀서 탁 탁 탁탁 하는 소리나잖아.
이름없음2020/06/20 21:50:13ID : xRyHxDy59hf
누가 문을 잡은 것처럼 한번 문 활짝 열린 다음 아무런 소리도 안 나더라.
이름없음2020/06/20 21:54:09ID : xRyHxDy59hf
기분 있잖아. 갑자기 다리부터 소름이 돋고 불안한 느낌이 드는거야.
이름없음2020/06/20 22:07:59ID : lbfPheZjxXx
웅 ㅂㄱㅇㅇㅠㅠ 레주 언제오슈
이름없음2020/06/20 22:35:39ID : i3BdPbcpO1c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0 22:39:08ID : SJU0srwFbcn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0 23:17:06ID : ZfTVe5gnO79
원래 기세거나 기 약한 사람이 많이 본다더라 평범하면 못 느끼는거고
이름없음2020/06/20 23:58:16ID : xRyHxDy59hf
미안 잠깐 나갔다왔어
하여튼 다시 얘기하자면 뭔가 빨리 깨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근데 가위 처음 눌려본 거라고 했잖아. 얘기로는 손가락을 움직이고 발 끝에 힘 주고 이런 저런 얘기를 많이 봤는데 실제로 걸리니까 그게 맘처럼 안 되는거야.
이름없음2020/06/21 00:01:05ID : xRyHxDy59hf
근데 그거 있잖아. 도어락 띡띡띡띡 하는 소리. 그때 내가 살던 집 도어락 인식을 해서 비밀번호 누르고 #키 누르면 열리는 그런거였거든.
이름없음2020/06/21 00:08:00ID : xRyHxDy59hf
그 도어락 열리는 소리가 나는거야. 비밀번호 띡 띡 띡 띡 하는 소리가 났어. 엄마나 아빠가 왔을지도 모른다고 자기최면 걸 수도 있었겠는데 그때 저녁에 엄마 아빠 언니 나 동생 다 같이 모여서 치킨 시켜먹었어. 그리고 엄마랑 아빠 둘 다 방으로 들어갔고 동생이랑 언니도 따라 들어가서 넷이 침실에서 같이 누워있다 잠든 걸 내가 봤었거든. 남은 치킨 몰래 먹으려고ㅋㅋㅠ
이름없음2020/06/21 00:12:45ID : xRyHxDy59hf
그래서 도어락을 열만한 사람이 없었거든. 근데 그 도어락이 열리는 소리가 나고 문이 열리는 끼익거리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름없음2020/06/21 00:13:00ID : xRyHxDy59hf
그거 알아? 그 문에 붙혀서 문 열리면 울리는 방울같은거?
이름없음2020/06/21 00:29:02ID : xRyHxDy59hf
그게 문이 열리면서 딸랑거리면서 울렸어. 그런디 문이 닫히면 점점 소리가 작아지면서 멎어야 정상이잖아. 근데 문이 닫히고 도어락이 잠기는 소리가 이어져도 방울 소리가 그칠 생각을 안 하는거야. 계속 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딸랑..
이름없음2020/06/21 00:44:20ID : fbyJTRzPbhc
헉..그래서..?
이름없음2020/06/21 00:50:43ID : xRyHxDy59hf
방울소리가 골이 울릴 정도로 계속 딸랑대는 와중에 누가 현관에서 복도로 들어왔어. 사람이라고 하기에도 애매했어. 그 보통 만화에서 나오는 검은 인간 같은거 알아? 머리부터 발끝까지 얼굴이 앞인지 뒤인지, 몸은 정면을 보는건지 뒤를 보는 건지 구분이 안 가는 진짜 완전 새까만 게
이름없음2020/06/21 00:53:35ID : xRyHxDy59hf
내가 말로 설명을 잘 못해서 대충 그려왔어. 참고해줘.
저런 게 현관에 쓱하고 들어오는거야.
이름없음2020/06/21 15:47:44ID : xRyHxDy59hf
사람도 아니고 그냥 머리 있고 몸 팔다리 있는 거뭇한 뭔가였어. 눈도 없고 얼굴도 없는 그냥 완전 검은 뭔가였는데 어디로 몸을 트는 모양새가 날 보는 느낌이 들었단 말이야.
이름없음2020/06/21 17:54:06ID : BhBzcKZg5hu
눈은 없는데 그냥 날 보는 것 같이 시선이 느껴졌어 진짜 그때만 생각하면 머리에 있던 피가 거꾸로 쏠리는 기분이야
이름없음2020/06/21 21:51:47ID : y6lvg0oGpVg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1 21:56:05ID : jBy7wL9dyHy
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3 18:02:06ID : cmmoJSK4Zg7
ㅇ어윽ㄱ....노..놀랬다....ㅂㄱㅇㅇ...
이름없음2020/06/23 18:32:52ID : p863O5RBcIK
ㅂㄱㅇㅇ! 나도 기가 쎈편인데 들으니까 ㅎㄷㄷ
이름없음2020/06/24 16:09:59ID : nyHCpcE9xSI
오우야 사진 첨엔 무슨 숟가락인줄알고 내려가봤더니 음표같이 생겼네
이름없음2020/06/27 13:46:44ID : dQrgqlA6nXB
미안 요즘 일이 있어서 못 썼네
이름없음2020/06/27 13:51:24ID : dQrgqlA6nXB
저게 날 보더니 복도를 쓱 걸어갔어. 우리 복도 끝에 부모님 침실이 있거든? 마룻바닥에서 끼익거리는 소리 내면서 천천히 움직이더니 침실 문 에 서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