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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dwq0pTVgnP 2020/06/23 08:03:09 ID : rBvxxvbdA5a
- 대충 스레주가 시간 날 때 아무렇게나 글 끄적일 거임. - 정말 대충 떠올린 설정이랑 캐릭터 구상 밖에 없음. 어떻게 이야기 진행시킬지/어떻게 끝낼지 하나도 안 정해둠. - 퀄리티 구림. - 난입 환영.
프롤로그 ◆1dwq0pTVgnP 2020/06/23 08:07:31 ID : rBvxxvbdA5a
"... 그래서..." "저기..." "그쪽이 날 죽인 개새끼란 말이지?" "아니 그... ... 사춘기였습니다 죄송합니다..." "귀신 주제에 사춘기는 개뿔. 나도 사춘기였거든? 골라라 이 염병할 새끼야. 나랑 손 잡고 용한 무당 집에 갈까 아니면 내가 직접 너를 위해 굿이라도 한 판 해줄까." "그거 그냥 아예 보내겠다는... 살려주세요 잘못했습니다..."
1화 ◆1dwq0pTVgnP 2020/06/25 15:08:40 ID : rBvxxvbdA5a
20XX년의 11월 20일. 예린은 행복에 겨워 추위마저 잊고 길거리를 열심히 배회했다. 예린의 높게 오는 검은 머리가 예린의 움직임에 따라 좌우로 흔들거려 마치 지금 그녀의 기분을 대변해주는 듯 했다. 시내의 거리는 예린과 비슷한 학생들로 북적였다. 추운 날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제각기 하하호호, 얼굴에 웃음 꽃을 피운채 거리에 나와 있었다. 그들이 이렇게까지 신이 난 이유는 단순하면서도 바로 납득이 갈만한 것이었다. 바로 수능이 끝났기 때문에. 예체능으로 진로를 잡은 학생들은 이제부터가 지옥의 시작이라 보아도 무방하였으나, 그 외의 학생들은 수능을 드디어 끝냈다는 것이 마냥 즐거울 뿐이었다. 예린도 예외는 아니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친구들과 입김을 뿜으며 시시덕 거리고 시내를 돌아다니던 예린은 늦은 밤이 되어서야 귀가할 마음을 먹었다. 이미 해가 져버린지 오래인데다, 주위에 친구들까지 더는 없으니 아까보다 온도가 떨어져 버린 것만 같은 느낌에 예린은 몸을 떨며 평소와 다른 길로 방향을 틀었다. 좁고, 인기척이 별로 없지만 빠른 지름길. 예린은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며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향했다. 정확히는,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개 같은 경적 소리가 시끄럽게 울려 퍼지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예린이 돌아본 그곳에는 차량 한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그리고 눈을 한 번 깜빡인 그 짧은 찰나에 차량은 그녀를 들이받았다. 예린의 몸은 영화에서처럼 붕 떠올랐다가 다시 땅으로 꼴사납게 떨어졌고, 주변은 금새 붉은 피로 물들었다. 차주는 당황한 채 차에서 내려 예린의 상태를 확인하더니 뭐라 욕하며 운전석에 도로 올라탔다. 사고 자체는, 엄밀히 말하자면 운전자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 좁은 골목에서 예린이 우뚝 멈춰선 채 차가 자신을 들이받는 그 순간까지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문제라면, 그녀가 자의로 멈춰 선 것이 아니었다는 점이겠지. 마치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누군가가 자신의 발목을 강한 힘으로 잡고 놓아주지 않는다는 기분을 받았다.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예린은 한 여자를 보았다. 어두운데다 시야가 흐려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작은 체구의 여성인 것 만큼은 확실했다. 갈색의 단발 머리, 동그란 순한 눈매와 왼쪽 눈 밑에 찍힌 눈물 점. 작지만 높게 오똑 선 콧대와 옹졸해서 귀여웅 입술. 그런 것들이 순간적으로나마 눈에 들어온 것은 살고 싶다는 의지 때문이었으리라. 예린은 젖먹던 힘까지 최대한으로 짜내어 눈을 부릅뜨고 여성을 보았다. 이미 날카롭게 찢겨 올라간 예린의 눈매가 한층 더 날카로워 졌지만, 별 위협이 되는 모양새는 아니다. 예린은 상대에게 들릴 듯 말 듯한 목소리로 도움을 청했다. 살려주세요, 라고, 작지만 똑똑하게 말했다. 예린의 구조요청을 들은 여자는 입을 쭈욱 찢으며 기분 나쁘게 웃었다. 그 미소를 본 순간, 예린은 부릅 뜬 눈에 힘을 잃고 눈을 감아버렸다. 흐려져가는 의속 속에서, 예린은 알 수 있었다. 저 새끼가 아까 내 발목을 잡은 새끼일 거라고. 저 새끼 때문에 내가 죽는 거라고. 그리고 예린은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1화 ◆1dwq0pTVgnP 2020/06/25 15:22:03 ID : rBvxxvbdA5a
