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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0/07/04 07:13:24 ID : 002oFfSGpXt
차례차례로 적을게, 1. 아빠의 일은 목축업이야. 그래서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 소를 길러. 엄마는 주부인데 아빠일을 많이 거들어줘. 내가 유치원 다닐때, 나는 TV보는 것보다 나가 노는 걸 좋아했어. 주변이 거의 산이고 할아보지 집 앞 좀 떨어진 곳에서는 물이 흘러다니라고 만들어준 수로가 있어. (앞집도 있는데 앞집으로 건너가려면 다리같은 곳을 지나야해.) 수로는 꽤 길게 나있지만 오래전부터 사용하지 않아서인지 엄청 말랐고, 낙엽이나 나뭇가지들만 좀 보였어. (나도 모르는 댐이라도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거기에 물이 차있는걸 본적이 없던 것 같아.) 할아버지 집이랑 우리 아빠 소 키우는 곳이랑 옆이라 그런지 좀 가깝거든. 거기를 지나면 큰 밤 나무 하나가 있어. 더 가면 양식장이 있고, 더 가면 산이 나와. 밤 나무 아래에서 밤을 까고 있었어. 운동화를 신고 열심히 밟고 있어도 그때는 요령이 없어서 잘 못 벌리는거야. 나는 투덜거리면서 할아버지가 나 먹으라고 사다놓았던 커피맛 사탕(초록 빨강 노랑 반짝거리는 포장지인 그거)을 주머니에 엄청 넣고 와서 그 자리에서 까먹었어. 그리고 한 참 녹여 먹으면서 떨어진 밤을 줏으며 벌레 먹은 것들은 버리고 큼지막한 것만 내 주머니에 넣고 할아버지 집에 가는 길이였어. 그때는 시골에 내 또래라고는 20분 넘는 걸이에 있는 아빠 친구네 아들 둘 밖에 없었어. 집에 돌아가서 손 씻고 할아버지랑 라면 끓여먹을려 했었어. 근데 문득 수로쪽이 유난히 깨끗해보였나? 좀 덜 지저분한 날이였어. 무심코 수로 아래를 응시했었나? 왜인지 수로 아래바닥을 보았어. 집 주변에 야생동물이 산다는 이야기는 들었었지만 육식하는 동물도 없었고, 주변에는 고령이신 분들 뿐만 있어서 절대로 있어서 안 될 것이 눈에 보였었어. 고라니의 머리만 댕그러니 거기 아래어 널부러져 있었어. 눈까지 부릅 치켜뜨고 하늘을 보고 있렀어. 혀는 삐죽 내밀었고 피웅덩이는 보이지 않았고 달랑 머리만 그렇게 널부러져있었어. 피 자국도 없었고, 잘린 얼굴만 덩그러니. 나는 그때 뭔 생각이였는지는 모르겠는데 그게 별로 안 무서웠어. 그냥 저게 뭐지? 죽은건가 하면서 가만히 아래를 보고 있었어. 어릴때는 생과 사를 구분하지 못 해서 고조할머니 장래식때도 울지 않았어. 작은 할아버지라고 착각했던 흰 머리 아저씨 장례식에도 울지 않았어. 그냥 죽었구나가 끝이라서 그 단면만 오래 보고 있었어. 사탕때문에 입에는 침이 가득 고였고, 불쾌하다는 일말의 감정이 없었어. 나는 죽었구나. 라고 상각해서 그냥 주머니에 있던 밤이랑 사탕 몇 알을 손에 쥐고 그 어래로 떨어트렸어. 어린데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나봐. 집에 돌아가서 이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 안 해줬어. 어른들은 눈치 못 챘었고 나는 나 혼자 그 사실을 알 았다는 것에 좋아했지. 할아버지댁에 있는 다음 날에도 그 머리를 보러 갔어. 개미때가 지나가는게 엄청 까만 것들이 움직였으니까 머리의 눈알부근에 득실득실하게 모여있었어. 누가 그렇게 머리만 남겨두고 간걸까
이름없음 2020/07/04 07:22:33 ID : 002oFfSGpXt
2. 작은 할아버지인 줄 알았던 사람이 그냥 아무 관계도 없는 아뻐 친구였던 아저씨가 한 명 있어. 우리아빠는 40대까지만 해도 마리가 엄청 까맸어. 나는 초등학교때부터 새치가 생겨서 부러웠어. 근데 그 아저씨는 우리 아빠보다도 어린데 머리가 엄청 하얀색이였어. 그래서 할아버지라고 생각했었나봐. 키도 우리 아빠보다 엄청 크고 자식도 없고(이건 근래에 알았어) 그래서 나한테 엄청 잘 해줬어. 할아버지 집이랑 나름 가까웠고(차타고 할아버지집 갈때마다 지나갔음) 나한테 곰돌이 인형도 두개나 사줬어. 아저씨네 집에서 놀고 있었어. 티비에서 보니하니가 나왔었는데 아저씨가 티비만 보면 눈 나빠진다 그래서 좀 떨어져서 티비를 봤어. 아저씨가 사과를 깎아줘서 먹었어. 