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스레드
북마크
이름없음 2020/07/21 20:28:49 ID : hasnO9teHyE
딱히 미리 정리하진 않아서 천천히 풀거같지만
이름없음 2020/07/21 20:35:05 ID : a8knxvdCo40
도대체 무슨?
이름없음 2020/07/21 20:36:05 ID : hasnO9teHyE
한 친구가 주기적으로 단톡이랑 갠톡으로 어그로를 좀 심하게 끌어서 걔를 족치기 위해 간만에 부랄친구들이 전부 모인날이 있었어. 시기는 대략 작년 7~8월쯤이니까 1년 다되가네.
이름없음 2020/07/21 20:36:47 ID : kpO66kr85U5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07/21 20:45:45 ID : hasnO9teHyE
그 어그로를 끈 친구를 나머지 친구들의 집단지성으로 간단히 박살을 내버리고 반년만에 간만에 모인 친구들끼리 바로 헤어지긴 아쉬워 친구의 자취방에서 도란도란 모여 술 한잔, 그리고 다시 헤어짐. 여름밤의 시원함에 대비되는 참 광폭한 하루를 즐겼었다. 물론 그대로 헤어졌으면 이런 스레 세워질일 없었겠지.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름없음 2020/07/21 20:52:48 ID : nxzQr808mHD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07/22 16:58:15 ID : xzRu7amq2Lb
일단 친구네 자취방은 제법 높은 경사의 꼭대기에 자리하고있어. 그리고 역은 저 아래에 있었고. 그래서 우린 좀 멀리살아서 하루 자고가는게 더 나은애들이랑 방주인 친구를 집에 남겨두고 해산 후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고 있었다. 그러고 내려가던 도중 사거리에 있는 쓰레기장에서 우린 목격했어. 작은 어린이용 자동차를.
이름없음 2020/07/22 17:02:11 ID : xzRu7amq2Lb
솔직히 너네들도 공원같은데 다니다가 어린이들이 자동운전 자동차같은거 타고 돌아다니는걸 보면 한번씩 타보고싶어지잖아? 우리들도 딱히 다를게 없었던거야. 무조건 타고싶어서 다들 나설정도였으니까.
이름없음 2020/07/22 18:09:56 ID : xzRu7amq2Lb
근데 우리는 또 다 삐뚤어져있어가지고 다같이 다 타면 전부 만족스러울텐데 꼭 나는 타고 쟤는 안타는 그 상황에 만족스러워한다. 다들 나만 즐거우면 된다, 나만 잘났다는 마인드로 산다. 그래서 단 한명에게만 그 즐거움을 허락하기로 했다.
이름없음 2020/07/22 18:15:43 ID : xzRu7amq2Lb
근데 우리는 다 삐뚤어져있다고 했잖아. 우리는 단 한명에게만 허락된 즐거움이면 거기에 최악의 요소들을 집어넣어서 차라리 최악의 즐거움으로 만들어버리자는 것에 다들 동의했다. 한마디로 하자면 한명 족쳐버리자고 합의본거다.
이름없음 2020/07/22 18:49:10 ID : xzRu7amq2Lb
그래서 우린 그냥 정석대로 그냥 뒤에서 끌어주면서 다니는게 아닌, 내리막길에서 전봇대방향으로 탑승자가 스피드를 만끽하도록 밀어주는 방법을 채택했다. 에서 설명했지만 친구네 자취방이 제법 높은 경사에 있었거든. 코로나때문에 놀이공원 하나 가기 힘든 현 상황, 장난감자동차 하나로 롤코급 스피드를 만끽하는 아이디어를 반년도 전에 고안해냈었던거지.
이름없음 2020/07/22 18:55:05 ID : BdWpgmMi4Ny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07/22 19:13:56 ID : xzRu7amq2Lb
그렇게 즐거움이 벌칙이 되버리니까 하나하나 또 타기 싫다고 발을 빼더라. 하지만 어떻게든 하나는 태워야 할거아냐. 어떻게 만든 자리인데.. 결국 결론은 벌칙게임이었다. 우리들은 한놈 타더라도 음주운전은 안된다는 결론에 따라 팔을 꼬집어서 먼저 소리지른애가 탈락하는 방식의 토너먼트 게임으로 한명을 정하기로 했었다. 사람도 정하고 술도 깨고 일석이조.