얼마가 지났을까, 예린은 다시 눈을 뜰 수 있었다. 의식도 확실히 있었다. 예린은 자다 깼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떠선 주변을 둘러보았다. 보통 영화에서 보면 이럴 때 주인공은 보통 병원 침대에 누워있던데, 아쉽게도 그녀는 주인공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주변의 풍경은 병원과는 확실히 달랐다. 아니, 병원이고 자시고를 논하기 이전에 애초에 실내가 아니었다. 병원의 밝은 빛 대신에 꺼져 가는 가로등이 그나마 그녀의 시야를 넓혀 주었고, 불편하지만 따듯한 침대 대신에 시멘트 땅바닥이 그녀를 받쳐주었다. 예린은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인지 파악하려 애쓰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그녀는 무리없이 앉을 수 있었다. 몸이 가볍게 뇌에서 내려온 명령에 따라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몸이 일으켜진 그 순간, 예린은 무언가 잘못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차에 치여 의식을 잃었던 사람이 갑자기 가벼이 일어설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예린은 급하게 자신의 몸을 훑어보았다. 팔다리는 물론이요, 손발도 멀쩡하게 붙어있었고, 또 문제 없이 움직였다. 그것도 아주 가볍게. 심지어 피 한 방울도 묻어있지 않아 깨끗한데다 마치 조금 더러운 유리를 들여다 보듯이 손바닥의 너머를 볼 수 있었다. "... 응...?" 예린은 당황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그 문제의 차량은 진작에 자리를 떠버렸고, 주변엔 이미 굳어버린 피가 웅덩이를 이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웅덩이 안에 놓인 몸뚱어리 하나. 예린은 설마설마 하면서도 그 몸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검은색 겨울 잠바 안에 입은 검은색 후드티, 그 안에 받쳐 입은 흰 티셔츠. 그리고 따듯한 겨울용 츄리닝과 검은색 운동화. 피범벅이 된 머리와 상체. 이미 핏기가 사라진 시체의 인상착의는 현재 예린이 걸치고 있는 것과 다른 점이 일체 보이지 않았다. "... 뭐야 씨발!" 예린은 본능적인 거부감에 욕을 내뱉었다. 예린은 자신의 머리를 부여잡았다. 지금 내 머리를 만지는 것도 이렇게나 잘 느껴지고, 주변도 이렇게 잘 보이고, 저 멀리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도 선명하다. 이 모든 감각들이 거짓 되었을리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눈 앞에 놓인 저 몸. 자신과 똑같이 생긴 시체는 대체 무어란 말인가. 예린은 벙찐 채 그저 허망하게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았다. 이게 뭐 유체이탈인지 뭐시긴지 그런건가. 아닌가. 그냥 뒤져서 귀신이 된 건가. 오만가지 생각이 예린의 머릿속을 빠르게 메꾸기 시작한다. 이런 저런 생각들이 예린의 머릿속에서 충돌해서 혼잡한 상태가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싹뚝, 끊어버리는 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기..." 예린은 소리가 난 쪽으로 돌아본다. 자신과 비슷하게, 몸이 반쯤 투영되어 보이는 사람? 귀신? 상대가 무엇이든 상관 없었다. 상대의 머리는 예린의 것과 같이 검은색이었고, 눈은 어딘지 졸려보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의식을 잃기 직전에 보았던 여자는 아니었다. 여자는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예린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비록 말의 내용은 상냥하지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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