아저씨의 호의에 나는 착한 사람이라고 인식해서 아저씨랑 친하게 지냈어. 아저씨에게 아내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어. 아저씨가 돌아간지 오래고, 아빠의 주변 사람들이 장래식을 치르는 일이 많아져서 딱히 물어보고 싶지는 않아. 그 어저씨네 집은 왜인지 모르게 해가 지날 수록 주변에 쓰레기들이 엄청 쌓였어. 쓰레기 봉투가 아니라 약간 쓸모없는 가구나 그런거로 점점 쌓여갔어. 아저씨 집 근방만 멀쩡하고 거기만 쓰레기가 수두룩하게 변했어. 나는 그 아저씨를 정말로 좋아했어서 어릴때는 눈물은 안 났지만 지금 그 아저씨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오긴해. 그래서 아저씨 집 근처에 있는 쓰레기를 다 없애버리고 싶어.
이름없음 2020/07/04 07:25:47 ID : 002oFfSGpXt
3. 흰 머리 아저씨에 대한거(2) 아저씨는 키 엄청 컸어. 아빠가 170 좀 덜 넘는 키여서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아저씨는 거의 문지방에 머리가 닿을 정도 였어. 뭘 했는지는 몰라. 근데 나한테는 엄청 잘 해줬어. 부모님이랑 밥 먹을때는 내가 못 먹는 반찬이 있을지 모른다면서 소세지를 구워줬어. 내가 사과를 좋아해서 언제라도 내가 가면 사과를 깎아 주셨어. 나한태 엄청 잘 해줬어. 그래서 아저씨 장래식때 울지 않은 걸 후회해.
이름없음 2020/07/04 07:44:28 ID : 002oFfSGpXt
4. 할아버지집은 기와집이였는데 보수하면서 그냥 집이 되었어. 지붕있는 집. 창고를 빼면 방만 5개야.ㄱ자로 꺾여져있어. 가로로 왼쪽 제일 끝 방은 안 써. 원래는 고모방이였는데. 고모가 어딘가로 가버려서 먼지투성이야. 그치만 문은 안 잠겨있어서 사촌 오빠랑 같이 들어가봤어. 방에는 먼지가 소복하 쌓였고 2인용정도로 보이는 큰 매트리스, 옷장, 책상, 책, 의자가 있었어. 먼지는 딱히 괜찮았고, 나는 책상을 뒤졌어. 할아버지네 집에서는 항상 볼펜이랑 달력을 찢어서 그림을 그렸으니까 연필이 있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으로. 서랍을 여니까 자패가 하나 있었어. 내 엄지손가락보다 살짝 큰. 딴거는 다 먼지가 쌓여있는데 유독 그건 먼지하나 없었어. 조개 껍데기가 너무 예뻐서 화장실 수돗물로 껍데기를 닦았어. 맨들맨들한 겉을 만지면서 결국 혼자 놀고 있었어. 만지면 시원했고, 자패껍데기는 처음 봤었으니까. 그래서 주머니에 넣었어. 고모는 안 들어온지 꽤 지났고, 돌아와도 잊을테니까. 사촌동샹ㅇ이 탐내도 안 줬어. 걔는 내 애착이불이랑 텔레토비 베개까지 가졌으면서 더 달라고하는게 싫어서 나만 가지고 있었어. 그리고 흰머리 아저씨한테는 보여주었어. 내 유일한 어른친구여서. 아저씨 이것 봐 하면서 손 위에 올려줘서 보여줬었어. 아저씨는 이게 뭔지 무엇인지 세세하게 알려주면서 나랑 같이 물고기 관련된 책을 보여주었어. 나는 즐거워서 어지씨네에 자고간다고 했어. 아저씨가 큰 손으로 토닥여주니까 금방 잠이 와서 그대로 잤었어. 그리고 자패가 사라졌었어. 나는 내 소지품을 다 뒤지고 있었어. 아저씨는 나한테 더 예쁜걸 주겠다면서 인형 두개를 줬어. 나는 인형이 더 귀여워서 받았어. 그리고 고모가 얼마 안 가 돌아왔었어. 고모가 돌아온 날에는 하루종일 아저씨 집에 맡겨져있어서 무슨일이 있었는지 몰라. 아저씨네 집에는 이것저것 많았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무속관련된게 많았던 것 같아. 정확히는 잘 기억 안나고 아저씨네 집의 비단 이불이 좋았어
이름없음 2020/07/04 07:45:19 ID : 002oFfSGpXt
일단 이정도만 적고 잘래. 할아버지댁은 강원도쪽에 있어. 누리끼리한 포장도로가 있어
이름없음 2020/07/04 09:47:15 ID : mKY062E9y4Z
무섭다 ㅎㄷㄷ
이름없음 2020/07/04 10:03:15 ID : 002oFfSGpXt
근데 진짜 의문이 든다... 진짜 그때 본 노루 머리는 누가봐도 고의로 자른거였고, 왜 굳이 스로쪽으로 던진걸까? 육식동물이라면 다 먹어서 그 자리에 뼈나 남은 살점만 남아있을텐데
이름없음 2020/07/04 10:21:21 ID : K2L9g7wLcHB
목이 어떻게 남겨져 있었어? 뜯겨져 있었어 절단되어 있었어?