이름없음 2020/07/22 19:14:23 ID : xzRu7amq2Lb
거짓말 안치고 그날 그곳에 있던 친구들중에 팔에 피멍이 안든애가 없었을거다.
이름없음 2020/07/22 19:31:29 ID : O1g3WnPhhvw
보고있어
이름없음 2020/07/22 20:07:46 ID : xzRu7amq2Lb
근데 또 술을 깨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니까 이거 진짜 타다가 애 하나잡겠더라 ㅋㅋ 그래서 우린 이성적으로 밑에서 그 스피드를 받아줄 친구 하나를 더 뽑기로 했다. 그 어느때보다 이성적인 벌칙게임인.... '엉덩이 꼬집기'로
이름없음 2020/07/22 20:10:40 ID : xzRu7amq2Lb
이번에도 구라안치고 그곳에 있던 애들중에 이미 탈락한애 빼면 엉덩이에 피멍 안든애도 없었을거다. 다들 부질없이 팔멍이랑 엉멍을 장착하게 된거야
이름없음 2020/07/22 20:15:21 ID : xzRu7amq2Lb
아무튼 우린 그런 과정을 통해 완벽한 드라이버 한명과 완벽한 브레이크 한명을 만들게됐어. 그럼 이제 준비는 끝났다! 멋들어지게 달릴일만 남은거야.
이름없음 2020/07/22 20:20:12 ID : xzRu7amq2Lb
이미 코스는 저 위의 아파트 단지 입구부터 아래의 사거리 쓰레기장 전봇대까지 약 50m~100m의 길이를 빠르게 미끄러져 내려오는걸로 채택됐었기때문에 두명이 정해지자마자 더 할말도 없이 우린 약속된 장소에 드라이버와 브레이크를 세팅해놓고 지체없이 내리막 악셀을 밟아버렸다.
이름없음 2020/07/24 13:55:05 ID : twINthfak9u
처음엔 그냥 잘 주르륵 미끄러져서 내려갔다. 마침 또 비가 살짝 내렸던 참이라 마찰도 좀 줄어있더라. 근데 우리가 간과한게 좀 컸었다. 속도가 어지간히 빠를줄 알았는데 어지간히 수준도 아니었었다. 차가 마치 대기권을 뚫고갈 속도로 달려나갔다.
이름없음 2020/07/24 13:56:52 ID : kpO66kr85U5
허억 보고있어!!
이름없음 2020/07/24 13:57:52 ID : twINthfak9u
이미 그 시점에서 우리들은 단체로 벙쪄버린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정신차렸을땐 이미 전방 100m 앞에서 대형 교통사고가 나버린 이후였다. 운전자는 안전벨트 미착용으로 인해 추돌 후 전방 20m가량을 날라가서 바닥에 갈려버렸고, 브레이크는 충돌 후 차와 함께 뒤로 끌려가서 재기불능 상태가 되버렸다.
이름없음 2020/07/24 13:58:33 ID : twINthfak9u
우린 그 스피드를 보고도 끝까지 친구와의 의리를 위해 브레이크 역할을 수행한 그 친구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름없음 2020/07/24 14:02:42 ID : twINthfak9u
그리고 동시에 진짜로 쟤네 죽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에 바로 메디컬 팀이 투입됐다. 드라이버는 몸 왼쪽이 그냥 싹 다 갈려서 피때문에 빨개져버린 상태였고 브레이크는 허리 아래쪽이랑 등,팔에 강한 통증을 호소했다. 충돌할때는 솔직히 존나 웃었는데 막상 꼴을보니 웃을수가 없었다.
이름없음 2020/07/24 14:04:40 ID : twINthfak9u
우린 지체하지않고 그 둘을 후송시키기로 결정하고 근처에서 구급차(라는 이름의 자취방 잔류인원들)을 공수해왔다. 다행히 뼈쪽엔 큰 이상이 없는거같길래 서너명이서 한명씩 맡아서 눕힌 채로 다시 친구네 자취방으로 후송해왔다.
이름없음 2020/07/24 14:10:19 ID : twINthfak9u
그리고 자취방에서 간단한 응급처치를 해줬다. 피를 흐르는 물로 닦아주고 옷도 벗겨주고 파스도 붙여주고 약도 발라주고 아무튼. 그다음에 진지하게 응급실로 보내줄까 했는데 둘 다 죽을듯이 아파하면서도 쪽팔리다고 응급실은 가기싫다 발악을 하더라.
이름없음 2020/07/24 14:12:36 ID : twINthfak9u
그래서 해산하려던 계획은 그냥 취소하고 걔네 둘 포함 전원 자취방에서 하루 자면서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잔류했던 친구들은 걔네들의 사연을 듣고 미친듯이 웃는 동시에 자고있는 드라이버의 옆구리 상처에 손날치기를 날렸다. 내가 생각해도 진짜 악마가 따로없다.
이름없음 2020/07/24 14:17:59 ID : AY5SNxO4INA
ㅂㄱㅇㅇ
이름없음 2020/07/24 22:57:38 ID : QtAjii1hbxu
보고있어 근데 그 차 운전자는 어케됐어?
이름없음 2020/07/25 19:06:38 ID : clba8lyJRzW
정신 못차리고 살다가 군인이 되었다. 그렇게 다사다난했던 하루가 끝나고 다음날이 밝았다. 예상은 했지만 드라이버랑 브레이크 둘의 상태가 너무나도 안좋았다.
이름없음 2020/07/25 19:07:47 ID : clba8lyJRzW
드라이버는 응급처치를 너무 대충한게 문제인지 손날치기가 문제인지 상처가 이상하게 덧난 상태였고 브레이크는 어째선지 왼팔을 사용하지 못했었다.
이름없음 2020/07/25 19:11:15 ID : clba8lyJRzW
그중에서도 특히 브레이크의 상태가 문제였는데, 강력한 요통과 왼팔의 아픔을 호소하면서 누운자리에서 그대로 앓는것밖에 못하는 상태였다. 우린 진짜 좆됐음을 느꼈고 지체없이 걔를 들쳐업고 바로 동네 정형외과로 향했다. 이제 막 20살인 남자 8명 가량이 혼비백산인 상태로 들어가니까 안내원 누나가 눈이 휘둥그래졌던게 기억난다.
이름없음 2020/07/25 19:15:03 ID : clba8lyJRzW
거두절미하고 요점만 말하자면, 다행히 브레이크의 왼팔 뼈에 이상이 있다거나 한건 아니었다. 하지만 강한 충격때문에 인대쪽에 이상이 생겼었다. 당연히 왼팔 전체 통깁스를 하게됐고 경과에 따라 수술까지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하진 않았지만. 허리쪽은 다행히 그냥 타박상이었다. 어떻게 간밤에 잠을 청했는지가 의문일 정도의 상태였다.
이름없음 2020/07/25 19:16:50 ID : clba8lyJRzW
드라이버의 상처는 조금 덧난것빼곤 괜찮해서 그냥 밑의 약국에서 소독약이랑 밴드를 많이 사주는걸로 상황을 매듭지었다. 입고있던 옷 왼쪽이 북북 찢어졌었지만 그건 그냥 넘어갔다. 어차피 싸구려라서
이름없음 2020/07/25 19:19:44 ID : clba8lyJRzW
근데 그렇게 병명이 정해지고 치료까지 마치고나니 치료비가 문제가 되더라. 솔직히 당사자가 전부 부담하기엔 억울한 상황이긴 했다. 그래서 우린 우리답게 벌칙게임으로 약값에 깁스값까지 싹다 한명한테 몰빵해주기로 했다. 상황이 급했기에 가위바위보로 말이지.
이름없음 2020/07/25 19:20:34 ID : clba8lyJRzW
그리고 결국 난 피같은 목돈 십몇만원 가량을 잃게 되었다. 다행히 지금은 드라이버랑 브레이크 모두 사지 멀쩡하게 1급 받고 군대에 끌려가있는 상태이다. ~fin~
이름없음 2020/07/25 19:31:09 ID : QtAjii1hbxu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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