이름없음 2020/07/04 10:26:03 ID : 002oFfSGpXt
뜯어진건 아니고 진짜 딱 절단되어있었어. 근데 원래 절단되었다면 피라도 있어야 할텐데 피도 안고여있었어.
이름없음 2020/07/04 10:47:18 ID : 002oFfSGpXt
5. 눈 오는 날에 할아버지집에서 눈을 치우고 있었어. 나는 눈사람을 만들고, 할아버지집에서 매매소까지는 30분정도 걸어갔어야 했어. 눈 오는 날에 과자가 먹고 싶어서 기어이 돈을 받고 나섰어. 지갑을 안쪽 주머니에 넣고, 매매소로 갔어. 좀 가다가보면 수로가 아니라 냇가? 가 졸졸 흐르는데 눈이와서 꽁꽁 얼어있었어. 나는 과자를 사가지고 가다가 돌아가는 길에 나보다 작은 아이가 산쪽을 유심히 보고 있었어. 나는 또래인 아이라서 쉽게 말을 걸었어. 걔는 그냥 산쪽을 유심히 보고 있었어. 머리도 엄청 검고 피부도 흰 아이라서 이쁘다고 생각해서 내가 산 새콤달콤 두 개(엄마가 하나만 주면 정없다 했음)를 걔한테 주고 돌아가는데 밭이랑 논때문에 구불구불해서 좀 걸어도 그쪽을 보면 그대로 보였단 말아야. 근데 계속 그 아이는 거기에 서 있었어. 매매소 아줌마네 아들이라고 하기에는 걔가 너무 압도적으로 생겨서; 그리도 다음 날에 해가 쨍쨍떠서 집에 갈 수 있었어. 아빠 차타가 지나가는 길에( 매매소를 지나서 입구를 빠져나가는 길은 같아.) 그 아이가 있던 길쪽 산을 유심히 바라보니까 고양이가 죽어있었어. 누워있을 수 있지만 시골 고양이는 차가 지나가면 곧 바로 자다가도 일어나서 도망갔는데 걔는 계속 누워있었어. 좁은 도로라 차가 두대 교차해서 지나가려면 시간이 좀 걸려. 그래서 제대로 볼 수 있었어. 고양이는 죽었다고 생각했었고, 아직 덜 녹은 나뭇잎 위에 내가 준 새콤달콤 껍데기 두개가(심지어 내가 준 맛이랑 똑같은 색이였어. 레몬맛)젖어있았고...나는 그걸 말 할려 했지만 엄마랑 아빠가 너무 피곤해보여서 그냥 거기만 계속 바라보다가 누가 인사해주는 것 같길래 손을 흔들어 줬었어. 우리 엄마는 내가 다른 또래 친구를 사귄줄 알았다는데 생각해보니 매매상 아줌마는 딸 하나 밖에 없었어. 우리 동네에 그날 사촌으로 놀러온 아이도 없었고. 다음 날에 아빠차타고 같은 길로 지나가니까 고양이 시체는 없더라. 그냥 그 날에는 할아버지네 천장에서 밤마다 움직이던 쥐 발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
이름없음 2020/07/04 12:30:59 ID : zRyMlClBfbv
와...ㄷ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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